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54
52. 첫??
푹! 푹!
펑! 펑!
생명력 약탈자가 포식의 군주의 몸을 파고들 때마다 여지없이 강한 폭발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폭발에 살덩어리가 사방으로 비산하며 내 몸 이곳저곳을 강하게 타격했다.
바로 지척. 피할 곳이란 없다.
하지만 그래도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내가 피해를 입는 만큼 포식의 군주도 온 몸에 물이 흥건하게 생겨 바닥으로 줄줄 흘러내렸기에.
얼핏 봐도 출렁거리는 살덩이들이 한여름 땡볕에 놓인 얼음마냥 녹아내렸기에.
“큭!”
“이 거머리 같은 놈!”
내 신음에 포식의 군주도 가득 짜증을 담아 외쳤다.
얼추 서로 피해를 주고받는 상황.
버텨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이것밖에 없으니까.
포식의 군주가 내 공격에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물귀신 작전을 들고 나왔다.
대놓고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보자 식의 겨루기에 들어간 상황.
내 능력으로 나만 이득을 볼 수 있는 타개 방법은 없다.
결국 오로지 나를 믿고 계속 달라붙어서 공격을 할 수밖에.
마법도 없고 정령도 없고 원거리 공격 방법도 없다. 오로지 이 생명력 약탈자뿐.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라면.
쾅!
[상대방이 최대로 강렬한 쇼크에 걸렸습니다.10만의 고정 데미지를 입힙니다.
3초간 이동속도 80%, 공격속도80%, 물리방어력80%, 마법방어력80%을 하락시킵니다.]
“크으윽! 씨팔!”
바로 최대로 강렬한 쇼크가 터져 준다는 점이다.
절대적 파괴는 거의 강제 봉인 상태지만 나에게는 오직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붉은 번개에 그대로 강타당한 포식의 군주에게 생명력 약탈자를 내질렀다.
푹! 펑!
그리고 당연히 공격당한 부위에 발생한 폭발로 나도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터져 비산하는 살덩어리가 옆머리를 스치며 피를 내더라도.
“…….”
“…….”
거의 100미터 간격을 두고 이지원과 포식의 군주의 치열한 전투가 벌여졌고 그 외곽으로도 4500대 10000의 치열한 전투가 벌여졌다.
숫자로 따져보나 긴장감으로 따져보나 이지원과 포식의 군주의 싸움에 뒤지지 않는 치열함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모두의 시선은 중앙의 이지원과 포식의 군주의 싸움에 쏠렸다.
약 15000명이 뒤섞인 거대한 싸움보다 단 2명의 싸움에.
힐끔. 힐끔.
“죽어라!”
“이번에는 네놈들을 살려 보내지 않겠다!”
“철벽. 굳건함.”
“대지의 힘이여. 앞을 가로 막는 자를 찍어 눌러라. 압사!”
“늑대의 힘!”
“흉포한 울부짖음.”
힐끔. 힐끔.
분명 죽고 죽이는 치열함이 전장을 감쌌지만 뭔가 붕 뜬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그리고 그건 전투에 참여하는 당사자 모두가 똑같이 느꼈다.
눈앞에 적보다 중앙의 이지원과 포식의 군주에게 시선이 더 쏠림으로써.
펑. 펑.
바로 2미터도 안 되는 사이를 두고 온갖 폭발이 연속으로 발생했다.
포식의 군주의 살덩어리가 사방으로 비산하고 이지원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그럴수록 포식의 군주를 감싸던 살덩어리도 줄어든 티가 확연히 났고.
그렇게 땅이 파일정도의 엄청난 폭발 속에도 두 명의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
“으아아! 이 끈질긴 거머리 같은 놈이!”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이 돼지 자식아! 그동안 얼마나 처먹은 거냐!”
용호상박.
둘의 싸움에 그것 말고는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치 않았다. 아니, 그것 말고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100미터밖에 있지만 그 치열함과 열기가 여실히 느껴졌다.
