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307
카이는 캐스팅보트에서 특유의 천사같은 외모와 순수한 태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기의 기본이 없던 참가자가, 과정 중에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모습 또한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포인트였다.
그렇기에 종방 후 여러 작품에서 캐스팅 제의가 오기는 했지만, 아직은 단역이나, 저예산 작품의 비중낮은 조연을 몇 번 맡았을 뿐이었다.
말하자면, 아직 새파란 신인.
[릴 딜런 대사, 한 번 읽어볼래?] [리…릴요?]카이가 속눈썹이 긴 눈을 깜빡거린다.
2화에 등장하는 릴 딜런이라는 배역은, 자신이 보기에 매우 매력적이고 중요해 보이는 배역이었다.
형이 같이 하자는 게…설마 릴 역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응. 준비되면 얘기해.]카이는 몇 번이나 릴의 대사를 입에 물어 보더니, 나직히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명이 데카르도의 대사를 먼저 던졌다.
[아버지한테 다른 아들이 있다는 것, 알고 있었어?] [아뇨.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기분이 어때?] [그런가보다 싶은데요. 아버지가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신다고 해서, 저에게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니니까요.]새파란 목소리.
감정을 넣지 않았는데도 차갑게 느껴진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골짜기의 샘물이 시릴 정도로 차갑고 투명한 것처럼.
유명은 순간 소름이 살짝 돋았다.
아직 무얼 알고 연기한 것이 아닐 텐데도, 카이는 릴 딜런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릴이 카이 누넨을 위한 배역이기 때문일까.
[기억해, 방금 그 톤.] [어, 방금요? 넵!] [카이, 너는 릴 딜런의 캐스팅을 따낼 거야.] [네?!]카이는 당황했다.
이 작품 같이 하자는 게…정말로 이 배역을 말하는 거라고?
CRD라는 초대형 제작사에서, 에바 도브란스키같은 탑 작가에게 대본을 의뢰하고, 저 신유명을 주역으로 캐스팅한 초대형 티비시리즈.
거기서 가장 비중있는 배역 중 하나를 자신이…?
[어…지금 저한텐 너무 과분한-] [과분하지 않아. 이건 네 배역이야.] […..] [걱정 마. 내가 가르칠 거니까. 따라오긴 쉽진 않겠지만.]유명의 단호한 눈빛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카이는 고개를 깊숙이 끄덕였다.
[…넵! 죽어도 따라갈게요.]그렇게, 합숙 훈련이 시작되었다.
302 외전2.카이 누넨과 릴 딜런
카이와 함께 연습을 시작한 며칠동안, 유명은 꽤나 감탄했다.
그가 미믹크리 촬영에 빠져 있던 사이, 카이의 연기력은 많이 올라왔다.
유석이 따로 붙여준 선생들도 한 몫 했겠지만, 무엇보다 그의 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정도라면, 바로 시도해봐도 될 것 같다.
[카이. 나는 릴 딜런의 캐릭터에,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어떤 일을 접목할 생각이야.] […어떤 일요?] [곡예.]유명의 말에 카이는 흠칫 놀랐다.
양부모의 곡예단에서 살아온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플러스 요소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캐스팅보트의 액션스쿨 스턴트 미션에서, 액션이 아니라 곡예를 보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고 시무룩하기도 했었다.
그걸, 이 멋진 릴 딜런의 캐릭터와 섞자고?
‘어째서? 혹시 내가 어필할 만한 부분이 부족해서일까···?’
카이의 쓸데없는 생각을 눈치챈 유명이 그의 망상을 제지한다.
[카이. 릴은 꽤 신비한 인물이야, 그렇지?] […네. 굉장히 주관적인데, 객관적이에요. 자신만의 잣대로 세상을 판단하지만, 그 잣대 하에서는 과할 정도로 공정하죠.] [맞아. 우리는 그의 그런 성향이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해야 해. 물론 그냥 타고난 성향일 수도 있지만,그의 성격이 형성된 이유를 납득시킬 수 있다면, 대본을 쓴 작가님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네.] [그 이유를 곡예라는 특기와 접목해보려는 거야.]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자신이 릴 딜런에 적합하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렬한 개성을 조합하려는 것일까.
