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30)
도움 (1)
쥬얼.
몬스터의 결정체인 그것은, 몬스터 사체 내에서 그 몬스터 고유의 성질과 마나가 만나 체내에 축적되면서 만들어진다.
모든 몬스터의 체내에 있지는 않지만, 사냥 좀 다녀봤다는 헌터라면 누구나 흔하게 발견하게 되는 아이템이다.
그런 쥬얼에도 등급이 있었다.
F급 몬스터이든, S급 몬스터이든 상관없지만, 세계헌터협회에서 지정한 등급이 높은 몬스터일수록 고등급의 쥬얼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최하급 쥬얼은 0.001의 능력치가,
하급 쥬얼은 0.002~0.005의 능력치가,
중급 쥬얼은 0.006~0.010의 능력치가 올랐다.
허나 이런 쥬얼은 등급과 능력치를 올려주는 효과보다는, 현재는 주로 보석으로 취급되어 팔리고 있는 형국이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바로 사용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사용 못한다는 제한은 일반 각성자들이나 헌터들이 외면하게 만들었고, 무엇보다 ‘몬스터화’라는 제한 때문에 그 범용성이 너무 떨어졌다.
쥬얼은 몬스터의 결정체.
따라서 쥬얼을 섭취하거나 받아들이게 된 소환수나 펫은 신체가 몬스터처럼 변한다. 게다가 신체뿐만 아니라 성격마저도 변화하게 되어, 야성이 깨어나 맹렬한 적개심과 살욕에 빠지게 만들었다.
기껏 소환수나 펫의 충성도를 올려놓아도, 몬스터화가 진행되면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는 거였다.
때문에 쥬얼은 소환수마다 한두 번 정도, 몬스터화가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만 사용하는 용도로 전락했다.
무엇보다 고등급의 쥬얼은 단 한 번만 먹이더라도 무조건 몬스터로 변이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쥬얼을 찾는 수요가 없었다.
결국 쥬얼은 오로지 외형의 아름다움으로 보석으로써 역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분신에게 먹인다면 다르지.’
분신의 피해는 본체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몬스터화가 진행이 되더라도, 역소환하고 재소환하면 현재 짱짱한 본체가 복제되어 분신이 생성되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그건 하급 재생의 쥬얼을 먹이고 나서 확인이 되었다.
지금 상우의 눈앞에 있는 건 분신 1호.
허나 현재 1호는 본체인 상우의 모습과는 달랐다.
피부색이 묘하게 멍든 것처럼 거무스름해진 게 마치, 트롤의 피부색과 비슷했다.
현재 상태는 하급 재생의 쥬얼을 1개만 먹인 상태였으니까.
‘1개만 먹였는데도 부작용이 상당하구나. 이래서는 아무도 쥬얼을 사용하지 않겠어.’
그러나 상우는 오히려 쥬얼을 더 먹일 계획이었다.
바로 본체의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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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우]
[능력치]
·근력: 0.759 → 0.809
·순발력: 0.564 → 0.601
·체력: 0.701 → 0.765
·지구력: 0.597 → 0.654
·마력: 1.012 → 1.073
·활력: 0.319 → 0.327
·재생력: 0.410 → 0.416
[스킬]
·[분신술(Lv.3)/시전형]
·[분신 강화(Lv.4)/영구지속형]
·[패밀리어/시전형(Lv.3)]
·[명상/시전형(Lv.4)]
·[마나호흡/시전형(Lv.15)]
·[사격술/영구지속형(Lv.2)]
·[달리기/시전형(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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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비해 재생력이 0.006이나 오른 상태.
허나 쥬얼로 획득한 재생력은 실질적으로 0.003이었다.
하급 쥬얼이 가져다줄 0.005의 재생력 수치의 절반 수준.
나머지는 재해 발생 당시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획득한 결과물이었다.
‘분신의 능력 반영비율 때문에 적게 오르는구나.’
현재 분신의 능력 반영비율은 52%.
그래서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능력치가 오른 거라고 상우는 판단했다.
아마도 분신 강화 스킬의 레벨이 올라가면 쥬얼로 획득하는 능력치도 점차 온전해질 터였다.
그런 점을 생각한다면 분신 강화 스킬의 레벨이 많이 오른 뒤에 쥬얼을 사용하는 게 베스트.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상우에게는 지금 당장 힘이 필요했다.
언제까지 F급 헌터로 남아서 하급 몬스터들만 잡을 수는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높은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여 돈을 벌어 동생의 치료 방법을 구해야 했으니까.
그래서 상우는 강준모에게 부탁하여 쥬얼을 최대한 끌어모으게 했다.
현재 쥬얼의 가격은 다음과 같았다.