늑대 인간 일족도 포식의 군주를 따랐던 4명의 신리움과 1만의 바리움들도 모두 전투에 상당한 경험이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그런 삶을 살아왔고.
그래서 세상은 대변화 이후에도 불합리하다는 것을 안다.
몇몇 사람은 바리움으로 변하면 모두 0레벨에 모든 스탯포인트를 20개씩 갖춘 상태에서 시작하니 동일하지 않겠냐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만 이들은 안다.
그건 허무맹랑한 말이라는 것을.
하물며 바리움도 그럴지 언데 신리움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래도 아무리 불합리해도 어느 정도 적정선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그래야 언젠가는 따라 잡겠다는 일말의 의지는 꺾이지 않을 테니.
열심히 사냥해서 레벨을 올리고 또 그 레벨을 바탕으로 좋은 사냥터에서 사냥하고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아이템을 구하는 것.
그래서 자신도 언젠가는 남들이 우러러보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누구나 그런 희망을 꿈꾼다.
특히 당금에 개개인을 평가하고 드러내는 가장 두드러진 요소 중에 하나가 그자가 가진 힘이기에 더욱더.
아니, 하나의 요소가 아닌 절대적인 요소니까.
그래서 포식의 군주를 따르는 1만의 바리움이 있는 거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그를 따르면 항상 승리라는 달콤한 과실과 콩고물이 떨어지니까.
그리고 그 떨어진 콩고물로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돈 게이트를 이용해 바리움으로 변한 이상 모두 강해지기를 꿈꾼다.
왜냐하면 시스템 자체가, 바리움 자체가 강해지는 방법과 여건을 제공하니까.
레벨업과 스탯포인트 등으로. 마치 꼭 강해지라는 것처럼.
펑! 펑!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그런 희망과 꿈을 멀리 날려 보내는 수준이었다.
죽었다 깨도 눈앞의 2명만큼 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가능성이 0.0000001%의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더.
어떻게 하면 저들만큼 강해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는다는 것이 불경해 보일정도로.
‘바리움, 신리움 이전에 같은 사람이었던 게 맞나?’
‘그래. 백번 양보해서 포식의 군주는 그렇다 쳐. 신리움 이니까. 하지만 이지원은?’
‘노력만으로 될까? 죽어라 노력하고 노력하면 나도 저들처럼 될 수 있을까?’
‘아니, 단언컨대 불가능해. 저건 노력만으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이야.’
애초부터 종(種)이 틀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 대변화 이후에 주어진 상황과 여건은 다르다 하더라도 시간만큼은 동일하게 주어졌는데 이정도의 격차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니까.
그래서 그쪽에 온갖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 전투의 향방은 3000명 정도가 줄어든 12000명의 싸움보다 저 2명의 싸움의 승패로 결정 날 것 같기에.
그리고 그 생각은 한두 명의 생각이 아니라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크아아! 그래. 이 개자식아! 누가 이기나 끝까지 가보자!”
“그럴 생각이다. 이 돼지 자식아!”
“내가 5년 넘게 포식으로 쌓은 능력이 고작 네깟 놈에게 밀릴 것 같냐!”
“글쎄. 대충 봐도 한 2년 치 이상은 이미 날아간 것 같은데?”
“으드득! 오늘 손해 본 것? 상관없다. 네놈을 죽이고 네놈의 능력을 추출해서 갖겠다. 그리고 저 늑대 놈들을 먹고 또 먹을 것이다. 나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망상은 혼자 있을 때 하라고.”
푹! 펑!
포식의 군주는 겉으로는 아직까지 여유 있는 척을 하지만 속으로는 애가 탔다.
물론 아직 결정 난 것도 아니고 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마지막의 마지막인 비장의 수도 있고.
하지만 너무 아까웠다. 이지원의 공격에 뭉텅이로 터져나가는 살들이.
