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556)
556화
“그러고 보니 파프닐 님, 이제 저희는 무얼 하면 되겠습니까?”
보고가 끝나 갈 즈음 야무크가 물었다.
“지금까지는 버티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섬 바깥으로 탈출하려면 벌들과 해양 몬스터들을 뚫어야 하고, 그 외에도 어둠의 마나로 이루어진 결계에 구멍을 내야 한다.
어지간한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
게다가 지금은 벌들이 가득 도사리고 있으니 난이도가 한층 더 올라갔다.
“보통 계획으로는 탈출이 안 될 텐데…….”
그 말에 파프닐은 곧바로 대답했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처리하지.”
“처리요?”
파프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벌이란 녀석들이 얼마나 크고 강한지, 한번 내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어.”
“하지만…… 아무리 파프닐 님이라도 그놈들은!”
“일단 확인 정도는 해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게 있었다.
야무크와의 대화를 마친 파프닐은 굴드와 헬카이트에게로 향했다.
“대스승님, 그리고 스승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 대륙에 돌아갔었다 왔었지?”
“성국 놈들은 어땠더냐? 쫙 깔려 있었을 텐데.”
환영하는 굴드의 옆, 헬카이트가 혀를 차며 물었다.
“성국 쪽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쪽도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졌거든요.”
“음?”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켜서 사람들을 공격했습니다.”
“재밌겠는데? 자세히 말해 봐라.”
파프닐은 동물 반란군 이벤트와, 겪은 전투들을 간단히 설명했다.
굴드와 헬카이트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동물 신을 따르는 우두머리를 쓰러뜨리다니, 크크, 굴드가 호랑이 녀석을 거둬들였어.”
“과찬이십니다.”
“과찬은 무슨, 지금 능력만 보면 너는 나와 같거나 그 이상이다.”
헬카이트도 레벨 800이 넘는 네임드 NPC지만, 동물 반란군과 싸우며 성장한 파프닐도 만만치 않았다.
각종 스킬과 히든 피스들까지 합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터.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 여기서 계속 있을 수는 없으니. 역시 탈출인가?”
헬카이트가 입맛을 다셨다.
“어둠의 마나가 풍부하긴 하지만, 벌 놈들에게 잘못 걸리면 끝장이란 말이야.”
흑마법사들은 리치가 되어 죽음을 피할 수 있거나, 강력한 어둠의 마나로 몸을 마족화시켜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죽음을 두려워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지를 두려워하고, 죽음은 아무리 흑마법을 연구하더라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니까.
파프닐도 그 사실을 알고 말했다.
“여기보다 바깥이 더 위험할 겁니다. 아직 동물 신의 화신은 남아 있으니까요.”
“응? 네가 잡은 거 아니었느냐?”
“굴드, 이 멍청한 제자야! 우두머리랑 화신은 다르다는 걸 모르겠느냐.”
꽁! 꿀밤을 맞은 굴드가 몸을 웅크렸다.
그 모습을 보던 파프닐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
“스승님, 그리고 대스승님.”
“음?”
“왜 그러느냐?”
“혹시 공방 시설이 남아 있습니까?”
“공방?”
“공방?”
“해야 할 게 있어서요.”
“몇 곳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임시 피난처로…….”
“있지! 아주 좋은 곳이.”
헬카이트가 목청 좋게 대답했다.
“마침 잘됐군, 둘 다 따라와라.”
헬카이트는 파프닐과 굴드를 데리고 광산의 지하로 향했다.
길 끝에 설치된 이동 마법진을 쓰자, 곧 푸른 불꽃 몇 개만으로 주변을 밝힌 작은 공동이 튀어나왔다.
“여긴…….”
“얼마 전 발견한 곳이지. 마계에서 올라온 어둠의 마나가 직통으로 통하는 명당이다.”
“흠…….”
공동 바닥엔 검은 액체가 웅덩이처럼 고여 있었고, 주변은 숨이 막힐 정도로 진한 어둠의 마나가 가득했다.
한쪽에는 절벽이 있었는데, 아래에서 엄청난 양의 어둠의 마나가 상승 기류를 타고 위로 솟구치고 있었다.
나이아가라폭포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
이곳이라면 안성맞춤이었다.
“잠시…….”
파프닐은 엘리트 해골병들을 공동 바닥에 순서대로 눕혔다.
잠시 후.
주변에 고여 있던 검은 물과 안개가 해골병들에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엘리트 해골병들의 마나가 회복되었습니다.
-엘리트 해골병들이 완전히 부활했습니다.
-엘리트 해골병들이 추가적인 힘을 얻었습니다.