최하급 쥬얼의 경우 10만원 선이었고, 하급 쥬얼은 50~100만원 선, 중급 쥬얼은 200~1000만원 정도로 가격이 다양했다.
상급과 최상급 쥬얼은 거대한 크기와 빛의 영롱함이 대단해서 보석으로써의 가치가 대단했고, A급 이상의 몬스터에게서만 나왔기 때문에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굉장히 비쌌다.
일반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지금 상우가 찾는 쥬얼은 가격대비 능력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가성비가 좋은 최하급에서 하급 쥬얼들이었다.
강준모는 이를 자신이 아는 오프라인 상점들과 헌터웹과 같은 온라인에서 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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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급~하급 쥬얼 종류 가리지 않고 최저가에 무제한 매입합니다.
최하급 개당 10만원, 하급 개당 50만원에 매입합니다.
네고 없이 현장에서 바로 쏴드립니다.
쥬얼 팔지 못하고 계신 분들 바로 연락주세요.
JM에이전시 강준모
010-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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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싶습니다.
└└연락주세요!
└└└거래완료.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여기 확실한가요?
└└연락주세요^^
쥬얼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했기에 최저가에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워낙 수요가 없어서인지, 최저가에 산다는 글에도 많은 사람들이 팔기를 원했다.
강준모는 그런 쥬얼을 쓸어 담아 상우에게 전달하였다.
“헌터님, 쥬얼은 계속 모으고 있구요, 여기. 지금까지 모은 쥬얼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모은 쥬얼은, 최하급 쥬얼 100여 개, 하급 쥬얼 20여 개.
구매 금액은 총 2000만원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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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의 힘이 담겨있는 결정체입니다.
-사용방법: 섭취 또는 마나로 활성화하여 흡수합니다.
-사용효과: 근력 영구적으로 0.001 증가
-제한1: 사람에게 사용 불가능합니다.
-제한2: 사용이 누적될수록 대상의 몬스터화가 진행됩니다.
마력의 힘이 담겨있는 결정체입니다.
-사용방법: 섭취 또는 마나로 활성화하여 흡수합니다.
-사용효과: 마력 영구적으로 0.004 증가
-제한1: 사람에게 사용 불가능합니다.
-제한2: 사용이 누적될수록 대상의 몬스터화가 진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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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는 그 쥬얼들을 몽땅 분신 1호에게 사용했다.
1호가 꾸역꾸역 쥬얼을 입에 털어넣었다.
그러자 두 팔이 근육덩어리로 거대해지고, 핏줄이 튀어나오며, 피부가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몬스터화가 진행된 것이다.
그르르르-
짐승처럼 낮게 으르렁거리는 1호.
동시에 상우의 몸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약간 저릿저릿한 근육통과 함께 몸에서 좀 더 힘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갑작스레 변한 능력치의 변화를 몸이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
‘효과가 있어.’
그때, 파충류의 그것처럼 변화된 1호의 눈이 번뜩였다.
1호가 상우를 보더니 온몸의 근육을 팽창시켰다.
마치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려는 듯한 움직임이다.
“움직이지 마.”
그러자 1호의 몸이 멈칫했다.
상우의 명령과 몬스터로서의 야성이 부딪치는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움찔거리는 1호.
그 모습을 보며 상우는 1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나 많이 먹였는데도 명령이 유효한 걸 보면 분신에 대한 명령이 정말 강력하긴 하네.’
보통 최하급 쥬얼을 서너 개 이상만 먹어도 몬스터화가 진행되어 통제를 잃는 거에 비하면 굉장히 양호한 셈.
근데 움찔거리는 걸 보면 여기서 더 먹이면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 헌터님, 얘 이러다 우리 공격하는 게 아닐까요? 역소환하심이···.”
“괜찮아요. 분신과 연결된 링크가 아직 단단하거든요. 공격할 거 같으면 그때 역소환하죠, 뭐.”
“그럼 다행이네요. 능력치는 어떻게 변하셨어요?”
“잠시만요. 상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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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근력: 0.809 → 0.820
·순발력: 0.601 → 0.643
·체력: 0.765 → 0.776
·지구력: 0.654 → 0.670
·마력: 1.073 → 1.084
·활력: 0.327
·재생력: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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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에 순식간에 뻥튀기된 능력치.
특히 순발력의 쥬얼이 많이 있어서인지 순발력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많이 올랐네요.”
“오 축하드립니다. 근데, 분신이 이렇게 몬스터화된 걸 보니까 굉장히 쎌 거 같은데요? 팔뚝 보세요.”
그러고보니 1호의 몸이 예사롭지 않다.
웬만한 몬스터들은 씹어먹을 생김새.
