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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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전관왕을 향해(3)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압박이다.
그만큼 탈압박이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꼽히는데, 강팀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탈압박 능력이 뛰어나다.
그 때문에 어지간한 압박으로는 강팀을 상대로 만족할만한 이득을 취할 수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3면 압박.
선수 세 명이서 삼각편대를 만들어, 상대를 바깥에서 안으로 가두면서 공을 빼앗는 전술을 뜻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현대 축구를 휘어잡을 수 없었다.
전술이 좋아지면 그만큼 선수의 테크닉도 성장하기 마련.
그와 같은 전술이 등장하면서 축구선수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점점 더 늘어났다.
탈압박이 보다 더 중요해졌고, 그러한 압박에도 버틸 수 있는 선수들이 양성되어왔다.
대표적인 예로 이니에스타나 다비드 실바.
기본적으로 발재간이 좋은 스페인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탈압박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3면 압박도 결국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바로 4면 압박.
상대 선수가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사방에서 포위해 공을 빼앗는 전술을 뜻한다.
그렇게 되면 탈압박에 능한 선수라 할지언정 공을 빼앗기기 마련이다.
가령 뺏기지 않더라도,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후방으로 공을 돌려야 하는 신세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4면 압박은 선수들의 체력이 심하게 소모된다는 문제 때문에, 현재까지는 그 전술을 주로 사용하는 팀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가령 쓴다면, 상대 팀에 그만큼 탈압박에 능한 선수가 있을 때.
그래서 강팀을 상대로 그런 전술이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특급 크랙의 발을 묶어내기엔 그만큼 좋은 전략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통하지 않는 괴물이 하나 있었다.
[우호영 선수, 압박이라면 통째로 씹어 먹는 선수이지 않습니까?] [두말하면 잔소리죠. 장담컨대, 바르셀로나가 이런 식의 전술을 준비한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우호영을 막아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여요.]6면 압박.
바르셀로나가 그런 극단적인 전술을 꺼내든 것은 바로 우호영을 막기 위함이었다.
[현대 축구는 어느 팀이 더 압박을 잘 하느냐, 어느 팀이 압박에서 잘 벗어나느냐, 그것이 관건입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일단 바르셀로나가 준비한 무기는 좋아 보이네요. 괜히 그런 소문이 나돈 게 아니었어요.] [동감입니다. 정말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같습니다.]일전에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6명의 선수들을 이용해 우호영의 공을 뺏어내려고 시도한 적은 있었으나, 전술이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정형화된 적은 처음이었다.
우호영에게 도전의식을 가지고 있는 전술가들과 여러 감독 및 코치들이 머리를 맞대고 몇 날 며칠을 고심하여 완성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훈련한 대로만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티토 빌라노바는 속으로 가능성을 점쳤다.
우호영만 막는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쉽게 상대할 수 있을 터였다.
‘녀석들이 대단한 건 맞지만, 우리를 상대하기엔 아직 어려.’
에덴 아자르, 가레스 베일, 다비드 실바, 펠라이니, 콤파니 등 아직 기량이 전부 다 올라오지 않은 유망주들이었다.
경험이 매우 부족한 점을 노린다면 이기고도 남았다.
그렇다고 마음이 마냥 편안한 것만은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서, 외부의 힘을 빌렸다는 것은 자존심을 다 버린 짓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래서 빌라노바는 외면했다.
감독으로서의 개인적인 명예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현재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팀이었다.
성공한다면 트로피는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남들이 이루지 못할 영광을 들어 올릴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었다.
상대는 무려 우호영이 아니던가.
새로운 전술이 나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금세 파악할 수 있는 선수.
더구나 상대는 우호영 뿐만이 아니었다.
전술 천재 과르디올라가 항상 그의 곁을 보좌하고 있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호영은 세기의 천재에요. 사실 무슨 전술을 들고 오든 실력으로 부숴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죠. 우호영이 전술을 파악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으면 10분에서 길면 30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바르셀로나로서는 그 안에 승부를 봐야 하겠습니다.]안 그래도 호영은 벌써부터 바르셀로나의 전술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다.
‘4면 압박. 게겐 프레싱의 기반이 되는 전술이지.’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
그것은 가까운 미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도입했어야 할 혁신적인 전술이었다.
