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96)
소리 없이 다가오는 투명한 암살자들.
하지만 상우가 미리 펼쳐놓은 기감의 그물에 냉기수호자들의 움직임이 걸려들었다.
즉, 모든 움직임이 파악되는 상황.
상우는 여유롭게 명령을 내렸다.
‘조져!’
그의 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분신들이 주변에 도열한 몬스터들을 움직였다.
시작은 스피어 맨티스 쉬림프였다.
쩡-!
공기가 찢어발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맨티스 쉬림프의 송곳 같은 팔이 허공을 꿰뚫었다.
그러자 투명한 몸체가 드러나며 기화하듯 사라져가는 냉기수호자.
사라진 그 자리에는 결정 몇 개가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몬스터들과 냉기수호자들이 맞부딪쳤다.
캬아아아아아악-!
위협을 하기 위해서인지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리자드맨.
하지만, 변온동물인 파충류와 비슷한 습성상 이미 극한의 추위에 의해 움직임이 매우 느려진 상황이었다.
결국 소리를 내지름과 동시에 냉기수호자의 표적이 되어 목이 달아나고 말았다.
서걱-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반월형 검기로 리자드맨의 목을 베어넘긴 냉기수호자.
하나, 그 자리에 거대한 쇠몽둥이가 내리꽂혔다.
꽝!
충격에 의해 리자드맨의 몸체와 냉기수호자가 동시에 터져나갔다.
다시 볼 필요도 없는 즉사卽死.
그렇게 두 생명에 죽음을 선사한 존재는 눈이 쌓인 얼음바닥에 꽂힌 쇠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쇠몽둥이를 쥐고 있는 손가락 하나하나의 크기가 웬만한 어린아이 팔뚝만 했다.
거기에 터질 것 같은 힘줄과 거칠고 단단해 보이는 겉가죽까지.
육상 몬스터 중 단연코 최강으로 여겨지는 오우거였다.
하나, 일반 오우거와는 다른 생김새였다.
보통 알몸으로 다니는 오우거와 달리 조잡한 갑옷까지 걸친 녀석은 두 개의 머리가 달려 있었다.
바로 트윈 헤드 오우거.
두 개의 머리답게 기존의 오우거보다 훨씬 지능이 뛰어나고 두 배에 달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 보스급 몬스터였다.
그런 강력한 녀석 역시 상우에게 테이밍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녀석은 명령을 받기까지 가만히 있었던 게 좀이 쑤셨던 걸까.
그동안 못 움직였던 걸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꽝!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냉기수호자들과 거치적거리는 몬스터들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트윈헤드 오우거.
상우는 흐뭇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쟤는 좀 쓸만하네.’
다른 잡몹들은 추위라는 환경조차 잘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져내리는 와중에 녀석은 그런대로 잘 적응하고 있었으니까.
상우가 테이밍한 전력 중 가장 강력하다고 여겼던 맨티스 쉬림프조차 추위에 얼어붙고 있는 중이었으니 말 다했다.
‘생각보다 트롤들도 쓸만하고.’
그래도 두터운 털가죽으로 덮인 트롤들과 생명력이 질긴 오우거들 때문에 그럭저럭 냉기수호자들의 습격을 막아내는 중이었다.
‘근데 크라니드가 확실히 질기긴 질기네.’
상우가 타이베른 행성에서 몇 마리 잡아온 크라니드의 주전력 중 하나인 워리어 버그와 그래스호퍼 버그.
거대해진 벌레의 외형처럼 특성도 비슷했던 것일까.
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지 꽤나 잘 움직이고 있었다.
냉기수호자들의 움직임도 예민한 더듬이로 잘 찾아내고 있었고.
‘상대가 안 돼서 문제지.’
하나, 그게 다였다.
전방 공격은 자유롭지만 측후면 공격에 취약한 벌레의 특성상, 기동력이 뛰어난 냉기수호자를 상대로 빠르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냉기수호자들 역시 어느 정도 지능이 있는 것인지 굳이 정면에서 공격하지 않고, 취약점을 파고들었으니까.
덕분에 상우의 전력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냉기수호자라는 고급 몬스터의 힘과 추위라는 환경의 불리함 때문이었다.
하나, 살짝 뒤에 물러나 자신을 공격하는 냉기수호자만 쳐내며 전방을 주시 중인 상우의 눈에는 아직 여유가 맴돌았다.
‘흠, 슬슬 잡아볼까.’
그리고 어느 정도 전투가 진행되어 자신의 정예몬스터들만 남은 시점.
그때 상우는 분신들에게 새롭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펼쳐지는 스킬들.
[야성의 힘]
[야성의 힘]
[야성의 힘]
[야성의 힘]
[야성의 힘]
…….
[광폭화]
[광폭화]
[광폭화]
[광폭화]
…….
야성의 힘과 광폭화 스킬이었다.
