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39
39화. 39m
〈리그 컵 준결승전 경기 중계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맨시티 빈센트 할스 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할스 감독님. 최근 보도되고 있는 한의 몸 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 보도를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자님의 질문에는 제가 한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바라는 사람처럼 들려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훈련을 불참하는 선수들의 사정을 일일이 알 수는 없는 법이죠. 만일 웨스트햄이 일부러 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생각이었다면,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오늘 시티즌은 베스트 멤버로 해머스를 상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한은 오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올 것입니다.”
“현재, 런던 내에서 한의 영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시티즌은 묠니르에 관심이 없으십니까?”
“오! 만일 제가 런던 클럽의 감독이었다면, 당연히 한을 영입하려고 클럽의 수뇌부를 보챘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시티즌의 감독입니다. 맨시티는 한을 영입하지 않아도 지금의 전력으로 세계 정상을 노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맨시티의 감독이라는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 동런던을 제외한 런던 클럽의 감독들은 머리가 아플 테니까요. 하하!”
마치 런던의 감독들을 놀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의 인터뷰는 그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예. 빈센트 할스 감독의 인터뷰 장면이었습니다. 해설 위원님께서는 혹시 최근에 한치우 선수와 연락한 적이 있습니까? 지금 대한민국 내에서도 한치우 선수의 몸 상태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치우 선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 그와 연락을 하는 일은 선수를 피곤하게 하는 일입니다. 저 역시 할스 감독의 말대로 한치우가 이상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시군요. 그렇다면, 오늘 경기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맨시티의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이 프리미어 리그 7라운드 때와 같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베스트 멤버를 모두 내보냈습니다.〉
〈아마 결승전에 라이벌이 올라올 수도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반대 시드에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있죠. 만일 맨시티가 떨어지고, 맨유가 결승전에 올라가면 시티즌의 팬들이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요. 맨시티는 오늘 이겨야 하는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웨스트햄은 오늘 선제골을 내주지 않은 것이 중요합니다!〉
〈예. 저번 리그 7라운드에서도 맨시티는 선제골을 넣었고, 결국 이겼습니다. 데릭 선수를 대신해 찰스 미들턴 선수가 나오기는 했어도, 지금 웨스트햄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습니까?〉
〈수비력은 이제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단단합니다. 하지만 축구는 수비만 하다 보면, 빨리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적으로도 힘들고요. 웨스트햄이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수층을 더 두텁게 해야 합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괜찮은 선수들을 영입하기를 바랍니다.〉
〈선수들 입장하고 있습니다! 런던 스타디움에서 리그 컵 준결승전, 웨스트햄과 맨시티의 경기가 곧 시작되겠습니다!〉
“모두 잘 들어! 오늘도 질 생각은 아니겠지!?”
한치우은 데이비드가 하프 라인에서 경기 시작 전 행사를 치르고 있는 동안, 동료의 눈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흥! 걱정하지 마. 프레드 녀석. 오늘 중거리 슛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겠어!”
로빈은 오늘 제대로 복수할 모양이었다.
요가 수업은 로빈에게 정신력을 더 강하게 해 주었고, 찰스에게는 유연한 신체를 만들어 주었다.
“찰스! 저번과 같이 더블 볼란치로 나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겠지? 하지만 원래 맨시티의 간격 수비로 나오면 사이드에서 움직여. 맨시티의 중앙은 우리만큼이나 단단하니까. 무어도 마찬가지야! 제임스의 힘을 뚫는 건 어려워!”
찰스와 무어의 고개가 힘차게 끄덕인다.
“마이크, 릴, 폴, 리치 너희도 마찬가지야! 맨시티의 간격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사이드에서 많이 움직여 줘야 해!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폴하고 리치는 계속 오버래핑을 올라가! 그래야 내가 패스를 찔러 줄 수 있어!”
“그래!”
“저번에도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뛰었는데, 오늘 또 죽어 보자!”
“하하하!”
“필! 너는 공은 보지 말고 히카르두만 쫓아다녀. 녀석의 발만 묶어도 실점률이 확 줄어드니까.”
“알았어!”
