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116
116화
“허억, 허억… 허억…….”
―이야, 대단한데? 내 인형을 이렇게까지 망가트리다니.
유리의 칭찬에 킹은 이를 아득바득 갈며 소리쳤다.
“닥쳐!”
―혹시나 하는 이야기인데, 관절을 전부 망가트리면 못 움직일 줄 안 거야?
그 말에 킹이 ‘설마…’ 라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러프의 몸에서 뼈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뚜드득!
뚜득!
꽈드드득!
“이게 무슨…….”
―인형의 실이 끊어지지 않는 이상 인형은 계속 조종할 수 있어. 너의 그 멍청한 생각 때문에 네 동료의 몸만 더 망가졌지.
‘이런 젠장… 그럼…….’
―お疲れ様。(수고했어.)
“한국말 써 이 새끼야.”
―이 인형, 완전히 망가져서 곧 있으면 폐기 처분해야 할 것 같다는 소리야~
“이 새끼가…….”
―어머~ 거짓말 같아?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네. 이만 가봐야겠다. 음… 그건 너 가져. 선물이야.
그녀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러프가 피를 토하며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러프!”
* * *
―201호 사무실에서 리페어, 찾았습니다!
한 군인의 무전을 받고, 상현은 미소를 지었다.
“금방 갈게. 대치만 하고 있어.”
무전을 끝내고 상현은 바닥에 떨어진 단검을 쥐고는 그들을 향해 자세를 잡았다.
“한지아, 리페어 도망치기 전까지 끝낼 수 있겠어?”
“그게 질문입니까? 그거야 당연하죠!”
지아의 대답에 상현은 그들을 향해 달려가 단검을 휘둘렀다.
초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라 해도 그들은 이미 길거리와 조직에서 싸움 실력을 갈고 닦은 자들…….
상현의 공격을 피하며 그를 공격할 순간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상현의 몸은 지아의 염력으로 보호 받고 있는 상태.
그가 방심한다고 해도 그들이 상현을 공격할 수 있는 틈은 생기지 않고, 그들은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허억…….”
패스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상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그를 제압했다.
“이제 끝이다. 백호.”
그 사이 지아는 타임을 구석에 몰아넣었고, 패스는 상현과 지아가 그 둘을 제압하는 사이 옥상에서 재빠르게 도망쳤다.
“거기 서!”
지아가 도망치는 미러를 향해 소리치자 상현은 그녀를 제지했다.
“그냥 놔둬. 어차피 여기서 도망칠 곳은 없어. 지금 제압한 녀석들이나 도망치지 못하도록 수갑 채워.”
“네!”
타임과 패스를 붙잡고, 상현은 재빨리 리페어가 있다고 보고를 받은 201호 사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했을 땐, 대치 중이던 군인들은 전부 쓰러져 있었고, 그녀의 손아귀에 군인 한 명이 붙잡혀 있었다.
“리페어…….”
“안녕~?”
상현이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주우려 하자 리페어가 군인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밀었다.
“이 녀석 머리에 구멍 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움직이지 마.”
“쯧…….”
“내가 사람 운이 없는 건지, 아니면 요한 그 녀석과 만난 이후로 인생이 꼬인 건지 알 수가 없다니까.”
“누가 할 소리.”
그의 말에 리페어는 씽긋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난 너희들이랑 같이 있고 싶지도 않고, 시간도 없어서 말이야.”
“그래…? 나는 너랑 함께 있고 싶어서 안달 났는데 말이지. 네 손목에 은색 팔찌를 채우고 말이야.”
상현의 말에 리페어는 은색 눈빛을 보였다.
“은색은 나도 좋아하는데, 팔찌는 별로 안 좋아해. 그러니까 비켜줄래? 안 그러면 네 동료 머리에 바람구멍이 날 거야.”
리페어의 말에 이를 아득바득 갈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등 뒤에서 누군가 상현을 덮쳤다.
타다닥!
“뭐야?!”
상현을 덮친 건 다름 아닌 그와 함께 왔던 군인 중 한 명이었고, 그의 뒤로는 유리가 서 있었다.
“뭘 그렇게 고민해?”
“너……?!”
“뭘 그렇게 놀라? 나 잡으러 왔으면서.”
상현은 이를 빠득 깨물고는 군인을 밀친 뒤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유리!”
그러나 밀쳐진 군인은 다시 한번 상현을 붙잡고 늘어졌다.