“그러게요. 몬스터화가 되면 육체 능력이 더 강해지려나.”
“글쎄요?”
상우는 즉흥적으로 몬스터화 된 1호를 역소환하기에 앞서 사냥을 시켜보고 싶었다.
“에이전트님, 지금 1호 시험해보고 싶은데, 부천으로 갈까요?”
“부천은 워낙 몬스터들이 많고, 급의 차이가 심해서 위험할 거 같습니다. 대신 E~D급 몬스터 나오는 사냥터로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예, 그리고 제 장비도 준비해주세요.”
이제 상우도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
상우는 강준모와 함께 묵묵히 사냥터로 이동하였다.
‘반드시 강해지겠어.’
결심을 다지는 상우.
그러나 상우가 잊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박원태였다.
* * *
케이너스 길드 대회의실.
어두운 회의실에는 케이너스 길드의 요직을 맡고 있는 간부들이 빽빽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회의실 정면에는 떠 있는 홀로그램 화면.
그 화면에는 부천시의 도시급 재해현장이 재생되고 있었다.
화면 속에 보이는 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아파트 건물 잔해였다.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입구 주변으로 보이는 세쌍둥이.
그들은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었다.
분전하지만 곧 몬스터들에 의해 하나둘 빛으로 산화하는 남자들.
“··· 여기서 보시다시피 죽은 이 두 남자들은 시체를 남기지 않고, 마나로 환원되어 사라집니다. 즉, 생명체가 아닌 마나유기체로 보여집니다.”
진행을 맡은 안경을 쓴 스마트한 인상의 남자, 공략2팀장 유시우는 화면을 넘겼다.
그러자 홀로그램 화면에서 재해 영상이 사라지더니, 한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바로 상우였다.
상우의 사진 옆에는 그의 신상정보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영상 속에 등장한 남자들은 세쌍둥이가 아닙니다. 오로지 한 사람이죠. 그의 이름은 정상우. 현재 나이 21세이며, 각성한지 1달이 조금 넘은 신출내기입니다. 국가에 등록된 각성자 정보에 따르며 능력은 ‘분신술’로 판명되었습니다. 즉, 영상 속에서 죽은 남자들은 그의 분신입니다.”
“··· 분신술···. 저게 이번 회의의 핵심인가.”
“예.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분신술과 달리, 환영이 아닌 실체가 있는 분신술입니다.”
홀로그램 영상이 끝나고 대회의실의 불이 밝혀졌다.
침묵이 흐르는 회의실.
회의실 상석에 앉아있던 박원태가 입을 열었다.
“아시다시피 오딘의 탑으로 원정을 떠났던 우리 공략1팀은 현재 연락두절 상태다. 생사를 전혀 알 수 없지. 모두 무사히 공략을 도전 중인 건지, 아니면 위기에 처해 몇 명만 살아남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몰살했을 수도 있다.”
“···.”
“오딘의 탑의 입구는 들어갈 수만 있고 나올 수는 없는 최고난이도의 던전. 오딘의 탑을 깬 유일한 헌터 점퍼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지. 그리고 그 누구도 그곳을 통과하지 못했다. 사실상 난공불락의 던전이었지.”
“··· 너무 만만하게 봤죠. 우리도 점퍼처럼 깰 수 있을 줄 알았으니까.”
“그땐 모두 미쳐있었죠···.”
침통한 표정의 길드원들.
박원태도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모두 내 불찰이다. 유나의 능력을 너무 과신했으니까.”
박유나.
박원태의 동생.
그녀는 아공간 능력이 있었다.
물건을 집어넣거나, 그 안에 들어가서 숨을 수도 있었다.
아공간을 생성하여 숨는다면 절대적으로 안전한 셈.
그 능력을 믿은 박원태는 오딘의 탑 공략이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박유나의 아공간 안에 넉넉한 식량과 물자를 아공간에 담아서 오딘의탑 공략에 도전했던 거였다.
그러나 한 달이 넘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혀 소식이 없었다.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
“··· 지금 공략1팀은 아공간 속에서 안전한 상태일 수도 있지만, 물자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 특히 3개월치를 준비했던 식량보다는 포션과 같은 구호품이 다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지.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어.”
“··· 하지만 방법이 없잖습니까.”
누군가의 절망스러운 탄식이 이어졌다.
한번 들어가면 클리어 전에는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미친 난이도의 던전을 누가 들어가고 싶어하겠는가.
구조대에 지원할 지원자가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박원태의 말이 이어졌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도울 수 있다면?”
“예? 방법이 있습니까?”
웅성거리는 케이너스 길드원들.
그 소란을 박원태의 목소리가 갈랐다.
“난 정상우, 그의 분신술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길드원들의 눈빛이 진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