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does the land document of the fantasy Demon Castle belong to? RAW novel - Chapter 307
제307화
유렐도 귀를 닫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세오닉 수준의 정보원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유렐도 나름의 정보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마법사들의 마법과 마르할의 대리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들어오는 정보를 통해 유렐은 동부에서 일어나는 일의 심각성을 알았다.
마족은 위협적이다. 그건 부정할 수 없다. 마족을 연구하는 유렐이, 한 번의 실수로 가족을 잃은 유렐이 몸으로 체감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뭐?
이미 한 번 마족을 막아낸 역사가 있다.
서부는 마족에 번번한 대응도 못 하고 잡아먹혔지만, 이번에는 고작 성황국 하나에 불과했다.
유렐은 마족보다 황위가 중요했다.
네루가 만든 창고의 소식을 듣고 유렐은 즉시 준비를 시작했다.
창고를 박박 긁어 유물을 모으던 유렐에게 세오닉이 찾아와 제안했다.
‘자리를 만들 테니 한 번에 끝을 보자.’
‘네가 나한테 그런 제안을 할 입장이었던가?’
‘베이올라에게서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방황하는 베이올라가 정신을 차리면, 막을 자신은 있고?’
‘씨발. 돌연변이 하나 때문에 이게 무슨 지랄이야. 말이나 해봐.’
‘네루가 창고를 만들고 있다.’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지. 왜, 거기서 베이올라랑 한판 붙으라고?’
‘길에서 습격당하는 것보단 훨씬 낫겠지. 안 그래?’
‘오냐. 말을 꺼냈으니, 자리는 네가 만들어.’
‘네루가 만든 창고로 베이올라를 부르겠다.’
‘좋아. 대신 조건 하나.’
‘뭐지?’
‘너도 싸워. 어디서 혼자만 거저먹으려고.’
‘말 안 해도 그럴 생각이다.’
‘썅.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냥 제국에서 힘으로 끝낼 걸 그랬어.’
물론, 과거로 돌아가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때로 돌아가 본신의 무력을 겨루면 분명 이마릴이 이길 테니까.
마법에 곁다리를 걸친 자신과 세오닉은 정면 승부에서는 이마릴을 이기지 못한다.
커다란 장검을 한 손으로 든 파름이 세오닉에게 물었다.
“고용주나리, 이제 시작해도 되나?”
“그래.”
“좋아. 둘째야. 저기 가서 황녀님 불러와라.”
용병 하나가 베이올라에게 다가갔고, 베이올라가 몸을 일으켰다.
세오닉이 각종 유물을 몸에 걸쳤고, 유렐이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끌고 와.”
거대한 두개골이 유렐 옆에 놓였다. 유렐은 두개골에 손을 올렸다.
두개골이 부서지며 그 가루가 유렐의 몸에 흡수되었다.
일회용으로 써먹기엔 아까운 유물이지만, 살려면 무슨 짓인들 못 할까.
이래도 베이올라에게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세오닉이 숨겨둔 수가 많기를 바라야지.
베이올라가 다가왔다. 녹슨 갑옷이 듣기 싫은 쇳소리를 냈다.
베이올라는 이 자리가 달갑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 선택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선택을 원했다.
베이올라는 뜻을 담아 검을 뽑았다.
유렐과 세오닉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는 게 보였다.
베이올라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더했다.
이게 소일라가 바라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곳에 왔다.
그러니,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오로지 그녀의 책임이다.
경계 태세에 들어간 세 사람을 보며 파름이 입을 열었다.
“죽고 죽이는 싸움에 심판 같은 게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암튼 잘해보쇼. 시작은 동전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파름이 동전을 튕겼다. 동전이 제법 높게 떴다.
“그런데 너는 왜 여기 있냐.”
유렐이 물었다. 자신과 베이올라의 전투를 구경만 할 줄 알았던 세오닉이 이쪽 편에 선 게 의외라 던지는 질문이었다.
“그게 소일라 므에실리고의 뜻이니까.”
“아, 그래. 소일라 누님이라면 그럴 만하지.”
만물에 사랑받고, 만물을 사랑하던 사람.
소일라와 경쟁 상대였던 유렐과 달리 서로 나이 차이가 있던 세오닉은 다른 어린 동생들과 함께 소일라의 별궁에 자주 드나들었다.
소일라의 성격이라면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동생에게 그런 부탁 하나쯤 남겼을 법도 했다.
