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the world's greatest predator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세계수 엘레이아 (1)
지훈의 반응에 겔리메르가 웃으며 모루 위에 감싸진 천을 풀어냈다.
샤르르~ 화아악! 스으으~
천을 걷어내자, 칠흑빛의 묵검이 엄청난 한기와 예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크크크크! 나의 작품이 어떠한가? 단언컨대 내가 만든 놈 중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네. 어서 들어보게나.”
터벅터벅! 스윽~ 텁!
겔리메르의 말에 천천히 다가가 검을 움켜쥐자, 이전의 빙룡검과 다르게 오히려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크윽! 뭐야? 이 검…….”
“맘에 드는가? 그 녀석도 자네가 맘에 드는 것 같구만, 크크크크!”
크르르르!
순간 검명이 낮게 울리며 지훈의 머릿속으로 사자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 레스?’
그동안 자신이 소환하던 레스의 익숙한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겔리메르를 쳐다봤다.
“이거 설마?”
“눈치챘나? 자네의 옷과 결합해서 만들었네. 완전 지상 최강의 검일걸세, 크크크크!”
“뭐? 미친 내 옷이랑 합쳤다고?”
겔리메르의 말에 당황한 지훈이 서둘러 검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이템]장비 :무기(한손검)
이름 : 사룡의 묵검
내구도 : 10,000/10,000
등급 : 레전드리+
[효과1 : 하루에 한 번 사용자의 의지로 원하는 모든 죽음을 거부한다.효과2 : 사용자의 의지가 더 강할 시 원하는 모든 대상을 어둠과 완벽하게 동화시킨다.
효과3 : 베어낸 대상의 마나를 흡수한다.
효과4 : 검에 마나를 축적할 수 있다.
효과5 : 사자멸식 ― 흡수했던 모든 마나를 한꺼번에 방출한다.] [정보 : 대륙 6대 수호자 중 한 명인 블루 일족의 수장 하이넨과 사왕 레스의 힘이 담긴 검이다. 드워프왕국 최고의 장인인 겔리메르가 하이넨의 빙룡검과 레스의 흑포를 조합하여 만들었다.]
“와… 미친…….”
아이템을 멋대로 합쳐버린 겔리메르에게 화내려던 것도 잠시.
정보를 확인한 순간, 말도 안 되는 성능에 그만 넋이 나간 지훈이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를 못 하고 실성하기 시작했다.
“이히히히~ 크하하하! 이거 완전 사기잖아!”
“크하하하! 어떠냐! 나의 솜씨가!”
“여윽시! 우리 위대하고 위대하신 최고장인 성님! 랄부를 탁 칩니다! 크으~!”
“크하하하! 덕분에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그만 썩 꺼져라.”
“예이~ 다들 꺼지자! 나가!”
기분이 좋아진 지훈은 내시마냥 겔리메르의 비위를 맞추면서 일행들을 이끌고 대장간을 빠져나갔다.
‘크하하하! 멍청한 녀석, 남은 재료는 내가 잘 써주마.’
“뭐해! 다들 구경났어? 일해! 이놈들아!”
드워프들은 지훈이 입구를 나가자마자 웃음을 주체 못 하는 겔리메르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훈을 대신해 저주를 퍼부어줬다.
‘불쌍한 인간…….’
‘한 명 당했구먼…….’
한편 너무나도 흡족해하는 지훈을 두고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었던 갈리벨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는 지상으로의 길을 안내해줬다.
“크흠… 맘에 든다니 다행이구먼…….”
‘분명 아이템 하나 더 나올 만한 재료였을 텐데…….’
“히히히~ 완전 대박인데?”
“크흠… 이쪽으로 따라오시게 지상으로 보내주겠네.”
“아! 그래? 빨리 가보자고~ 히히히히~”
서둘러 갈리벨을 따라 지상으로 나오자 진한 혈향이 멀리서부터 퍼져왔다.
“어? 다들 대기.”
“왜 그러냐 대장? 어? 피 냄새다!”
“어디선가 싸움이 벌어졌나 보군.”
하우젤의 말에 지훈은 화안을 발동해 일대를 살피기 시작했다.
지훈의 시야가 넓혀지고 점점 혈향이 퍼져오는 근원지가 눈에 들어오자 드워프들과 엘프들의 시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 아무래도 일이 틀어진 것 같은데? 사절단과 엘프들이 한 차례 충돌한 것 같아.”
“그게 사실이오? 으드득! 이 귀쟁이 놈들이!”
“기다려봐… 좀 더 살펴볼 테니.”
