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27)
쓸 땐 쓰자 (3)
잠시 이어진 침묵.
이어서 강준모의 감탄이 터졌다.
-어? 이거 진짜 가능하겠는데요?
“하하, 그쵸? 그럼 혹시 스테로이드를 어떻게 구하는지 아시나요? 그게 무슨 전문 의약품이라고 들어서···.”
-아, 그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인데, 그건 제가 구할 수 있습니다. 헌터분들도 스테로이드나 마약 많이 구하거든요.
“이야~ 역시 못하시는 게 없네요. 에이전트님, 짱입니다.”
-하하, 뭘요.
“그리고, 보충제도 좀 구해서 분신들한테 먹일까 하는데, 구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제가 구해다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예. 그리고 오늘 사냥도 잘 진행 중입니다. 사냥터는···
강준모로부터 사냥에 대해 간략적으로 보고를 받고 전화를 마친 상우.
‘마력도 떡상했는데, 이제 힘도 떡상하려나? 기대된다.’
그렇게 기대감에 부풀어있을 무렵.
하연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하요니]: 쌤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ㅎㅎ
-[하요니]: 조심히 들어가세요!
-[하요니]: ?(???????)?
그 메시지가 귀여워서 상우는 흐뭇하게 웃었다.
‘응, 나도 너무 즐거웠어.’
답장을 위해 스마트폰을 오가는 상우의 손이 분주해졌다.
* * *
다음날.
강준모는 오후에 분신들을 픽업하러 오면서 바로 스테로이드 제품을 가져다줬다.
보충제도 한 박스 가득이었다.
스테로이드는 앰플 형태로 되어있었는데, 주사기를 통해 주입하는 형식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하였다.
“헌터님, 근데 제가 스테로이드를 구하면서 알아봤는데, 그냥 복용하면 불수의근도 다 강화되서 몸이 비대해질 수도 있다고 하네요.”
“불수의근이요?”
“예, 사람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내장근육 같은 것들입니다. 가끔 스테로이드 과다복용한 헌터나 보디빌더들 보시면 복근이 근육질인데도 뽈록 튀어나와있죠? 그게 배 안쪽의 내장근육까지도 강화되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거 외에도 심장근육이 강화되서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혈관이 찢어질 위험도 생긴다고 하네요. 근데 이런 건 근육이 강해지는 거라 딱히 부작용이라 칭하기가 좀 애매해서···. 그래서 용량을 조절하면서 처방해야할 거 같습니다.”
“아··· 조심해야겠네요.”
“그래서 지금 가져온 것들은 주사된 부위에만 우선 작용하도록 개발된 스테로이드입니다. 헌터들이 선호하는 최신 제품이지요.”
“오, 좋은데요? 근데 비싸겠다.”
“예, 개당 100만원입니다.”
“···.”
“비용은 사냥 대금에서 공제하겠습니다~”
“··· 네.”
이후 가져온 3개의 스테로이드 중 2개만 분신 1,2호에게 나눠서 주입했다.
분신 3호는 마나 호흡을 훈련을 할 것이기에 따로 주입하지 않았다.
부위는 가슴과 등, 팔뚝, 허벅지와 종아리 등에 조금씩 분배했다.
그렇게 스테로이드를 놓고 분신들을 살피는 상우.
허나 육안 상으로는 스테로이드를 맞기 전과 별 차이는 없었다.
“이제 운동시키면 되려나요?”
“헬스 시켜도 될 거 같고, 사냥도 육체를 쓰니 사냥을 돌려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그럼 평소 스케줄대로 하죠. 그리고 내일부터 추석이네요. 에이전트님 쉬시지도 못하시고···.”
“괜찮습니다. 추석이 뭐 있나요. 돈은 벌 수 있을 때 바짝 벌어야죠.”
“대단하십니다. 하하. 그럼 에이전트님, 분신들 잘 부탁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특이사항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강준모는 분신 1,2호를 태우고 떠났다.
뒷좌석에 분신들을 태우고 라디오를 튼 채로 사냥터로 향하는 강준모.
백미러로 미동도 없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분신들을 보면서 미소 지었다.
“아이고~ 이뻐 죽겠어, 그냥. 오늘도 잘해보자, 분신들아~”
요새 하루에 몇백만원씩 수익을 내고 있었기에 분신들이 돈 덩어리, 아니 이뻐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운전을 하며 일하러 가는 길인데도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강준모.
