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54)
454화
오다 노부나가.
야마모토 사부로와의 협상은 순조로이 진행되었다.
정확히는 그가 김강한의 말을 믿게 된 순간부터다.
그럴 만했다.
대지진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야마모토 사부로의 정신은 딴 곳에 가 있었다.
“당장 태평양 방면 모든 방파제를 15m 이상 부설시키세요! 내가 책임집니다!”
100일 안팎으로 다가온 쓰나미와 지진을 막으려면 1초의 시간도 낭비할 수 없었다.
지진으로 오를 주식이나 미래 가치가 있는 종목들을 전부 매수, 또 현금 융통을 위해 달러화를 준비하는 것은 덤.
-말도 안 되는 소리. 일본은 그런 쓸데없는 일에 돈과 자원을 낭비할 만큼 여유롭지 않소.
-야마모토 사부로와 건설 업체 간 카르텔이야! 이건 정경 유착이라고!
물론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일본을 수십 년간 지배하고 있는 정당인 자민당.
그 당이 둘로 쪼개질 만큼 격렬한 정치 싸움이 나고 있었지만, 사부로는 꿋꿋이 정책들을 밀고 나갔다.
당연한 일이다.
만약 이대로 파프닐이 말한 재앙을 맞게 된다면.
그 결과는 일본의 파멸로 직결될 것이었으니까.
몸이 열 개가 있어도 모자란 강행군.
그러나 그런 사부로도 이것만큼은 바로 OK 사인을 내지 못했다.
-10년 동안은 너무 길어. 절반인 5년으로 하지.
10년을 기한으로 하는 일본 서버의 봉쇄.
사실상 그동안 어느 서버로의 침략도 불가능하고, 오직 방어전만이 가능하게 하는 족쇄였다.
-다른 서버들은 서로 교류하고 외부, 신대륙을 개척하며 실시간으로 강해질 텐데, 그동안 우리는 손가락만 빨고 있으라는 건가?
교류나 진출, 개척을 하지 않고 살아온 사례는 역사에 꽤 많이 있다.
옛날의 왕조들, 그리고 각 지역의 기존 세력들이 그랬다.
그리고 그런 왕국들은 일찍부터 정복을 해 온 제국주의 서양 세력에 굴복하고 모든 것을 내어 주어야 했다.
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더욱 심했다.
신대륙에 출몰하는 고레벨 몬스터와 대규모 콘텐츠는 기존 서버의 콘텐츠보다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서버마다 각종 레벨 스케일링 콘텐츠가 생겨난 것도 이 신대륙 때문.
그런 신대륙 진출과, 다른 국가 서버와의 전투를 10년간 포기하라는 것은 사실상 영원히 일본 서버 안에서 놀라는 뜻이었다.
“안 돼.”
김강한은 단호하게 말했다.
“10년, 무조건 10년 이상이다.”
10년이라 한 건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한 안전 장치였다.
‘만약 이번 계획이 실패한다면, 그 후 최소 5년간은 다시 밑바닥부터 올라가야 한다.’
원작 소설에서 연재된 현재의 시점은 지금보다 약간 더 지난 후.
그러나 소설 내부 묘사에 나온 대로라면, 이 게임의 수명은 최소 15년, 아니 20년 이상이었다.
-그는 알지 못했다.
자신이 10년 동안 이 일을 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같은 느낌의 묘사.
‘설마 그때까지 내가 이 게임을 하고 있지는 않겠지.’
10년 동안 운빨과 히든 피스를 모조리 독점해 성장한 플러시.
독자로서는 보기 좋은 주인공이지만, 상대하는 입장이 되면 그만한 악몽이 없다.
따라서 그 전에 전력을 다해 플러시를 잡아야 하는데, 그동안 일본 서버라는 변수의 개입을 어떤 식으로든 막을 필요가 있었다.
“10년.”
-하지만…….
“10년.”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심한 게…….
고집스럽게 10년을 고집하는 김강한.
그 순간 사부로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생각해 보니 재해를 막더라도, 한동안 일본 서버는 침체될 게 분명하다.’
온 힘을 들여 준비한 한국 원정 실패.
거기다 일본 전체가 피해를 입는 대지진까지 조만간 닥쳐올 거다.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한다 해도, 한동안은 재해 복구에 열심이어야 할 터.
호라이즌 인원도 자연스럽게 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런 우울한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것보다는, 협상 때문에 나가지 못한다는 명분이 있는 게 훨씬 유리하지 않나?’