“내 죽음이 시작되는군.”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빈말이라도 고맙군.”
동전이 땅에 떨어졌다.
베이올라가 검을 휘둘렀다. 마법으로 미리 몸을 강화하지 않았다면 눈으로 좇아가지도 못할 속도였다.
유렐만을 노리는 검격이 날아왔다.
휘둘러진 신비는 눈에 보이지 않았으나, 신비가 일으킨 바람이 황야의 모래를 퍼 올리며 시야를 가렸다.
유렐이 움직이기 전에 세오닉이 먼저 나섰다.
검에 몇 개나 되는 신비를 두른 세오닉이 검을 휘둘렀다.
양손으로 검을 잡은 그는 발을 질질 끌며 한참이나 뒤로 밀리고 나서야 겨우 검격 한 번을 막아냈다.
그에게 쉴 틈은 없었다.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세 개의 검격이 연이어 날아왔다.
세오닉은 이를 악물었다.
소일라의 부탁을 쉽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위기는 상정 밖이었다.
마법과 검술을 총동원해 가까스로 검격을 막아냈다.
과도한 마법과 신비의 사용으로 뇌가 뜨거웠다.
베이올라의 전력도 아니다. 그냥 간단한 인사와 같은 공격이었다.
세오닉은 베이올라의 인사도 겨우 받아냈다. 단 한 번의 공방으로 그는 이 싸움의 끝을 예감했다.
흙먼지로 시야가 가려진 가운데 탁한 감정이 움직였다.
진한 자책감 속 한 가닥의 결의, 그리고 그 모든 걸 감싸는 복수심이 훅 가까워졌다.
세오닉은 물러나지 않았다.
베이올라가 손대중을 하는 건 그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나가떨어지면 유렐의 목이 떨어지는 데는 칼질 한 번이면 족했다.
세오닉은 가까워지는 감정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먼지 사이에서 튀어나온 베이올라가 세오닉의 검을 막았다.
세오닉이 몇 년을 벼려 만들었고, 몇 개의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검이 위태로운 소리를 냈다.
“유렐을 죽이면, 다음에는 어쩔 거냐?”
세오닉은 빛을 보고 있었다. 복수심과 자책 사이에서 피어난 하나의 빛이었다.
“내가 해야 하는 일.”
“네 힘이라면 복수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거다.”
“그렇겠지.”
“그러면….”
“레벨라가 죽기 전이었다면.”
세오닉의 눈에만 보이는 광경이었다.
진한 원한이 베이올라의 몸을 감았다.
검을 통해 전달되는 힘이 몇 배로 늘어났다.
사람들은 행동으로 역사를 쌓는다. 사람의 역사는 그 사람이 행한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극소수의 사람에게는 다르다. 하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역사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베이올라 또한 그런 사람이었다.
베이올라는 용사 바스타의 말을 되새겼다.
뜻은 역사가 되리니.
그녀는 뜻을 품었고, 그건 역사가 되었으며, 역사는 신비로 화했다.
세오닉의 검이 부러졌다. 그의 반신이라 할 수 있는 검이 한 번의 공격을 버티지 못했다.
채찍처럼 휘어진 베이올라의 다리가 세오닉의 옆구리를 때렸다.
갈비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세오닉이 옆으로 날아갔다.
베이올라는 검을 휘둘러 먼지를 걷어냈다.
그녀 앞에는 몸에서 검은 안개를 뿜어내는 유렐이 있었다.
“인간조차 포기했구나.”
“괴물을 상대로 살아남으려면, 나도 괴물이 돼야지.”
“이성조차 없는 괴물로?”
“아니. 나는 나로 남을 거다.”
베이올라의 표정이 구겨졌다.
유렐이 말을 계속했다.
“불사와 태산조차 후퇴를 입에 담은 마족, 네가 벤 그 마족. 그놈은 자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놈도 성공했는데, 내가 못 할 이유가 없지.”
마족이 된 유렐의 주위에서 모래 알갱이가 하늘로 떠올랐다.
짙은 안개가 그의 주변을 물들였다.
강렬한 신비가 유렐에게 깃들었다. 작은 제국에서 베이올라가 죽였던 마족 이상의 힘이었다.
저 옆에서 세오닉의 아연한 중얼거림이 들렸다. 이건 아니야. 이래선 안 돼. 대강 그런 말이었다.
