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95)
-테이밍 스킬이요?
리포터의 질문에 추적 전문가가 답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예. 테이밍 스킬은 몬스터나 다른 생물을 조련하여 자신의 펫으로 삼는 기술을 총칭합니다. 지금 상황을 보니 아바타는 테이밍 스킬을 익힌 걸로 확인되는군요.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리포터.
전문가의 설명만 듣고보자면 딱히 놀랄 이유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숨을 죽이고 조용히 있었다.
그들의 앞에 상우의 분신들과 도열해 있는 코볼트들.
그 숫자만 무려 100여 개체에 달했으니까.
-근데 저렇게 많은 몬스터들을 다룬다니… 정말이지 놀랍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요?
-아마 현 테이머 계열 헌터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를 다루고 있을 겁니다.
전문가의 장담.
그와 함께 화면은 다시 상우와 코볼트들을 비췄다.
거의 소규모 군대 느낌의 장엄한 광경.
사실 현재 지구에서 웬만큼 뛰어난 테이머도 동시에 10기 이상의 펫이나 소환수를 다루는 경우가 드물었다.
지배와 통솔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뛰어난 몬스터 한두 기 정도를 집중해서 키우고 활용하는 면이 대세였다.
그게 더 효율적이니까.
물론 네크로맨시 계열 스킬을 사용하는 헌터들은 허약한 스켈레톤 등을 수십마리씩 활용하기도 했지만, 상우의 경우와 비교하기엔 애매했다.
그래서인지 상우가 여러 마리의 코볼트들을 통솔하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생생헌터’는 특종을 노린 게 아니었음에도 꽤나 멋진 장면이 잡을 수 있었다.
전문적인 뉴스가 아닌 일종의 예능에 가까운 방송프로그램 특성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왜 상우는 이곳에서 코볼트들을 부리고 있었던 걸까.
사실 상우가 레이븐 영지에서 황자와 바레인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는 분신을 활용해 이것저것 일들을 처리 중이었다.
그 중 하나가 여왕가재 습득을 위해 야수조련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
그 일환으로 상우는 분신들로 하여금 F급 던전부터 차근차근 야수조련 스킬을 활용해나가고 있었는데, 워낙 기본 능력치가 뛰어난 그였고, 거기에 분신까지 곁들여지자 다른 헌터들이 보기에도 굉장히 대단한 스킬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그랬던 것이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 이렇게 취재까지 따라붙게 되었다.
상우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현 상황에 대한 리포터와 전문가의 짧은 인터뷰 장면이 끝나고.
그들은 전투 소강상태에 있던 상우의 분신들을 향해 재빨리 나아갔다.
-저기, 정상우 헌터님? 아니, 정상우 헌터 분신님?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는듯 약간 어리버리하게 묻는 홍지혜 리포터.
그의 물음에 등을 돌리고 서 있던 분신이 무표정하게 그녀를 돌아보았다.
분신의 잘생긴 얼굴.
던전 내부를 밝힌 라이트 스킬에 의해 그 모습이 마치 전투를 마친 영화의 주인공처럼 화면에 담겼다.
해당 장면은 편집에 의해 슬로우 효과와 샤방사한 효과까지 추가되어 시청자들이 더더욱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영상 효과가 끝나고.
무표정하게 홍지혜 리포터를 분신이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홍지혜 리포터는 약간 흥분된 기색으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생생헌터에서 취재를 나온 홍지혜 리포터입니다. 정상우 헌터님께서 새로운 스킬을 선보이셨다고 하셔서 이렇게 찾아왔는데요. 혹시 잠시 인터….
홍지혜 리포터는 그렇게 인터뷰를 제안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공에서 수 개의 아공간 입구가 열렸다.
[아공간]
[아공간]
[아공간]
[아공간]
……
이후 그 아공간 입구들은 크기가 확장되어 코볼트들을 집어삼켰고,
탓, 탓, 탓… 탓!
분신들 역시 아공간으로 뛰어들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1~2초도 안 되는 사이에 벌어진 일.
그렇기에 홍지혜 리포터도, 경호 인력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덕분에 분위기가 약간 어색해지려는 찰나.
홍지혜 리포터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정상우 헌터님께서 바쁘신 관계로 인터뷰는 진행하지 못했는데요! 그래도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궁금해하셨을 아바타의 새로운 스킬! 확인 완료했습니다!
