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became the strongest Alba RAW novel - Chapter 102
102화-복잡해졌는데
예전에 본 그 거대한 살덩이, 디아볼로스라면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눈앞의 이 녀석은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틀거리는 촉수만 보였지만 분명 녀석은 나를 보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튀어나온 손톱을 휘두르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었다.
“디아볼로스? 그게 내 이름인가?”
촉수가 가득한 디아볼로스의 몸에서 입도 보이지 않는데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의외의 상황에 놀랐다.
“···!”
자기 말이 안 들리는지 알고 디아볼로스는 다시 물었다.
“내 말이 안 들리나?”
“들린다.”
꿈틀거리는 촉수 덩어리의 어디를 보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답했고 디아볼로스는 만족하는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었다.
“그렇군. 대답은?”
“디아볼로스가 네 이름이냐고?”
“그래.”
나는 예전에 본 큰 디아볼로스를 떠 올리며 대답했다.
크기는 차이가 크지만 생긴 건 똑같았기 때문에, 같은 존재로 볼 수밖에 없었다.
“너와 같은 존재들을 부르는 건 맞다.”
“나와 같은 존재들? 나 같은 존재가 많나?”
“본 적 있지만 많은지는 몰라.”
“나와 같이 생겼나? 대화를 해봤나?”
“생긴 건, 너보다 훨씬 컸다. 대화는···해 볼 엄두가 안 나더군.”
디아볼로스는 내 대답에서 두려움을 읽은 모양이다.
“모르겠군. 다만 두려운 존재인 건 알겠다.”
이번엔 내가 궁금한 걸 디아볼로스에게 물었다.
“아까, 네 이름을 말해주는 목소리를 어떻게 들었지?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인데?”
“그런가? 그냥 희미하게 들렸다. 아무래도 난 너보다는 귀가 좋은 것 같군.”
디아볼로스는 대답하고 나서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음, 귀? 나한테 귀가 있나?”
그러더니 촉수가 빠르게 꿈틀거렸다.
방법은 모르겠지만 본인의 모습을 어떻게든 본 모양이다.
지금도 눈도 없는데 보고 입도 없는데 말하는 걸 보면 내 상식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존재다.
“음, 지금 나는 이렇게 생겼군.”
그래서 물었다.
“너는 어떤 존재지?”
“음···.”
내 질문에 디아볼로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모르겠군. 난, 이곳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어.”
누군가에 의해 소환된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피의 땅이나 게이트를 통해 나온 건지 궁금했다.
그리고 태어났다는 것을 보면 원래 상태와 다른 모습인 것 같다.
“그럼, 그전에 너는 어떤 존재였나?”
“그것도 기억이 안 나. 아마도···세상을 관조하던 존재였던 것 같군.”
생긴 건 그냥 촉수 살덩이였지만 존재감이 달랐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각성한 이후 조금 더 동물적 감각을 잘 느끼게 됐다.
상대가 나보다 강한지 아닌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그 감각도 당연히 예민해졌다.
그런 감각이 느끼기엔 내 앞의 저 촉수는 싸우는 것보다 도망쳐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만큼 나보다 훨씬 강한 존재로 느낀 거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존재가 이 정도라면 원래의 세계에서는 더 대단한 존재였을 것이다.
뒤이어서 또 궁금한 걸 물었다.
“게이트나 피의 땅에 대해서 아나?”
“둘 다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지. 둘 중 피의 땅은 저급한 존재다.”
술술 말해주는데 의외의 말이 나왔다.
“저급해?”
“생명체의 정혈을 모아 겨우 통로의 틈새를 여는 정도로 저급하다.”
“그럼, 게이트는 다른가?”
“게이트가 제대로 된 문이라면 피의 땅은 가짜 문이다. 가짜 문도 문은 문이니까 연결되기는 하지.”
“그럼, 게이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지?”
“게이트를 찾아?”
