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generation tycoon YouTuber RAW novel - Chapter (19)
전용호가 잠깐 짱구를 굴리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나를 보고 위협적으로 말했다.
“그럼 이 친구랑 계약 하쇼. 그 대신 나 나오는 장면은 업로드 못하는 거야? 내 얼굴 나오면 바로 고발 들어갈 테니까. 어?!”
다시 뒷통수로 돌려 놨던 싹퉁 머리 없는 얼굴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전용호는 문을 쾅 닫고 사라져 버렸다.
“우와…”
우리는 전용호라는 인간에 대해 새삼 감탄했다.
물론 좋은 의미의 감탄은 아니다.
“여러 가지로 죄송합니다. 혹시…”
이승준이 말했다. 전용호 나오는 부분을 빼 달라고 할 건가?
하지만, 나는 이미 내 채널에다가 예고를 올리고 있었다.
– 아까 그 황당 딜러. 그게 만남의 끝이 아니었어요. 2편은 더욱 황당합니다!
구독자 수는 마침 3333이네?
“아니요. 아까 그 부분 유튜브 올릴 건데요.”
내가 웃으며 말했다.
“아…”
이승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구독자 3800명
“그런데 조금 전에 부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아마 본인이 영상에 들어가면 분명히 문제삼으실 텐데요.”
이승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그것보다도요.”
내가 입을 열었다.
“네?”
“조금 전에 본인 계약 빼앗으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걸 왜 그냥 당하고만 계세요. 2억 3천만 원짜리 차면, 수당을 5퍼센트로만 계산해도 1천만 원이 넘잖아요. 그걸 눈앞에서 빼앗겨요?”
허. 이렇게 계산하니까 진짜 많네.
만약 전용호에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어 이승준과 수당을 5:5로 나눠 갖는다고 해도, 그래도 500만 원 이상 뜯어가는 거다.
“…”
이승준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지금 마지막 기회라고 하셨잖아요? 이 계약 빼앗겨서 쫓겨나면 어떡해요? 수당도 수당이지만 그건 돈으로 환산이 안 되는 거 아닌가?”
희연도 가세했다.
“야. 야. 너무 그러지들 마. 어디 직장 상사한테 들이받는 게 쉬운 줄 알어?”
그때, 범수가 이승준을 두둔하고 나섰다.
“응?”
“너네가 사회생활을 안 해 봐서 그래. 그런 거 되게 어려워. 그리고 마지막에 용기 내셨잖아. 그것만 해도 대단한 거라고 봐, 나는.”
“아니… 그러는 너는 무슨 사회 경험이 그렇게 많다고…”
희연이 뭐라고 반박하려는데,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제지했다.
“아냐. 사실 범수 말이 맞긴 하잖아.”
“…”
희연도 그건 인정하는지, 더 말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이승준을 보고 말했다.
“그런데, 조금전에 찍힌 그 과정이 중요한 거긴 해서요. 업로드하긴 해야 할 거 같아요.”
“아… 그러면 막 법적으로도 가고 할 텐데.”
이승준이 곤란하다는 듯이 말했다.
“걱정마세요. 제가 이 대리님한테는 피해 안 가게 할게요.”
“어떻게요?”
“일단, 이 대리님은 분명히 저보고 저 인간 안 나오게 해 달라고 요청하신 거예요. 그리고 그 말을 제가 안 들은 거고요. 그러니까 만약 문제가 생겨도 책임은 저한테 있어요.”
“…”
이승준이 뭐라고 더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마, ‘법적 책임은 저한테 없어도 분명 저 갈굴 거예요’라는 말을 하려다가 참았을 거 같다.
자기도 그런 말까지 하기에는 자존심이 건드려지겠지.
“자. 대리님 이름 써 있는 계약서 주세요.”
“앗. 제 이름은 써야 해요.”
이승준은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꺼낸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
“저 사람은 자기 이름 쓴 계약서 있는데 왜 대리님 계약서에는 이름 안 썼어요?”
“아. 차량 판매 실적이 저는 없어서… 아직 제 이름 미리 인쇄한 계약서가 없어요.”
“아.”
잠깐 숙연. 처량하구만.
‘못 파는 딜러들한테는 전시장들이 설움 주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구먼.’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계약서를 잠깐 읽어 보고 사인했다.
“어머. 했어.”
“거기 1000만 원이라고 적혀 있는데. 1초도 안 걸려서 사인을 해버리다니.”