흥분한 갈리벨을 뒤로한 지훈이 화안을 집중하자, 이내 멀리 떨어진 곳에 도망치는 드워프 무리를 발견했다.
“찾았다! 가자!”
파바밧! 파앗!
지훈의 말에 일행들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자 전방에 엘프무리에게 쫓기던 드워프들을 발견했다.
“카렌! 니디!”
“알겠소!”
“나만 믿어라, 대장! 스톤 월!”
쿠구구! 화악! 파바밧! 슈화아악!
니디의 마법에 드워프들의 뒤쪽에 벽이 생성되고 지훈과 카렌의 신형이 뛰어넘어 엘프들에게 쏘아졌다.
“인간이다!”
“하아앗! 전부 때려눕혀!”
퍼버벅! 퍼억!
“커헉!”
“끄아아악!”
“강한 놈들이다! 조심해라!”
“강한 걸 알면 도망쳐야지, 멍청한 놈들아.”
화아악! 콰아앙!
지훈의 신형이 엘프들의 리더로 보이는 자의 품으로 파고들고는 그대로 가슴팍을 후려 차 날려버렸다.
이내 엄청난 위력에 날아가면서 나무들을 부러트리며 그대로 기절해버리자 부하들로 보이는 엘프들이 당황한 채 거리를 벌리고 경계하기 시작했다.
“멈춰라! 인간!”
“하우젤님?”
“이들은 그저 명령에 따르는 이들이다. 보내줘라…….”
“하우젤님! 어찌 드워프와 인간과 함께 있는 것입니까!”
“미안하다… 하지만 모든 건 세계수를 위해서니 너희들은 그만 물러가라…….”
하우젤의 말에 엘프들이 이도 저도 못 하고 있자, 지훈이 앞으로 나서서 엄청난 마나를 뿜어내며 위협했다.
쿠구구구! 화아악!
“전부 꺼져 죽기 싫으면.”
“크윽! 젠장! 대장님을 데리고 일단 후퇴한다!”
이내 엘프들이 기절한 대장을 챙기고는 뒤로 사라졌다.
“고맙다…….”
“뭐, 별 거라고 그나저나 드워프 형씨? 왜 쫓기고 있던 거야?”
엘프들을 쫓아낸 지훈이 대장으로 보이던 드워프에게 다가가 물었다.
“크윽! 저 망할 놈들이 우리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래서 본때를 보여주려다 그만… 썩을 귀쟁이 같으니라고!”
“아니, 거절했다고 다짜고짜 싸워? 그것도 놈들 영역 한복판에서? 아니 돌대가리야, 뭐야?”
“크윽!”
“하아… 어차피 크게 기대도 안 했으니 지금부터는 우리가 알아서 할 게 너희는 돌아가.”
“하아… 알겠다.”
“갈리벨, 이놈들 데려가 우리는 바로 이동할 테니까.”
“알겠네, 다들 조심하시게나. 다들 돌아갑세.”
이내 갈리벨이 부상 당한 드워프들을 데리고 사라지자 지훈이 다시 한번 화안을 발동했다.
화아악!
지훈의 시야가 멀어지는 엘프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나오나 볼까?”
“형씨, 아까부터 뭐하는 거요?”
“도망친 놈들을 보고 있어.”
“대장 어디 아프냐? 눈에 힘준다고 그게 보이냐?”
“아잇! 집중 안 되게… 조용히들 있어 봐.”
자꾸만 옆에서 집중 안 되게 방해하는 둘을 조용히 시키고는 이어서 화안을 집중해 엘프들을 따라붙자, 어느 순간 두통이 몰려오며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시야를 차단했다.
‘크윽! 젠장 무언가가 화안을 방해하다니 도대체 뭐지?’
지훈이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낀 하우젤이 다가와 말했다.
“그대가 무엇을 본지는 모르지만, 저 앞은 세계수가 있는 곳 그렇게 쉽게 들여다볼 순 없을 거다”
“그런가? 보통 나무가 아닌 건 확실하네. 일단 길을 안내해줘,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알겠다. 다들 따라와라.”
일행들은 앞장서는 하우젤을 따라 조심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 * *
“크윽! 서둘러 이 정보를 왕국에 전달해다오.”
슈화아악!
한편, 지훈에게서 도망친 엘프들이 서둘러 바람의 정령에게 방금까지 있던 일들이 담긴 전서를 맡겨 왕국에 보냈다.
“라카엘님! 방금 남쪽 경계 부근에서 온 전갈입니다!”
“무엇인가?”