그녀의 프로페셔널한 진행에 다행히 영상은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렇게 영상이 종료되고.
MC들이 진행을 이어나갔다.
-홍지혜 리포터, 취재 영상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신속, 정확한 취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아바타의 새로운 스킬이 테이밍 스킬이었군요?
-놀랍습니다. 물리계열 헌터로 이름을 날린 정상우 헌터가 앞으로는 새로운 전투 스타일로 이름을 날릴지 주목이 되는….
그렇게 그날 생생헌터라는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상우가 테이밍 스킬을 사용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난리가 났다.
-코볼트 수십 마리를 끌고 다니네 엌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ㅋ
-혼자 던전 쓸어버리기~ 자기 혼자 현실에서 RPG해버리기~
└ㄹㅇ 진삼국무쌍이네 ㅋㅋㅋㅋㅋ
-근데 얘는 맨날 혼자 던전 다 털고 다니네 개민폐 아니냐
└씹민폐 ㅇㅈ합니다
└얘 때문에 요새 몬스터가 씨가 마름
└└근데 몬스터 많이 없어서 안전하고 좋던디
└└지랄 수입 반토막나게 생겼는데
└└꼬우면 너도 던전 털든가 ㅗㅗ
└└혼자 불가능;;
└└설명충 등판합니다. 던전 소탕에는 최소 8인 레이드파티 5개가 필요합니다.
-얘 근거리 전투 타입 아니었냐? 왠 갑자기 테이밍스킬이지;;
-혼자 1인 길드 차릴 기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진짜로 1인 길드잖음 ㅋ 얘네 에이전시에 얘밖에 없었던 거 같던디
└└ 그건 옛날이고 지금은 꽤 많음 ㅇㅅㅇ
└└ ㅇㅇ 정산비율 좋아서 인기 많다더라
초반에는 헌터웹과 같은 국내 커뮤니티에서만 해당 영상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해당 영상의 일부가 클립영상으로 제작되어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조회수: 68,700,921
해당 영상은 3일이라는 단시간만에 7천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
해외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Hey Jung, taming me plz(이봐 정, 날 조련해줘).
-He is korean(그는 한국인이다).
└No. He is american(아니. 그는 미국인이다).
└Everyone is lie. It is academic orthodoxy that he is Chinese(모두 거짓말이다. 그는 중국인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Shut up chinese(닥쳐 중국인아).
└└Good chinese is dead chinese(착짱죽짱).
-彼どこまで?くなるか?になる(그가 어디까지 강해질지 궁금하다).
그렇게 반응이 뜨거운 가운데.
상우는 이런 곳에 관심이 없이 스킬을 연마 중이었다.
* * *
오딘의 탑.
상우에 의해 오딘의 탑 출입서비스가 개시된 가운데.
최초로 상우와 오딘의 탑 서비스 계약을 맺어 오딘의 탑을 공략 중인 알라바르 왕자의 공략대가 그곳에 있었다.
원래는 1층을 넘어 오딘의 탑 전체를 공략하는 게 목표였던 그들.
하지만, 2층으로 향하는 문을 찾지 못한 그들은 방향을 바꾸어 1층의 사냥을 특화하기로 결정하였다.
-활성탄 투척!
공략대의 리더의 명에 따라 일부 인원이 품에서 수류탄 같은 걸 꺼내 던졌다.
펑!
조그만 수류탄은 터져나감과 동시에 사방을 향해 거무튀튀한 가루를 사방으로 뿜어냈다.
1층의 혹한의 날씨에 의해 순식간에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가루들.
그리고 그 가루들은 투명한 몸체의 보이지 않는 습격자, ’냉기수호자’들의 몸을 덮었다.
-공격!
주변에 있던 냉기수호자들이 확인되자마자 공략대의 화력이 집중되었다.
콰과과과광!
최고의 공략대는 아니지만, 알라바르 왕자가 나름 심혈을 기울여 모은 인원들이기 때문일까.
개개인의 엄청난 화력이 집중되자 소리없이 접근하던 냉기수호자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대로 증발하였다.
턱-
그리고 그 자리에 떨어지는 조그마한 얼음 결정들
-컷!
아이템 루팅을 맡은 몇몇 인원이 재빨리 얼음결정을 회수를 마치고, 공략대는 다시 전진했다.
-오늘은 C섹터까지만 수색하고 베이스캠프로 복귀한다. 다들 힘내자!