“안타깝지만 여기서…….”
그 순간 그녀의 전화기로 전화가 울렸다.
“잠시만.”
유리는 전화를 받고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혀를 한 번 차고 상현을 바라봤다.
“쯧, 운 좋은 녀석이네.”
“뭐?”
유리는 군인의 권총집에 장착되어 있던 권총을 빼내 들고 상현의 머리를 향해 겨눴다.
그녀는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고, 상현이 눈을 꽉 감는 순간.
탕!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
눈을 꽈악 감고 있던 상현이 슬며시 눈을 뜨자 유리는 재밌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하! 겁먹지 마. 나도 이제 너희한테 볼일 없어졌으니까.”
“뭐?”
상현의 질문에 그녀의 입가엔 미소가 지워지고 살기만 가득했다.
“今はここから離れるけど、次はこのように終わらないよ。(지금은 이대로 물러나지만, 다음엔 이렇게 안 끝날 거야.)”
그녀의 말에 상현은 침을 삼켰다.
“그럼, 이제 나갈 수 있도록 비켜주겠어? 이 이상 우리가 서로 엮이게 되면 국제적 문제가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상현은 그녀의 말에 혀를 한 번 차고, 결계를 풀었다.
상현이 결계를 풀자 유리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리페어와 미러를 데리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들이 가고, 상현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끝났다는 안도의 한숨을 돌리려던 찰나 세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 세나 씨.”
―큰일 났어요!
“네?”
―요… 요한이…….
세나의 떨리는 말투 때문일까? 무언가를 예상한 상현은 숨 고를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야. 지금 갈게.”
* * *
일본의 한 고급 식당.
쿠당탕탕!
“こら!(이 새끼야!)”
“死ね!(죽어라!)”
한 노파가 방 안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중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신경이 쓰였는지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소란의 주범을 기다렸다.
잠시 후 바깥이 잠잠해지고…….
드르륵―
문이 열리고 얼굴이 피범벅이 된 이강산이 그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こんなに騒がしく現れた君は誰か?(이렇게 소란스럽게 나타난 그대는 누구인가?)”
“신카이 히데요시가 너냐?”
이강산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그는 독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이강산을 올려다봤다.
“朝鮮人があえて私の名前を勝手に呼ぶなんて。(조선인이 감히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그의 말이 무섭게 뒤에 서 있던 남성이 일본도를 들고 이강산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강산은 그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고는 그가 들고 있던 일본도를 뺏어 그의 복부에 칼을 찔렀다.
푸욱!
“커억……!”
“걱정하지 마. 장기는 안 다쳤으니까 살 수는 있을 거야.”
그와 이야기를 마치고는 노파의 앞에 앉아 그가 따라놓은 술잔을 들이켰다.
“おまえ、なにものだ?(너, 뭐 하는 놈이냐?)”
“한국말 써. 안 쓰면 너도 저렇게 만들어 버릴 거니까.”
“…….”
이강산의 말에 노파는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헛기침을 하며 자세를 잡았다.
“당신, 뭐야.”
“그건 알 필요 없고, 경고 하나 하는데, 지금은 한국 건드리지 마라.”
“뭐…?”
노파가 당황한 듯 인상을 찌푸리자, 이강산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알잖아. 그래서 이 시점에 한국을 넘보려고 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래서?”
“지금 상황이 마무리 될 때까지 공격하지 말라고.”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지?”
노파의 질문에 이강산은 문을 열어 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노파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의 눈엔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는 복도와 자신을 보호하던 조직원들이 전원 싸늘하게 죽어 있는 게 들어왔다.
“뭐… 뭐야?”
“내가 마음만 먹었으면 너희 조직은 역사가 되어 사라졌겠지만, 난 너희와는 다르게 자비를 베풀어 줄 생각이야.”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파의 손에 잔을 건네고, 술을 따랐다.
“이제 내 말뜻을 알아듣겠지?”
이강산의 질문에 노파는 손을 벌벌 떨었다.
“마셔.”
“당신은 도대체…….”
노파의 질문에 이강산은 자리를 떠나며 작게 속삭였다.
“죄인.”
식당에서 나오자 이강산의 옆에 시은이라는 여성의 환각이 나타났다.
[죄인이라… 너한테 딱 어울리는 별명이네.]“…….”
