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79
179화. 어떻게……?
감독님께서 집수리에 소홀하신 게 다행이었다.
현관문의 열쇠는 초인종만큼이나 이제 보기도 힘든 번호가 아닌 열쇠로 직접 여는 잠금장치였고,
차클! 착! 달각 –
그래서 가드가 클립 두 개로 문고리의 열쇠 구멍을 몇 번 찔러 보는 것으로도 잠긴 현관문을 열 수 있었다.
“야! 한! 왜 그래?”
데이비드는 아까부터 내게 묻고 있었지만, 지금 제대로 대답할 정신이 없었다.
“감독님께서 요즘 몸이 불편하셨어! 일단, 그 정도만 알고 있어. 감독님 방은 1층에 있어!?”
“뭐!? 어? 아! 아니 감독님 방은 2층이야!”
“민석이 형. 구급차를 불러 주세요. 그게 나을 것 같아요. 데이브. 넌, 한스 박사님께 연락해! 빨리 오시라고!”
“그, 그래.”
“한스 박사님?”
“알고 계셔! 빨리!”
“어!”
나는 현관문을 열었던 가드를 데리고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데이비드는 감독님 방이 2층이라고 했지만, 내가 느낀 사람은 1층에 한 사람뿐이었다.
그것도 쓰러진 채로 말이다.
“감독님!”
깊숙이 안으로 들어갈 것도 없었다.
감독님께서는 현관으로 나오는 복도 입구 바닥에 쓰러져 계셨으니까.
“민석이 형! 구급차!?”
“불렀어!”
“감독님!”
데이비드 역시 연락을 마쳤는지, 안으로 들어오며 깜짝 놀라고 있었다.
“잠시만.”
“상태를 확인하겠습니다.”
나와 들어온 가드가 뒤따라 들어온 가드와 함께 우리를 물러나게 하더니 한 녀석은 감독님의 동공과 호흡을, 한 녀석을 귀를 감독님의 가슴에 대고 상태를 정확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지이이 –
그리고 조심스럽게 감독님의 옷을 벗기며 혹시라도 외상이 있는지 살폈다.
“다행히 쓰러지면서 어디 심하게 부딪친 곳은 없습니다. 갑자기 쓰러지신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호흡과 맥박은 약하지만,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목에서 느껴지는 맥박이 굉장히 약합니다.”
‘그렇겠지! 뇌 쪽의 동맥에 문제가 있다는 데!’
“야! 한! 뭔데!?”
심각하게 인상을 구기는 내게 데이비드가 더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놀라지 말고 들어.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 감독님께서 뇌와 관련된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어. 이미 시즌은 시작되었고, 감독님께서는 한스 박사님과 검사 결과를 비밀에 부치시고 수술을 받지 않으셨지.”
“무,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감독님의 머리 상태가 수술까지 받으셔야 할 정도라는 이야기야!?”
“뇌동맥류. 검사 결과야. 잠깐! 그런데! 왜 감독님께서 혼자 계시는 거지!? 따님들은 보이지 않아도 사모님께서는 댁에 계셔야 하는 거 아니야? 오늘 우리의 약속을 알고 계실 텐데?”
나는 오히려 데이비드에게 물었다.
내 느낌에 이 집에는 감독님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이 정도 소란에도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안에서 나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게……. 왜 아무도 없지?”
우아와 – 우와아앙 – 우왕! 우왕! 우와아앙 –
데이비드도 이상하게 여기며 집 여기저기를 살폈지만, 집에 없는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때를 맞춰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데이브. 아무래도 박사님께 병원으로 오시라고 해야겠다. 박사님께는 내가 연락할 테니까. 넌, 수석 코치님과 전술 코치님께 연락드려. 그분들도 감독님의 상태를 알아! 우리는 나가자! 복도가 좁아서 걸리적거리겠어. 부탁합니다.”
“후 – ! 알았어!”
* * *
“뭐라 해야 할지 정말 답답하네요.”
“죄, 죄송합니다.”