헌데 미래가 뒤바뀌었다.
4면 압박을 넘어 6면 압박이라는 전술이 벌써부터 체계화되기 시작하였고, 심지어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 등장하기까지 했다.
우호영의 존재 때문에 전술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었다.
적게는 2~3명, 많게는 5~6명까지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호영이었지만, 이런 경험은 흔치 않았다.
‘확실히 맨유의 압박보다는 조직적이야.’
당시 퍼거슨이 준비했던 압박이 급조되었던 것이라면, 이것은 보다 더 다듬어진 세련된 전술이었다.
양질의 압박.
압박을 가하는 선수 하나하나가 월드클래스라는 점이 호영을 더욱 더 버겁게 만들고 있었다.
한 사람이 2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가 높은 선수들이어야 가능했다.
[바르셀로나의 3선을 보십쇼. 사비, 파브레가스, 부스케츠, 피케, 마스체라노, 푸욜이 하나의 몸이 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을지 안 봐도 비디오네요.]제 하나같이 전술 이해도가 뛰어난 그들은, 최대한 많은 지점을 선점하면서 효율적인 6면 압박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중원으로 흘러가는 공. 아아! 펠라이니가 끊어냈어요. 공은 바로 이니에스타에게로.] [이니에스타, 곧바로 우호영을 바라봅니다. 빈 공간을 찾아 내려오는 우호영!]맨체스터 시티는 평소와 같은 플레이를 구사하였다.
최전방에서 어슬렁거리던 호영이 갑작스럽게 2선으로 내려오면서, 공을 직접 받아와 공격을 전개시키는 전술이었다.
호영의 순발력과 필드장악력 때문에 알아도 막지 못하는 전술이기도 했다.
그런데.
[······ 오오오!] [우호영! 조심해야겠는데요!!]순간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공이 이니에스타의 발을 벗어나자마자, 그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6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한 지점으로 달려든 것이었다.
그 지점이 바로 호영의 목적지였다.
퍼억!
[먼저 어깨를 집어넣는 부스케츠!] [푸욜도 따라붙었어요!]가장 먼저 도착한 호영이 공을 받기도 전에 부스케츠가 먼저 몸싸움을 걸었다.
우측 풀백으로 출전한 푸욜 역시 반대편에서 들어와 몸싸움에 가담하였다.
호영이 볼을 가지고 놀기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바르셀로나가 준비한 전술이 바로 이것이었다.
6명의 선수들이 팀 단위로 움직이며 최대한 많은 구역을 장악하고, 주요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우호영에게 패스가 넘어가기 전에 공간을 죽이는 것.
부스케츠는 호영과의 몸싸움에서 튕겨나갔지만, 뒤이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따라붙으면서 시간을 더 벌 수 있었다.
[피케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마스체라노가 계속해서 3선을 오가고 있던 게 저것 때문이었군요!]일명 ‘지우개’라고 불리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단신에도 불구하고 몸싸움이 대단한 그였지만, 단 1초 만에 역으로 호영에게 지워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도착한 피케가 팔을 집어넣으면서 시간을 더 벌었다.
그러는 틈에 사비가 공을 잡았다.
직후 도착한 호영이 발을 집어넣었지만 헛수고.
아무리 세계 정상급의 태클실력을 가졌다고 해도, 사비의 탈압박 능력 또한 최상급인 이상 쉽게 공을 뺏어낼 수 없었다.
직후 사비는 바로 옆에 있던 파브레가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공을 안전하게 지켜냈다.
맨체스터 시티가 자주 쓰는 공격 패턴을 모조리 몸에 익힌 뒤 혹독한 대응훈련을 한 결과였다.
‘된다!’
‘그래, 이거지!’
‘좋아, 가능성이 보인다.’
바르셀로나의 진영에 짜릿한 전율이 감돌았다.
라 리가 우승이 거의 확정된 이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훈련을 해왔는지 모른다.
반드시 맨 시티를 만날 거라는 보장도 없었건만, 오늘 이 전술을 실현시키기 위해 2달 전부터 혹독한 훈련을 해왔다.