-엘리트 해골병들의 모든 스테이터스가 +2% 상승했습니다.
-엘리트 해골병들의 최대 HP가 +1,000 상승했습니다.
어둠의 마나를 빨아들이자, 해골병들의 금이나 상처, 꺼져 가던 생기들이 다시 살아났다.
딱딱딱! 딱!
턱을 맞부딪치는 해골병들의 몸에서 소름 끼치는 귀기가 일어났다.
‘이 정도면 됐군.’
예전의 능력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추가 스테이터스까지 획득했다.
이제 얼마든지 최고 컨디션으로 사냥을 나설 수 있었다.
“그런데 파프닐, 설마 빈손으로 온 건 아니겠지?”
“……!”
헬카이트의 목소리에 파프닐은 재빨리 인벤토리를 열었다.
“여기……. 준비해 왔습니다.”
“호오……. 이건 가죽이냐?”
흑마법사에게 가죽이라는 뜬금없는 선물!
급히 인벤토리에 있는 귀중품을 꺼내다가 이상한 게 나온 듯했다.
그렇다고 집어넣고 다른 걸 꺼낼 수도 없는 상황.
이럴 때 방법은 한 가지뿐이었다.
“아, 이런. 실수를 했군요.”
“실수?”
“너무 급하게 꺼내느라……. 포장이 흐트러졌습니다.”
파프닐은 곧바로 전투 코알라의 심장(레전더리)까지 같이 내밀었다.
“대륙의 동물 반란군 중에서도 최강급이자, 저를 고전시켰던 적인 전투 코알라 샤이니의 가죽(레전더리)과 심장입니다.”
이유를 붙이는 파프닐을 본 헬카이트는 눈을 빛내며 유심히 그것을 살폈다.
흑적발 소녀의 모습이지만, 무려 800레벨대 네임드 NPC이자 흑마법사의 지존 중 한 명이다.
한참 동안 가죽을 만지던 그녀가 씨익 웃었다.
“좋은 물건이군. 고맙다! 내 제자의 제자야.”
“마음에 드신다면 다행입니다.”
띠링!
-헬카이트의 호감도가 추가로 상승했습니다.
-헬카이트는 당신을 가족 바로 밑의 가장 가까운 수하이자 제자, 동료로 여길 것이며, 당신의 도움에 언제든지 응답할 것입니다.
파프닐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심장까지 잃었지만, 그래도 실수를 만회하는 덴 성공했으니 말이다.
“굴드 스승님께는 여기, 흑룡의 여의주라는 보물입니다.”
“고맙구나……!”
굴드에게도 선물을 돌린 파프닐은 곧바로 나가려 했다.
그때였다.
“잠깐만!”
“네?”
파프닐이 눈을 돌리자, 헬카이트는 씩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대단한 선물들을 받았으니, 나와 제자 놈도 스승으로서 답례를 하지 않을 수 없겠지.”
“네?”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나의 대제자를 위해, 내가 가르침을 준비했다.”
전사나 기사, 마법사의 가르침이라면 대련이나 퀘스트.
헬카이트의 가르침이라면 왠지 악마와의 계약이나 어둠의 의식 같은 게 떠오른다.
호라이즌 자체는 재밌지만, 그런 작업만큼은 사양하고 싶었다.
파프닐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감사하긴 하지만 스승님, 저는 담피르인지라 함부로 흑마법을 배운다면…….”
“뭐 그런 걸 가지고, 그 점도 신경 썼지.”
말을 마친 헬카이트가 검은 책 세 권을 내밀었다.
“자, 너를 위해 준비한 스킬들이다.”
“스킬 북이요?”
“악마와의 계약이나 어둠의 의식 따위는 자질 없는 녀석들이나 하는 짓이지. 뛰어난 스승이라면 스킬 정돈 만들 줄 알아야 하는 법. 자, 써 보아라.”
파프닐은 스킬 북을 받아 사용했다.
-새로운 스킬 ‘블랙 노바(에픽)’를 익혔습니다.
-새로운 스킬 ‘자성 제어(에픽)’를 익혔습니다.
-새로운 스킬 ‘마도 반전(에픽)’을 익혔습니다.
에픽급 스킬 세 개.
쉽게 얻을 수 없는 등급인 건 분명하다.
연계 퀘스트 두세 개, 그리고 마지막은 유니크급이나 에픽급 퀘스트를 성공해야 얻을 수 있는 정도.
하지만 네임드 NPC 헬카이트가 준 것치고는 그렇게까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것들은…….”
“나와 굴드가 직접 네 종족값과 상태를 분석해 만든 스킬이다.”