“뭐, 그래서 미안하게 됐다, 동생아. 너랑 소일라가 원하는 형태는 아니겠지만, 일단 나도 살아야지?”
“너는 죽어.”
“죽여봐라.”
베이올라가 검을 휘둘렀고, 유렐도 검을 휘둘렀다.
수십 개의 검격이 허공을 갈랐다.
유렐의 공격은 검으로 끝나지 않았다. 작은 태양과 같은 불덩이가 수십 개나 하늘에 생겨났고, 땅에서는 바위가 딸려 나왔다.
유렐이 검을 들지 않은 손을 까딱이자 불덩이와 바위가 베이올라를 향해 날아갔다.
베이올라는 몸에 힘을 풀었다. 세계가 느려졌고, 느려진 세계 속에서 그녀만이 멀쩡했다.
베이올라는 사람을 가볍게 짓뭉개고 태워버릴 마법과 그것을 구성하는 역사를 눈에 담았다. 수십 개의 선이 그녀의 머리에 나타났고, 베이올라의 손에서 그건 하나의 궤적으로 변했다.
불덩이가 허공에서 폭발하고, 바위가 잘려 떨어졌다.
베이올라는 자신의 바로 옆에 떨어지는 바위를 무시하고 무릎을 구부렸다. 유렐 또한 몸을 숙이는 게 보였다.
유렐의 검은 검게 물들어 안개로 일렁였고, 몸도 전신 갑옷을 입은 것처럼 검은 안개를 둘렀다.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안개로 만들어진 이목구비가 나타났다.
반으로 갈라진 바위가 두 사람 사이에 떨어졌고, 그걸 신호로 베이올라와 유렐이 움직였다.
두 개의 검이 힘을 겨뤘다.
유렐의 주먹이 베이올라의 옆구리를 노렸다. 베이올라는 눈에 힘을 주고 유렐의 어깨를 노려봤다.
서걱. 유렐의 팔이 잘리며 옆구리를 노리던 주먹이 땅에 떨어졌다.
잘린 팔은 검은 안개가 되었고, 다시 유렐의 어깨에 달라붙어 새로운 팔이 되었다.
“괴물 자식!”
“내가 할 소리야.”
베이올라가 유렐의 복부를 발로 찼다. 유렐은 신음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
모래가 뱀처럼 움직여 베이올라의 사지를 묶으려 했고, 베이올라는 그걸 힘으로 끊어냈다.
자세를 잡은 유렐이 검격을 만들어냈다. 베이올라도 검격으로 응수했다.
유렐과 베이올라의 싸움은 전쟁이라 불러도 무방한 규모였으나, 힘의 우열은 확실했다.
유렐은 몇 번이나 사지가 잘리고, 급소를 꿰뚫렸지만, 베이올라에게는 상처 하나 없었다.
유렐이 숨을 헐떡였다. 그의 몸을 감싼 안개도 옅어졌다.
“가지고 노냐?”
“아니.”
유렐을 죽이려면 얼마나 힘을 써야 할지 감을 잡고 있었다. 어설픈 상처는 전부 재생해 버리니 한 번에 죽여야 했다.
그리고 감을 잡았다.
베이올라는 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유렐도 검을 머리 위로 들었다. 인간을 포기해도 그는 베이올라에게 미치지 못했다.
마족 특유의 재생력 덕분에 죽지 않는 게 끝. 무슨 수를 써도 베이올라에게 닿기는 힘들었다.
한 가지. 모든 힘을 집중한 공격은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
성공하면 그의 승리고, 이것조차 통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승산은 없다.
두 사람의 검에 그들이 걸어온 역사가 쌓였다.
지켜보던 파름의 눈가가 떨렸다. 한 사람의 역사가 저토록 뚜렷하게 나타나는 건 파름도 처음 보았다.
응축된 역사가 서로의 목을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역사의 충돌은 잔잔하고 조용했다.
그저 땅과 하늘에 자신들의 흔적 하나를 남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역시, 검을 배웠어야 했어.”
유렐은 자신의 역사를 놓았다.
* * *
세오닉은 유렐의 죽음을 착잡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마족이 된 유렐은 시신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가 있던 자리에는 하늘과 땅을 가르는 한 줄기 검의 흔적만이 남았다.
부러진 갈비뼈를 억지로 맞추고 마법으로 응급 처치까지 끝마친 세오닉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차에 하늘에서 무언가가 땅에 처박혔다.