“··· 초특가 다 놀자~ 초특가 다 놀자~ 초특가 다다다다다다다다 다 놀자~”
그렇게 신나게 가고 있을 때였다.
라디오에서 속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요일, 안좋은 소식을 전해드려 안타깝습니다. 대한민국에 현시간부로 도시급 재해경보가 발동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석 귀성길에 오르고 계시지만, 추석을 지내시기보다는 될 수 있으면 대피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도시급 재해경보는 3개월간 유지될 예정이···.」
속보는 바로 도시급 재해경보에 대한 것이었다.
그 소식을 처음 들은 강준모는 깜짝 놀랐다.
“어? 도시급 재해경보?”
그러고 보니 추석을 맞이하여 귀성길로 정체되어야할 고속도로가 유난히 한산했다.
안색을 굳힌 강준모는 곧장 상우에게 연락하였다.
* * *
상우는 강준모에게 전화를 받아 재해경보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택시를 타고 본가인 부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재해 경보면 더더욱 가족들이랑 같이 있어야지. 겸사겸사 추석도 보내고. 그리고 재해가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대피소에만 있을 수야 없지.’
한반도에 재해경보가 내려졌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생업을 놔버리면, 국가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
병원이 환자들을 진료하고, 경찰이 범죄자들을 잡아놓고, 개인이 자기가 맡은 일을 해야지만 삶이, 그리고 사회가 유지되는 거다.
결국 재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만 했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니까.
게다가 언제 터진다고 확정되지 않은 3개월짜리 경보임에야.
그리고 상우는 어제 배불러서 살 생각을 못했던 한우세트도 사놓은 상태라, 혼자 자취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대피소로 향하기도 뭐했다.
‘F급이긴 해도 명색이 헌터인데 대피소에 숨는 것도 웃기고.’
그래서 마나 호흡 중이던 분신 3호에게 보디가드 삼기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만약을 대비해 3호에게 권총과 대검 각각 1자루, 탄창 몇 개를 장비시켰는데, 단출했기에 겉으로는 장비를 차고 있는지 티가 나지 않았다.
이윽고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한 상우와 분신 3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도어락을 열었다.
삐빅-
“엄마, 나 왔어.”
상우가 3호와 함께 현관에 들어서서 신발을 벗고 있는데, 도도도도- 하는 소리와 함께 방에서 누가 뛰어나왔다.
“어- 오빠다! 오빠, 안녕?”
“안녕.”
“오빠 살 빠졌네? 어···?”
상우의 동생 정지우였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지우의 얼굴은 아직 젖살이 덜 빠진 상태라 볼살이 통통하니 귀여웠는데, 특유의 장난기가 가득해 보였다.
상우가 살 빠진 걸 보고 좀 놀란 눈치였다.
그때 지우는 상우의 뒤에 있던 분신 3호를 발견했다.
“··· 내 눈이 이상한가. 왜 오빠가 둘로 보이지?”
“뭐가 둘이야. 나 혼자 있구만.”
장난기가 발동한 상우가 그렇게 대꾸했다.
“뒤에 오빠랑 똑같은 사람 1명 더 있잖아. 안보여?”
“뒤에 뭐가 있다는 거야. 아무것도 없거든? 엄마! 나 왔어.”
상우가 대충 뒤를 둘러보며 그렇게 얘기하면서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섰다.
거실 한쪽에 한우세트와 홍삼세트를 두고 엄마를 찾고 있자니, 부엌에서 상우의 엄마 이애숙 여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떡을 하고 있었는지 품에 떡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어이구, 우리 아들~ 왔어~? 볼이 홀쭉해졌네.”
“어. 엄마, 나 배고파. 먹을 거 없어?”
“식혜 해놨어. 식혜 먹어~”
그러는 사이 지우의 안색은 창백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상우와 똑같이 생긴 3호가 계속 보이고 있었으니까.
“귀, 귀신···? 으아아앙- 엄마!”
다시 엄마한테 달려가는 동생 지우.
울먹거리면서 오빠 귀신이 보인다고 호들갑을 떨어댔다.
그 모습을 킬킬거리며 보고 있던 상우는 3호에게 명령을 내려 집에 들어서게 했다.
“꺄아아악! 엄마! 저기 봐, 저기! 귀신!”
“이 기집애가 뭐가 보인다는 거··· 꺄아악!”
