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69
069화
백호가 바닥에 떨어진 칼을 줍고 다시 한번 회장을 향해 칼을 휘두르려는 순간 그의 전화가 울렸다.
“네, 의원님. 안 그래도 지금 처리하려고…….”
―안녕?
전화를 받은 백호의 표정이 굳어졌다.
“요한?”
―회장님 가만히 놔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게 어때?
“네가 왜 의원님 전화를 받은 거야?”
―내가 의원님과 손을 잡았거나, 내가 의원님을 잡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너는 정답을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이 새끼가…….”
―…….
잠시 후, 그들 사이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그 안에서 요한이 나타났다.
“비겁하게 노인과 여성을 상대로 무기를 쓰는 건 좀 야비하지 않아?”
나의 등장에 백호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네 똥꼬는 도망쳤는데… 넌 어떻게 할래?”
그는 내 말에 씽긋 미소를 지으며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떨구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이번에도 항복~ 나는 싸우러온 게 아니라 명령 때문에 온 거거든.”
그 상태로 김백호는 바닥으로 사라져버렸다.
그가 완전히 갔다는 걸 확인하고 나는 지아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괜찮냐?”
“요한 씨가 볼 때 지금 제 상태가 괜찮아 보여요?”
지아는 내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회장님, 저 쓸만하죠?”
“쓸만하고 뭐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이나 좀 하지.”
* * *
지아와 회장님을 모시고 광철의 사무실로 가자 성현과 아저씨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다들 오랜만이야.”
“요한…….”
아저씨는 날 보자마자 내게 다가와 꽉 끌어안았다.
“야 이 멍청한 새끼야… 괜찮냐?”
“아저씨, 진짜 오랜만이야.”
“어디 다친 데는 없어?”
“보다시피.”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이고 다니는 거냐.”
“꽤 큰 사고를 좀 쳤지?”
“세나는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있어?”
“걔는… 많이 다치긴 했는데, 금방 함께할 거야.”
아저씨와 오랜만에 대화를 하던 중 광철과 함께 전류환이 사무실로 왔다.
“탐정님, 데리고 왔습니다.”
광철은 겁을 먹고 창백해진 전류환을 전리품을 가져온 것마냥 내게 보이며 웃었다.
“야 이 멍청아! 내게 잘 데려오라고 했지. 누가 그딴 식으로 데려오래!”
“이거 아닙니까?”
“요한? 당신… 저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아무 짓도 안 해. 일단 저 멍청이들이 이런 식으로 데려온 건 미안하다. 그리고…….”
나는 지아를 류환의 앞에 데리고 갔다.
“얘 좀 치료해줬으면 하는데…….”
“예?”
“이 녀석, 치유계 초능력자야. 물론 반푼이지만…….”
“반푼이라고 하지 마시죠. 병원비 때문에 제대로 치료 못 받는 상황의 사람들에겐 이 능력도 엄청난 거니까… 그리고 당신이 이상할 정도로 강한 거라고요!”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 된 지아는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요한 씨, 이게 대체…….”
“다 설명해줄게. 리벤지나 사일런스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지아가 치료 받는 동안 그들에게 초능력실험과 리벤지와 사일런스에 대해 설명했다.
리벤지라는 조직에 나의 동생이 조직의 대장으로 있는 것과 현재 내가 사일런스라는 조직에 들어가 지아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것까지.
그리고 현재의 사일런스는 리벤지를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정치인과 사업가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초능력자들을 이용하는 조직이 되어버린 것도.
철호 아저씨는 내 말을 듣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거… 전부 다 사실이야?”
“어, 맞아.”
“그게 지금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그래. 한지아, 너도 말 좀 해봐.”
지아를 바라보자 충격을 세게 받았는지 얼어 붙어버렸다.
하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조직이 이런 상태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그래서 우릴 이렇게 모은 이유가 뭐야?”
“사실… 신강철이라는 녀석이 내 주변 사람들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해서 그전에 모은 거긴 한데… 부탁 좀 하자. 날 좀 도와줘.”
그러고는 회장님을 바라봤다.
“아, 회장님은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
회장님은 내 말에 화가 난듯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이놈의 자식이! 어른한테 이런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 이야기하고 그냥 가버리라고?”
“원래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 위해 돈을 빌리려고 했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이면 충분할 것 같거든요. 게다가 저는 사일런스 놈들과 다르게 목줄 차는 건 사양이거든요.”
그러자 회장님은 지아가 건넨 수표와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사일런스는 네 애비가 만들었지만, 내가 함께 만든 거다. 그렇게까지 망가졌다고 들었는데, 그냥 지켜보라고? 네놈한테 목줄 채울 생각도 없다. 과거 니 애비한테 돈 쥐여놓고 개인적인 일 시킨 적 한 번도 없어.”
회장님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런 싸움에 재계와 정계의 힘은 필요하거든.”
나는 회장님의 말에 미소를 짓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려다 지아를 바라봤다.
“한지아.”
“네?”
“잠깐 나와봐.”
지아와 사무실 밖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너,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다뇨?”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서 데려온 거야. 지금까지 네가 알던 조직은 없어.”
“제가… 뭘 할 수 있죠?”
“사일런스에서 누군가의 개가 되거나, 도망치거나… 그것도 아니면 리벤지로 다시 돌아가는 것.”
지아는 내 말에 고개를 푸욱 숙였다.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 자유를 얻고 싶어서 사일런스로 온 건데…….”
지아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응……?”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
“네?”
“나는 사일런스에 남을 생각이 없어.”
“그럼 방금 한 말들… 진심이에요?”
“그래.”
“가능… 해요?”
“그 질문… 되물어볼게. 불가능할 것 같아?”
지아는 내 질문에 피식하고 미소를 지었다.