희연과 범수가 과장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시끄러. 그럼 사인을 1초 이상 하고 있냐?”
“아니, 왜 나한테만…”
당연히 친하고 허물없는 범수한테만 면박을 주겠지.
“그리고, 여기 적힌 계좌번호로 입금하면 되는 거죠? 1000만 원.”
“아, 네. 맞습니다.”
이승준이 다시 전화.
“아니. 돈 보내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같아. 딜러님 안내 좀 받고 돈 보내.”
범수의 말에, 내가 다시 받아쳤다.
“인간아. 세상에 돈 빨리 보내고 싶은 사람이 어딨어? 빨리 시승해 보고 싶고, 빨리 촬영해 보고 싶은 거지.”
“아.”
범수가 머리를 긁었다.
“자! 됐죠?”
“아. 네. 입금 확인되셨습니다.”
“그럼 시승하러 갑시다!”
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힘차게 외쳤다.
“아. 죄송합니다. 시승은 계약 전의 고객들께만 해 드리는 서비스라서요.”
이승준이 일어나며 이렇게 말했다.
“응?”
“네에?”
나와 희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 인간이? 갑자기 뒤통수를 쳐?
“하하. 농담입니다. 저도 농담 한번 해 봤어요. 유튜브 찍으신다길래. 영상에는 이런 극적인 거 좀 들어가야죠.”
“…”
다시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이 인간 죽일까.
“어머…”
희연의 ‘어머’에는 엄청난 경멸의 감정이 묻어 있었다.
사실 희연뿐 아니라 범수와 나도, 거의 잡아먹을 듯한 시선으로 이승준을 쏘아보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썰렁했죠.”
이승준이 분위기를 파악하고 급히 사과했다. 하지만 늦었다.
“…”
다시 잠깐의 침묵이 흐른 다음, 우리는 이승준의 안내에 따라 차고로 이동했다.
* * *
“우와!”
P101 카브리올레의 자태를 보자, 전용호와 이승준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실물로 보니까 더 멋지네요!”
“어… 아까 쇼룸에서 못 보셨어요?”
“네. 못 봤어요. 그냥 상담실로 안내 받았는데요.”
“아. 그랬구나.”
이승준이 머리를 긁었다.
이 순간, 전용호에게 얼마나 우리가 푸대접 받았는지 한 번 더 깨달았다.
그 인간. 사러 왔다는 차도 한 번 안 보여준 거잖아.
“아, 됐어! 그런 얘기할 때냐! 우와! 우와!”
희연은 이렇게 외치면서,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쪽으로 뛰어갔다.
“저기… 그럼 이따가 쇼룸에 있는 것도 촬영해되 되나요?”
내가 이승준에게 묻자, 흔쾌히 고개를 끄덕엿다.
“그럼요. 이건 네이비 색상인데요. 그건 빨간색이에요. 둘 다 찍으시면 좋죠.”
“오!”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범수에게 말했다.
“너도 찍어. 나도 찍기 시작할게.”
“야. 희연이가 달려가는 장면부터 벌써 찍기 시작했지. 조금 전에 아주 귀여웠다고.”
범수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엄지척을 했다.
“저기… 자동차에 타면 카메라 많이 흔들릴 텐데요. 장비 있으세요?”
“아. 있어요! 우리 이래 봬도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전공이거든요. 헤헷.”
범수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렇구나. 확실히 초짜같은 느낌은 안 들어요. 찍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아까 부장님하고 촬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고.”
이승준의 칭찬 아닌 칭찬이었다.
“시승하기 전에, 자동차 열어보고 타보는 거 촬영해도 괜찮죠?”
“네. 그럼요. 얼마든지 시간 쓰세요.”
이승준이 대답했다.
“어… 다음 상담에 방해되는 건 싫은데.”
“아. 저 어차피 실적이 없어서… 다음 상담도 잡아 봐야… 괜찮아요. 한 시간 넘게 촬영하셔도 돼요.”
“…”
또 잠깐 숙연. 아, 이 아저씨 자꾸 짠하네…
“세상에! 이게 실물로 보면 이렇게 예쁘구나! 파란색인데도 예쁘네?!”
희연은 차 주위를 돌며 연신 감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스크 쓰고, 캐주얼하지만 또 신경 써서 차려 입은 희연이 멋진 오픈카 옆에 있으니, 딱 느껴지는 게 있었다.