“박사님. 그래도 저는 구단주입니다. 감독님의 성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는 알 권리가 있어요. 오늘 한과 벨이 그곳에 약속이 있었기에 다행이지. 만일, 계속 그 상태로 쓰러져 계셨다면, 우리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발생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휴 실버는 전에 없이 무거운 말투와 가라앉은 눈빛으로 한스 박사와 마주 앉아 있었다.
옆에는 론 실버와 함께였다.
“휴. 일단, 그 정도로 하고. 박사님.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지금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마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술이 이어질 것입니다. 나머지는 신경외과 교수님께 맡겨야 하겠지요. 일찍 발견해서 다행입니다.”
“그렇군요. 휴, 그러면 나는 언론에 보도할 준비를 할게. 냄새를 맡은 사람이 많아서 일단 긴급 수술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빨리 발표해야 쓸데없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그래. 나는 한을 만났다가 들어갈게. 그 사이 감독님의 상태에 대해 듣는 것이 있다면 알려 줄게.”
“저 역시 이제부터는 바로바로 두 분께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부탁합니다.”
셋은 예전에 한치우가 누워 있던 병실 안에 있었다.
이제 이 VIP 병실의 주인은 그랜트 감독이 될 예정이었다.
론 실버와 한스 박사가 밖으로 나가고, 병실 안으로 한치우와 영 수석 코치, 시어 전술 코치와 데이비드가 함께 들어왔다.
휴 실버가 여러 사람이 함께 들어오자 잠깐 눈에 빛을 냈지만,
“한꺼번에 이야기하시죠. 아직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고, 함께 대책을 의논할 필요는 있으니까요.”
한치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권했다.
“앉으시죠. 한의 말이 맞아요. 잠시 후, 형이 기자 회견을 시작하면 이제 해머스의 감독 자리가 잠시 비게 되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될 테니까요. 제게 왜 사실을 숨겼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모리슨과 앤드루가 휴의 말에 사과하며 얼굴을 붉혔다.
“뭐, 이야기를 들어 보니 29라운드가 끝난 후, A매치 기간을 이용해 수술 일정을 잡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내용은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전에 한이 벨과 함께 감독님 댁으로 가서 수술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는 것도. 그래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계신 감독님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래도 하늘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휴 실버의 말이 길게 이어지자, 앉은 사람들이 자세를 바르게 했다.
인사만 하고 마무리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영 수석 코치님. 감독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때를 대비한 대응 방안은 충분히 마련해 두었습니까?”
“아. 예. 흠, 흠!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 있는 시어 전술 코치와 저, 그리고 그랜트 감독과 함께 29라운드 이후부터의 계획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어느 정도 틀은 잡힌 상태입니다.”
“역시, 감독님께서는 수술을 받으시게 되면, 오랜 시간 감독의 자리를 비우게 될 것을 예상하고 계셨군요.”
“예……. 한스 박사가 계속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으니까요.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려 수술대에 오르겠다는 감독을 한까지 나서서 겨우 이번 달에 수술받기로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정에 관한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예전부터 그랜트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여러 가지 계획을 마친 상태이기도 했고요.”
“다행이라고 말하기에는 속이 많이 상하는군요. 저도 감독님을 존경하는 사람이지만, 후 – ! 뭐, 알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숨긴 일에 관해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족분들께 연락은 하셨습니까?”
“예……. 지금 오고 있을 겁니다. 하! 제가 너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가족과 별거 중이었고, 이혼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는지! 제가 너무 아들의 일로 그 친구의 집안 사정에 신경 쓰지 못했어요. 이것은 제 잘못입니다. 제가 더 살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기 전에는 모를 수밖에 없지만,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들리는 이야기로 짐작할 수는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 이야기 역시 그랜트 부인께서 오시면 그때 알아보도록 하죠. 수석 코치님과 전술 코치님은 제게 앞으로의 훈련 계획과 필요한 지원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서 알려 주십시오. 벨은 내일 선수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오늘 미리 연락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 분은 이만 나가 보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가족분들이 도착하기 전에 한과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은데요. 수석 코치님께서는 가족분들이 도착하시면 먼저 저 대신에 상황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전해 주시지요.”