“걱정하지 마. 내가 다 막아 줄게!”
한치우가 필립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헤르만까지 대답했다.
그리고 동전 던지기까지 마친 데이비드가 돌아왔다.
“자, 자! 제일 중요한 건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는 거야! 팽팽한 상황이라면, 우리도 선제골을 노릴 만한 기회가 생길 거야! 가자!”
데이비드의 눈빛이 바뀌며 경기가 시작되었다.
* * *
찰스가 내게 하프 라인에서 공을 밀어주었다.
무어가 위로 뛰어가고, 마이크와 릴이 천천히 아웃 라인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몸을 뒤로 돌려 멀리 데이비드에게 공을 차고, 밑으로 내려갔다.
필립이 나를 지나치며 공을 쫓아 올라오는 히카르두의 옆으로 찰싹 붙는 것이 보였고, 그 뒤로 파블로, 프레디, 페트릭의 얼굴이 보였다.
‘내게 붙지 않는다?’
리버풀이 우리를 상대하며 보여준 사면 압박은 우리에게 프리미어 리그에서 또 다른 패배를 안겨 주었다. 쉴 새 없이 서로의 자리를 바꾸며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압박은 나와 내 주위 동료를 일차적으로 묶어 놓고, 데이비드에게 롱킥을 강요하게 만들었다.
나는 어떻게든 압박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계속 바뀌며 유지되는 사면 압박을 어느 정도 풀어냈을 때는 이미 한 골을 먹고, 경기는 거의 끝나기 직전이었다.
지쳐 버린 동료를 보며 나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그날은 나도 죽기 일보 직전이었으니.
리버풀과의 경기 이후 리그에서 우리를 상대하는 팀은 리버풀의 압박을 흉내 내었다. 하지만 흉내 내는 정도로는 우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은 자신들의 수비 유전자에 사면 압박을 적절하게 이식해서 사용했는데, 그것은 갈수록 우리의 득점력을 떨어트려 놓았고, 결국 데릭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가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맨시티는 원래 하던 대로 간격 수비를 할 생각이다.’
나는 우리 진영으로 더 내려가며, 의자에 편히 앉아 있던 할스 감독을 힐끗 바라봤다.
그 역시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마치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다 꺼내 보라는 겜블러의 여유로운 표정을 보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선수로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감독으로서는 아니지. 감독 데뷔 2년 만에 빅 이어(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니. 그래! 맨시티의 간격 수비, 내가 부숴 주겠어!’
나는 할스 감독의 자신감이 좋았다.
정체성이 확실한 사람일수록 자존심이 강하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무기로 진검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나는 예의를 다해 상대할 생각이었다.
재미있어질 것 같은 예감에 좋은 긴장감이 온몸에 휘감겼다.
파블로가 내 주위에서 서성이며 간격과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아직은 내 발에 공이 없어서 저러지만 내가 공을 잡으면, 몸싸움은 피할지 몰라도 내게 붙는 간격은 더 좁아질 것이다.
로빈과 데이비드가 페널티 에어리어의 꼭짓점에 자리를 잡고 공을 주고받았다.
히카르두의 옆에는 필립이 찰싹 달라붙어 있었기 때문에 페널티 에어리어 주위 사람 수에서는 우리가 여유가 있었다.
폴과 리치는 하프 라인에 맞춰 이미 올라가 있었다.
언제든지 오버래핑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데이비드가 리치에게 공을 밀어주었다.
나는 리치와 같은 줄에 맞추어 자리를 잡았다.
리치는 공을 잡고 아웃 라인을 따라 공을 치고 달렸다.
마이크와 위치가 순식간에 바뀌며 맨시티의 수비 라인에 혼란을 주려고 시도했지만, 맨시티의 수비는 전혀 흔들림이 없이 페트릭이 중심을 잡아 주며 간격을 유지했다.
‘역시, 철저하게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포워드 라인으로 공을 보내는 것만 막고,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는 것을 조심하고 있어.’