무려 5년 넘게 열심히 모으고 모은 거다.
더욱이 초반에는 온갖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모은거라 애착이 더 갈수밖에 없고.
‘잘못 생각한 건가?’
이지원을 붙잡지 못하자 선택한 방법이 거의 자폭과 엇비슷한 극도로 예민한 반응이다.
스스로도 방어력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지만 결국 방어를 하면 그동안 모으고 모은 살덩어리들이 사라진다.
그래서 원거리 공격 스타일을 유지했다. 아끼는 것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고.
하지만 이지원의 변형된 균등을 당하고 체력에 기반을 둔 살덩어리 채찍을 휘두르면.
“이딴 채찍 따위야!”
드드드 뚝.
원래는 거미마냥 거미줄로 꽁꽁 묶어놓고 생명력을 빨아들인다.
하지만 공격 성공 후에 생명력을 본격적으로 빨아들일라치면 양손으로 살덩어리 채찍을 찢어버렸다.
이지원의 능력인 변형된 균등으로 인해 체력이 확 낮아져서 더욱더 손쉽게.
거기에 사기에 가깝고 한 번도 실망을 안긴 적 없는 광역 포식도 이지원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근거리에서 양손창을 내지르는 이지원을 붙잡을라치면.
“그딴 공격에 붙잡힐 내가 아니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지금껏 단 한 번도 사용치 않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이었다.
공격을 받은 부위가 그대로 터져 나감으로써 공격한 상대방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스킬.
물귀신 작전이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하는.
사용하는 포식의 군주의 입장에서도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피해는 피해대로 입고 그 피해 입은 곳이 폭발함으로써 2배로 손해가 발생하기에.
하지만 그래도 강행한 이유는 자신이 있어서다.
버티고 버텨 서로 손해를 입는 싸움을 계속하면 결국에는 이길 거라는 자신감이.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손해를 보는 와중에 이지원이 저렇게 적극적으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
공격하기를 두려워하고 멈칫거려야한다.
하지만 그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지원의 뒤가 없다는 듯 한 적극적인 공세로 효과가 확연히 드러났다.
벌써 2년 치에 해당하는 살덩어리들이 증발함으로써.
5미터에 가까운 덩치가 3미터 가깝게 줄어듦으로써.
포식의 군주는 슬쩍 4명의 신리움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직 상당한 양이 남았지만 여전히 날뛰는 이지원이 얼마큼 더 살덩어리를 깎아낼지 감이 안 잡혔다.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이정도의 손해는 충분히 감수 할 만하다고 했지만 아까운 것은 아까운거다.
벌써 이정도의 손해도 예상범위 밖이다.
“지금 저 싸인은?”
“포식할 먹잇감을 던지라는 건데…”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그래!”
포식의 군주와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에 슬쩍 바라보는 시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파악이 가능했다.
전장에 끼어들어 난전을 만들라는 것이 아닌 자신이 포식할 거리를 던지라는 말.
그렇다고 늑대 인간을 잡아다 던질 수는 없다.
두 눈 뜨고 그걸 당해 줄리도 만무하고.
결국 같은 편을 던져 달라는 거다.
신리움인 자신들의 페널티를 감안하면 바리움으로.
전투가 아무리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지만 그 짓을 하면 이곳에 남은 8000명 정도의 바리움에 대한 통제가 순식간에 엉망이 된다.
이지원과 막상막하의 전투를 펼치는 상황에 포식의 군주의 공포가 먹히지도 않을 테고.
아니, 오히려 외관상으로는 포식의 군주가 밀리는 형국이다.
5미터에 달하는 덩치가 벌써 3미터로 줄어들었고 어마어마하게 출렁거리는 살들도 줄어듦으로써.
물론 이지원도 넝마가 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외관상으로는 확실히 그랬다.