[한 번 생각해볼래. 곡예단에서 생활하며 네가 느꼈던 것들. 그걸 토대로 릴 딜런이 어떤 사람인지.] [캐릭터의 변형을 제가-] [변형이 아니야. 추가적인 해석이지. 주어진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더 풍부하게 만드는 해석. 너는 할 수 있어, 아니 너밖에 할 수 없어.]그저 과거를 활용해보자는 제안이라기에는, 유명의 눈빛은 확신을 담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믿어 보자. 유명의 시야는 남다른 부분이 있으니까.
카이는 한참동안 생각에 빠졌다.
유명을 믿고, 자신을 믿고, 자신의 과거를 릴에게 투영해보기 시작했다.
먼저, 릴 딜런이 곡예를 할 줄 안다면, 그 이유는 뭘까?
[…납치되기 전, 릴은 곡예단에 버려져서 자란 고아였어요.]그의 눈이 잠겨든다.
서서히 배역과 자신을 동화한 그는, 감정이 배제된 목소리로 릴 딜런의 과거를 조형하기 시작한다. 과거의 강렬했던 어떤 감각들을 섞어.
버려진다는 공포.
송곳니를 드러내고 입을 벌린 사자보다도,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링보다도, 안전장치 없이 하늘 위에 매달려 있는 공중그네보다도 아찔했을 공포를 이미 겪은 아이.
그는 짧은 다리와 손으로 타박타박 사다리를 오른다.
높은 곳은 좋아.
관객들의 머리가 개미처럼 꼬물거린다.
모든 세상의 번민이, 귓가에 스치는 바람 한 점보다도 사소하게 느껴진다.
[그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몰입하지 않는 방법.]이름하여, 관조.
릴 딜런의 캐릭터를 관통하는 단어가, 카이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유명은 작게 신음을 흘렸다.
자신이 알던 원생의 ‘카이 누넨’, 그 대단한 배우를 이제야 만난 기분이었다.
*
‘아까 진짜 멋졌어, 그치?’
{이렇게 보면, 진짜 ‘자기 배역’이라는 게 있는 거 같당.}
‘그러니까. 원생의 에바 도브란스키가 원생의 카이 누넨을 만났을 때, 신의 계시를 받은듯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릴 딜런은 이 배우 거다, 하고.’
릴 딜런.
그는 천재적인 수학자인데도, 마치 곡예를 하듯이 화려하게 몸을 놀린다.
양부에게 쫓기며 그가 보여준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액션들은, 스턴트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얻으며 각광받았고, 천사같은 얼굴에 무감정한 심판자의 성향은 ‘곡예단에서 납치된 아이’라는 설정과 맞물려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심지어 그의 과거는 비밀에 부쳐져 있었으니, 사람들은 카이가 미싱차일드를 위해 일부러 곡예를 배웠다고 생각했었다.
‘그 땐, 릴 딜런의 캐릭터에 ‘곡예’라는 부분이 원래 있었는 줄 알았어. 나중에 바뀐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캐릭터에 너무 어울렸거든. 그래서 캐릭터에 맞춰서 곡예까지 익힌 카이 누넨이라는 배우가 정말 존경스러웠지. 나라면 할 수 있었을까 싶어서 혼자 연습도 해봤었는데.’
{캬컁. 너답당.}
알고 보니, ‘곡예’라는 부분은, 카이를 캐스팅한 후 변경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릴 딜런의 설정에 ‘몸을 잘 쓴다’는 내용이 없는 것을 보고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눈 앞에서 자신이 알고 있던 릴 딜런의 캐릭터가 창조되어 가는 과정을 보니, 굉장히 벅찼다.
{이렇게 되면, 데카르도가 밀리지 않게 고민 좀 해야겠는뎅. 캐릭터 먹히는 거 아니냥?}
좋은 서브캐릭터는 주연을 왕왕 잡아먹는다.
연예학개론에서 윤보형이 주인공 권도준보다 인기가 높았던 것처럼.
원생에서 시즌 5까지 전설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의 진짜 주연, 릴 딜런.
그가 제대로 된 서사까지 갖췄으니, 현재의 주연 데카르도의 매력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미호의 협박에, 유명이 씨익 웃었다.
‘어림도 없지. 나라고 놀고 있을까봐.’
릴은 강한 인간이다.
아름답고 무감정하며 천재적인 두뇌에 신체적인 탄성까지. ‘양부’라는 거대한 적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능력을 갖춘 존재.
그에 비해 데카르도는 훨씬 나약하다.
그는 우울증 약을 먹고, 악몽에 시달리며, 대부분의 인간을 불신한다.
기후학.