“예.”
셋은 자리를 피해 주었다.
“제게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예.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한은 안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문을 강제로 열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하는데, 어떻게 감독님께서 괜찮지 않을 거라고 여긴 것입니까? 어떻게……?”
휴 실버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며 한치우의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 * *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에서 선장을 잃어버린 해머스.] [세 개의 런던 더비와 이어지는 강팀과의 대결,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까지 여유롭지만은 않은 웨스트햄의 남은 일정.]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하지만, 아직 의식이 깨어나지 않은 그랜트 감독.] [이번 시즌에서 벌써 세 번째 위기에 빠진 해머스. 하지만 지금의 위기가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아직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뇌동맥류. 그랜트 감독은 깨어날 수 있을 것인가.] [축구 감독이 겪는 스트레스는 일반 사람들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범위와 비교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들이 대두하고 있음.] [지난 시즌의 성적 이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버 형제. 웨스트햄의 전 코칭스태프에게 A매치 기간 중, 모든 과목에 걸쳐 종합 검진을 시행한다고 밝혀.]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클럽 역시 코칭스태프의 건강과 관련한 지원의 범위를 넓히겠다고 발표.] [웨스트햄의 리그 29라운드 상대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토트넘.] [전반기 리그 대패의 수모를 겪은 토트넘. 감독이 빠져 있는 웨스트햄을 상대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비에르 페냐. 묠니르에게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겠다.] [한국에서도 코리안 더비라고 부르는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29라운드 경기를 집중 조명하고 있음.] [많은 전문가는 감독이 부재중이긴 하지만, 토트넘이 웨스트햄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오늘. 즐거운 분위기에서 중계방송을 보내 드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다소 무거운 심정으로 중계를 보내 드리는 점, 양해 바랍니다. 그래도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보도되지 않았습니까? 한치우 선수와 데이비드 벨 주장이 빨리 발견했기에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예.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의 이야기에서도 둘의 대처가 빨랐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한치우와 벨의 얼굴이 많이 알려졌기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지켜봤었다고 했죠.〉
〈예.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빨리 그랜트 감독님께서 건강을 회복하셨다는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프리미어 리그 29라운드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29라운드가 마무리되면 다음 주는 월드컵 2차 예선 기간이지 않습니까? 웨스트햄은 아프리카로 넘어가야 하는 아슈르 송을 선수 관리 차원에서 이번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것 말고는 베스트 멤버로 오늘 경기에 나서는 웨스트햄입니다.〉
〈송을 제외하면 비행기를 타고 넘어가는 선수가 없는 웨스트햄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월드컵 예선 기간에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평가전이 있는데, 데이비드 벨과 데릭 볼이 처음으로 상대가 되어 맞붙게 되었다는 것이죠. 영국에서는 이 평가전에 관한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물론, 웨스트햄의 팬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저도 기대가 높습니다. 단 한 번도 적으로 만난 적이 없는 친구들이니까요. 그리고 토트넘은 전반기 때와 마찬가지로 베스트 멤버를 모두 내보냈습니다. 반드시 웨스트햄을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보이는데요. 이제 남다른도 토트넘의 주축 미드필더로서 활약하는 만큼, 오늘 한치우와 맞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기대됩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한치우는 남다른의 실력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조금 더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죠. 오늘 경기를 치른 다음 바로 한국으로 날아와야 하는 남다른 역시 한치우의 말대로 이제부터 몸을 혹사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아! 선수들 그라운드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런던 스타디움에 버블송이 울려 퍼집니다! 그리고 화면은 스탠드에 걸린 대형 걸개를 비추고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누구를 위한 메시지인지 알 수 있는 문구가 가득 비치고 있습니다! 예! 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반드시 일어나실 겁니다!〉
[PLEASE WAKE UP]중계화면에 보이는 대형 배너에는 그랜트 감독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