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60
Chapter 60 – 찬탈자(3)
위천의 여단은 빌런중에서 악명높기로 소문이 나 있다.
그들 구성원은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수정예.
그들 한 명 한 명이 상격에 해당하는 괴물들이다.
그들 전부가 전투직은 아니고, 비전투직도 있지만, 그럼에도 전부 상격이라는 것이 무서운 점이다.
‘거기다가 끈질기기까지 하지.’
그래서 위천의 여단이 초반에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노리면 그냥 포기하고 다시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현재 숨어다니는 것도 그 이유다.
숨기지 않는다면 선의 세력들이 도와주겠지만, 위천의 여단이라는 마수가 뻗쳐오면 답이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결국 마주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기에 싸워야 하기는 하지만.
‘어지간하면 마주치지 않는 게 제일이지.’
하지만 홍유화와 관련되면 그게 불가능하다.
기말 평가가 끝나고 적탑주가 화려하게 연 파티에서 그의 목숨을 받아가는 게 위천의 여단이니까.
나는 앞을 바라봤다.
화아아악!
홍유화의 앞에서 적색의 마도서가 펼쳐진다. 적빛의 마력이 휘몰아치고, 마도서에서 화염의 구체 10개가 나왔다.
평소의 홍유화와는 달랐다.
효율적이면서 우아함을 추구했던 마법과는 달리 제법 거칠었다.
‘마지막에 생성된 한 개는 살짝 아슬아슬하게 완성되었고.’
화염구의 형상이 불안정하다.
“마법사다! 모두 덮쳐!”
“웃기지 마! 이미 마법이 발현되었는데! 도망쳐!”
마인들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늦었다. 화염구들이 마인들쪽으로 날아갔다.
콰콰쾅!
화염구가 마인들과 부딪쳤다. 폭음이 울리며 마인들이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나,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안했……!”
잿가루가 흩날린다.
마인들은 죽어서도 이 세계에서 안식을 취할 수 없기에.
그들은 지금 수준에서 얻을 수 없는 힘을 탐한 대가로, 그들의 영혼은 죽어서도 안식을 취할 수 없다. 외계의 존재들에게는 죽음마저도 거스를 힘이 있으니.
차르르륵!
불꽃이 이글거리는 화염사슬이 도망치는 마인을 포획했다. 홍유화는 거칠게 사슬을 조종해서 마인들을 죽였다.
홍유화의 눈 밑이 조금 거뭇거렸다.
아주 희미하게. 성신안으로 보아야 알 수 있을 만큼 희미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홍유화의 머리 위.
그곳에서 반투명한 왕관의 형태가 보였다.
‘전조인가.’
찬탈자가 각성하려는 전조였다.
여기서 조금 더 밀어붙이면 될 것 같은 데.
“유화. 이상한 감각 안 들어?”
“무슨 감각?”
날카로운 목소리.
피로 때문에 힘든 것이 분명했다.
“재능이 깃든다든가. 상대를 쓰러트릴 때마다 힘이 조금씩 회복된다든가.”
“…….”
홍유화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스스로의 몸을 잠시 관조하는 것 같았다.
‘영천.’
-네, 서하 님!
‘정리하자.’
-넵!
영천이 술법술식을 짜아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술식에 역천을 흘려 넣었다.
[개념 스탯 역천으로 술법을 구상합니다.] [흑신술-흑사의 장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흑천마검을 개방하면서, 얻은 내장 스킬 독혼.
그것으로 나는 영천의 혼을 훑어 술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사아아악!
역천을 머금은 그림자가 가시형태로 솟구치며 마인들을 꿰뚫었다. 잔당 수준이고, 그 수는 적었기에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다.
-역시 서하 님, 나이스!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다. 전대 주인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어허, 흑천. 어딜 전대랑 비교하는 거야? 우리 서하 님은 고금제일의 기재라고!
영천이 그렇게 말하곤 나를 쳐다봤다. 마치 저 잘했죠? 라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나는 낮이 뜨거워져서 고개를 흔들었다.
영천이 그런 성격인 걸 알지만, 념에 담긴 사념에 진심이 담겨 있어서 얼굴이 후끈하다.