생각해 보니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었다.
순간 수화기 너머 사부로의 표정이 묘해졌다.
어쩌면 오진환이라는 이 남자.
설마 그 모든 걸 계산하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군……. 알겠다.
일부러 아쉬운 척 말하는 사부로.
물론 김강한은 그런 생각 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중요한 건 플러시를 막고, 그 전에 이 게임에서 외통수를 치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자연스럽게 대화는 끝에 접어들었다.
각자 바쁘게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 더욱 그랬다.
“그럼 어느 정도 몸도 풀었으니, 슬슬 시작해 볼까.”
김강한은 커스터마이징한 게임 기기를 준비했다.
‘마법사 엘리트 해골병으로 15, 16호를 만들어서 효과를 크게 보았지.’
두 해골병들이 기관총처럼 각종 스킬을 쏘아 대자 전투의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다.
일단 기존에 비해 1.5배 이상 오른 DPS(Damage per Second)가 그것.
쏟아붓는 초당 대미지가 크게 상승한 덕에 해골병들의 부담이 훨씬 줄어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해골 마법사들은 버프 마법과 디버프 마법도 탁월히 쓸 줄 알았기에, 다른 해골병들의 성능을 늘려 주고 적들의 힘을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
여러모로 있어서 손해 볼 건 없는 셈.
가짜 세이메이와 오다 노부나가 등을 상대할 때도 이들이 없었다면 한층 더 고된 싸움을 했을 것이다.
‘소닉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 마법사 해골병을 만든다면, 화력 면에서 더욱 큰 위력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거다.’
단순히 능력이 늘어나는 것뿐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공략법의 가짓수가 늘어난다.
플러시와의 일전, 그리고 계획한 플랜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그것이 필요했다.
‘자, 그럼 게임에 들어가 볼까.’
김강한은 VR머신 안에 누웠다.
‘일단 전리품부터 가공해야겠어.’
일본 서버에서 얻은 가장 큰 전리품.
이제 그것을 확인할 차례였다.
***
대공방 엘레멘트 하트.
윈필드, 다탄, 무라딘, 기온.
네 드워프들이 신대륙에 건설한 이 대장간은 신대륙에서도 가장 거대한 규모의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거의 현대의 제철소나 공단급 규모의 시설을 보유.
프론티어 길드의 장비나 공성 병기, 함선 등 각종 아이템의 초안이 이곳에서 나왔다.
심지어 이 공장에서 일하는 인원 중 70%는 무려 드워프.
파프닐이 드워프들과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안 그래도 대장장이 종족이라 불리는 드워프다.
그런 그들이 수백 명이나 있는 곳이니, 나오는 장비의 완성도 및 스케일은 호라이즌 세계 최고봉을 꼽는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반드시 들어갔다.
그러나 정작 99.9%의 유저들은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드워프들이 하고 있는 건 파프닐의 비밀 의뢰 작업들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그 공방은 모든 작업이 잠시 올 스톱되어 있었다.
“……미친.”
“이게 무슨?”
수많은 드워프들이 한데 모여 웅성거리는 맞은편.
산만 한 은빛의 형체가 놓여 있었다.
“대체 이게 뭔가.”
“사쿠라 열도에서 어쩌다 보니 얻었습니다. 용도는 보시다시피…….”
“배라는 건 알고 있네, 그런데 이 크기는…….”
“엄청나구먼.”
드워프들은 손에 맥주 한 잔씩을 든 채 배 곳곳을 살폈다.
“이 정도 양의 귀금속을 배로 가공할 수 있다니…….”
“불칸 님이 직접 만드셨나?”
“이 부품은 대체 뭐지?”
대장장이 기술의 최고 장인들인 드워프들도, 현대 기술이 아낌없이 투입된 다이야마토 앞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물론 눈에 차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이거 금속 배율을 왜 이렇게 했지? 여기서 미스릴 비율을 조금 덜 넣고 그 자리에 강철을 넣어 충격을 보강하는 게 훨씬 나을 텐데.”
“이 합판의 각도 그래. 스케일과 구조는 엄청난데, 안을 보니 약간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는군.”
“우리가 만들었다면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나?”
“암암, 그렇고말고.”
현대 공학, 조선술이 들어가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인간 플레이어의 스킬과 손재주로 만들어진 것.
그 부분에서 드워프를 넘은 플레이어는 아직까지 전 세계 호라이즌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그래도 굉장한 배군.”
