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60)
우혁은 데이빗과 함께 백곰이 운전하는 렌트 차량을 타고 [위대한 시민> 시사회장으로 가는 중이다.
“토론토 전체가 축제 분위기야!”
백곰이 감탄했다.
“왜 사람들이 토론토 영화제를 세계 3대 영화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아.”
데이빗이 백곰의 말에 덧붙였다.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를 세계 3대 영화제라고 한다.
최근 들어 규모가 축소된 베니스 대신, 토론토를 꼽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영화제 규모나 영향력을 놓고 보면 토론토를 세계 3대 영화제에 포함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토론토 영화제를 일컬어 ‘북미의 칸’이라고 한 지 오래다.
상반기에 칸이 있다면 하반기엔 토론토가 있다.
토론토 영화제는 할리우드에 없어서는 안 될 홍보 무대가 되었다.
가을 영화 시즌의 시작과 동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들은 토론토 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며 관객몰이를 꾀한다.
[위대한 시민>도 마찬가지이고.“차가 너무 막히는데?”
백곰이 시간을 확인했다.
시사회 시작 시간은 아직 충분했으나 도보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차량으로 20~30분이나 걸리게 생겼다.
“걷는 게 더 빠르겠는데···.”
데이빗이 차창 밖을 살피며 말했다.
“안 돼! 큰일 나! 내려서 걷다가 몰려드는 인파에 묶이는 수가 있어.”
백곰이 펄쩍 뛰었다.
LA 한인타운을 걷다가 인파에 묶인 적이 있다.
[쓰레기들: 화이트, 블랙, 옐로우>가 개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가족들과 종종 외식을 하던 식당을 가기 위해 차량에서 내렸다가 우혁을 알아본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결국 식당을 10미터 앞에 두고 30여 분 동안 묶여 있다가 간신히 택시를 잡아타고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택시를 잡기 위해 백곰이 진땀 꽤나 흘렸다.
그때의 일이 떠오른 것이다.
이제 우혁은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함부로 거리에 나다닐 수 없을 만큼.
“난 괜찮은데, 형 때문에 안 되겠구나.”
데이빗은 스타가 되어 거리를 마음대로 걸을 수 없는 상황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우혁을 겨누었다.
“형 핑계 댈 거 없거든. 데이빗 너도 마찬가지야. 사람 많은 곳에 혼자 다니고 그러지 마.”
백곰이 정색을 하고서 데이빗에게 주의를 주었다.
“넵!”
데이빗이 장난스럽게 거수경례를 했다.
그 모습에 백곰이 피식 웃었다.
데이빗은 [위대한 시민> 시사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으나 호텔에 혼자 있기 싫다며 따라 나선 길이다.
영화를 보고 싶어 하기도 했고.
데이빗은 아직 [위대한 시민>을 보지 못했다.
관객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빗이 [위대한 시민>을 보기 위해 토론토 영화제에 온 것은 아니다.
데이빗도 엄연한 토론토 영화제 초청 영화의 배우였다.
[쓰레기들: 화이트, 블랙, 옐로우>도 토론토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개봉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반응이 완전히 식지 않았고, 아카데미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었다.
배우들의 일정을 고려해 시사회는 한 번만 하기로 했다.
이번 시사회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소녀’ 역을 맡았던 아역 배우와 데이빗도 참가한다.
아역 배우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데이빗은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하반기를 두고 보아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흥행 성적만 보면 [쓰레기들>이 가장 앞서 달리고 있다.
물론 아카데미상이 흥행 성적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쓰레기들>은 대중성 못지않게 작품성에 대한 평가도 높기 때문에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의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그런데 1주일 전 [위대한 시민> 언론 시사회에 참가한 기자들과 비평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쓰레기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일반 관객 시사회는 오늘이 처음이다.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위대한 시민>이나 [쓰레기들> 중에 한 편이 관객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백곰이 좌회전을 하며 말했다.
People’s choice award.
이른바, ‘관객상’.
관객들을 찬밥 취급하는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와 달리 토론토 영화제는 관객들 중심이다.
관객상은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를 본 관객들이 직접 투표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작품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작품은 흥행에 성공한다는 말이 있잖아. [불의 전차>, [인생은 아름다워>, [아메리칸 뷰티>, [와호장룡>, [아멜리에>, [슬럼독 밀리어네어>, [라라랜드>가 모두 관객상을 받았거든.”
“그래?!”
백곰의 설명에 데이빗이 놀라워했다.
“형은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있어?”
“내가 어떻게 알겠어. 우혁 형한테 들어서 아는 거지.”
“지나가는 말로 한 번 얘기했을 뿐인데, 그걸 기억하는구나!”
우혁이 감탄했다.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건만, 매번 놀랍다.
“[쓰레기들>은 이미 흥행에 성공했으니까 [위대한 시민>이 받아야겠네.”
데이빗의 말이었다.
“[위대한 시민>은 네가 출연한 영화도 아닌데?”
“형이 출연했잖아.”
“데이빗 너도 형한테 완전히 빠졌구나. 나처럼!”
듣고 있기 민망해서 우혁이 파토를 놓았다.
“그만들 하시지?”
그러나 데이빗과 백곰은 우혁이 민망해서 죽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우혁에 대한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냈다.
시사회장에 도착할 때까지.
***
[위대한 시민> 시사회장에 도착했다.선착순 입장이기 때문에 극장 앞에는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데이빗과 백곰은 객석으로 들어가고, 우혁은 대기실로 갔다.