-헉, 설마 서하 님! 지금 부끄러워하시는 건가요?
-주인이 이런게 약점이었나? 그동안 애 같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또…….
영천과 흑천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홍유화가 눈을 떴다.
눈에서 적색의 마력이 흘러나왔다.
“……너, 어떻게 안 거야?”
“내가 눈이 좀 좋거든.”
눈 아래를 툭툭 두들기며 말했다.
그리고 나는 재능, 열람(-)을 이용해서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
[이름 : 홍유화]근력 : 11 민첩 : 11 체력 : 12
마력 : 32 정신 : 17 재주 : 21
◈재능
-찬탈자(?), 홍련의 마도(A+), 마법분석(B+) 외 5종.
◈기예
-홍염마법(B+), 염화 원소 제어(B-), 염열응집제어(C+), 다중영창(C-) 외 8종.
◈체질
-태염신맥(A+)
‘……?’
찬탈자의 등급에 물음표가 붙었다.
이런 경우는 없었는데. 찬탈자가 탈 S등급이며, 모든 S등급 중 가장 좋다고는 생각했는데.
“진짜네. 무언가 달라졌어.”
눈을 뜬 홍유화가 말했다.
“그릇, 이라고 해야 되나. 그걸 채워넣는 느낌인데.”
“그래? 아직은 그 정도인가.”
이제 기본은 하는 느낌이었다. 여기서 재능을 좀 더 가다듬게 된다면, 그녀는 홍련의 찬탈자라는 이명에 걸맞은 사람이 될 것이다.
“아직 그 정도라고?”
“네 재능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 재능이니까.”
“그래?”
홍유화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것보다 심각한게 있어.”
“뭔데?”
“나, 너무 졸려.”
“…….”
확실히 심각한 문제기는 하다.
지난 사흘 동안 잠도 거의 안 재우고 굴리다시피 했으니까.
나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무릎을 굽히고 등을 홍유화에게 보였다.
“업혀. 내가 숙소에 바래다줄게.”
“……응.”
홍유화는 얌전히 내 등에 업혔다.
***
“아아~일이 왜 이리 많은 건지.”
에르실은 볼멘 목소리로 태블릿을 만졌다.
이서하에게 보상을 내어 주기 위해서 큰 결정을 했지만, 그렇기에 일할게 늘어났다.
원래대로라면 다른 이들은 이런것에 간섭하지 않지만, 메르헨 가문에서 에르실은 차기 가주로 확실시되며, 그녀도 차기가주로서 일을 배우기에 이렇게 일을 하게 된 거지만.
‘이렇게 된거, 놀란 표정이라도 봤으면 좋겠는데.’
에르실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창밖을 바라봤다.
바깥의 풍경은 유흥가였다.
한국이 세계에서 미국과 나란히 잘 나가는 국가이지만, 인간의 욕망은 제어할 수 없는 법.
슬슬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찾고 있었…….
‘어……?’
에르실은 보았다.
이서하와 홍유화를.
그것도 이서하가 홍유화를 업고, 바깥으로 나오는 장면을.
“뭐, 야.”
“아가씨?”
집사가 무어라 말했지만, 에르실은 듣지 못했다. 더 정확하게는 그럴 정신이 없었다.
환몽의 결.
그녀가 지닌 마안이 홍유화를 훑었다. 홍유화의 옷은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은근히 찢겨 있는 상태였다.
이서하의 옷은 멀쩡했다. 그러나 그들이 있는 장소가 문제였다.
모텔과 호텔이 근처에 잔뜩 있고, 여기저기 헐벗은 여인들이 홍보하는 유흥가. 그곳에서 둘이?
“아니, 진짜로?”
에르실의 머리속에서 자연스럽게 재생되었다. 홍유화와 이서하가 눈이 맞아서 호텔로 향하고, 이서하가 거칠게 홍유화의 옷을…….
“안돼!”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고?
에르실은 떨리는 눈으로 그 둘을 바라봤다.
***
“유화님이 왜 저런 남자에게…….”
