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wordsmanship instructor at the Fantasy Academy RAW novel - Chapter 42
아카데미의 검술 강사가 되었다 (42)
나도 선생님 애인인데요?
“형, 이거 포탈 클리어 신호 맞죠?”
“우리 방금 들어왔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포탈이….”
“그럼 강신혁이 혼자 클리어한 거예요?”
말도 안 된다.
분명히 경계를 서던 군인은 쓰레기가 9시 20분쯤에 들어갔다고 했으니까.
조 배정도 9시에 시작했고 놈이 아무리 빨리 왔다고 해도 해도 9시 15분. 아직 11시도 안 됐는데 2시간도 안 돼서 어떻게 클리어를….
아니,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 자식 B 랭크잖아!”
B 등급 10인 포탈을 B 랭크 헌터 혼자서 클리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뭔가 착오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모두와 함께 숲으로 진입하려는데 사람이 걸어 나온다.
“가, 강신혁?”
피를 잔뜩 뒤집어쓴 몰골인데 놀랍게도 다친 곳은 없는 것 같다.
옷과 칼에 묻어 있는 피 중 빨간색은 조금도 없고 전부 검은색이니까.
“강신혁은 반말인데, 당신 나 알아?”
“그게… 아니, 혹시 그쪽이 혼자서….”
“당신네들이 늦은 거잖아. 나는 적당히 할당량만 채울 생각이었는데.”
맙소사, 그럼 정말 혼자 클리어한 건가?
“늦게 왔으니 사체랑 뒤처리는 그쪽들이 하는 거지?”
“아니, 잠깐만! 정말 그쪽 혼자서… 뭐, 뭐야?”
말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내게 다가와서 손을 내밀길래 나도 모르게 한 발짝 물러섰다.
“뭘 쫄고 그래? 누가 보면 내가 때리려는 줄 알겠네. 정산금 보내려면 계좌번호는 받아야 할 거 아니야. 직접 불러 줘?”
녀석의 손을 보니 종이가 들려 있다.
“누… 누가 쫄았다고!”
다른 사람들이 진짜로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 바로 다가가 종이를 잡아챘다.
“절반.”
“절반? 그게 무슨 말….”
“일 있어서 가 봐야 하니까 정산하고 절반만 보내라고. 시세 다 아니까 장난칠 생각 같은 건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런 짓거리는 안 한다고 말하려는데 놈은 그대로 나를 지나쳐 포탈을 나가 버렸다.
* * *
놀란 표정을 하는 군인들을 뒤로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차 유리에 비친 꼴을 보니 완전히 거지가 따로 없다.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되는 일은 없었는데.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서울로 돌아갈 생각으로 너무 날뛰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까부터 참기만 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조금은 해소된 느낌이다.
트렁크에서 옷을 꺼내 갈아입었다.
입었던 옷은 비닐에 싸고 칼도 한 번 닦아서 다시 트렁크에 넣어 두고 운전석에 앉았다.
머리나 신체에 달라붙은 피들은 물티슈로 대충 닦아 내긴 했는데 제대로 안 닦였는지 여전히 피 냄새가 난다.
찝찝해서 샤워 한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그럴 시간은 없을 것 같다.
이어폰을 끼고 김 선생에게 전화를 걸고 바로 액셀을 밟았다.
―강 선생님, 오늘 연수 실기 평가 끝나고 전화 주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설마 안 가신 거예요?
“아니요. 끝나서 전화를 드린 겁니다.”
―벌써요? 아직 11시도 안 됐는데.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조금 서둘렀거든요. 이제 막 올라가려 하는데 어제 말씀하셨던 기자인 친구분이랑 같이 볼 수 있을까요?”
―오려면 두 시간쯤 걸리죠? 어디에서 만날까요?
“이왕이면 교육청 근처에서 뵐 수 있을까요?”
―교육청 근처면 종로구인데… 거긴 왜요?
“아침에 학생 인권 어쩌고 하는 데서 조사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거든요. 원래 내일 오라고 했는데 일찍 올 거면 오늘 와도 된다고 해서요.”
―그럼 광화문 근처는 어떠세요? 마침 친구 회사가 그쪽이거든요.
“잘됐네요. 1시 반에 광화문역에서 뵙죠. 장소 알려 주시면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네. 이따 봬요.
생각을 정리하며 운전하다 보니 어느새 서울 톨게이트가 보인다.
김 선생은 이미 친구랑 만났다고 해서 조금 더 속도를 냈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서 차가 안 막혀 얼마 안 걸렸다.
김 선생에게 근처에 왔다고 어디로 가야 할지 전화를 하니 차로 오겠다고 한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배려를 해 준 것 같다.
주차장 위치를 알려 주고 잠시 기다리자 노크 소리가 들려 문을 열고 내렸다.
“강 선생님… 어머, 얼굴이 완전히 반쪽이 되셨네요. 식사는 하신 거예요?”
