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e academy, I became the only magician RAW novel - Chapter 92
Chapter 92 – 허몽의 탑(2)
허몽의 탑의 구조는 간단하다.
사용자에게 거짓된 꿈을 보여주며, 사용자는 허몽의 탑이 보여주는 환상을 버티고 탑에 올라서야 한다.
‘처음에는 괜찮지만.’
점점 허몽의 탑이 주는 환상은 강해지면서, 최상격에 이른 존재들도 막무가내로 클리어할 수 없는 곳이다.
정공법은 될 때까지 미친 듯이 트라이 하는 거긴 하지만, 허몽의 탑 보상이 아무리 좋아도, 시간을 막무가내로 쓸 수 없는 노릇.
그래서 유저들은 다 포기했지만, 나는 이곳에서 미친 듯이 리트라이 하다가, 이곳이 주는 각인이란 걸 깨달았다.
‘그 뒤로는 쉬웠지.’
허몽의 탑이 주는 각인을 얻으면 진실의 자격이라는 것을 얻는다. 그것은 허몽의 탑이 보여주는 모든 환상을 지워주는 말도 안 되는 능력.
저벅저벅.
탑을 올랐다. 탑을 오를 때마다, 드문드문 사람의 흔적들이 보였다. 이곳은 겉으로는 1인 전용 탑이라고 알려졌지만, 사실 그게 아니다. 최상격 정도 되는 인원조차도 강한 환각에 걸리게 하는 이 탑은 다인용 층수니까.
“크하핫! 이 빌어먹을 오크 놈! 죽어라!”
“빌어먹을! 무슨 고블린 주술사가 이렇게 끈질겨!”
앞에서 두 명의 남자가 싸우고 있었다. 마법 전사로 보이는 이하고 마법사가. 나는 그들을 지나쳐 앞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이 허몽의 탑에서 싸우는 싸움은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들은 허몽의 탑이 보여주는 환각에 걸려서 서로 싸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마력은 이곳에서 방출되자마자 허몽의 탑이 잡아먹는다.
“보물! 드디어 내 앞에 보물이!”
“흐하핫! 이것만 있으면 날 깔보던 그 마법사들을 모조리 끝내버릴 수 있어!”
보물상자를 발견한 마법사들. 그러나 그것들 역시 허몽이다.
덧없는 꿈이 떠도는 곳.
그렇기에 허몽의 탑.
그들을 지나치고 1층에 끝에 도달했다.
[허몽의 탑 1층을 클리어했습니다! 5,000p가 증정됩니다!] [허몽의 탑 1층을 유례없는 속도로 클리어했습니다. 10,000p가 증정됩니다!] [1층 클리어 보상으로 두 가지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1. 영구적으로 마력 +1.
2. 허몽의 미몽석(주의 : 이 아이템은 현실로 가져가실 수 없습니다.]
‘이것도 다른 점은 없군.’
나는 보상을 바라봤다.
탑은 클리어하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쥐여준다. 영구적으로 마력+1. 1층에서 저 정도의 보상이라면, 후반부에 가면 갈수록 그 보상이 어마어마해진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허몽의 미몽석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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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몽의 미몽석(B)
무언가 사람을 홀리는 듯한 분위기를 가진 돌.
탑에서 나오는 극히 희귀한 돌이다. 외부의 마나가 닿으면 부식하는 성질이 있다.
:사람을 홀리는 힘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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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몽의 미몽석을 허몽의 각인이 새겨진 곳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허몽의 각인이 빛을 발하며, 조금이지만 강해진것을 느꼈다.
그 후, 나는 계속해서 걸어갔다.
윗층으로 가면 갈수록 사람은 적어졌다.
[허몽의 탑 2층을 클리어했습니다! 5,000p가 증정됩니다!] [허몽의 탑 2층을 유례없는 속도로 클리어했습니다. 10,000p가 증정됩니다!] [2층 클리어 보상으로 두 가지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1. 영구적으로 마력 +2.