한 시즌 동안 많은 대회를 경험하게 되면, 체력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물론 할스 감독의 천재성이 나타난 전술이기도 하지만, 맨시티의 선수들 역시 할스 감독의 전술이 얼마나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되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공의 소유권을 뺏기면, 우리는 제대로 공을 잡아 보지도 못할 거야.’
그것은 이미 전에 경험해 봤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은 다시 거꾸로 뒤로 돌아 다시 데이비드까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상대가 원하는 것임에도, 우리에게 최선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빠르게 지치고, 상대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
맨시티의 간격 수비는 마이크의 크로스 타이밍을 맞춰 달려들고, 리치가 뛰는 순간에 맞춰 간격을 내리는 움직임이다.
그래서 무어나 찰스까지 쉽게 공을 연결하기는 어려웠다.
사이드에서 생각대로 공이 연결되지 않아서인지,
필립이 순간적으로 히카르두의 등에서 나와 데이비드의 공을 받고, 내게 빠르게 연결해 주었다.
‘눈치 빠른 녀석.’
내가 몸을 돌려 천천히 위로 올라가자, 파블로가 적당한 공간을 둔 채, 내 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돌파를 막으려고? 타이밍을 뺏으려고?’
나는 공을 툭툭 차다가 오른쪽에 있는 릴에게 공을 넘겼다.
파블로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단은 나의 돌파 타이밍을 잡으려는 속셈이었다.
‘쉽게 연결되는 패스는 놔두고, 돌파와 킬 패스의 타이밍을 뺏으려는 것이 확실해!’
무어와 찰스가 상대 센터백 라인에 꽁꽁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몸싸움을 싫어하는 파블로가 나를 막기 좋은 방법은 하나를 포기하고 다른 것을 막는 것.
‘그렇다면?’
나는 공이 오른쪽에서 돌기 시작하자, 살짝 무어에게 시선을 준 채로 위고의 움직임을 살폈다.
위고는 장갑을 낀 손을 계속 휘저으며 수비 위치를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 골키퍼의 시야는 이럴 때 상당히 도움이 된다.
“로빈!”
나는 생각을 마치자마자 로빈에게 공을 달라고 외쳤다.
파블로가 적극적으로 붙어주지 않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네가 포기한 하나 때문에 맨시티는 오늘 반드시 진다!’
나는 공이 발에 오자마자 몸을 전방으로 순식간에 돌려 버렸다.
그럼에도 파블로는 아직 붙지 않고, 내 발을 보며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나는 공을 왼발로 밟아 당기며 하프 라인을 따라 천천히 오른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맨시티의 수비 간격이 유지된 채, 나를 따라 중심이 왼쪽으로 이동했다.
내 시선에 위고가 다시 풀백을 향해 외치는 것이 보였다.
릴과 폴이 교차하며 위치를 바꾸었기 때문이었다.
맨시티의 전체 시선이 순간 왼쪽으로 쏠렸다.
내가 왼발을 공의 바깥에 대며 오른쪽으로 패스를 주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는 예상했겠지. 그동안의 내 플레이 영상을 봤다면.’
툭-
하지만 나는 공을 밀어내는 왼발로 공의 윗면을 훑어 버리고, 왼발 바깥으로 방향을 앞으로 바꾸어 공을 치고 달렸다.
“!”
달려오는 파블로의 놀란 눈이 확 들어왔다.
‘늦었어!’
숨을 한 번 쉬기도 전에 나는 이미 어깨로 파블로를 밀어 버리고, 하프 라인을 지났다.
프레디가 릴을 놔두고 급히 내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역시,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퍼어엉!
맨시티의 수비 중심이 멈췄다가 중앙으로 다시 돌아오기 전에,
나는 오른발의 발등 바깥쪽으로 앞으로 굴러가는 공의 중심을 있는 힘껏 때렸다.
공은 회전이 걸리며 긴 포물선을 그렸다.
위고가 화들짝 놀라며 급히 뒷걸음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당황한 위고는 공을 쫓다가 그만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져 버렸다.
‘그래도 공은 들어갈 수밖에 없어.’
“뒤로! 뒤로!”
내 뒤에서 파블로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미 늦었다.