그러자, 상우가 테이밍한 몬스터들, 그 예속된 모든 몬스터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맴돌았다.
번쩍-
그와 동시에 몬스터들의 몸이 붉으락푸르락해져갔다.
마치 체내의 혈액이 급속도로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심지어 일부 몬스터들의 몸은 핏줄이 파바박 튀어나오더니 순간적으로 커질 정도였다.
크아아아아아아-!!!
크허어어어어엉-!!!
괴성을 토하며 거칠게 움직이는 몬스터들.
그 움직임이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나게 빨라진 게 눈에 보였다.
‘진짜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사기다.’
상우가 맘에 든다는 듯 몬스터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사실 상우가 야성의 힘과 광폭화 스킬을 예속 몬스터들에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거는 버프형 스킬이었지만, 부작용도 존재했기에 그다지 쓸 일이 없었기 때문.
어차피 그런 스킬들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강했으니까.
그래서 사용법을 잘 모르고 있었던 차에, 어느 순간 야수조련 스킬 훈련을 맡겨놓은 분신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바로 분신이 야성의 힘이랑 광폭화를 몬스터들한테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자기 자신한테만 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참. 나도 모르는 걸 분신이 활용할 줄이야.’
상우는 새삼스럽다는 듯 옆에서 무표정하게 서 있는 분신들을 바라보았다.
사실 상우는 이 스킬을 테이밍한 몬스터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지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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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화/시전형(Lv.7)]: 순간적으로 분노에 몸을 맡겨 신체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일정시간 신체능력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이성을 잃습니다. 판단 능력이 대폭 감소합니다.
-체내 모든 에너지를 격발합니다.
-스킬 사용 후 탈진 상태에 빠집니다.
·[야성의 힘/시전형(Lv.7)]: 내면에 잠재된 야성의 힘을 깨웁니다.
-일정시간 신체능력이 상승합니다.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됩니다.
-스킬 사용 후 일정 시간 체내 에너지 회복이 더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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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설명에도 다른 존재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그냥 대충 분신들에게 야수조련 스킬 써서 테이밍하고, 테이밍한 몬스터들로 사냥하라고 명령을 내려놓았을 뿐이었다.
테이밍한 몬스터로 사냥을 하면 야수조련 스킬의 레벨이 더 빨리 올랐으니까.
그런데 분신이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려서 거기에 버프 스킬들을 사용했던 것이다.
‘나도 모르는 걸 사용한다라… 신기하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상우는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덕분에 꿀팁 하나를 알았으니까.
그리고 눈앞에 전장에서 고급몬스터인 냉기수호자들을 상대로 제대로 써먹는 중이었다.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상우의 몬스터들은 유령처럼 부유하는 냉기수호자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기 시작했다.
오히려 맨티스 쉬림프와 트윈헤드오우거 같은 경우에는 냉기수호자들을 마구잡이로 학살 중이었다.
‘옳지, 잘한다.’
상우가 버프를 건 덕분에 얼추 싸움의 균형의 추가 맞춰진 상황.
하지만 상우는 거기에 한 술 더 떴다.
[헤이스트]
[헤이스트]
[헤이스트]
[헤이스트]
…….
아리아에게 배운 헤이스트 스킬을 사용하고.
[스톤스킨]
[스톤스킨]
[스톤스킨]
[스톤스킨]
…….
물리방어력을 증가시켜주는 버프 스킬도 더해주었다.
상우는 스킬을 사용하고는 효과가 궁금해 다시 전장을 살폈다.
‘…이건 그닥 티가 안 나네.’
자주 쓰던 스킬이 아니라서 스킬 레벨이 낮은 탓에 전장의 흐름을 확연히 바꿀 정도로 스킬의 효력이 뛰어나진 못했다.
그저 아주 조금 빨라지고, 단단해졌달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았다.
‘흠, 그럼 여기다가….’
상우는 허공에 아공간을 열더니,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잘 깎인 나무토막 하나를 꺼내들었다.
[토템]
스킬을 사용하자, 나무토막에 마나가 흐르더니 저절로 불타올라 형이상학적 글자가 새겨졌다.
그러더니 미묘한 푸른빛을 뿜어내는 ‘토템’.
상우는 이 만들어진 토템을 이용해 새로운 스킬을 사용했다.
[힐링 와드]
동시에 그가 가진 토템의 글자 일부가 변형되더니 주변으로 기이한 마나 파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위이이이잉-
그 마나 파장은 상우의 몬스터들과 냉기수호자들을 감쌌다.
그러자 미묘하게 치유가 시작되는 몬스터들.
힐링와드는 그 이름처럼 주변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회복시키는 와드였던 것이다.
‘그럼 뭐하냐고… 트롤인데.’
트롤.
