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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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죽음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1)
“우오오오오오오오!”
경기종료와 동시에 벤치에 앉아있던 맨 시티의 선수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선수들,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맨 시티가 EPL을 호령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저기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있는 알무바라크 회장과 만수르 구단주가 보이는군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런던까지 찾아와줬어요.]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찾아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리그 2연패.
본격적으로 맨 시티의 시대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남은 대회는 FA컵과 유럽 챔피언스 리그.
FA컵은 이미 4강전에 진출하여 에버튼과의 결전을 앞두고 있었고, 유럽 챔피언스 리그 또한 4강전에 진출한 상태였다.
[이제 남은 건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을 제패하는 일입니다. 유럽의 왕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렇습니다. 우호영 선수가 시즌 초 말했던 목표, 전관왕이 정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득점 목표치로 알려진 리그 50골도 코앞이에요.]호영은 금일 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47호 골을 달성하였다.
목표치인 50골까지 고작 3골 남은 상황.
남은 경기 수는 5경기.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목표치를 이룰 수 있었다.
MOM으로 선정된 호영은 인터뷰에서 그에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올 시즌 50골이라는 목표치에 거의 달성하셨는데요. 현재 라 리가에서 리오넬 메시 선수 또한 47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먼저 50골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습니다.”
“메시와의 경쟁에는 더 이상 흥미가 없다는 건가요?”
“그런 말이 아닙니다. 리그 50골, 물론 제가 예전부터 꿈꾸던 엄청난 기록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제 진짜 목표치가 아닙니다.”
“예?”
기자는 하도 놀란 탓에 마이크를 놓칠 뻔했다.
18년 전 뉴캐슬의 앤디 콜이 넣었던 달성한 리그 34골.
17년 전 블랙번의 앨런 시어러가 도달하였던 리그 34골.
그것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 바로 호영의 올 시즌 목표였다.
그런데 그런 대기록마저 최종목표가 아니라고 하니 듣는 이로써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것보다 더 높은 목표치는 무엇이란 말인가.
순간 호영이 입을 떼자 인터뷰룸이 적막에 휩싸였다.
믿을 수 없는 말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 제 개인 목표는 한 시즌 클럽 통산 100골 이상입니다.”
이전 기록은 게르트 뮬러가 지니고 있던 67골.
올 시즌 호영의 기록이 74골로, 이미 세계 신기록을 갱신한 상태였다.
올 시즌을 끝까지 잘 마무리 짓는다면 어쩌면 90골까지도 달성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호영이었다.
한 시즌 클럽 통산 100골.
출전하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2골 이상씩 넣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내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목표였다.
“아아, 그렇군요. 정말 터무니없는 수치이지만 우호영 선수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하죠.”
거기서 마무리 짓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아, 잠깐. 100골이 다음 시즌 목표라고 했나요? 최종목표가 아니라?”
“네. 최종목표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고작 19살.
공격수의 최전성기라고 일컬어지는 20대 중반.
최종목표는 그 무렵은 되어야 논할 수 있을 터였다.
아직도 탐하지 못한 재능이 많았다.
현역 선수들은 물론 은퇴한 레전드들까지 다 탐해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고 싶었다.
호영은 인터뷰를 하는 지금 와중에도 가슴이 쿵쿵 뛰어 미칠 것 같았다.
오늘 경기에서 선보였던 재능은 문자 그대로 초월적이었으니까.
“그럼 한 가지 꼭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이거야말로 세계의 수많은 네티즌들이 가장 궁금해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스포츠 기자들은 경기가 끝날 무렵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피며 인터뷰 내용을 구상하거나 수정한다.
특히 이렇게 중요한 빅 매치 같은 경우에는, 전담 어시스트가 실시간으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반응을 전달해주기까지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거의 모든 축구 팬들이 한입 모아 말하고 있습니다. 후반전에서 보여주었던 움직임,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에시앙과 미켈을 순식간에 따돌렸을 때의 움직임.