자연의 불규칙한 변화에 온 정신을 쏟는 그의 연구는, 어쩌면 세상으로부터의 도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변화 속의 규칙을 찾는 인간이다.
모든 불의를 외면하더라도, 학자적인 양심은 버리지 못하는 인간이다.
폭풍우 속에 만신창이가 되어 헤메면서도, 뒷 사람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표지를 세우는 인간이다.
그런 아름다움을 가진 인간이라면,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데카르도 딜런. 모두들 마음에 들어할 거야.’
그렇게 만들테니까.
유명은 그 한 마디를 마음 속에 묻어두었다.
*
[주문하세요.] [아이스 카페라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네,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맞으시죠~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데렉.] [데렉···? 어? 우와갸앗! 진짜 데렉 맥커디다!] [안녕?]유명은 서슴없이 본명을 말하더니, 알바에게 눈을 찡긋하는 데렉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떻게 저런 마이 페이스의 캐릭터가 만들어졌을까. 릴 딜런의 과거만큼이나 데렉 맥커디의 과거도 궁금할 지경이다.
다행히 손님이 거의 없는 커피숍이라, 마비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들었어요? 나 미싱차일드 합류하는 거.] [네. 이번에도 빌런이던데요.] [원래 성격나쁜 쪽이 잘 들어와요. 그렇게 생겨먹었나보지, 큭.]아닌데.
평소 데렉의 이미지나 성격을 보고 오해하기 쉽지만, 저 배우는 선량한 주인공을 기가 막히게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그런 스테레오 타입의 배역을 맡아, 독특한 색깔로 소화해내서 데렉 맥커디의 대표 필모그래피가 되었던 영화가 아마 2015년에 개봉했던가.
뭐, 그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기대 이상으로 해내겠지만 말이다.
[아쉽지는 않으세요? 주인공 역할도 제안 많이 들어왔을텐데.] [문 대표한테 미싱차일드 합류할 생각 있냐는 연락이 왔을 때, 마침 피비와 같이 있었는데, 그녀가 묻더군요. 주인공 배역도 아닌데 왜 그렇게 좋아하냐고. 내가 문자 보는 순간 방긋 웃었다네?] [하하. 왜 좋으셨는데요?] [미믹크리에서 그 연기를 못 보면 못 봤을까, 봤는데? 본능적으로 뭐가 중요한지 아는 거죠. 역시 나의 통찰력이란.]왜 기-승-전-잘난척으로 끝나지?
도저히 그렇게 흘러갈 맥락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여론이 엉망이지만, 미믹크리만 개봉하면 모든 게 뒤집힐 거에요. 그럼 다음 작품도 신유명과 함께 하는 나의 선견지명에 다들 혀를 내두르겠지.]유명은 그가 저를 칭찬하는 것인지,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인지가 계속 헷갈렸다.
참 독특한 화법이다.
[그리고 대본도 재밌더군요. 데카르도, 셀리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맡을 양부의 캐릭터도 테르카와는 또 다른 의미로 포스가 넘치고.] [테르카는 강한 강함이라면 양부는 온화함으로 겉을 포장한, 부드러운 강함이죠. 캐스팅 소식 듣고 무척 기대됐어요.]분류하자면 흑화한 이방원이랄까.
겉으로는 자상한 부성애와 고상한 사회적 지위를 표방하지만, 그는 사실 극악한 범죄자이다.
데렉이라면 양면성을 가진 양부를 누구보다도 섬뜩하게 그려낼 수 있으리라.
[기대엔 부응해야죠. 그런데 릴 딜런 역도 꽤 중요하겠던데? 누구로 캐스팅할지 들은 거 있어요?] [아. 오늘 오디션 보기로 했어요.] [오디션···?]유명이 카이의 오디션 얘기를 전달하자, 데렉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생각입니까. 물론 카이는 재능이 출중하고 나에게도 제자같은 녀석이지만, 릴 딜런 배역에 카이 누넨? 아직은 과하지 않나.] [전혀요. 같이 보러 가실래요?]그는 유명의 제안을 듣고, 미심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안녕하세요. 니콜라스씨.] [오오, 유명씨. 어서 오시죠. 데렉씨도 어서 오세요.] [어차피 내부인이니까 오디션 참관 괜찮겠죠?] [물론이죠. 대배우를 둘이나 면전에 두고 카이씨가 괜히 더 긴장할까봐 걱정이지만.] [그 녀석 순진해보여도 멘탈이 약하진 않아요. 걱정마세요.]유명과 데렉은 옆에 준비해 준 참관석에 앉았다.