2. 허몽의 미몽석 2개. (주의 : 이 아이템은 현실로 가져가실 수 없습니다.]
‘포인트는 그대로군.’
나는 또 허몽의 미몽석을 골랐다.
그렇게 9층을 돌파하고 10층에 오르자, 거대한 문이 보였다.
여기서부터는 꽤 귀찮다. 1층부터 9층까지는 환상을 동반하지만, 이 층에서는 괴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현혹의 몽마.
꽤 귀찮은 괴수다. 온갖 마법 저항력으로 떡칠 되어 있으며, 물리력도 상당하다. 격으로 따지자면 대충 중격 언저리. 그러나 현혹의 탑과 현혹하는 기능이 합쳐지면 최상격도 죽일 수 있는 괴수 수준으로 진화한다.
‘상관 없지만.’
나는 10층 문을 개방했다.
가운데에는 의자가 있었고, 그 의자 위에는 몽마가 요사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하이웨스트에 블라우스를 입은 현대 옷. 피막 있는 날개와 꼬리. 분홍색 머리와 눈동자. 몽마의 눈이 나랑 마주치자 요사하게 변했다.
“어머, 오랜만에 방문한 손님이네. 더군다나 자격까지 들고 있고.”
나는 조용히 흑천에 손잡이를 올렸다.
“바로 싸우려는 거야? 자격을 얻었다고 해도 환각이 아예 먹히지 않는것은 아닐 텐데.”
“잡설이 길어, 요괴.”
흑천을 뽑았다. 백홍에서 뽑아진 흑천마검이 섬광처럼 몽마를 향해 짓이겼다. 목표는 목. 흑섬의 묘리를 담고, 목에 닿기 직전, 섭혼의 묘리를 넣었다. 쾌속한 검이 목에 닿기 직전, 변과 환의 묘리가 담겼다.
“그래봤자.”
몽마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허몽의 탑에서 받은 분홍빛의 마력을 손에 두른 채였다. 그러다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역천이 뿜어진다. 흑천을 타고 뿜어진 경파가 하나의 검날을 만들었다.
[섭혼검법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섭혼검법
역천섬공
서걱.
기분나쁜 소리가 들리며, 불쾌한 촉감이 손을 타고 번졌다. 몽마의 손이 하늘로 솟고 아래로 떨어졌다.
“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나를 바라봤다. 손을 주울 생각도 못 한 채.
“너, 너 어떻게 허몽의 탑의 마력을?”
나는 대꾸하지 않고, 겨울의 검을 백홍에 납검해서 충전시키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몽마가 손을 모았다. 육망성의 마법진이 그려진다. 마법진에서 분홍빛의 구체가 튀어나왔다.
‘환상계열의 저주로군.’
저것에 맞으면 최상격이라도 일순간 위험해지지만,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나는 하늘로 도약하며 흑천을 들었다.
“죽어어어어!”
몽마가 분홍빛의 구체를 나에게 던졌다. 역시 전투 경험이 별로 없다. 나였다면 최대한 거리를 벌리면서 온갖 마법을 썼을 텐데.
‘단순해.’
[섭혼검법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흑천을 역수로 잡고 허공에 장판을 만들어 한 번 더 도약했다. 분홍빛의 구체를 흑천으로 가르며.
“어?”
그대로 몽마의 목을 취했다.
서걱.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한 몽마의 목이 바닥에 굴렀다. 나는 그것을 보고 흑천을 한 번 휘둘렀다. 흑천에 몽마의 피가 묻었기 때문이다.
[허몽의 탑 10층을 클리어했습니다! 50,000p가 증정됩니다!] [허몽의 탑을 유례없는 속도로 클리어했습니다. 100,000p가 증정됩니다!] [10층 클리어 보상으로 두 가지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1. 마력 +10
2. 모든 능력치 +2 강화.
나는 2번째를 골랐다. 애초에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마력을 제외하고 다른 능력치를 고를 수 있게 해줄 수 없나.’