“이 귀한 금속들을 이렇게나 모아서, 이런 구조로 함선을 제작할 줄이야.”
“봐 봐, 여기 있는 시설은 소형 배들을 배 안에 탑승하는 구조 같군.”
“배 안에 배를 보관시켰다가 쓴다라. 크기는 대략 일반 범선보다 약간 작은 정도인가?”
야마토 함대와 병기, 대함 미사일 등을 보관하는 장소를 둘러보던 드워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드워프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오다 노부나가가 만든 다이야마토의 막강함을 증명하는 사실이었다.
“잠깐만, 이건 뭐지?”
배 안을 둘러보던 드워프들이 흠칫 놀랐다.
“이건……!”
“식당이다!”
“아니, 마력 엔진에서 나온 열을 식당과 보온으로 돌리고 있어. 어떻게 이런 복잡한 전달을 하면서 온도를 유지하는 거지?”
“배 안에 이런 거대한 식당이 있다니……. 상상도 못 했는데.”
우르르 몰려가 식당 안을 살피는 드워프들.
그 후에도 이런 일은 여러 번 일어났다.
“여기가 화장실……?”
“생활공간임에도 굉장히 깔끔하군.”
“흐음, 물을 이런 구조로 끌어왔다가 내려가게 하는 건가? 물의 마석을 이용해 마법으로 끌어오고, 공기의 힘을 이용해 아래로 오물과 물을 내려보내는 식이로군.”
화장실이나 식량 창고, 무기 보관소 및 생활관 등을 살필 때마다 드워프들의 탄성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클라이맥스는 다름 아닌 포대.
“아닛……! 포대 전체가 동시에 각도를 틀 수가 있다고?”
“이봐, 이건 우리 대장간에도 있는 기술이잖아.”
“그러니까 더 놀랍지. 생각해 보게. 저것처럼 끝에 맥주를 달고, 매번 왔다 갔다 움직이게 만드는 거야.”
“매…… 맥주??”
움직이는 이동 포대와 맥주를 합치자, 나름 냉철하게 보던 드워프들의 눈이 휘둥그레 돌아가 버렸다.
“잠깐만, 어디 가?”
“어디 가긴! 당장 우리 대장간에도 저거 설치하러 간다.”
“크, 시원한 맥주를 자리에서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고? 이걸 어떻게 참냐!”
드워프가 환장하는 두 개가 바로 금속과 맥주였는데, 파프닐이 가져온 이것은 둘 다 충족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파프닐은 혀를 찼다.
아직 내부 엔진이나 동력로, 중요 시설은 다 보여 주지도 않았는데도 저 정도라니.
“엄청난 전리품을 가져왔군. 파프닐.”
“감사합니다, 윈필드 님.”
“저 녀석들은 이제 완전히 정신이 팔렸으니, 이제 본론을 말해도 되네.”
“감사합니다.”
파프닐은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이 배를 개조하고 싶습니다. 재료는 전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조라……. 귀금속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할 텐데?”
“금속이야 있긴 하지만, 이번에 부탁드릴 재료는 귀금속이 아닙니다.”
“귀금속이 아니라고?”
금속 배에 금속이 아니라면 어떻게 개조를 한단 말인가.
“미리 말해 두겠네만, 어중간한 금속을 가져온다면 이 의뢰는 받아들일 수 없네.”
합금은 보통 여러 금속이 절묘한 비율로 섞여야 제대로 된 효과를 낸다.
만약 전혀 강도나 탄성이 다른 금속을 어중간하게 섞는다면, 차라리 넣지 않느니만 못한 일이 될 수 있었다.
“아무리 대가가 대단해도 드워프의 자존심이 있지, 그런 건 못 하네.”
“걱정 마십시오.”
파프닐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봤던 어떤 금속보다도 더욱 대단한 재료를 가지고 왔으니까요.”
“으응?”
“말 나온 김에 한번 보시죠.”
파프닐은 윈필드를 다른 곳으로 안내한 뒤, 인벤토리에서 그것의 조각을 꺼내 보여 주었다.
“이건……. 뼈……?”
다음 순간.
윈필드는 얼굴빛 전체가 새하얗게 변한 채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마, 맙소사! 이건!”
“이걸 이용해 다이야마토를 개조해 주십시오.”
파프닐의 미소가 진해졌다.
“남는 재료는 여러분께 드리겠습니다. 그것이 제 의뢰입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