공은 넘어지며 손을 뻗는 위고를 한참이나 아래로 두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촤아아악-
머리를 감싸는 파블로를 옆으로 지나며 위고가 넘어져 있는 골대 뒤로 달렸다.
수많은 카메라맨이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고 있지만, 나의 시선은 그 뒤에 있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나는 울부짖는 아이언들에게 예의를 보여 주었다.
나의 입술을 왼쪽 가슴에 있는 망치에 갖다 대었다.
〈으아아! 미, 미친! 아! 골, 골! 골입니다! 거의 40미터에 가까운 초장거리 슛이 그물을 출렁입니다! 한치우! 피곤하다!? 수리가 필요하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정확히 39미터 장거리 슛이로군요! 이 위치에서 골이 터진 것은 이번 시즌 통틀어 처음입니다! 한치우! 런던 스타디움을 찾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여 주었습니다!〉
* * *
경기가 시작되기 전, 실버 형제의 저택.
“미스터 고든. 일부러 이 시간에 오신 것은 칭찬할 만하지만, 저도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동생이 경기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이야기를 길게 끌어가지는 말아 주십시오.”
론 실버가 냉정한 표정으로 앞에 앉아있는 프레딕 고든을 보았다.
기자들이 경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프레딕은 시선을 따돌리고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
“후! 일단 주주들은 설득했소. 아슈르 송은 웨스트햄으로 갈 것이오.”
프레딕의 얼굴에서 평소 보이던 여유 넘치는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리려 론의 얼굴은 그의 말에 차가운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당연히 그렇게 결정될 일이었습니다. 선수도 원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대출 상환 시기는 더 빨라졌을 겁니다. 저희도 전력 보강에 따른 자금이 필요하니까요.”
‘젠장! 내가 도대체!’
프레딕은 한참이나 어린 론의 말에 속으로 분을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칼자루는 실버 형제가 쥐고 있었고, 자신은 이들 앞에서는 채무자에 불과했다.
만일 자신이 아스날의 공공 자금을 개인적인 이유로 사용했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실버 형제에게 돈을 빌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프레딕의 인생은 종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대주주의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당연했고, 영원히 이 바닥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될 것이다.
‘런던을 떠나야 하겠지!’
그래서 프레딕은 주주들에게 자신 있게 얘기한, 아슈르 송의 이적료에 관한 협상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어차피 말은 내가 지어 내면 그만이다! 2년 전에 한을 이적시켰어야 했어! 젠장!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겠다는 욕심만 아니었다면!’
잘못된 후회는 언제나 늦는 법이었다.
프레딕은 일단 아슈르를 웨스트햄으로 이적시켜 주고, 실버 형제에게 돈을 갚아야 할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대출 상환 기간을 반년 정도 더 늘려 주겠습니다. 미스터 고든. 물론 이율에는 변동이 없을 것입니다. 송을 적절한 가격에 넘겨 주는 것에 대한 저희 형제의 보답입니다.”
“배려에 감사하오.”
“주말에는 송을 공식적으로 방출한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알겠소. 준비되는 대로 바로 발표하지요. 그런데 왜 이번 시즌에 폼이 떨어지고 있는 송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오? 이번 영입이 발표된다면, 동런던은 또 시끄러워질 수 있는데도 말이오.”
“동런던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겪었던 일이기도 하니까, 북런던이나 잘 신경 쓰시기를 바랍니다. 미스터 고든. 서류가 준비되는 대로 보내겠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제 출발하면, 후반전은 볼 수 있겠군요.”
‘뭔가가 있는데, 모르겠단 말이야. 아무리 한과 송이 호흡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포워드 쪽은 지금 당장 보강할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프레딕은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갑은 저쪽이었다.
프레딕 고든이 저택을 떠나고, 론도 바로 런던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론 실버가 런던 스타디움의 VIP 구역에 도착했을 때는 전반전이 끝난 쉬는 시간이었다.
“형, 딱 맞춰 왔네? 저 스코어 보여? 아름답지?”
휴 실버가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며 환하게 웃었다.
둘이 함께 보는 전광판에는 2 : 0이라는 숫자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