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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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A매치 데뷔
허성수 감독은 몇 달 전부터 우호영을 뽑으라는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어째서 우호영을 차출하지 않느냐는 국민들의 의문어린 목소리가 많았다.
사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거의 확정된 상태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년이면 본선이다.
아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은 단 두 경기만 남은 상태.
6월 10일자 경기는 시간이 급박했기에 차출하지 못하더라도, 17일자는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우호영을 차출할 생각이었다.
무엇보다도 우호영의 광팬인 대한축구협회 조준형 회장이 지시한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차범곤과 갈등의 골이 깊은 허성수로서는, 우호영을 기용하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를 월드컵에 데려가지 않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커도 너무 커버렸어.’
우호영을 평범한 해외파 선수와 동일하게 다뤘다가는 큰 코 다칠 게 분명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국민의 원수가 될지도 몰랐다.
“별 수 있나.”
만일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호영을 팽한다면 모를까, 조준형 회장과 우호영은 이미 친분이 있었다.
따라서 우호영은 반드시 안고 가야할 카드였다.
아니, 모셔가야 하는 존재였다.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할 것을 16강에 진출시켜주고, 16강에 갈 것을 8강으로 가게해줄 기적의 선수가 바로 우호영이었으니까.
호영은 며칠 뒤 귀국길에 올랐다.
페도라에 선글라스로 무장한 그는 겉보기에 패션피플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사실 아디다스 키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브랜드가 없는 제품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루치가 비서처럼 딱 달라붙은 채 경호 겸 말동무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노브랜드 제품인데도 태를 잘 받네요. 모델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겠는걸요.”
“루치 씨의 패션센스 덕분이죠 뭐. 그런데 굳이 페도라와 선글라스까지 해야 되는······ 거 맞죠?”
“아직 계약한 브랜드가 없다, 라고 세상에 알리는 거죠. 굳이 공짜로 다른 브랜드를 홍보해줄 필요는 없잖아요? 그리고 축구선수도 연예인 못지않게 패션이 중요합니다. 제가 예전에 패션 좀 공부했었잖아요.”
“큭큭. 그거야 뭐 제가 더 잘 알죠. 그럼 다니엘라랑 도로시와도 아직 연락해요?”
“그럼요. 늘 친분을 유지하고 있죠. 다니엘라는 호나우두를 따라 밀라노에 가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사업도 잘 되는 모양이에요. 안 그래도 광고모델 관련해서 먼저 연락을 해오더라고요.”
호나우두의 부인 다니엘라는 밀라노에서 패션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호영과 스폰서십 후원을 계약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조건만 괜찮다면야 당연히 환영이죠.”
“그럼 추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호나우두도 이제 곧 은퇴를 한다고 하더군요. 기분이 좀 묘하겠어요? 지단도 은퇴하고 호나우두도 은퇴하고.”
“세상에 저만 이런 기분일까요. 축구계를 점령했던 두 개의 별이 동시에 지는데요.”
“하지만 세 개의 별이 동시에 떠오르잖아요? 그중에서도 호영 군은 거성(巨星)이 되는 겁니다! 시대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요. 펠레를 뛰어넘는 거죠.”
“월드컵 우승은 필수겠군요.”
월드컵 우승.
챔피언스 리그와 더불어 모든 선수들의 꿈이자 최대의 목표이다.
대한민국대표팀으로는 어림도 없는 꿈이겠지만, 그렇다고 귀화를 하자니 만 23세까지 국가대표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는 페널티가 너무 컸다.
몇 년 뒤에라도 피파의 축구철학이 바뀐다면 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지만, 호영이 알고 있는 미래대로라면 사실상 불가능했다.
축구계를 뒤흔들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이번 월드컵은 반드시 나가고 싶었다.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호영은 그곳을 빠져나와, 마중을 나온 대한축구협회의 실무진과 함께 종로에 위치한 축협본사로 직행했다.
이후에는 조준형 회장과 허성수 감독과의 자리를 가졌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챔피언스 리그 골든 슈, 진심으로 축하해. 새벽에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어.”
“우리나라의 자랑이지, 자랑이야. 허허허.”
스페인이 호영에게 귀화요청을 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호영의 마음이 바뀌지 않게끔 다방면에서 애를 쓰고 있었다.
항공모함과도 같은 전력의 우호영을 놓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어지간한 해외파면 갑질을 하며 컨트롤하려 들었겠지만, 우호영의 경우는 달랐다.
