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70
화
렘리, 마토가 밑에 애들을 다그쳐서 코무스의 지역 코어 공략에서 빼낸 사람은 애초에 이알-게이트에 끌어 들이려던 바로 그 인원들이었다.
그 동안 밑밥을 던지느라 친분이 있는 까닭에 그들이 죽는 것을 방관하지 못하고 끌어 낸 거다.
물론 전부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영입 대상으로 찍어 놓은 수가 영입 계획에 잡혀 있던 서른 명 보다는 많았으니 실패한 사람을 빼고도 서른이 넘는 인원이 코무스의 지역 공략에서 빠져서 이알-게이트의 거점으로 몰려왔다.
거점이라고 해 봐야 렘리 등과 그 일당 열 셋이 머무는 숙소를 말하는 건데 사람 수가 너무 많아서 일단 게리가 나서서 사람들을 수용할 공간부터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다.
당장 먹고 자고 할 공간이 없는 거다. 그들은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강을 건너는 다리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오후 정도에 다리를 통해서 강을 건너기로 되어 있었다.
당연히 직장도 그만둔 상황에서 도시 내에 거처할 곳이 없을 수밖에.
그걸 준비하느라 바빠진 놈들을 뒤로 하고 나는 포포니와 함께 우리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뭐 일은 밑에 애들이 하는 거지.
“그렇지?”
“우웅? 뭐가?”
내가 포포니의 귀에 속삭이자 포포니가 고개를 들고 묻는다.
“이거. 흡.”
“아, 읍.”
뭐긴, 우리 좀 오래 쉬었잖아.
이번에는 내가 포포니의 옷을 벗긴다. 매번 옷을 찟어 먹으면 어쩌자는 거냐고. 아직 포포니가 날 깨물기 전에 어서 서둘러서 옷을 벗겨야.
아윽 깨물렸다.
“하앙. 남펴언.”
역시나 살짝 맛이 간 것 같은 포포니의 음성이 그 귀어운 입에서 새어 나온다.
그리고 안전하게 지킨 포포니의 옷과는 달리 내 옷은 장열하게 최후를 맞고 침실 바닥에 떨어져 흩어진다.
포포니는 여유있는 상황에선 언제나 온 몸을 밀착시켜 피부가 맞닿은 면적을 최고로 한 상태로 비비적 비비적 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부드러운 포포니의 몸이 내 몸에 감기고 녹아드는 것 같은 그 느낌을 나도 좋아한다.
여전히 내 손은 포포니의 머리에서 꼬리뼈까지 이어지는 갈기를 쓸어내리고 또 쓸어내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건 마치 무슨 의식처럼 나를 편안케하고 노곤하게 하며 쾌락으로 스르르 빠져들게 한다.
그렇게 완전히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 젖으면 그 때부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우리는 서로를 탐하고 또 탐한다.
때론 내가 포포니의 샘에서 목을 축이고 때론 포포니가 내 상징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녀의 가슴과 배와 허벅지와 종아리와 발과 발가락, 머리카락과 눈썹과 눈과 코와 입, 어깨와 쇄골과 등을 타고 내려간 갈기와 그 안에 있는 척추의 굴곡까지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 그 모든 곳에 혀를 대고 그 모든 곳에 흔적을 남기고 또 그녀가 허락하며 벌려준 그 샘의 안쪽을 탐험하기도 하고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이 여자가 내 여자임을 그리고 내가 이 여자의 남자임을 선언하며 서로의 상징을 맞물리게 한다.
이로서 하나가 되었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에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서로를 괴롭힌다.
“하앙. 하앙. 아흑. 아흑. 미, 미칠 거 같아, 나, 남펴언.”
“허억, 헉, 헉, 헉. 나두 나두 그래. 자기야. 나도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다. 정말 좋아….”
남자는 여자에게 이런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언젠가 그녀가 불평을 했었다. 좋으면 좋다고 해 줘야 여자도 신이 나는 거라고 말이다. 그건 남자도 그렇지 않냐고 했었지. 아,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건지 지금은 오직 포포니에게 집중을 해야 할 때다.
그래도 예전에 배웠던 것으로 포포니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나, 나, 나아….”
포포니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쇳소리가 섞인다. 그기에 맞춰서 내 허리는 더욱 힘차고 빠르게 리듬을 타고 흐른다.