그를 두고 현재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었다.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시간이 좀 지나고 슬로우 모션 영상까지 뜨자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에 따르면, ‘우호영이 소림사에서 쿵푸를 배웠다’고 하더군요.”
“저는 소림사에 가본 적도 없습니다.”
“하하. 그럼 어떻게 된 일이죠? 점프력도 몰라보게 높아졌다는 의견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보셨다면 잘들 보신 겁니다. 성인이 되고 난 뒤로는 신체능력 향상에 몰두하고 있거든요. 그게 이번 경기에서 잘 드러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아아······. 놀라움의 연속이네요. 사실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가 명확한 선수들이 대다수인데,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호영 선수는 재능이 엄청나다고밖에 할 수 없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더 노력해야죠.”
그날의 경기는 시간이 지나도 네티즌들의 관심이 식을 줄을 몰랐다.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한 것보다 호영의 활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축구하다가 싫증 나면 농구 배워서 NBA 진출해도 될 듯]└진짜 뽕 맞고 경기하는 거 아니냐?
└그럼 도핑에서 걸렸겠지. 우호영 도핑 구설수 오른 적 한 번도 없잖아. 논란될까 봐 일부러 감기약도 안 먹는다는데.
└이게 바로 김치파워다. 숙성되면 숙성될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법이지.
└ㅋㅋ은퇴 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종목 바꾸면서 스포츠계 다 휩쓸어도 되겠네.
└진짜 운동에 필요한 모든 유전자를 다 가지고 태어난 듯.
└다음 시즌에 진짜 100골 넣을 것 같아서 두렵다. 그럼 매 경기 때마다 치킨 시켜놔야 되잖아. 돈이 얼마야?
└여담이지만 가만 보니 레알 마드리드가 생각나네. 저번에 마드리드 가보니까 칼데론 회장 사퇴 시위하고 난리 났던데 ㅋㅋㅋㅋ
맨체스터 시티가 부흥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비교 대상에 올랐다.
그도 그럴 게, 그들은 바르셀로나에게 리그 2연패를 내어주게 생겼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못한 게 아니었다.
호영이 있으나 없으나 레알 마드리드는 여전히 최고의 클럽 중 하나였고, 그들은 호영이 떠난 이후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다만 트로피를 몽땅 빼앗긴 것은 바르셀로나가 상상 이상으로 잘한 탓이었다.
반격.
지난 몇 년간 레알 마드리드에게 당했던 것들을 되갚기라도 하는 듯 미친 듯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 탓에 레알 마드리드는 무관의 위기에 닥치게 되었다.
리그 우승은 이미 물 건너간 셈이나 마찬가지고, 국왕컵은 떨어진 지 오래였다.
그들에게 남은 건 유럽 챔피언스 리그가 전부였다.
물론 그 대회에서만 우승해도 모든 여론을 뒤집을 수는 있었다.
리그든 리그컵이든 가장 중요한 건 단연 챔피언스 리그니까.
즉, 빅 이어가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가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챔피언스 리그 준비에만 몰두하는 것도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그때, 최악의 상황이 그들에게 닥쳐왔다.
바로 오늘 오후에 발표된 4강 대진표였다.
[2011-2012 챔피언스 리그 4강 대진표] [바르셀로나 vs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vs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오는 4월 23일 맨체스터 시티와 UEFA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격돌]상대는 다름 아닌 맨체스터 시티.
결승전에 오르기도 전에 단독 우승 후보와 만나고 말았다.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빅이어를 들어 올리기 위해서는 어차피 꺾어야 할 상대였다.
하지만 이게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첫 번째 경기 장소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라는 것.
더욱이 세상에 완벽한 전술이란 없다.
아무리 강해도 분명 약점이 있기 마련.
그게 드러나더라도 금방 없어져서 그렇지, 그것을 잘만 노린다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올 시즌 맨 시티가 무승부를 거둔 경기를 분석한다면 길이 열릴지도 몰랐다.
레알 마드리드의 마누엘 펠레그리니(Manuel Pellegrini) 감독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결전의 날인 4월 23일.