허성수 감독이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호영이 네가 대표팀의 전력에 보탬이 되어줬으면 해.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너를 늦게 부른 감도 있지만 잘 따라와 줬으면 하고.”
“그래. 호영이 네가 최연소로 월드컵에 나가서 경험을 쌓고,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호영이 네 생각은 어떠니?”
지금 이러한 상황에 호영은 살짝 당혹감이 들었다.
정녕 자신이 알고 있던 대한축구협회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정치적인 것은 딱 질색이었고, 그런 걱정 없이 축구만 할 수 있다면야 상관없었으니까.
호영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6월 17일.
월드컵 최종예선전 엔트리에 우호영의 이름이 포함되자, 국내축구 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더욱이 상대는 4년간 이겨본 적이 없는 이란이었기에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여기는 서울상암월드컵 경기장입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곧 시작될 예정입니다. 여기 박문석 해설위원이 함께 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해설을 맡은 박문석입니다.] [예.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로서는 무승부만 거둬도 1위로 진출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번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3년간 이란과의 전적을 보자면 3무 1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독 이란에게 약하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오늘 그 징크스를 반드시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허성수 감독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어요. 사실 우리 국민들이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습니까? 어째서 우호영을 차출하지 않는 거냐는 문의전화가 축구 협회에 매일 수십 통씩 온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찾아왔어요. 우호영 선수가 최연소로 A매치에 데뷔를 하게 될 그날이 말이죠.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석, 셀틱의 기성룡, 볼턴의 이청룡과 어떠한 호흡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가 큽니다.]오늘 경기를 두고 이러한 의견이 하나 있었다.
우호영이 합류하면서 팀의 전력은 대폭 상승하겠지만 조직력이 망가질 거라는 의견.
그도 그럴 게, 호영은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실전에서 같이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훈련을 몇 날 며칠간 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박주형과 투톱으로 나선 호영은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상대는 이란이야.’
호영은 경기가 시작한 이래로 여유롭게 움직이며 공격을 조율하였다.
좌측 미드필더로 기용된 박지석과 호흡을 맞추며 측면 빌드업을 쌓아갔다.
전반 종료 직전 찬스가 나왔지만 박주형의 슈팅이 골대를 넘기는 바람에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캡틴 박지석은 엄지를 척 내세우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호영의 눈이 그쪽으로 향했다.
[박지석]보유재능
-두 개의 심장(U)
-경이로운 활동량(S+2)
-훌륭한 민첩성(A+2)
-칼날처럼 매서운 판단력(A+2)
-뛰어난 전술이해도(A+)
(조건을 만족할 시 한 가지 재능을 탐할 수 있습니다.)
(S등급 이상은 히든조건을 달성해야 탐할 수 있습니다.)
(조건1: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같이 선발출전하기)
(조건2: 공격 포인트 기록)
(조건3: 경기에서 승리하기)
(히든조건: 재능 1개 이상을 탐할 시 개방)
상황이 바뀌어서 그런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봤을 때랑 조건이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덕분에 재능을 탐하기가 매우 쉬워졌다.
더구나 박지석의 심장이라면, 네드베드에게 얻어온 ‘경이로운 체력(S+3)’과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터였다.
경기의 흐름은 가속화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타악!
[박지석의 침투패스가 중앙을 가릅니다!] [뒷공간으로 빠지는 공! 우호영이 저돌적으로 파고듭니다! 공을 터치하자마자 슈우우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올!]단숨에 벌어진 일.
전반종료 직전, 우호영이 A매치 데뷔 골을 만들어냈다.
경기장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국 축구팬들이 바랐던 게 바로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항상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던 대표 팀에 우호영 선수는 단비 같은 존재입니다.]1대0.
대한민국이 리드를 가져가며 전반전이 종료되었고, 곧이어 시작된 후반전도 딱히 다를 것 없이 대한민국이 경기를 주도하였다.
우호영의 존재만으로, 이란 선수들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
[후반전 시작되었습니다.] [포메이션이 뒤바뀌는군요. 대표팀이 평소에 잘 쓰지 않던 4-2-3-1인데요. 우호영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두고 좌우 날개에 박지석과 이청룡을 두었네요.]대한민국 대표팀에는 사령관의 역할을 담당해줄 선수가 없었기에 쓰지 못했던 전술이었으나 이제는 달랐다.