종족값을 분석했다라…….
파프닐은 상태창을 열어 스킬 정보를 확인했다.
[블랙 노바]-등급 : 에픽
-분류 : 액티브
-소모 MP : 100
-쿨타임 : 10분
-제한 : 흑마법사, 담피르 전용, 레벨 800 이상
-효과 : 어둠의 마나 결정들을 띄워 마계와 공간을 연결한 뒤, 마계에서 어둠의 마나를 끌어와 응집한 후 광선을 발사한다.
-발사한 광선의 대미지는 마법 공격력X400%의 계수를 가진다.
-특수 효과 : 해당 빔은 상대의 어둠 속성 방어력, 마법 방어력을 30%만큼 관통한다.
-현재 스킬 숙련도 : 0%
-설명 : 어둠 결정으로 약식 헬 서몬을 사용한 뒤, 지옥에서 끌어온 막대한 어둠의 마나를 그대로 적에게 투사하는 파괴적인 흑마법.
[자성 제어]-등급 : 에픽
-분류 : 액티브
-소모MP : 초당 500+자성을 부여한 금속 1cm³당 +100MP
-스킬 지속 시간 : 발동 후 해제 시까지 지속
-쿨타임 : 해제 후 1분
-제한 : 흑마법사, 담피르 전용, 레벨 800 이상
-효과 : 금속 지배로 제어한 금속에 자성을 부여하거나, 금속 간의 자성을 조종할 수 있다.
-현재 스킬 숙련도 : 0%
-설명 : 담피르의 지배 권능을 이용해 금속들에 자력을 부여 및 증폭시킬 수 있다.
[마도 반전]-등급 : 에픽
-분류 : 액티브
-소모 MP : 200
-지속시간 : 1시간
-쿨타임 : 6시간
-제한 : 흑마법사, 담피르 전용, 레벨 800 이상
-효과
-스킬 사용 시 모든 지식, 지혜 스테이터스가 힘, 민첩, 체력 스테이터스 X0.5배의 배율로 전환 및 추가된다.
-물리 공격력과 물리 치명타 확률, 물리 치명타 배율이 약간 상승한다.
-스킬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지식, 지혜 스테이터스는 100으로 고정된다.
-스킬 사용 시 기존의 장비 중 착용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장비는 착용할 수 없다.
-현재 스킬 숙련도 : 0%
-설명 : 담피르의 피가 가진 반전술식을 이용해 마법의 성취를 잠시 동안 육체와 힘의 성취로 바꾼다.
‘호오…….’
이모탈, 레전더리급에 비하면 손색이 있지만.
그래도 굉장한 스킬들.
특히 메탈 담피르의 특성을 이용해 쓸 수 있는 고유 스킬들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스승님, 대스승님, 이것은…….”
“네가 담피르, 메탈 담피르라는 것을 알고 일반적인 흑마법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생각했지. 어떻게, 마음에 드느냐?”
마음에 드냐고?
파프닐은 무릎을 꿇었다.
“감사합니다……!”
다른 랭커들은 세 스킬들 중 하나라도 배울 수 있다면 몇 개월의 시간과 수억의 돈을 기꺼이 쓸 거다.
심지어 그렇게 써도 퀘스트를 실패하면 영영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그런데 이것들을 공짜로, 제한 없이 획득하다니?
-헬카이트와의 인연이 최대치에 다다랐습니다.
-인연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네임드 NPC들과 오랜 시간 관계를 맺고 호감도를 올리면, 해당 NPC와의 인연 퀘스트가 시작된다.
이 경우엔 헬카이트와 파프닐의 인연 수치도 많이 쌓인 데다, 파프닐의 업적이나 명성치가 말도 안 되게 높았기에 곧바로 완료 보상을 얻게 된 것이다.
“분에 넘치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뭘, 담피르라길래 심심풀이 삼아 만들어 본 거야. 신경 쓰지 마라.”
“스승님, 그거 만드느라 철야를…….”
“갈!”
굴드를 외침 하나로 단숨에 제압한 헬카이트가 말했다.
“아무튼 제자에게 주는 가르침은 이 정도에서 끝내고……. 이제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야겠군.”
현실적인 이야기.
지금도 섬을 뒤덮고 있는 벌들에게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단 하나뿐이었다.
“언제 사냥할 거냐?”
“굳이 기다릴 거 있겠습니까.”
헬카이트의 질문에 파프닐이 말했다.
“바로 하죠.”
해골병들이 눈을 빛내며 무기를 챙겼다.
벌 퇴치의 시작이었다.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