디아볼로스는 내 질문이 의아했는지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래, 너희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군. 안 보이는 이유가 있겠지. 내가 말해줄 수 없는 일이다.”
절박한 마음에 계속 질문했다.
“게이트를 찾으려면 내가 무얼 더 해야 하지?”
“말해줄 수 없다. 그냥 더 강해져라.”
그나마 강해지면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다.”
그리고 디아볼로스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왜 가만있지? 나를 죽이면 무언가를 준다고 하지 않았나?”
“그것까지···들었나?”
하긴 앞의 이야기를 들었으니 뒤의 이야기까지 듣는 게 당연하다.
“그래. 나를 죽인다면 지금이 기회다. 난 이제 태어났으니까. 무력한 존재다.”
솔직한 것인지 도발하려는 것인지 헷갈렸다.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건가? 아니면 삶에 미련이 없는 건가?”
“글쎄. 기억은 안 나지만 삶에 연연했던 존재는 아닌 것 같군. 그래도 너 같은 존재가 나를 죽이긴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일부러 도발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더 도발같이
느껴졌다.
나는 무릎을 살짝 굽히고 공기를 흡입했다.
“그래도 한번 시도는 해 봐야겠어.”
디아볼로스는 선선히 대답했다.
끝까지 도발하는 것 같았다.
“뜻대로 해라. 건투를 빌지.”
동시에 압축한 공기를 한 번에 배출하며 튀어 나갔다.
파아앙-!
양손을 모아 디아볼로스의 몸을 관통할 기세로 그대로 날아갔다.
슈아아악-!
디아볼로스의 촉수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몸의 촉수들이 넓게 퍼졌다.
그리고 가운데가 동그랗게 열렸다.
슉!
나는 그대로 구멍을 통과해 빠져나갔다.
내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동안 디아볼로스는 빠르게 뭉쳤고 몸의 정중앙이 빛나더니 한 줄기 빛이 나를 행해 쏘아졌다.
지이잉-!
후방 카메라로 빛이 쏘아지는 걸 확인하자마자 압축공기를 분사해서 공중에서 한 번 더 도약했다.
파앙-!
디아볼로스의 정중앙에 있던 빛이 대각선으로 다섯 개가 됐고 그대로 아직 공중에 있던 나에게 쏘아졌다.
지이이잉-!
빛을 확인한 나는 공중에서 몸을 틀어 다시 한번 공기를 분사해서 아래쪽으로 빠르게 떨어졌다.
파아앙-!
갑옷을 입은 상태로 바닥에 굴렸다.
또 빛을 발사할까 봐 빠르게 일어나 대비했다.
디아볼로스는 엑스자 모양의 빛을 만들더니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빛을 발사했다.
지이이이잉-!
몸을 일으키자마자 뒷걸음치면서 빛을 피했고 빛은 바로 바닥을 때렸다.
콰콰콰콰콰쾅-!
가느다란 빛인데 상상 이상의 폭발이 일어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폭발이 커서 파편이 갑옷을 때렸다.
‘힘들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잖아!’
폭발에 파편이 튀고 쌓인 눈이 열에 급격하고 녹고 증발하면서 허연 수증기까지 피어올랐다.
수증기에 가려진 상태로 공기를 빨아들여 압축했다.
쉬이잇-!
수증기가 사라지기 전에 다시 한번 디아볼로스를 향해서 발사되듯 튀어 나갔다.
파아아앙-!
아까보다 더 압축한 공기를 분사해서 더 빨리 날아간 나는 손톱을 찔러넣었다.
슈카칵-!
디아볼로스는 촉수를 움직여 몸을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어서 내 공격을 피했다.
샤샤샥-!
디아볼로스와 멀어지면 또 무력하게 날아오는 빛을 피해야 한다.
나는 급히 팔을 뻗으며 공중도약을 해서 손톱으로 촉수들을 확 그었다.