“그런데 저 여성분. 진짜 미인이세요. 아. 요즘엔 이런 말 하면 안 되나?”
이승준도 나와 비슷한 걸 느낀 모양이다.
“저 친구는 벌써 잘나가는 유튜버예요. 구독자가 3만이 넘어요.”
범수가 뿌듯하게 말했다.
“야. 네가 왜 의기양양해하는데.”
나는 범수를 툭 치고, 희연에게 말을 건넸다.
“연님! P101 곧 시승할 건데, 처음 본 소감 좀 말해주세요!”
‘연님’은 희연의 유튜브 채널 이름이었다.
즉, 희연이 활동하는 ‘유튜브 네임’이기도 하다.
내 질문도 마이크에 잡히도록, 또렷한 말투로 외쳤다.
사실 희연을 영입한 건 그녀가 단순히 얼굴 예쁜 여성 유튜버이기 때문은 아니다.
우리 중에 바로 자기 얼굴을 드러내고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현역 유튜버인 것도 크다.
지금 같은 상황에 바로 촬영시작할 수 있고, 얼마나 좋아.
“응?”
내 질문하는 톤을 듣고, 유튜브 경력이 있는 희연이 의도를 파악 못 할 리가 없다.
“저 P101하고 찍어주시는 거예요?”
희연은 유튜버 ‘연님’의 몸짓과 말투가 되어 카메라를 보고 반응하기 시작했다.
“너무 예뻐요! 저는 자동차는 하얀색이나 빨간색이 예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 차는 네이비인데 왜 이렇게 예쁘지?”
통통 튀는 멘트로 진행을 시작한 희연.
이렇게 말하며 희연은 자동차 앞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왔다.
“아이. 뭐해요. 카메라 한 대 내 시선 따라 와야지.”
최근 유튜브 진행자들은 촬영 스탭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진행하는 게 추세다.
희연도 카메라에게 말을 걸며, 또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분위기를 풍기며 자연스럽게 본격적인 진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
나는 흐뭇한 웃음을 흘리며, 카메라를 들고 희연이 손짓하는 곳으로 갔다.
범수는 나를 섣불리 따라오지 않고, 희연과 차를 멀리서 찍고 있었다.
말하자면 카메라 2대가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잠깐이지만, 그래도 나 동료 잘 구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와. 세 분 다 장난 아니시네.”
하지만 현장에 초짜는 한 명 있군.
“쉿.”
범수가 눈을 흘기며 이승준을 조용히 시켰다.
아무리 자연스러운 촬영이라지만 지금 같은 멘트는 들어가면 곤란하다고.
“앗. 죄송합니다…”
이승준이 당황해서 사과했다.
이 인간을 어쩌면 좋냐.
이번에는 나도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고 이승준을 조용히 시켜야 했다.
‘지금 당신 멘트는 들어가면 안 어울린다고!’
“여기 와 보세요. 이렇게 보닛이 긴 차를 ‘롱노우즈’라고 하거든요? 코가 길다고 롱노우즈예요. 알죠?”
희연이 가까이 다가온 나,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들고 있는 FX9을 향해 물었다.
“…”
잠깐 기다린 후, 희연이 말을 이었다.
“보통 이 롱노우즈는 2인승 차에 많이 들어가요. 2인승 스포츠카는 ‘로드스터’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나온 P101은 4인승이라 실용성까지 잡았대요!”
“오…”
나는 소리는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만 감탄을 표했다.
그냥 귀여운 몸짓으로 차량에 대해 감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부 잔뜩 해 왔잖아.
아니, 지금까지 하는 말로는 보면 우리 중에 희연이 가장 차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인지 모른다.
“자… 보닛을 한 번 열어볼게요.”
희연이 능숙한 모습으로 차를 조작하자, 보닛이 위로 올라왔다.
“자. 왜 이렇게 보닛이 길까요? 사실 생각해 보면 간단한 원리예요. 이렇게 거대한 엔진이 들어가니까 그런 거죠!”
희연이 이렇게 말하며, 자랑스럽게 보닌 속에 숨어 있던 거대한 엔진을 가리켰다.
“어머. 큰데도 정말 예쁘게 장식해서 넣어 놨어요. 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엔진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도 디자인 면으로 투자를 엄청 한다고 해요!”
희연의 기가 막힌 설명이었다.
“잠깐 쉬어가자. 괜찮았어?”
희연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