그제야 상우 옆에 있는 3호를 발견한 이애숙.
그녀 역시 화들짝 놀라서 들고 있던 떡바구니를 3호에게 집어던졌다.
3호의 옷과 방바닥이 밀가루로 범벅이 되었다.
“푸하하하하- 엄마, 장난이야. 장난.”
잠시 후.
상우는 청소기로 열심히 바닥에 흩어진 밀가루를 청소하고 있었다.
“아들. 그러니까, 아들이 헌터가 되었고, 이게 분신술이라는 스킬이란 말이지?”
“그렇다니까.”
“오빠, 이 사람, 아니 이거 그럼 사람 아니야?”
“어. 마나유기체인 거 같아.”
“우와, 진짜 신기하다!”
지우는 3호의 얼굴의 볼살을 꾹 잡아 마구 늘어뜨렸다.
쭉 늘어나는 볼살.
상당히 아플 텐데도 불구하고 3호의 표정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이래도 안 아파? 이래도? 이래도?”
“그만해. 사디스트야.”
“진짜 사람인데 괜히 오빠 흉내내고 있는 걸 수도 있잖아.”
“야, 내가 맞는 거 같아서 기분 드럽다고. 분신 괴롭히면 죽는다.”
“엄마! 오빠가 나보고 죽인대!”
엄마한테 바로 고자질하는 지우였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사이, 초인종이 울렸다.
“택뱁니다-!”
“네, 나가요.”
상우가 나가서 택배를 받았다.
택배는 어제 주문했던 패딩이었다.
“추석이라 그런가. 벌써 왔네.”
“오빠, 그게 뭐야?”
“옛다.”
상우는 상자 하나를 동생에게 던졌다.
“갑자기 던지면 어떡해!”
“그럼 주지 말까?”
“그건 아니고.”
동생은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상자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등장한 하얀색 롱패딩!
“우와! 진짜 이뿌다! 오빠, 이거 나 주는 거야?”
“어. 오다 주웠다.”
“앗싸! 오라방 고마워! 사랑해! 엄마~ 오빠가 패딩 사줬어!”
이미 이애숙도 패딩을 보면서 놀라는 눈치였다.
“진짜 고급지네~”
“응, 엄마 여기 브랜드 몰라? 되게 비싼 데자너.”
이리저리 살펴보던 두 모녀는 패딩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100만원?!”
“오빠···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맞아, 아들. 이건 너무 사치인 거 같아. 환불하자, 응?”
“괜찮아요. 저 이제 돈 많이 벌어요. 그리고 그거 3개 샀는데.”
“뭐?”
“여기 이 상자들도 다 패딩이에요. 엄마랑 아빠 꺼.”
“··· 세상에···.”
상우는 나머지 상자도 개봉해서 엄마에게 패딩을 입혀드렸다.
갑자기 패딩을 입어보시고는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녀.
“엄마, 울어?”
“맞아, 엄마 울지마.”
“아냐, 안 울어. 우리 아들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어서 감동해서 그래. 아들 고마워~ 잘 입을게.”
“어. 그리고 엄마, 다음에 또 사줄 거니까 너무 감동하지 마. 내가 사줬다고 아줌마들한테 자랑하고. 알았지?”
“응~”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패딩 증정식(?)을 마친 상우네 가족.
“근데, 오빠는 패딩 안샀어?”
“어? 나는 뭐 나중에 사려고. 근데 엄마, 근데 친척들은 안 오신대?”
“재해경보 떨어져서 이번 추석에는 못 오신대.”
상우네 집이 큰집이었기에 명절 때 친척들이 상우네 집에 모이곤 했다.
다만, 해가 지날수록 친척들 대부분은 이런저런 일들을 핑계로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요새는 거의 상우네 가족 위주로 명절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때문에 모든 음식을 상우의 엄마가 혼자서 장만해야 했기에, 상우나 지우가 도와드리기는 해도 그녀의 부담이 매우 컸다.
“그럼 음식 또 엄마가 다 해야 되네.”
“그래야지. 이따 엄마 일 좀 도와줘~”
“알았어. 엄마 뭐부터 하면 돼?”
이애숙은 상우에게 마늘 까기부터 시켰다.
상우는 그걸 분신 3호에게 토스하였다.
‘3호야. 저 소쿠리에 들어있는 마늘 껍질 다 까놔.’