그날만을 위해 지금부터 쭉 올인할 작정이었다.
4월 14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은 엄청난 열기로 가득 찼다.
맨체스터 시티와 에버튼의 FA컵 4강전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
[맨 시티가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원에서의 움직임이 아주 좋네요. 특히 펠라이니가 맹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어요.] [예, 뭐 아무래도 친정팀을 상대하는 펠라이니로서는 더욱 각별한 경기일 테니까요.]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했으면 더 했지, 친정팀이라고 봐주는 일 따위는 없었다.
더욱이 FA컵 4강전이 아니던가.
여기서 이기면 바로 결승전.
선수들 모두가 긴장감을 놓지 않은 채 경기에 열중하였다.
바로 전반 32분경.
“영!”
타악!
철렁!
맨 시티는 안정된 중원을 바탕으로 전반 32분경에 선제골을 쏘아 올렸다.
이니에스타의 킬 패스와 호영의 절묘한 라인 브레이킹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선제골을 기반으로, 2·3번째 골을 연달아 넣어 경기에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진짜는 지금부터였다.
앞으로는 정말 위험한 상대들만 상대해야 했기에 더욱 더 집중해야 했다.
다음날 오후.
에티하드 캠퍼스 감독실.
펩 과르디올라는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 대비하기 위해 호영과 단둘이 자리를 가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홈에서 단 1패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의해야 돼. 그에 반해 우리는 챔피언스 리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유의해야지.”
과르디올라의 말은 사실이었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많은 홈경기 중 바르셀로나에게만 패배를 내주었다.
그만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마드리드였다.
그런 점을 강조하며 과르디올라가 말을 이었다.
“그들은 벤제마와 호날두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침투 플레이를 펼칠 확률이 높아. 관건은 상대의 수비 전술인데, 그것에 따라 우리도 전술을 변경해야겠지.”
“어떻게 말입니까?”
“만약 상대 수비수가 전방 압박을 가하면, 네가 2선으로 내려가 공을 직접 조달해. 그 반대라면 최전방으로 올라가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고.”
“맞불을 놓는 거군요.”
“그래. 어느 쪽이든 상대는 우리와 전면전을 피하려고 들 거야.”
그 말이 백 번 옳았다.
우호영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하려는 무모한 감독은 세상에 없을 테니까.
“그럼 제가 개인기를 통해 상대의 라인을 아래로 확 끌어당기겠습니다. 그 사이에 베일과 아자르가 비대칭으로 침투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 같은데요.”
“스위칭도 괜찮겠군.”
“동감입니다.”
둘은 마음이 잘 맞았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금방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자세한 부연설명을 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라모스가 중앙 수비수로 출전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돼. 빠른 발과 순발력을 앞세워 자네의 볼 키핑을 방해하려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내 말은 그가 자네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우리의 완전한 플레이를 조금이나마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욱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죠.”
호영은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하루하루 초월이 진행되면서 신체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집으로 가나?”
“훈련장이요.”
“오늘은 푹 쉬지 그래?”
“아뇨. 호나우지뉴와 약속이 있습니다. 같이 개인기에 대해 연구해보기로 했거든요.”
“······ 그렇군.”
“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호영이 나가자, 과르디올라는 자신도 모르게 전술노트를 펼쳤다.
“허허. 배움에는 끝이 없다지만······.”
두어 시간만 쉬려고 했지만 호영의 말을 들으니 그럴 마음이 싹 가셨다.
“좋네.”
몸은 피곤할지 몰라도 마음은 풍족했다.
지금이 바로 자신의 최전성기가 아닐까 싶었다.
한편으로는 이 행복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무조건 우승뿐이다.’
그것만 생각해도 머리가 복잡한데 상념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양 팀 선수들과 코치진은 하루하루 공을 들여가며 경기를 철저하게 준비하였다.
그런데 그 외에도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이른 아침.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회장실.
“이곳을 우호영의 무대로 만들 수는 없어.”
칼데론 회장이 창밖을 바라보며 비장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