땅에 박혔던 무언가는 날린 흙먼지가 다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하늘로 솟구쳤다.
구름을 향해 나아가는 그것을 본 세오닉은 눈을 깜빡였다.
“말?”
말이 하늘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베이올라가 말을 쫓아 달렸다.
* * *
베이올라는 경계 도시에 들어섰다.
유렐을 죽인 직후 쉬지도 않고 달려왔다.
약속 장소 앞에는 이미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베이올라의 얼굴을 본 에나가 말했다.
“왜, 그놈이 아니라 실망했어?”
“아니.”
“아니긴, 표정에 다 드러나는구만.”
베이올라는 손으로 얼굴을 만졌다.
“궁상떨지 말고. 따라와.”
에나가 마법사의 공방으로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고, 베이올라도 에나를 뒤따랐다.
에나가 비밀 장치를 찾아 작동하자 지하로 가는 입구가 나타났다.
“그놈의 전언. 지금부터 네가 볼 건 인간의 악의다. 그러니 들어갈지 말지 직접 정해라.”
“누구의?”
“유렐 므에실리고.”
“갈래.”
베이올라가 지하로 가는 계단에 발을 올렸다.
에나와 베이올라는 지하로 내려가 작은 방에 도착했다.
방의 중앙에는 몇 개의 마법진과 두 개의 관이 있었다.
에나는 편지 한 통을 베이올라에게 건넸다.
베이올라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그녀가 하일리에게 준 유서였다. 편지는 이미 열린 흔적이 있었다.
대단한 내용은 없었다. 그냥 미안하다는 내용이 끝이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남길 말은 그것밖에 없었다.
“나이도 어린 년이 뭘 유서를 쓰고 있어. 복수에 성공했으면 더 잘 살 걱정을 해야지.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내용은 나도 몰라. 그냥 딱 보니 유서인데 호들갑은. 나는 간다.”
에나는 내려왔던 계단을 도로 올라갔다.
“그놈의 두 번째 전언. 관을 열어보고, 어떤 선택을 하든 전부 네 마음대로 하란다.”
에나가 사라지고, 베이올라는 관에 다가갔다.
관에는 그녀도 아는 역사가 깃들어 있었다.
소일라 므에실리고의 호위였던 엘리스의 역사였다.
불길함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유렐과 싸우면서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지만, 지금 그녀의 손에는 땀이 맺혔다.
베이올라는 관 하나의 뚜껑을 잡았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관 두 개의 뚜껑을 동시에 잡고 열었다.
안에는 그녀도 아는 사람이 누워 있었다.
유렐의 아내였다. 유렐의 결혼식에서 딱 한 번 얼굴을 봤다. 옆에 있는 관에는 유렐을 닮은 아이가 누워 있었다.
마족으로 변한 사람을 몇 번이나 본 베이올라는 두 사람의 상태를 짐작했다.
마족으로 변하기 직전이다. 시간을 멈춰 진행을 막았지만, 이미 몸은 마족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유렐의 가족은 황권 경쟁에 휘말리는 걸 피해 제도 밖으로 피신했다는 게 황궁에 도는 소문이었다.
제도 밖에 있다는 유렐의 아내와 아들은 인간조차 아니게 되어 시간이 멈춘 관에 갇혔다.
이들이 무얼 하다 마족이 되었는지 베이올라는 알 길이 없다.
사고가 있었을 수도 있고, 유렐이 제 손으로 행한 악행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들을 서부까지 비밀리에 옮겨오며 관리하던 사람은 죽었다. 이제 이들을 돌봐줄 사람은 없다.
죽지도 살지도 않은 이들의 목숨은 이제 베이올라의 손에 달렸다. 죽은 유렐이 묻는 듯했다.
이 불쌍한 이들을 어쩔 거냐고. 나처럼 검으로 베어야 직성이 풀리겠냐고. 어디 한번 해보라고. 그렇게 너도 나와 같은 인간이 되는 거라고.
마르할의 전언을 더 깊이 새겨들었어야 했다.
넘치도록 겪었다고 생각했지만, 인간의 악의에는 바닥이 없었다.
베이올라는 떨리는 손으로 검을 잡았다. 검을 뽑아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는 소년의 목에 들이댔다.
하지만 거기서 검은 움직이지 않았다.
무저갱 같은 악의 앞에 베이올라는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