-옛썰!
리더의 격려에 힘을 내어 전진하는 공략대원들.
그렇게 그들은 체계적으로 오딘의 탑 1층, 극한의 지대를 공략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따라가는 다른 복장의 청년.
모두 방한 장비로 꽁꽁 싸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혼자만 얇디얇아보이는 검은색 슈트만 입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의 그는 바로 상우의 분신.
그 분신은 상우의 명령에 따라 알라바르 왕자의 공략대를 전담하여 경호 중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오딘의 탑 탈출 서비스도 진행하고 말이다.
때문에 분신은 상우의 명령을 위해 기계적으로 공략대를 따르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때, 분신의 멍한 초점에 생기가 감돌았다.
‘…이젠 좀 견딜만 한데?’
오딘의 탑에 있던 분신에 상우가 접속한 것이었다.
그는 오버마인드 스킬을 통해 접속하자마자 느껴지는 한기에 살짝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이내 적응하고는 자신의 계획을 이행했다.
[아공간]
일행의 뒤편으로 살짝 열리는 아공간.
그곳을 통해 소리없이 빠져나오는 분신들.
스스슥-
튀어나온 분신들은 그렇게 소리없이 공략대에서 멀어져갔다.
공략대의 아무도 분신이 또다른 분신을 소환한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앞으로 전진할 뿐이었다.
그렇게 오딘의 탑에 들어선 분신들.
거의 10여 기의 가까운 분신들은 공략대로부터 빠르게 멀어진 뒤, 자리에 멈춰섰다.
‘여기쯤인가.’
외따로 움직이는 분신들에게 다시 접속한 상우가 주변을 살폈다.
사방에 냉기의 바람이 휘몰아치는 이곳은 냉기수호자들 자주 출몰하는 지역으로, 냉기수호자들 뿐만 아니라 가끔씩 ’서리거인’들 역시 출현했기에 냉기수호자를 체계적으로 공략 중인 알라바르 공략대 역시도 위험 장소로 분류하는 곳이었다.
‘뭐, 나는 잡으러 온 거지만.’
허나, 상우는 지금 오히려 냉기수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냐.
바로 ’테이밍’하기 위해서.
‘이만한 몬스터가 없으니까.’
투명한 몸체.
하체가 없이 부유하는 형태이기에 매우 빠른 기동력.
거기에 웬만한 A급 몬스터들을 씹어먹는 강력한 공격력까지.
같은편으로 만들수만 있다면 굉장히 탐나는 몬스터들이었다.
그리고 몬스터의 강함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야수조련의 스킬 상, 상우는 더 어려운 몬스터를 잡기 위해 이곳 오딘의 탑으로 온 것이었다.
‘게다가 개체수도 엄청 많으니까.’
물론, 이 냉기수호자들보다 훨씬 강한 보스급 몬스터들 역시 많았다.
하지만, 스킬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주 사용하는 게 중요한 법.
겨우 한두 마리의 보스급 개체를 잡는다고 하여 스킬 레벨이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반복 훈련을 위해 오딘의 탑을 선택한 터였다.
‘얘네들 잡다보면 스킬 레벨이 팍팍 오르겠지. 흐흐흐.’
상우는 기대감을 품고 주변을 주시했다.
그와 동시에 분신들에게 야수조련 스킬을 훈련하라고 명령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아공간을 여는 분신들.
[아공간]
[아공간]
[아공간]
[아공간]
……
여러 개의 입구를 통해 상우가 그동안 테이밍한 몬스터들 마구 쏟아졌다.
리자드맨, 오우거, 트롤, 크라니드의 워리어버그, 그래스호퍼 버그, 스피어 맨티스 쉬림프 등등.
심지어 비생물체인 골렘까지 눈에 띄었다.
크르르르르-
크게 괴성을 지르지는 않고 분신들의 명령을 기다리며 가만히 있는 몬스터들.
허나, 혹한의 추위 때문인지 오우거 같은 몬스터들은 신체가 조금씩 얼어붙어가는 모습이었다.
‘쟤네는 얼마 못가겠네.’
하지만 상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저 몬스터들이 쓰러지면 그 자리를 냉기수호자들로 채우면 되니까.
그리고, 그 사이.
상우가 그토록 기다리던 냉기수호자의 움직임이 주변에서 감지되었다.
‘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