[그나저나 이도운이 밀항하려고 했던 배를 타고 일본으로 넘어올 생각을 하다니… 이건 무모한 거야? 멍청한 거야?]그녀의 말에 이강산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너한테 배운 거라고 하지.”
[뭐?]“항상 무모하게 행동하는 네 모습을 보고 따라 한 거야.”
그녀는 이강산의 말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네가 항상 내게 보여준 모습이야. 언제나 무모하면서 정의로웠던 것…….”
이강산의 대답에 그녀는 미소를 지었고, 그는 말을 이어갔다.
“물론 내 행동이 정의롭다고 말하려는 건 아냐. 당연히 해야 했던 일이니까…….”
[이제 뭐 할 거야?]“돌아가야지. 내가 다시 있어야 할 장소로…….”
모든 게 끝이 났다.
신카이의 조직원은 일본으로 조용히 귀국했다.
리벤지는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조용하게 있는 걸 보면 동료는 구한 것 같다.
그리고 요한의 수술은 잘 끝났지만… 아직도 깨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날 요한이 무대에 올라온 것에 대한 건 무대 반대편에서 세나를 공격하기 위해 몰래 들어온 괴한을 제지하기 위해 매니저가 난입한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랄까?
“이런 걸 매일 기록했다니… 이런 것도 지 엄마랑 똑같네.”
이강산은 요한의 노트에 이번 사건을 기록했다.
“그럼…….”
기록을 마친 이강산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노트와 사진 한 장을 들고, 요한의 병실로 향했다.
요한의 병실로 들어온 이강산은 그의 옆에 들고 온 물건들을 놔둔 뒤, 요한을 바라봤다.
“그때보다 더 컸구나. 그럼… 시작해볼까?”
이강산이 요한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
* * *
[이진우,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아니, 내 말 들리냐는 게 더 맞는 말이려나?]어디선가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들리는 모양이네. 내가 누군지는… 글쎄? 누구라고 딱 잘라 설명하기가 좀 그렇네.]‘뭐?’
그의 말에 나는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드디어 죽은 건가?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게 이상할 정도니까…….
[근데 살아있다고도 말할 수 있지.]‘그게… 무슨 뜻이야?’
[네 상태는 무척이나 흥미로워. 보통의 뇌사 상태의 환자들과는 다르게 뇌는 살아있지만, 심장이 죽은 상태거든. 게다가… 지금까지 네 기억을 훑어봤는데 꽤나 재밌게 살아왔더라?]그의 말에 지금까지의 살아온 날들을 회상했다.
‘네 말대로 내가 스펙타클하게 살긴 했지.’
[열심히 살아온 네게 한 가지 기회를 주고 싶어.]‘기회?’
[편안해질 수 있는 기회.]그의 말에 온몸이 얼어붙는 소름이 올라왔다.
‘날 죽이겠다는 거야?’
[…….]‘맞구나.’
그의 말에 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전부 떠올렸다.
[내가 미래를 보진 못하지만, 앞으로 더 힘들어질 거야. 신카이 쪽도 어느 정도 해결하긴 했지만,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거고… 게다가 언제 깨어날 거란 보장도 없어.]‘…….’
확실히… 저 목소리 말이 맞아. 다시 돌아간다면 리벤지와 다시 싸워야 하고, 또 다치고, 누군가를 잃겠지.
그의 말에 수긍하려는 순간…….
지은이가 떠올랐다.
나를 귀찮게 했던 사람이자, 소중한 파트너.
언제가 곁에 있겠다고 했던 약속.
‘네가 준 그 기회, 필요 없어.’
[뭐?]‘소중한 사람이랑 약속한 게 있거든. 언제나 곁에 있어 주겠다고… 근데 벌써 죽어버리면 안 되지.’
* * *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데도 괜찮다고? 평생 침대 위에서 깨어나지도 못하고 생활할 수도 있는데?”
―상관없어. 난 반드시 깨어날 거니까. 아니, 그 녀석이 날 깨워줄 거야.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더니…….
요한의 대답에 이강산은 손을 떼고 미소를 지었다.
이강산은 옆에 서 있는 시은이를 바라봤다.
“어때? 내 말 맞지?”
시은이는 그의 질문에 피식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강산은 말을 마치고, 요한의 노트와 사진 한 장을 그의 옆에 두고 자리를 떠났다.
“그래, 그럼 열심히 해봐. 탐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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