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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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소년가장(1)
[와 유베가 쪽을 못 쓰네. 그냥 탈탈 털리는데?]└무엇에도 뚫리지 않는 방패라더니ㅋㅋ 무슨 썩은 나무로 만든 방팬가 보다
└경기내용에서는 조금 밀려도 레알이 확실히 한 방이 있네요. 오늘 아마 우호영이 MOM받지 않을까싶어요.
└캬~ 날이 갈수록 잘해지네. 이젠 좀 무서워지려한다
2004년 한국에 창설된 최대 팬 사이트 ‘레알 당사’.
이곳은 원래 극소수의 팬들이 친목 겸 정보 공유를 위해 창설된 사이트였다.
하지만 2005년, 호우호우형의 팬 카페 회장이 레알 당사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우호영이 1군으로 올라가면서 회원 수가 급증하더니, 레알 마드리드의 공식 팬클럽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현재 회원 수는 맨유 팬 페이지에 이어 국내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았다.
우황선도 회원 중 하나였다.
“MOM이라······. 허허.”
반도체 회사를 다니고 있는 그는, 호영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한다.
챔피언스 리그가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출근시간이 되면, 운전대를 잡고 라디오를 튼다.
-우호영, 지네딘 지단에게 내어주고 달립니다!
-우호영, 우호영!
-아! 네드베드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고 마는 우호영!
“이런!”
우호영에 관한 멘트가 나올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우황선이었다.
‘아들, 못해도 좋으니까 제발 다치지 마라.’
그리고 그게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오늘 아침 호영이 선제골을 넣었을 땐, 아파트가 떠내려가도록 함성을 지르다가 잠자는 가족을 다 깨웠고, 추가로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땐 엘리베이터에서 한 바탕 춤을 추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방금처럼 태클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가슴에 바위가 쿵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 요즘 따라 걱정도 많고 예민해진 우황선이었다.
아들이 경기에 많이 출전하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일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었다.
특히 치열한 볼 다툼을 하는 장면이 나오면 보는 내내 가슴이 철렁거렸다.
요즘엔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한국생활을 다 접고 스페인에 가서 뒷바라지를 할까 하는 생각.
3년 전 스페인에서 정착하는 게 어떻겠냐는 레알 마드리드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 요즘 들어 살짝 후회가 되고 있었다.
‘그때 옮겨서 애 엄마 옷가게라도 차려주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아내는 요즘 집에서 육아하느라 정신이 없고, 자신도 야근이다 뭐다 바쁘다보니 그런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었다.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나 빡빡하지 않고 좀 여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한 번쯤 갖기 마련이니까.
이른 아침부터 막히는 도로를 보니 괜스레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우호영, 우측에서 돌파시도!
“오오오오오오! 우리 아들 가자! 가자!!”
빵빵빵-빵-빵!
“아저씨, 미쳤어?!”
“아 이런,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옆 차선에서 날아온 일갈에 정신을 차린 우황선은 라디오 소리에 집중했다.
“우리 아들 파이팅이다. 아빠도 열심히 할 테니까 좀만 더 힘을 내자.”
우황선은 운전대를 잡았다.
아직은 일을 관둘 때가 아니었다.
그 시각 올림피코 그란데 토리노 스타디움.
[측면으로 파고드는 우호영, 키엘리니가 맞서봅니다!]2대0.
두 번의 실책으로 두 골을 연달아 내어준 키엘리니는 다시 한 번 우호영 앞에 섰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뒷공간 침투를 막을 수 없다면, 앞 공간을 내어주고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정적인 대치 상황에서의 드리블 돌파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우호영이 헛다리짚기로 키엘리니를 흔들어보았지만 그는 끝까지 걸려들지 않았다.
‘됐다.’
이로써 돌파는 막았다.
하지만.
뻐엉!
대신 슈팅 각도가 살짝 열렸고, 호영은 그 틈을 교묘히 노려 크로스를 날렸다.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 공이 반 니스텔루이의 머리에 걸렸다.
[반 니스텔루이, 헤딩 슈우웃!] [아! 마닝거가 막아내는군요!]아쉽게도 마닝거(Manninger)의 선방으로 득점은 나지 않았다.
전반전이 종료된 것은 그 직후였다.
동시에 키엘리니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
악몽 같은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그제야 좀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어이 너.”
터널 안으로 돌아가려는 호영을 붙잡으며 키엘리니가 말했다.
호영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왜?”
“딱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빌어먹을 호우? 오우? 그게 뭐냐?”
“아, 그거?”
호영은 검지를 올려 입술에 갖다 대며 말했다.
“호↗우↘.”
“이런 미친 새끼가.”
이후 하프타임.
유벤투스의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리(Claudio Ranieri)는 곧장 라커룸으로 들어가 한 가운데에 섰다.
비록 팀은 2대0으로 지고 있었음에도, 그는 교회에서 볼법한 목사의 이미지처럼 차분하고 교양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계획을 바꾼다.”
조별예선이었기에 승부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패배를 납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필요했다.
“키엘리니.”
“······ 예.”
“수고 많았다. 그만하면 됐어. 이제 박스 안으로 들어가서 제공권을 장악해.”
“알겠습니다···.”
라니에리는 키엘리니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가 잘못한 건 딱히 없었으니까.
우호영이 그보다 더 잘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네드베드. 네가 몰리나로(Molinaro)와 함께 우호영을 봐줘.”
쉽게 말해, 수비의 초점이 반 니스텔루이에서 우호영에게 옮겨진 셈이었다.
“알겠습니다.”