먼저 도착해 있던 영화사 간부 직원들이 우혁을 발견하고는 벌떡 일어나 반겼다.
“어서 오세요!”
우혁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쓰레기들>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자 우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를 두고 뭐라고 할 것도 없다.
인지상정이니까.
다만, 흥행에 대한 그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부담스러울 따름이었다.
우혁의 칸 영화제 수상과 [쓰레기들>의 흥행 성공에 고무된 [위대한 시민> 영화사는 애초에는 3억 달러를 목표로 잡았으나 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에 대해 스톤 감독은 불만을 표출했으나 영화사는 잔뜩 고무되어 있었다.
“강 배우님 덕 좀 볼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여러 모로 하늘이 도와주네요.”
“기대가 큽니다.”
우혁은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뒤쪽에 앉아 있는 스톤 감독에게 다가갔다.
스톤 감독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톤 감독에게는 [위대한 시민>이 마지막 작품이 아닌가.
은퇴작.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고 싶을 것이다.
우혁은 스톤 감독의 초조함을 달래주기 위해 곁을 떠나지 않고 말상대가 되어 주었다.
시사회 상영이 끝났다.
스톤 감독과 우혁, 그리고 주요 출연 배우들이 무대로 나가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올렸다.
기립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관객들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았다.
[‘옐로우 강’의 [위대한 시민>이 토론토 영화제를 뜨겁게 달구다] [세계적인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역작, [위대한 시민>]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강우혁’, 아카데미상을 정조준하다]토론토는 다문화국가인 캐나다의 가장 대표적인 ‘다문화도시’로서 100여 민족이 모여 사는 곳이다.
다양한 문화 공동체가 잘 보존되고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토론토는 다른 문화권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충족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토론토 영화제는 ‘다양성’을 키워드 삼아 세계 각국 영화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개하고 있다.
토론토 영화제의 창설 자체가 다양한 문화 공동체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고, [위대한 시민>은 그런 영화제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의 관심은 받을 거라고 어느 정도 짐작은 했다.
그러나 관객의 반응까지 좋을 줄은 몰랐다.
영화제 마지막 날이었다.
가장 큰 관심은 어떤 작품이 흥행보증수표인 ‘관객상’을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우혁은 두 작품 모두에 투표했다.
“형! 만약 [쓰레기들>, [위대한 시민> 두 작품 중에서 관객상을 받는다면, 형은 어떤 작품이 받았으면 좋겠어?”
백곰이 우혁에게 물었다.
어려운 질문이었다.
[쓰레기들>을 선택하자니 [위대한 시민>이 울고. [위대한 시민>을 선택하자니 [쓰레기들>이 울고.“초청작이 300편도 넘는다.”
우혁은 그렇게 얼버무리며 대답을 피해 갔다.
수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였다.
수상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그런데.
– [위대한 시민>이 관객상을 수상했다는군요. 허허허!
스톤 감독이 우혁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축하드립니다, 감독님!”
– 덕분에 이런 귀한 상을 타게 되었어요. 고마워요.
“제가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 영화에 저를 캐스팅해 주셨으니까요. 아카데미도 기대하겠습니다.”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면 ‘아카데미상’에 반드시 노미네이트된다는 건 익히 알려진 바이다.
– [쓰레기들>이 관객상 2위를 차지했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되면 우혁이 출연한 두 편의 영화가 1, 2위를 차지한 셈이 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위대한 시민>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 수상] [강우혁이 출연한 [위대한 시민>과 [쓰레기들>이 관객상 1, 2위 차지]비록 관객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으나 타란티노 감독은 쾌재를 불렀다.
– 아카데미까지 휩쓸어버려? 하하하하!
타란티노 감독, 요즘 아주 신이 났다.
신이 날 수밖에!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흥행 성적도 엄청난데다가, 아카데미까지 손에 잡힐 듯이 아른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 차기작은 우혁을 원톱으로 세울 거요.
“당분간 감독은 접고 프로듀서에 집중한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 강이 할리우드로 돌아올 때까지 감독은 잠시 개점휴업할 생각이오.
“그러지 마세요.”
– 내 맘이오!
목소리는 딱딱하지만, 타란티노 감독의 마음은 잘 안다.
– 내 마음, 내일이 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당신을 원톱으로 하는 차기작을 하고 싶다고. 그러면 안 되나?
누가 말리겠는가?
고마울 따름이다.
– 나도 좀 쉽시다. 지금은 쉬고 싶을 뿐이오. 한국에 놀러가도 되나?
“그럼요. 언제든 오십시오.”
– 젠장! 한국은 너무 멀어. 한국에 안 가면 안 되겠소? 농담이오.
그러고는 전화를 툭 끊었다.
타란티노 감독이 그리울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그와 다시 작품을 하고 싶다.
레오나 윌과도.
그러나 지금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
가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플럼범 바이러스> 출연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와 드라마 제작 현실을 바꿔 놓고 싶다.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겠지만, 하는 데까지 해볼 생각이다.
그건 그렇고···.
***
[위대한 시민>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쓰레기들: 화이트, 블랙, 옐로우>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흥행을 예상했으나 [위대한 시민>은 대중성이 약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웬걸!
영화사에서 수정 목표로 잡았던 5억 달러를 개봉 한 달 만에 훌쩍 뛰어 넘었다.
아직 일본과 중국은 개봉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추세로 보아 [쓰레기들>의 성적을 넘어서지는 못해도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연타석 홈런이었다.
[ 연타석 홈런!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