슈칵-!
촉수가 몇 개 잘리며 디아볼로스는 살짝 휘청였고 나는 반격이 나오기 전에 아래로 착지해서 대비했다.
촉수로 이루어진 몸이라 몇 가닥 잘린 것에 큰 영향은 없다.
하지만 디아볼로스는 약간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내가 이전 세계에서 어떤 존재였는지 몰라도 몸에 상처 입는 일은 좀처럼 없었던 것 같군.”
원래는 저런 오만한 말에 짜증이 났어야 하는데, 그냥 당연한 말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말을 할수록 분노가 느껴졌다.
“터럭만큼의 상처가 몹시 화가 나는걸.”
나는 어떤 공격이 오든지 대응할 수 있게 잔뜩 긴장한 상태로 공기를 빨아들이며 압축했다.
진짜로 화가 난 모양이다.
촉수들이 부르르 떠는가 싶더니 정중앙의 빛이 붉은색으로 변했다.
‘저거, 너무 위험해 보인다!’
정중앙의 붉은색 빛이 나를 향해 발사됐다.
지이잉-!
나는 날아오는 빛을 급히 피했고 내가 있던 자리가 폭발했다.
콰콰콰쾅-!
붉은빛은 멈추지 않고 나를 계속 쫓아왔고 나는 서둘러 피했다.
지이이잉-!
내가 움직이는 대로 빛은 따라왔고 폭발이 이어졌다.
콰콰콰콰쾅-!
나는 공기를 분사하며 미끄러지듯 좌우로 피하다가 크게 원을 그리면서 피했다.
폭발과 수증기에 내 몸을 가리고 다시 한번 디아볼로스를 향해 튀어 나갔다.
파아앙-!
날아가는 도중에 한 번 더 도약해서 디아볼로스의 위로 날아올랐다가 내려가며 위에서 아래로 양 손톱을 확 그어 내렸다.
슈카카칵-!
디아볼로스가 절반으로 갈라졌다.
나는 바닥으로 내려왔고 디아볼로스는 절반으로 나눠진 상태로 그 자리에 멈춘 상태로 떠 있었다.
“이 세상의 나는 이런 정도의 상처로 고통을 받는군. 너무 무력해.”
한숨을 쉬는 것 같더니, 절반으로 갈라진 디아볼로스는 붉은빛은 내는 덩어리 두 개가 되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살아남아봐.”
동시의 양쪽에서 동시에 붉은 빛이 나를 향해 발사됐고 나도 같이 뛰어올랐다.
파파팡-!
붉은빛이 제대로 발사되기도 전에 디아볼로스 반쪽을 손톱으로 확 그어서 자르고 다른 반쪽을 향해 건너뛰어 스쳐 가며 확 긁어내렸다.
슈카카카칵-!
디아볼로스는 말을 했고 내가 공기를 압축할 시간을 벌어줬다.
이럴 때는 떠드는 것보다 속전속결이 답이다.
나는 다시 바닥에 착륙해서 아직 떠 있는 디아볼로스를 경계하며 쳐다봤다.
촉수들이 꿈틀거리며 한군데로 보였다.
그러면서 뒤로 슥 움직였다.
“네가 이겼다. 이곳의 나는 무력해서 힘을 쓸 수가 없군. 아무래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그런 것 같아. 이 육신을 버리고 다시 넘어가게 될 것 같군.”
말을 마치고 천지로 천천히 내려앉았다.
나는 달려가며 아까 물었던 걸 다시 물었다.
“우리가 게이트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얼마나 강해져야 하는 거야?”
아래로 내려가던 디아볼로스는 잠깐 멈췄다.
“너희 방식은 모른다. 다만 보이지 않을 때는 다른 감각을 이용해서 찾아봐.”
다시 디아볼로스는 아래로 내려가 천지 속에 잠겼다.
디아볼로스를 잡았다.