“저도… 요한 씨와 함께 하고 싶어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힘들 거야.”
“제가 리벤지에서 나온 이유는 더 이상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예요. 근데 오늘 백호 씨의 모습, 요한 씨가 해준 말… 더 이상 사일런스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졌어요.”
그녀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이제 뭘 하실 생각이에요?”
* * *
“사일런스에서 요한 씨의 존재… 잘 알고 계시죠?”
“물론. 그러다 보니까 내가 몰래 움직일 틈이 없기도 하고, 사일런스 내부 정보에 접근하기가 힘들어.”
“내부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도와드릴게요.”
“그럼 넌 내부에서 정보를 좀 모아줘. 나는 놈들의 감시를 벗어날 수 있도록 시선을 분산시킬 계획이야.”
“다른 쪽이면…….”
“리벤지 놈들에게.”
“어떻게요?”
이강신이 죽으면서 넘긴 USB.
죽기 전, 다른 놈들에게 넘기지 말라고 했지만…….
“잠깐, 현재 회의 중이라 여기는 출입 못…….”
퍼억!
퍽!
“요, 요한 씨?”
사일런스의 내부 회의장으로 들어가자 그 안엔 한길로와 같은 사일런스의 간부, 신강철과 같은 정치인, 그리고 이름난 대기업의 회장과 국정원 사람 등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이상현과 한지연도 있었다.
“반갑습니다들. 티비에서 얼굴 꽤나 나온 사람들이 여기 잔뜩 있네.”
“요한 씨?”
“지난번에 내 배 주먹으로 친 사람도 보이네.”
그들 중 한 명이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회의 중인거 안 보여? 당장 꺼져!”
“진심이에요?”
그는 내 질문에 당황하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
“회의 중에 갑자기 쳐들어와서 죄송합니다.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당신네들이 짜증날 정도로 찾아와서 제가 직접 왔습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이강신이 넘긴 USB를 꺼내 그들에게 보였다.
“이거… 이강신이 제게 넘긴 리벤지 강현준의 약점입니다.”
“그걸 왜 이제 꺼내는 거야.”
그의 질문에 나는 그들의 손가락질 하며 비웃듯 웃었다.
“지금까지 당신네들을 못 믿었고, 못 믿을 놈들인걸 알게 되었으니까!”
상현은 내 말에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앞에선 정의로운 척 폼이나 쳐 잡아대면서 뒤에서는 돈, 권력 원하는 건 다 줄 테니까 자기 밑으로 와라 찡찡대면서!”
나는 소리치며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쳐 부숴버렸다.
쾅!
“그러니까… 제대로 한 번 보여주시죠. 당신네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쓸만한 인간인지. 난 돈이나 권력 따위 필요 없어! 내게 필요한 건 능력이야. 리벤지놈들을 부셔버리고, 아저씨를… 우리 아버지를 죽인 새끼를 죽인 범인을 잡을 능력…….”
요한을 지켜보던 지연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상현에게 말했다.
“알 것 같아요.”
“뭘?”
“그때 상현 씨가 낸 문제의 정답…….”
“뭔데?”
“인간. 인간은 머리를 쓰잖아요?”
상현은 지연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정답은 아니야.”
“네?”
“네 눈엔 이 안에 인간으로 보이는 사람… 있어?”
지연은 상현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다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보니… 이 안엔 짐승밖에 없네요. 상현 씨 빼고…….”
“정답은 흰수염고래야.”
“네?”
“천적이 없는 동물에겐 동족이 치명적인 적이라는 거지.”
“흰수염고래가 또 있어요?”
“글쎄다. 그나저나 저렇게 막무가내인 사람… 오랜만이야.”
“그런가요…? 저는 처음인데… 이런 자리에서 저렇게 나대는 사람…….”
“어렸을 때 딱 한 번 본 적 있어. 저 녀석의 아버지.”
“이 안에 있는 사람들 다 돈 많고, 권력 강한 거 아는데… 이 안에서 그런 거 자랑해봤자 거기서 거기 아냐? 이왕 싸울 거면 밖에 있는 적들 얼마나 잘 패는지 그걸 보여줘야지. 안 그래? 그러니까 여기서 지랄하지 말고 밖에 있는 리벤지 새끼들 어떻게 족치는지 보여주라고. 내 마음에 들게.”
나는 말을 마치고 회의장을 나왔다.
“요, 요한 씨…….”
“어땠냐?”
“미쳤어요?”
“이 조직에서 제일 미친놈이 누군지 보여줘야지.”
지아와 이야기를 하던 중 누군가 박수를 치며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잘 봤습니다.”
“이상현?”
“상현 씨?”
“대단하시던데요? 설마 일을 벌이실 줄은…….”
“네 마음에 들었냐?”
“네. 확실히요. 저 멍청이들이 진짜 적이 누군지 알게 되었으니까.”
“근데 그 옆엔 애인이야?”
상현의 옆에 있던 여성은 ‘애인’이라는 말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한지연이라고 합니다.”
“아, 뭐… 그래.”
“NE 그룹의 회장님과 만날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저에요.”
“그럼 신강철 쪽이라는건데… 어쩌나? 얼마 전에 그 양반이랑 싸워서 별로 안 친하거든.”
그러자 상현은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얘가 제 정보원이라 너무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너도 신강철 쪽이라는거야?”
“아뇨, 저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닌 사일런스의 사람입니다.”
“뭐… 이야기 끝났으면 가볼게. 내가 좀 바빠서 말이지.”
“네. 아… 지아, 잘 부탁드려요.”
그의 말에 지아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네?”
“요한 씨랑 함께할 생각이잖아. 잘 생각했어. 이곳은 나한테 맡겨.”
“상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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