“설마 홍유화가 함락 당한 건가?”
“홍유화도 여자기는 했군. 저 얼굴에 넘어간 게 분명해.”
주변에서 나를 보며 소곤거리며 이야기했다.
이제와서지만, 홍유화의 추종자 중 한 명을 불러서 데리고 가야 했던 것 같다.
나는 조용히 내 등 뒤에 홍유화를 툭툭 쳤다.
“우웅……5분만 더…….”
“…….”
-서하 님, 제가 투명화 술법이라도 써드릴까요?
‘아니, 하지마.’
투명화 술법은 몸을 숨기기 좋다.
그러나 이곳은 황제 서예빈이 별들을 배치한 곳이다.
투명화를 잘못 사용하다가는 세 번째 별이 적으로 판단하고 나에게 화살을 날릴 수 있다.
‘잘못하면 골로가지.’
나는 강하다.
거기다가 역천은 대부분의 이능을 부정하지만, 그렇다고 초월의 벽을 엿보는 별들을 상대할 수준이라고 묻는다면 물음표가 여러 개 붙는다.
지금 상태로면 내가 수백 명이 있어서 별 하나를 겨우 잡는 수준이 아닐까.
“유화 님?”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홍유화의 수하 A가 보였다.
“너, 홍유화랑 친하지.”
“네, 네? 저, 저따위가 유화님이랑…….”
“홍유화 숙소 알아, 몰라. 그것만 말해.”
“아, 알아요.”
“그럼 안내 좀……아니다. 내가 이대로 데려가기는 좀 그러니까, 다른 애들 불러서 유화 좀 옮길 수 있어?”
“네, 그 정도야 할 수 있는데…….”
홍유화의 수하 A는 나를 바라봤다.
“요즘 유화님이 힘들어 하시던 게?”
“나랑 단련하고 있었거든. 뭐, 오늘로 거의 끝났지만.”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정도뿐이다.
굳이 몰아붙이자면 더 몰아붙일 수 있겠지만.
‘홍유화의 멘탈이 걱정되고.’
단순히 단련 때문이 아니다.
만약에. 정말로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서 내가 적탑주를 구하지 못한다면, 홍유화는 그대로 쓰러질지도 모른다.
위천의 여단은 그만큼 위험하다.
때에 따라서 초월자들도 죽일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장은 칠악과 어느정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괴물이다.
그런 주제에 마인도 아니어서 서가연의 별빛의 마력이 통하지도 않는 상대고.
‘그래서 까다롭지.’
정말로 최악의 경우. 모든 시선을 차단하고 서가연을 투입한다는 선택지가 사라진다.
위천의 여단은 전부 ‘아직’ 인간이기 때문이다.
법을 무너트려 사회의 질서를 어지를 빌런이기에 그들은 까다로운 상대다.
“아무튼 홍유화에게 안부 전해줘.”
“앗, 어디 가시나요?”
“오늘은 원래 외출하려고 했거든.”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푹 썼다.
학교 지부를 나오고 현혹의 무면탈을 착용했다.
홍유화는 서가연 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이곳에 살면서 정도 들었다.
게임이라면.
그저 지옥 난이도 게임이었다면 나는 홍유화를 내버려 뒀을 것이다. 홍유화는 증오를 원료로 강해지는 종류의 인물이다.
적탑주가 죽고, 그의 복수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불태우며 강해지는, 강철같은 인물.
강철은 구부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는 부러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 강함은 후반부에 가서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음? 뭐야?”
“형님, 저기 가면 쓴 새끼가 오는데요?”
“……시발 튀어!”
나는 흑색의 팔찌에서 흑검을 꺼냈다. 다섯 자루. 념으로 네 자루를 띄우고 한 자루를 손에 쥐었다.
“커헉!”
념으로 날린 흑검이 마인의 심장을 꿰뚫었다.
[개념 스탯 역천이 1 상승합니다.]그리고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마인을 죽여서 역천을 상승시키는 것.
‘최소 기말 평가 전에는 50을 달성하고 싶은데.’
가야할 길이 멀었다. 나는 흑검으로 마인사냥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