나는 얻은 포인트가 얼마나 되는지 봤다.
분배 가능 포인트: 100
원래 있던 포인트가 40이었는데 60포인트가 올랐다.
조금 더 모아서 한꺼번에 레벨을 올리기로 했다.
나는 천지에 언제 또다시 올지 모르니 근처에 굴을 파고 지붕을 덮어 움막을 만들었다.
***
백두산에서 내려와서 중국으로 올라가 볼까 하다가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 할 것 같아서 주변을 돌아보면서 천천히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눈이 쌓인 산악지역에서는 좀비 예티들이 간간이 나타났고 낮은 지역에서는 좀비 늑대들이 나타났다.
좀비 곰도 겨울잠을 안자는지 찾을 수 있었다.
디아볼로스를 만난 이후로는 무얼 찾거나 빨리 이동하는 것보다 괴물들을 찾아다니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한창 괴물들을 사냥하던 보름 후 나연제의 종이학을 받았다.
[나연제 중위입니다. 그룹 사이에 분쟁이 생겼습니다. -2월 10일-]20일 전에 보낸 편지다.
분쟁 없이 일광교를 대비해도 이기기 힘든 상황인데 분쟁이 생겼다.
이기기 힘든 상황이라 분쟁이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광교는 모든 사람을 피의 땅에 연결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밀리면 시간의 차이일 뿐 어차피 모두 다 죽는다.
‘그래도 분쟁이라는 말을 쓴 거 보면 아주 큰 일은 아니지 않을까?’
나는 괴물들을 잡던 것을 멈추고 서울로 방향을 잡았다.
그동안 모은 포인트를 봤다.
분배 가능 포인트: 120
디아볼로스를 잡을 때 포인트가 100이니 보름 동안 20을 올린 거다.
좀비들만 많을 때보다는 괴물들을 잡는 게 포인트 모으기는 더 좋았다.
이 포인트면 레벨을 3개나 올릴 수 있다.
원래는 아이템 강화를 하려고 했는데 그것보다는 레벨을 올려서 공격력을 높여야 일광교를 상대하기 더 편할 것 같아서 바로 레벨을 올렸다.
이름: 진웅(26세)
레벨: 13
직업: 기사
힘:130 민첩:130 체력:130 마력: 80/130
공격력:1036(130+100+520+26+156+26+78)
방어력:932(130+100+520+26+52+26+78)
분배 가능 포인트: 0
무기: 없음.
방어구: 곰 갑옷 세트(SSS) 레벨 13
투구(S)+1 갑옷(S)+1 장갑+3(S)
바지(S)+1 부츠(S)+3
세트 효과:
공격+520+26+156+26+78
방어+520+26+52+26+78
등급 포인트: 60
효과: 회피 확률 100%+10% 증가
방어 확률 100%+10% 증가
공격 속도 100%+10% 증가
체력 회복 100%+10% 증가
이동 속도 100%+10% 증가
3레벨이나 올리니 능력치가 크기가 올랐다.
레벨을 올리는 일은 언제 해도 즐거웠다.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이동하면서 시험해보기로 하고 나는 레벨을 올리자마자 바로 서울로 향했다.
***
남쪽으로 빠르게 이동해서 열흘 만에 철원, 포천, 의정부를 통해 서울로 들어갔다.
분쟁이 있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위에서 내려와서 서울에 진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검문을 하거나 길을 막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에 들어와서도 평소보다 더 긴장된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
이전에 서울로 들어올 때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는 것과는 대조된 모습이다.
‘분쟁이 있지만 무력 충돌은 없는 것 같네. 그래야 이 분위기가 설명돼. 어떤 분쟁이 생겼는지 정말 궁금하네.’
나는 궁금증을 느끼며 서둘러 북한산 내 집으로 향했다.
나는 내 집이 있는 동네 입구에서 멈추어 섰다.
‘어째, 집 앞은 더 복잡해졌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