오늘의 심사위원은 CRD측의 니콜라스와 PD 제니브 스콧, 그리고 두 작가였다.
에바 도브란스키는 유명을 보자마자, 초롱초롱한 눈이 되어 손을 덥석 잡았다.
[고마워요. 캐스팅에 응해줘서!] [무슨요. 좋은 작품을 써 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그리고 육미영은 유명의 가까이에 오더니, 한국말로 속삭여 묻는다.
(그런데, 카이 누넨 정말로 유명씨가 추천한 거에요?)
굳이 한국어로 묻는 이유는, 여기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둘밖에 없어서였다. 육미영은 유명이 카이를 직접 추천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혹시 유명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하고 있었다.
유명의 그녀의 마음을 읽은 듯 싱긋 웃었다.
(네. 보시면 아실 거에요. 하늘이 카이 누넨을 내리신 건, 릴 딜런을 연기시키려는 이유였다는 걸요.)
엄청난 장담에 육미영은 침이 바짝 말랐다.
그녀가 보아온 신유명이라는 배우는, 결코 허튼 소리를 이렇게 자신있게 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정말로 뭔가 있는 것일까.
카메라가 세팅되고, 마지막으로 문유석과 카이 누넨이 함께 들어왔다.
유석이 유명을 보고 살짝 눈인사를 건네는 사이, 제니브 스콧이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카이 씨.] [넵. 안녕하세요. 릴 딜런 역의 오디션을 보게 된 카이 누넨이라고 합니다.]아름다운 이목구비와 맑은 푸른 눈동자.
아직 소년같은 인상을 주는 카이는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 곳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탐탁찮게 여기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일까, 모르는 것일까.
[좋아요. 오늘 준비해 온 것은 2화의 릴의 대사인가요?] [네.] [데카르도와 주고받는 대사이니까, 우리 조연출이 상대역 대사를 쳐줄 거에요.] [저…진짜 데카르도가 해 주면 안되나요? 유명 형이 저기 있는데.]흠칫-
앉아있던 심사자들이 조금 놀랐다.
제니브가 조연출에게 상대역을 시키려고 했던 것은 사실, 카이에 대한 배려였다.
그가 아무리 잘 해도, 신유명과 함께 연기하면 유명에게 시선이 주목되어 버릴 테니까. 하지만, 그는 그런 계산을 할 줄도 모르는듯이, 순수한 얼굴로 유명 쪽을 말똥말똥 쳐다본다.
그리고 유명은 속으로 웃었다.
‘역시···’
아리자데 왕국 살인사건에서 배역을 고를 때도 그랬다.
그는 자신과 가장 동떨어진 배역인 왕을 골랐다. 누구의 대사 분량이 더 많고, 누가 더 돋보이는 캐릭터가 있는지, 외부의 상황을 가늠해서 배역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마음의 목소리에 근거해서 배역을 고르는 배우.
지금도 그는 진짜 데카르도와 연기하는 것이 더 실감날 거라는 생각으로, 더 돋보이고 싶다는 계산 한 점 없이, 자신을 상대역으로 요구하고 있다.
카이 누넨과 릴 딜런.
무척 달라 보이지만, 일면 너무나 비슷하지 않은가.
스스로의 기준에 따라서만 행동한다는 점에서.
[좋아요, 제가 하죠.]유명이 일어나 그의 앞에 섰다.
삽시간에 회의실의 공기가 팽팽해진다.
‘신유명의 첫 데카르도 연기···’
모든 사람의 이목이 유명에게 쏠리는 순간, 그가 첫 대사를 던졌다.
303 외전3.뭘 하려는 거에요?
2화의 첫 장면.
양부는 ‘천재적인 수학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데카르도에게 릴을 소개시켜준다.
데카르도는 그 때, 양부에게 다른 양자가 있음을 처음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다른 아이가…있었다고.’
양부는 자신을 입양해주었을 뿐, 함께 살지는 않았다.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집을 구해주었고, 가정부를 붙여주었으며, 자신이 아쉬움없이 생활하고 공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니까.
양부는 늘 바빴지만, 가끔 연락할 때는 위엄있고 다정했다. 나이 차가 열아홉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상적인 아버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는 멋있었고, 자신도 저런 남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에게, 자신 말고 다른 아들이 있었다니.
그 충격에 데카르도는 릴을 보며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