“아아앙 아앙 하아악!”
“헉 허억. 포포니야아.”
함께 오른 정상은 언제나 약간은 허탈하고 또 한편으론 충실하고 가득한 느낌이다. 더구나 품 안에 포포니가 가득 안겨 있으면 더욱 그 느낌이 크고 좋다. 나는 포포니를 꼭 안고 그녀의 몸을 쓸어 준다. 그 때마다 포포니는 풀리지 않은 근육이 풀어지는 듯 내 안에서 녹는다.
그렇게 얼마간 서로를 느끼다가도 누가 조금만 꿈틀하면 또 언제 불이 붙을지 모른다. 그건 정말로 아주 사소한 움직임에서도 비롯될 수 있는 문제다. 지금처럼 그녀 안에 있는 내 분신이 불끈 힘이 들어가며 그녀를 자극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잇!”
포포니가 나를 눕히고 내 위에 걸터앉았다. 그녀의 가슴이 내 눈앞에서 탄력 있게 요동을 친다.
그래 또 하루 공을 치는 한이 있어도 예서 멈출 수는 없지. 가자 가. 달리는 거다. 포포니.
제3 데블 플레인이 시끄럽다. 모두 코무스의 어처구니없는 지역코어 공략 때문이다.
벌써 보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코무스는 그들이 예상하고 계획했던 지역에 대한 공략을 거의 마무리 하고 있었다. 많은 수의 부족 코어를 획득했고 또 엄청난 수의 몬스터를 사냥했다.
물론 희생도 많아서 특히 준비가 안 되어 있던 일개미 출신의 일반 헌터들은 말 그대로 쓸려버린 곳도 여러 곳이다. 거기서 죽은 이들은 사실 정확한 파악도 되지 않았다. 툴틱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사망이 확인이 되었지만 그것도 없는 이들은 나중에 코무스의 자료를 근거로 추산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코무스가 원하는 지역 코어는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지역 코어는 그곳에 없으니까. 멍청한 것들이 애초에 계획을 잘못 잡은 거지.
실패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인명 피해는 줄여야 한다는 것이 데블 플레인의 정신이다.
가장 가치 없이 버려지는 것이 사람의 목숨이지만 또 가장 귀히 여기는 것도 사람의 목숨이다. 죽을 때는 가치있게 죽고 싶은 것이 헌터로 사는 이들의 바람이다.
죽지 않겠다는 생각보다는 가치있게 죽겠다는 생각으로 몬스터 사냥을 나서는 것이 헌터들인데 이번에는 헌터도 아니고 일개미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니 개미 길드와 코무스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다.
툴틱에서 연일 헌터 연합의 개입을 촉구한다. 코무스 놈들을 잡아 들이고 헛된 죽음을 부른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거다.
솔직히 그게 맞는 것 같은데 여전히 연합은 침묵하는 중이고, 강 건너, 이제는 코무스 지역이라 부르는 곳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흐른다.
나는 그 동안에 방어구 제작소에서 완성된 갑옷을 가지고 이런 저런 실험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방어구는 정말 그 직원의 말대로 최고의 물건이 나왔다.
포포니가 기운을 불어 넣고, 거기에 스티커까지 쓰면 남색 등급의 몬스터도 사냥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일반 제작품으론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건 이 제5 거점 도시에서 그렇다는 거지. 다른 도시들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좋다고 해서 그게 만족스러운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그 갑옷을 그대로 포포니에게 입혀서 남색 등급의 몬스터를 사냥하자고 할 수는 없다.
안전을 보장할 수가 없는 거다. 그러니 당연히 마법진 연구에 매달릴 수밖에.
물론 그 사이에도 오러 수련이나 정신 능력 수련을 멈춘 것은 아니다. 사냥을 못하는 대신에 수련 시간을 꼭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수련에는 당연히 포포니가 함께 한다. 칼질도 서로 해 보고, 육박전도 이런 저런 육박전을 다 해본다. 음? 그래 그 육박전도 있다. 하지만 그건 가끔 그러는 거다. 가끔. 나머진 대부분 정상적인 수련이다. 아? 그래 아까 그 육박전 정상적인 수련과는 거리가 먼 그거였는데 몰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