속으로 툴툴거리면서 누르자 빛 무리가 내 안에 깃들었다.
-이제 여긴 끝인가?
“그렇지. 이제 여기서 문을 열면…….”
나는 흑천의 말에 대답하다가 멈칫했다.
“…….”
왜냐하면, 문이 두 개였기 때문이다.
*
허몽의 탑 10층의 문은 하나다.
진실의 자격을 얻고, 몽마를 잡으면 나오는 은으로 음각된 문이 나온다. 그러나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문은 두 개였다.
은으로 음각된 문하고, 금으로 은각된 문.
난이도가 올라서 보상이 증가했다-라기에는 의문이 솟는다. 애초에 이건 다른 방식의 보상이니까. 솔직히 여기까지 환상을 본 적이 없어서 난이도가 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보다는 한 가지, 더 유력한 후보가 있다.
‘문이 원래 두 개라는 것.’
문이 원래 두 개라면 말이 된다. 진실의 자격을 갖고 있어도, 은으로 음각된 문만 보인다고 가정한다면.
‘허몽의 탑이 숨기고 싶어하는 문인가.’
자격을 얻었다고 해서 허몽이 주는 환각이 완전히 안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건가.
문이 두 개가 보이는 것은 내 몸에 있는 역천의 기 때문이겠고.
-왜 그리 고민하세요, 서하 님?
“문이 두개가 보여서.”
-문이 두 개라고?
흑천이 눈을 뻐금거리며 문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녀의 시선은 다시 은으로 음각된 문으로 향했다.
-내 눈에는 은으로 된 문밖에 보이지 않다만, 주인이 2개가 보인다면 그게 맞을 거다.
-꽤 수준 높은 환술이네요. 몽마의 환술도 꽤 난감하긴 했는데.
“우선 다른 문으로 가볼게.”
나는 금으로 음각된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어젖혔다.
끼익-
그러자 한 통로가 보였다. 사람 하나는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법한 통로.
-진짜로 문이 있었군요.
나는 그곳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쇠사슬로 꽁꽁 감겨있는 상자가 보였다.
‘이걸 숨기고 싶어 한 건가.’
나는 역천으로 흑익을 만들어 쇠사슬을 잘랐다.
썽둥썽둥.
쇠사슬을 자르고 상자를 여니 안에는 갑옷 같은 것이 하나 있었다.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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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의 갑옷(S-)
일찍이 허몽이 세상을 잠식했을 때, 홀로 허몽에 맞서던 존재가 착용하던 갑옷이다. 세월이 오래되어, 아직은 힘이 미약한 상태.
: 내장 스킬, 「영구보존」
: 내장 스킬, 「도검불침」
: 내장 스킬, 「허상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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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보존」
:갑옷이 찌그러지거나 으스러져도, 다시 복원된다.
「도검불침」
:검기류의 공격의 위력을 반감시킨다.
「허상의 존재」
:갑옷의 착용 시 모든 단점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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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
꽤 좋다. 허상의 존재는 게임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티어에 속하지만, 현실은 다를 거다.
나는 코트를 벗고, 갑옷을 착용했다. 그러자 갑옷이 투명해졌다.
핸드폰에서 거울 어플을 켜고 보니, 딱히 이상한 점도 없었다.
‘갑옷이란 게 느껴지지 않아.’
허상의 존재가 가진 힘이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듯하지만, 현실에 존재한다.
나는 문을 나왔다. 그리고 은으로 음각된 문을 열었다.
은으로 음각된 문을 여니 팔뚝에 새겨진 각인이 분홍빛을 뿜어내었다.
나는 각인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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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몽의 각인(S)】
허몽의 탑에서 얻은 증표.
문신처럼 몸에 새긴 다음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정신 10 추가.
:내장 스킬 「허몽 속의 진실」
:내장 스킬 「허몽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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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몽 속의 진실(B)」
: 하루에 한 번, 상대에게 환상을 건다.