컨트롤(control)에서 컨(con)이 빠졌다는 의미로, 실력이 없거나, 게임을 망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상우는 힐링와드를 딱 ‘트롤’이라고 여겼다.
왜냐.
‘아니, 적군도 회복시키면 어쩌냐고.’
그렇다.
힐링 와드는 냉기수호자들의 피해도 회복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존재를 회복시키는 형태였기 때문.
‘뱀파릭 와드도 마찬가지일 거고.’
때문에 와드 종류 스킬은 상우는 잘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전략적으로 써먹어야겠네.’
예를 들면 생명체 몬스터와 비생명체 몬스터들끼리 싸울 때라든지 말이다.
이런 경우에는 회복의 정도가 다르다든지, 뱀파릭 와드의 효과는 생명체 몬스터들에게만 적용된다는지 하기 때문에 써먹기 좋을 테니까.
‘암튼 이건 봉인.’
판단을 마친 상우는 손가락을 튕겼다.
딱-
와드가 염동력에 의해 박살 나며 회복 효과가 중단되었다.
그렇게 상우가 와드를 시험하는 사이.
전투는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그나저나 한 세월 걸리겠군. 역시 소환 계열은 한계가 있어.’
테이머나 소환 계열 헌터들이 그의 생각을 들었다면 욕을 한 바가지 퍼부을 생각을 하는 상우.
하나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당장 지금 분신 하나만 내보내도, 냉기수호자들을 쓸어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아직 그가 테이밍 관련 스킬을 사용하고 숙련도를 올리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곳이 지구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던전, ‘오딘의 탑’이라는 점을.
즉, 상우가 지금 쓰고 있는 테이밍 스킬이 이곳에서도 먹힐 정도로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말이다.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물론 분신 덕분에 다수의 몬스터들을 부릴 수 있는 점이 가장 크긴 했지만….
“슬슬 잡아볼까.”
아무튼 상우는 병정놀이(?)가 싫증났는지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애초에 이곳에 온 목적이 냉기수호자를 테이밍하고 야수조련 스킬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래서 곧장 움직였다.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
80% 효율인 분신으로 따지면 정신력 600에 달하는 상우의 염동력.
그것이 펼쳐지자, 허공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던 냉기수호자들이 옴짝달싹 못하게 사로잡혔다.
그런 냉기수호자들을 느끼면서 심상에 주먹을 쥐는 상상을 하는 상우.
꽈아아악-
그와 동시에 냉기수호자들의 몸 역시 짜부되듯이 일그러져갔다.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처럼 흔들리는 냉기수호자들의 동체.
‘이 정도면 체력 좀 닳았겠지.’
그가 염동력을 펼친 이유는 야수조련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몬스터의 체력을 빼놓는 선작업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상우는 어느 정도 염동력으로 냉기수호자들 몇 마리를 마사지(?)해준 이후, 야수조련 스킬을 사용했다.
[야수조련]
[야수조련]
[야수조련]
[야수조련]
…….
그와 분신들의 몸에서 퍼져나가는 기이한 파장들.
그와 동시에.
[조련에 성공하였습니다.]
[조련에 성공하였습니다.]
[조련에 성공하였습니다.]
[조련에 성공하였습니다.]
…….
테이밍에 성공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촤르륵 떠올랐다.
‘드디어!’
상우는 기쁜 마음으로 스킬 창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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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조련(Lv.31)/시전형]: 정신의 힘으로 야수와 몬스터를 길들입니다. 강력한 몬스터일수록 조련이 어렵습니다.
-현재 강제 조련 가능한 개체수: 31
-조련된 개체: 얼음정령 암살자 (1) / 트윈 헤드 오우거 (1) / 포레스트 오우거 (3) / 아이언 트롤 (17) …….
-조련된 개체에 대한 지배력이 조금 상승합니다.
-조련된 개체에 대한 통솔력이 조금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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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조련 스킬창에 등록된 새로운 개체, ‘얼음정령 암살자’가 등록되어 있었다.
‘냉기수호자 원래 이름이 얼음정령 암살자구나. 신기하네.’
냉기수호자라는 이름은 오딘의 탑을 공략하던 헌터들이 붙인 것.
실제 이름은 달랐다.
그런데 생긴 건 전혀 정령이 연상되지 않아서 상우가 신기해하던 그때였다.
쿵….
멀리서 지면이 떨리는 듯한 진동이 퍼져왔다.
‘음?’
상우가 기척을 느끼고 진동이 퍼져온 쪽을 살폈다.
쿵-
그러자 이번에는 확연히 느껴질 정도의 진동과 함께 소음이 성큼 다가왔다.
‘설마….’
상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방을 주시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의 안개 사이로 비추는 거뭇거뭇한 동체.
저 멀리서 오고 있음에도 확연히 느껴지는 거대한 크기.
‘서리거인….’
극한의 지대의 또 다른 몬스터, 서리거인의 등장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