맨 시티를 이길 수 있는 전술이라면, 누굴 만나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그 힘들었던 시절들이, 보람찬 나날로 변한 순간이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답답해지는 양상이네요. 아직은 경기 초반이긴 하지만 확실히 바르셀로나가 좋아 보입니다.] [글쎄요. 과연 바르셀로나가 우호영의 발을 계속해서 묶어낼 수 있을까요? 우호영은 같은 전략에 계속 당해줄 사람이 아니거든요.]해설자는 그렇게 예상했다.
우호영은 대처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한 선수였으니까.
그런데 전반 9분.
공격에 실패한 바르셀로나가 맨 시티에게 공을 내어줄 무렵이었다.
[이니에스타에게 흘러가는 공, 바로 다비드 실바에게 내어줍니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다비드 비야의 전진압박. 다비드 실바가 후방으로 공을 뺍니다. 안전하게 공을 받아내는 펠라이니.] [아까처럼 패스가 끊길 것을 염려하여 공격 전개를 바꾼 것 같습니다.] [그렇죠. 상대가 공간을 점유하는 이상, ‘우호영 존’으로 한 번에 연결하는 것보다는, 후방 빌드업을 통해 공을 안전하게 조달하는 것이 나을 테니까요.]과르디올라의 지시였다.
임시방편이긴 했지만,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터였다.
[이어 펠라니이가 전방을 바라봅니다. 이니에스타에게 짧게 내어주는군요.]찰나 이니에스타의 고개가 전방을 향해 돌아갔다.
동시에 눈빛이 매섭게 빛나더니, 순간적으로 그의 발목이 돌아갔다.
2선이 아닌 최전방 뒷공간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킬 패스.
피케와 마스체라노가 라인을 높인 틈을 노린 공격전개였다.
[뒷공간을 향해 우호영이 달려갑니다!] [어, 어어어! 말씀하신 순간!!]타악!
사비 에르난데스.
그의 발밑에서 공이 멈춰 섰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슬라이딩 태클!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가까스로 차단합니다!] [와아, 저걸 저기서 잘라내는군요. 과연 엄청난 시야입니다. 사비 에르난데스가 이니에스타의 패스 활로를 훤히 읽고 있어요.] [그럴 만도 하죠. 둘이 함께한 세월이 몇 년입니까. 왜,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이니에스타를 별명으로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사비라는 말이요.]시야에 있어서는 사비 에르난데스가 이니에스타보다 한 수 위.
맨체스터 시티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이니에스타의 플레이가 간파당하자, 경기의 흐름이 바르셀로나 쪽으로 기울어갔다.
직후 사비는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파브레가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에 나섰다.
한 번에 이어진 역습.
[바르셀로나가 팀 단위로 공격에 나섭니다. 6명이서 대형을 유지하며 운반자의 탈압박을 도와주고 있어요.]바르셀로나의 육각편대는 압박을 할 때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공격을 할 땐, 그 주위의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가담해 탈압박을 도와주었다.
전방에서는 메시-비야-산체스-파브레가스-사비-부스케츠로 이뤄진 육각편대가 활약하면서, 맨체스터 시티가 추구하는 3면 압박에서 벗어났다.
매우 고도화된 섬세한 전략이었다.
아쉽게도 메시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긴 했지만, 확실히 성과가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벤치.
아니나 다를까, 과르디올라가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우호영을 불러냈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대처방안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지금부터 전반전이 끝날 때까진 플랜을 변경한다.”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대번에 알아들은 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그런 호영의 어깨를 과르디올라가 어루만지며 입을 뗐다.
“무리하지 말고.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씨익.
호영은 어렴풋이 미소를 띠며 피치 위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면서 눈을 감았다.
‘이제부턴 혼자다.’
축구경력 11년차.
위기의 순간 때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경이로운 원맨쇼.
지금부터 그것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수반되기 마련.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나 무릎이었다.
무릎이 아무리 튼튼해도, 경이로운 플레이를 펼치려면 큰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괜찮아.’
자신의 몸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
더구나 이럴 때 쓰라고 지금껏 소중히 아껴놓았던 무릎이 아니던가.
육체 또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상태였으니 크게 걱정할 건 없었다.
‘딱 20분만 최고전력으로 가자.’
호영은 중원으로 내려갔다.
경기를 강제로 뒤집어놓을 작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