“그것이 이것 좀 보십시오. 남쪽 레인저가 보낸 정령이 갖고 온 전서입니다.”
라카엘은 바람의 정령이 지닌 전서를 확인하고는 심각한 얼굴로 뮤리엘 대장로를 찾아갔다.
“대장로님, 안에 계십니까?”
“무슨 일이시오?”
“놈들이 경계 부근에 나타났습니다.”
“그게 사실이오?”
“이걸 보십시오.”
뮤리엘 대장로가 라카엘이 건넨 전서를 확인하더니 이내 서둘러 여왕이 머무는 곳으로 이동했다.
“여왕님, 뮤리엘 대장로와 라카엘 총사령관이 찾아왔습니다.”
“들라고 하세요.”
방문이 열리고 화려하고 거대한 꽃잎에 앉아 있던 젊은 여인이 일어나 둘을 반겼다.
“어서 오세요. 두 분.”
“여왕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찾아뵙습니다.”
“무엇이지요?”
“이것 좀 봐주시겠습니까?”
뮤리엘 대장로가 여왕에게 전서를 건네주자, 시시각각 표정이 변하면서 이내 모든 내용을 확인한 여왕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드워프들이 인간과 손을 잡고 움직였습니다. 세계수가 위험합니다!”
“그게… 사실인가요?”
당황한 여왕의 물음에 뮤리엘은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여왕이시여, 인간과 드워프 그리고 배신자인 하우젤이 무언가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지금 당장 놈들을 저희가 먼저 쓸어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하우젤… 그자가… 어찌…….”
“라카엘 총사령관, 뭐라고 말 좀 해보시오!”
“여왕 폐하… 대장로님의 말은 사실입니다. 저 또한 그 자리에 있었으니 믿으셔도 됩니다.”
라카엘의 말까지 더해지자 이내 고민하던 여왕이 결심한 듯이 뮤리엘에게 물었다.
“대장로… 과연 이게 옳은 길인가요?”
“예! 여왕이시여! 이번에도 이 늙은이를 믿어주십시오.”
“하아… 알겠어요… 대장로님께 맡기겠습니다.”
“모든 것은 세계수를 위하여!”
여왕의 허락을 받은 뮤리엘이 속으로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여왕의 거처를 빠져나와 라카엘에게 말했다.
“총사령관 당장 늦기 전에 놈들을 쓸어버려야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이내 혼자 남은 뮤리엘이 멀어져 가는 라카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악한 미소를 드러냈다.
‘크크크크~ 곧 있으면 대륙의 모든 것이 내 손에 들어온다. 기다려라.’
* * *
“잠깐 멈춰봐.”
“무슨 일이냐?”
한편, 하우젤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던 일행들은 어느덧 경계 부근에 돌입하자 지훈의 말에 잠시 멈춰 섰다.
“이왕 가는 거 성능 좀 테스트해 볼까?”
슈화아아~ 사아아~
지훈이 검에 마나를 불어넣자 이내 일행들의 모습이 어둠과 동화되어 모습과 기척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어어? 대장, 내 몸이 사라진다!”
“형씨? 이게 대체?”
“다들 걱정 마, 잠시 모습을 가린 것뿐이니까.”
“좋군. 다들 안 떨어지게 최대한 붙어서 따라와라.”
이내 하우젤의 미세하게 느껴지는 기척을 따라 조심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이동했을까.
점점 들어갈수록 엘프들의 경계가 삼엄해지기 시작했다.
“이거 좀 빡센데?”
“여기서부터는 경계가 없는 곳이 없다. 다들 조심해라.”
‘하아… 답답한데 그냥 쓸어버려?’
“아니다… 좀만 참는다.”
“형씨, 뭘 참는다는 거요?”
“그런 게 있다…….”
이내 점점 깊숙이 들어가자, 전방에 거대한 엘프 무리가 이동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어? 뭐지?”
“엘프 형씨 저들은 뭐요?”
“어라? 왜 대답이 없냐?”
“이게… 대체… 왜 저들이!”
당황한 하우젤의 말에 지훈이 뭔가 일이 벌어졌다는 걸 느끼고는 물었다.
“뭐길래?”
“라카엘 총사령관이 이끄는 정예들이오!”
“정예?”
“그렇소. 아무래도 드워프들과 전쟁을 치르기 위해 출전하는 것 같소!”
“뭐? 갑자기?”
“아무래도 아까 전에 보내줬던 자들이 소식을 전달해 대장로가 무슨 수를 쓴 게 틀림없소. 으득!”
지훈은 심각한 눈으로 이동하는 엘프 대군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