“좋아, 우리는 후반전에 더 잘할 수 있다. 스스로를 믿어라.”
후반전.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유벤투스가 맹공을 퍼부었다.
체력적인 측면에서 우세한 점을 적극 활용해 전방 압박을 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해지는 공격에, 레알 마드리드의 노쇠한 선수들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가 교체카드를 사용하는군요. 반 니스텔루이가 빠지고 가고가 들어옵니다.] [중원과 수비를 강화해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뜻이죠. 우호영도 2선으로 내려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을 하는군요.]가고와 우호영이 허리싸움에 가담하면서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다.
네드베드가 중원 전체를 강하게 조여 왔지만, 호영은 훌륭한 볼 키핑을 앞세워 압박에서 벗어났다.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지.’
호영을 쫓아다니던 네드베드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느끼기에 호영은 매우 신비로운 선수였다.
‘느낌이 달라.’
그는 기존의 스타플레이어들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거, 재밌겠는데.’
승부욕이 불타오른 네드베드는 우월한 체력을 앞세워 호영의 뒤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그러길 약 15분.
서서히 빈틈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벤투스는 빅 클럽답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네드베드를 주축으로 한 빌드 업과, 델 피에로의 플레이메이킹이 조화를 이루면서 순식간에 2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점수는 2대2, 동점 상황.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 많이 지쳐 보이는군요. 특히 2선으로 내려와 공수를 맡고 있는 우호영의 두 어깨가 많이 무거워 보입니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요. 이미 몰리나로가 맨투맨 마크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드베드까지 가담하여 우호영을 괴롭히고 있으니 말이죠. 게다가 우호영은 AT마드리드전에서 많은 체력을 소모하지 않았습니까?]활동량 9km를 채우기 위해 전반전부터 줄곧 뛰어온 호영이다.
원래는 하프타임 때 교체될 예정이었는데, ‘오늘만큼은 끝날 때까지 뛰고 싶다’는 호영의 간곡한 부탁으로 지금까지 뛸 수 있었던 것이다.
“후아···.”
온몸이 무거웠다.
숨이 벅차오르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활동량은 9km를 넘어선지 오래.
그럼에도 끝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는 사이, 10분 남기고 교체 투입된 로벤이 유벤투스의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극장 골을 터트렸다.
삐익-
경기결과는 3대2.
레알 마드리드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조 1위로 우뚝 올라서게 되었다.
“후.”
그리고 호영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을 무렵, 뜻밖의 소식이 찾아왔다.
[꺾이지 않는 대담함(A+2)↑]빅 클럽을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재능.
‘좋았어.’
거기에 이어, 칸나바로와 네드베드의 재능을 동시에 얻어냈다.
그야말로 박 터진 경기였다.
델 피에로의 재능을 얻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이 정도만 해도 대만족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네드베드의 히든 조건은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면 바로 달성이네.’
머지않아 S+3급의 경이로운 체력까지 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지금 대체 얼마나 많은 재능이 대기 중인 거야.’
호영은 허공을 바라보았다.
[현재 재능의 그릇이 가득 찼습니다. 완벽한 침착성(12일), 독보적인 볼 트래핑(10일), 캐논 슈터의 스핀킥(8일), 캐논 슈터의 중거리 슛(3일), 통곡의 벽을 쌓는 수비위치 선정(14일), 노력으로 이루어진 완전균형의 양발(18일)이 대기 중에 있습니다.]다재다능함이 SU급으로 성장한 이후, 재능을 탐하는 시간이 30~50일 정도씩 줄어들었다.
지난 3달간 미친 듯이 달려온 끝에 이뤄낸 결과였다.
올 시즌이 지나면 무슨 존재가 될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하나 확실한 건, 재능이 쌓일수록 보다 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한동안 웨이트에 집중하느라 그 동안 재능관리에 소홀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키엘리니는 많은 것을 느꼈다.
우호영이 빅 매치에 더 강한 선수라는 사실을, 세상에는 괴물이 많고 자신은 아직도 멀었다고 사실을 뼛속깊이 깨달았다.
그러면서 다음에 만났을 땐 결코 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얼마 전에 시작했던 페이스북에 글 하나를 게시하였다.
[Qual e la “houuuu!” in coreano? Non so se navigo su internet.]염병할 “호우!”가 대체 한국어로 뭐야?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알 수가 없어.
해석하자면 이러했다.
하지만 그 단어의 유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마드리드.
학교를 마치고 온 호영은 집에 가서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오늘은 훈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 설치해놓은 운동기구로 필수적인 운동만 하면 하루 일과는 끝이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재능을 관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루치를 만나고 난 뒤 해야 할 거리가 하나 늘어났다.
“그게 정말입니까?”
“예. ‘최대치’라 바로 진행했습니다.”
뜻밖의 소식.
호영은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전화기를 들었다.
돈 많이 나간다고 펑펑 사용하지 못했던 국제전화였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따르릉-
-호영이냐?
“네, 아버지.”
-아이고 그래. 힘들었을 텐데 수고 많았다. 그리고 MOM축하한다.
걱정 어린 우황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호영도 같은 말로 대답했다.
“아버지도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음?
“이제 일하시지 말고 하고 싶으신 거 하시면서 푹 쉬세요.”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냐?
“이제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 연봉 올랐거든요.
-허허. 얼마나 올랐길래 우리 아들이 그런 말을 하는 걸까.
“16억이요.”
-시, 십육?!
“예. 추가수당까지 하면 20억은 훌쩍 넘는대요. 그러니 이제 푹 쉬셔도 돼요. 그 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아버지.”
-허허허···.
수화기 너머로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