: 하루에 한 번, 상대에게 환상을 거는 단검을 소환한다.
「허몽의 자격(A+)」
: 허몽의 탑 내부에서 상대의 꿈에 침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 허몽의 탑 내부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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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몽의 자격을 대충 훑었다. 어차피 허몽의 탑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일 뿐이다.
허몽 속의 진실.
스킬을 발동하자 분홍빛의 단검이 소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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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몽 속의 진실(B)
허몽의 탑을 클리어한 이에게 주는 힘이다.
: 상대에게 접촉 시, 끊임없는 환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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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아이템이다. 접촉을 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접촉만 하면 상격도 환상에 빠지게 하는 힘이 담겨 있으니까.
나는 허몽 속의 진실을 아공간에 넣었다.
허몽 속의 진실은 하루에 한 번 소환할 수 있지만, 그 개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아서 김서현으로 허몽 속의 진실로 만천화우를 썼을 때가 제일 좋았는데.
나는 포탈을 나가 바깥으로 나갔다.
*
학교로 돌아오고 나서 나는 서가연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그녀와 함께 있었다.
화악!
별빛이 내려앉았다. 검은색의 머리가 흰색으로 바뀌고, 눈동자가 보랏빛으로 바뀌었다.
“꽤 익숙해졌네.”
“응, 서하랑 같이 있고 싶어서 연습했어.”
“……그래.”
서가연의 직설적인 화법은 가끔 어지러워질 때가 있다.
“그런데 서하에게 내가 정말 필요할까?”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서하는 강하잖아.”
서가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다가 마법이나 저주도 통하지 않고. 착한 데다가, 개인전도 강하고. 애들한테 들어보니까, 다인전도 강해 보이고. 멋있기까지 하니까.”
중간중간마다 사심이 있었지만, 일단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내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서가연에게 대략적인 힘을 설명했지만, 그녀는 아직 마인과 싸우면서 제대로 자신의 힘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숨기는 거지만.’
상격과 중격의 차이는 정말 크다. 나는 상격을 이길 수 있지만, 원래라면 어지간한 중격은 상격을 이길 수 없는 게 정상이다. 평범한 중격이 평범한 상격이랑 싸우게 된다면 10에 9는 죽을 것이고, 10에 1은 죽기 직전 겨우겨우 살아나는 수준이니까.
그렇지만 서가연이 가진 별빛의 마력은 그 존재 자체로도 치명적이다.
하격의 서가연은 상격의 마인을 죽일 수 있을 정도니까.
‘정말 미쳤지.’
칠악 중 한명이 괜히 서가연의 정체를 알아보겠다고 습격한 게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나는.”
입을 열면서 나는 생각했다. 어떤 말이 좋을까. 입에 발린 말은 필요 없었다.
‘내 차애니까.’
2학년에 있는 최애만큼은 아니지만, 나는 그녀가 정말 좋았다.
서가연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다.
홍유화나 에르실, 김아라나 설화련. 이들은 모두 ‘악’에 빠지는 루트가 하나쯤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나 서가연은 인류의 여정표가 되어 인류를 이끌었다. 홀로 마인에 대적하며, 별빛의 성녀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그녀는.
“네가 필요해.”
다른 누구도 아닌 서가연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말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너를 잘 알아.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너를 지켜봤으니까.”
이 세계에서 나만큼 서가연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단정하겠다. 내가 이 세계에서 가장 서가연을 잘 안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서가연을 설득할 때는 다른 게 필요 없다. 진실. 진심을 담는다면, 그녀는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간교한 혀가 아닌, 진심이.
“만약에 힘들면, 가연이 네가 정말 힘들다고 한다면, 네가 싫다고 한다면, 그만두겠지만.”
나는 잠깐 서가연이 없는 미래를 상상했다. 그건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끔찍했다.
“미안, 그래도 포기는 못할 것 같네. 나랑 같이 가줄래?”
서가연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고개를 숙였다.
“……?”
왜 저러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