그러자 3호는 서툰 솜씨로 하나하나 마늘을 까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도와주지 않고 슬쩍슬쩍 보던 상우는 좀 답답해서 스마트폰으로 추석 음식 Tip 영상을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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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야, 이 영상 보고 그대로 마늘 까.”
그러자 영상대로 수월하게 마늘을 까기 시작한 3호.
기계적인 움직임 때문에 순식간에 끝내버렸다.
이후 상우는 3호를 시켜서 엄마의 추석 음식 장만을 도와드리게 했다.
처음에는 간단히 마늘 다지기, 쪽파 다듬기 같은 재료 준비나, 전부치기 정도나 시키려 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3호가 요리를 너무 잘했다.
영상대로 재료 밑간 맞추기를 기계적으로 딱딱 맞춰서 계량하고, 전부치기 역시 굽는 시간까지 척척 계산하면서 만든 3호의 요리는 생각보다 매우 훌륭했던 거다.
“엄마, 그냥 요리는 분신한테 맡기고 우리는 쉬자.”
“그럼 아들 말대로 할까? 근데 좀 불안한데.”
“그냥 맡겨. 맛없으면 사먹지 뭐. 추석인데 좀 쉬어야지.”
“알았어~”
이후 상우는 3호에게 모든 요리를 맡겨버렸다.
인터넷에 떠 있는 요리 레시피 영상을 보고 고기산적이나 갈비찜, 나물 등을 만들게 한 것이다.
그러자 3호는 혼자 알아서 척척 요리하기 시작했다.
“이야, 분신이 일 잘하네.”
“그럼~ 누구 분신인데.”
“호호, 이번 추석은 아들 덕분에 편하네~”
부담스러웠던 명절 스트레스가 사라진 순간이었다.
“엄마, 이따 저녁에는 한우 사온 거 먹자.”
“그래 아들~”
“근데 친척들 올 줄 알고 한우세트 큰 걸로 사와서 많이 남겠다. 신선도 떨어지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야 되는데.”
“오빠 걱정하지 마. 오늘 다 먹어버리면 되잖아.”
“넌 그만 먹어 돼지야.”
“뭐? 돼지? 돼애애애지?”
“그래 이 똥돼지야.”
“죽어!”
그렇게 3호에게 요리를 시키고 상우와 엄마, 여동생은 TV를 보면서 수다를 떨 무렵이었다.
시간이 지나 저녁때가 되자 상우의 아빠, 정성현도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다.
그 역시 상우가 패딩을 사왔다는 말에 또 다시 감동하였고, 저녁식사자리에서 그가 아끼고 아끼던 술을 꺼내왔다.
“자, 한 잔 받아라.”
한우가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저녁상 앞에서 상우는 조심스레 양주잔을 들어 술을 받았다.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낯 간지러운 건배사와 함께 잔을 부딪친 가족들.
술을 못하는 엄마와 여동생 지우는 음료수로 건배를 했다.
상우는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술을 쭉 들이켰다.
“크으- 아빠, 이거 진짜 쓰다.”
상우는 쓴맛을 없애려 얼른 고기를 집어 먹었다.
“아빠도 고기 좀 먹어, 살살 녹는다.”
“그래그래. 하하, 근데 양주 처음 먹어봤니?”
“아니, 그건 아닌데. 근데 이건 유난히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네.”
“도수가 쎄서 그런다. 대신 이런 양주가 뒤가 깔끔해서 숙취가 없는 법이지. 자, 한 잔 더 받아라.”
술도 약하면서 계속 술을 권하는 아빠 정성현.
이내 취한 그의 넋두리가 이어졌다.
“그래, 우리 아들이 성공했다니 아빠가 기분이 너무 좋다. 아빠가 말이야, 엄마가 너 임신했는데 사방이 몬스터들 천지라 먹을 게 없어서···.”
정성현은 대격변 당시에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또 듣는 똑같은 레퍼토리라 예전 같았으면 ‘또 저 이야기야?’하고 짜증을 냈을 상우였지만, 오늘은 왠지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좀 돈도 벌고 여유가 생겨서 그런가? 이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네. 아빠, 내가 용돈도 많이 드리고 오래오래 호강시켜줄게. 그니까 건강해야 돼.’
그렇게 술자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그날 새벽.
술에 곯아떨어져 잠들어있던 상우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
[강타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
그리고, 부천의 밤하늘.
파지지직-
그 허공에 무언가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