4명의 신리움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포식의 군주보다 더 오래된 인연이 있는 이들이기에 순식간에 여러 의견들이 교차했다.
“버틴다. 아직 결정 난 것은 아니다.”
“맞아. 벌써 물러날 타이밍도 아니야.”
“하지만 포식할 대상은?”
“그건 불가하다. 지금 남은 8000명에 대한 지휘권을 놓치면 모든 게 끝이다.”
“그럼 어떻게 하려고?”
“늑대 인간들을 친다. 최대한 우리가 밀어 붙여야 한다. 그래서 이지원과 포식의 군주의 싸움에 최대한 간접적으로 영향을 행세해야 한다!”
“알았어. 너의 의견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그렇게 하지.”
곧 4명의 신리움의 주도하게 소강상태에 빠진 전투가 재개됐다.
전보다 더 치열하게.
2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각각 펼쳐진 2개의 전투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안타깝게 승패를 결정짓지 못한 채.
하지만 승패를 결정짓지 못했다는 말은 늑대 인간 일족에게는 거의 승리라는 말과 똑같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수십 번의 싸움에도 지금처럼 버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약 3000명의 동료가 죽었음에도, 2시간 넘게 펼쳐진 치열한 전투에 피로도가 극한까지 치솟았더라도 웃을 수 있었다.
채 2천도 남지 않은 적들이 질렸다는 표정이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양측 합쳐 채 3000명도 남지 않은 시점에 전투가 종료된 것은 중앙에서 진행되던 이지원과 포식의 군주의 전투 때문이었다.
“저게 포식의 군주의 실제 모습인건가?”
“나 저런 병 걸린 자들을 본적 있어. 유명한 자가 있었잖아.”
“나도. 그 유명한 드라마에서 나왔었잖아.”
“왜소증. 소인증이라고도 하고.”
“아! 맞아. 왜소증!”
그동안 포식의 군주의 진실 된 모습을 본 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건 포식의 군주와 가장 오래 움직였던 4명의 신리움도.
포식의 군주와 함께한 모두는 포식을 할수록 마냥 덩치가 커지기에 원래 기본적으로 덩치가 큰 줄 알았다.
하지만 이지원의 공격에도 더 이상 극도로 예민한 반응에 의한 폭발이 일어나지 않고 공격을 당해도 피부에 물방울이 생겨나지 않는 포식의 군주의 모습에 모두는 알아차렸다.
저게 포식의 군주의 본 모습 이라는 것을.
채 110센티가 될까 말까한 키. 아기자기한 손과 발.
일반적으로 8세 아이 즉, 초등학교에 입학할 남자 아이의 평균 키인 123센티에 비하면 작아도 너무 작다.
그렇다고 성인이 아닐 가능성 자체는 없다.
바리움이든 신리움이든 결국 성인만 가능하니까.
돈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성인만 가능하니까.
으드득.
포식의 군주는 이를 갈았다.
현재 느끼는 수치심과 분노는 평생을 살면서 느낀 적이 없는 그런 분노였다.
왜냐, 이 모습은 버렸고. 잊었고. 과거에 묻었기에.
절대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되는 모습. 그런데 이지원 때문에 드러났다.
곧 포식의 군주의 두 눈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피 눈물도 아닌 피가. 온갖 실핏줄이 터져 흐르는 피.
“네놈이! 네놈은 꺼내지 말아야 할 것을 꺼냈다!”
지금 포식의 군주는 5년간 고생하며 모은 살덩이들이 전부 날아갔다는 아쉬움도 느끼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느끼는 감정에 비하면 그것은 사소한 것이니까.
오직 지옥의 영원히 타오르는 불길처럼 치솟는 분노만 존재할 뿐.
곧 포식의 군주는 이지원을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
자신에게 부여된 절대 권능을 행사하기 위해.
오직 이 상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만 발휘 되는 권능.
그래서 무스칸에게도 쓰지 못했던 권능을 사용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