후반전의 우호영은 지휘자의 역할을 맡아 색다른 능력을 선보였다.
대한민국이 공을 잡을 때면 모든 공이 호영의 발밑으로 모여들었다.
모든 공격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툭.
[우호영이 공을 잡습니다.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지는 기분입니다. 이란의 수비진이 긴장했다는 게 확실히 보여요.]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호영 선수는 세계적인 선수이지 않습니까? 그런 우호영이 공을 잡고 있으면 저라도 무서울 것 같네요.]총 여섯 명으로 구성된 이란의 수비진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앞세워 호영에게 촘촘한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호영은 서커스 수준의 발재간으로 둘의 압박을 차근차근 벗겨내며 볼을 빼앗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볼 흐름을 조절하였다.
때로는 느리고 여유롭게, 때로는 성난 파도처럼 거칠고 빠르게 패스를 돌리며 이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팀원들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고개가 절레 돌아가고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는 아니었다.
혹여나 그럴 것 같으면, 호영이 직접 공을 몰고 나가 이란의 수비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대한민국 대표팀, 수준을 뛰어넘는 경기력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우호영이 2선과 중원의 전 범위를 커버하고 있어요. 덕분에 우리로서는 좌우 측면에 엄청난 여유가 생기고 있습니다. 혼자서 필드의 반코트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박지석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하더니, 결국 이란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타악!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쇄도하는 박지석의 땅볼크로스!] [우호영이 달려갑니다!]중앙 수비수 호세인 카에비(Hossein Kaebi)가 튀어나갔지만, 이미 정확한 곳에 위치를 잡고 있던 호영의 발보다는 느렸다.
그러자 순간, 호세인 카에비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슛이다.’
그래서 슈팅각도라도 좁히고자 몸을 날려보았다.
하지만 호영의 동작은 슈팅이 아닌, 드리블로 이어졌다.
타아악!
[슛 페인트로 호세인 카에비를 따돌리는 우호영! 박스 안쪽 우측 공간으로 파고드는데요!]페널티 박스 안은 그야말로 난전.
순간 호영의 눈이 매섭게 구부러졌다.
골포스트 반대편에는 박주형이 공간을 찾으러 움직이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세 명의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그리고 장신의 수비수 하나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모하마드 노스타리(Mohammad Nostari)가 우호영에게 달려듭니다.] [우호영! 침착하게 대응해야합니다!]“흡!”
발을 넣었지만 호영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공을 뒤로 빼냈다.
동시에 전방으로 한 번 더 드리블을 치고 나갔다.
[우호영, 골라인 아웃되지 않게 조심해야합니다. 이제는 크로스를 올리든 패스를 하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거기서는 슈팅각도가 보이지 않아요. 수비수들도 다 들어찬 상황이라 뒤로 공을 빼던지 반대편으로 공을 보내줘야 해요.]해설진의 의견이 상식적으로 옳았다.
다만 상식을 벗어난다면 얘기는 달랐다.
뻐엉!
[··· 음?!]무각(無角)에 가까웠지만 슈팅은 거침없이 쏘아져나갔다.
그리고.
철렁!
제대로 스핀을 먹고 크게 회전한 공은, 골대 반대편으로 아름다운 궤도를 그리며 빨려 들어갔다.
앙리에게서 탐해온 감아 차기의 재능과 카를로스의 스핀킥이 만들어낸, 예술적인 왼발 감아 차기였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올! 골입니다! 말도 안 되는 각도에서 골을 욱여넣는 우호영!] [와······ 보고도 믿겨지지 않네요. 박스 안 난전상황에서의 무각도 슈팅은 매우 희귀한 장면입니다.] [대단합니다. 두 번의 슈팅에서 두 골을 모두 넣었어요. 엄청난 골 결정력입니다. 우호영이 오늘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군요!]이후 이란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경기는 2대1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호영은 ‘두 개의 심장(U)’을 탐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이 이란을 4년 만에 꺾습니다. 정말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나이로 고작 17세의 소년이 A매치에 데뷔해서 이런 활약을 보여주다니요.]우호영의 느닷없는 합류로 인한 팀의 조직력 붕괴?
이란을 상대로 그런 것은 필수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우호영이 전력에 추가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이번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이라는 성과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허성수는 생각했다.
대한민국 명장(名將)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는 당장에 호영에게 달려가 절이라도 할 기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