“생각이 없네요.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분이 기자님이신가요? 안녕하세요, 강신혁입니다.”
“동석일보 다니는 임은지예요. 3시까지 교육청에 조사받으러 가신다고 들었는데,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아, 네. 누추하지만 타시죠.”
차에 타자마자 바로 정말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상당히 직설적인 성격인 것 같은데 괜히 배려한다고 돌려 말하는 것보단 이편이 낫다.
“하늘에 맹세코 아닙니다.”
“그럼 데스패치에서 연인 사이라고 주장하며 제기했던 상황들을 반박할 증거라거나 증인들이 있으신가요?”
“제주도에 간 이유가 은서랑 밀월여행 같은 게 아니었다는 건 내가 증언할 수 있어.”
“저도 따로 준비하게 있습니다. 잠시만요.”
대시보드에서 노트북을 꺼내 키고 ‘1번’이라고 써진 동영상을 재생했다.
―안녕하세요. 해랑 길드 길드장 홍종식입니다.
―해랑 길드 소속 헌터 홍예슬입니다.
두 사람은 내가 해랑 길드의 요청으로 제주도에 왔으며 매일 같이 사냥을 했고 쉬는 날은 단 이틀뿐이라고 이야기했다.
동영상이 말미엔 두 사람 다 나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법정에 서게 된다면 증인으로도 출석하겠다면서 강한 신뢰를 보여 주었는데, 한 번 봤지만 다시 봐도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
“언제 이런 걸 준비했어요?”
“어제 부탁드렸더니 찍어서 보내 주셨습니다.”
“이 영상이면 확실히 제주도에 간 게 밀월여행이 아니었다는 증거는 되겠네요.”
“여기 2번은 뭐예요? 이것도 증거예요?”
“아, 네. 같이 보시죠.”
2번 영상을 재생하자 두 사람 다 깜짝 놀란다.
―아아, 제1 헌터 학교 교감 김만동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강신혁 선생을 믿습니다.
“선화야, 이분 너희 아빠잖아?”
“정말 우리 아빠네.”
―강 선생 사건을 제일 처음 보도한 기사를 보면 강신혁 선생이 공을 세워 놓고도 언론에 노출되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나와 있었죠. 그런 부탁을 한 이유가 학생과 밀월여행을 감추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아주 희대의 개소리가 따로 없더군요.
“아버님은 여전히 화끈하시네.”
“하하….”
―강 선생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이유는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지금은 폐지된 저희 학교 위튜브 채널에 강 선생이 출연해서 상당히 화제가 됐죠. 좋은 관심도 있었지만 악플도 많았습니다. 강 선생은 특히 심했고 강 선생이 비 헌터 학교 출신이라 만만하다고 생각했는지 결투 신청도 학교 행정이 마비될 정도로 많이 들어오는 등 곤란하고 힘든 상황을 겪었으니 언론에 노출되는 걸 어떻게 좋아하겠습니까? 모든 사람이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건 아닙니다.
이어서 자기랑 대련한 이야기와 유일하게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서 우수 교사로 삼았다는 칭찬과 함께 다시 한 번 나를 믿는다고 말하며 영상이 끝났다.
사실 교감에겐 따로 부탁도 안 했는데 통화할 때 나를 잠깐이나마 의심했던 게 미안하다며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쓰라며 영상을 보내 줬다.
“중간중간 비속어도 있고 관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대로 쓰진 못할 것 같은데 그래도 편집하면 확실히 도움은 되겠네요. 이거 3번도 증거인가요?”
“아, 그건 동영상은 아니고 음성 통화 파일이에요.”
정말 천운으로 은서 어머님이 지난번에 통화했던 게 자동 녹음이 되어 있었다며 보내 주신 파일이다.
호텔 예약 부분도 나오고 은서와 은수가 같이 호텔에서 머무른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준비 많이 하셨네요. 이거 뭐, 인터뷰도 필요 없이 동영상만 공개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아, 혹시 그 팔짱 끼고 있던 사진에 대한 반박 증거도 있나요?”
“기사를 보면 제보자가 저랑 은서를 부부로 착각했다고 하는데 아마 은서가 애들이 기다린다고 말해서 그런 걸 거예요. 은서가 말한 애들은 당시 같이 있던 다른 학생들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겐 따로 연락을 못 했지만 부탁하면 언제든지 증언을 해 줄 겁니다.”
“스킨십은요?”
“그때가 점심때였거든요. 제가 휴대폰이랑 지갑 가지러 온 거였는데. 은서가 얼른 가자고 잡은 거예요. 평소에 제가 애들이랑 워낙 친하게 지내서….”
“설명을 들으니 이해는 가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네요.”
사실 나도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어쨌든 스킨십이 있었던 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
평소에도 스스럼없는 사이라 팔짱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안일했다.
“일단 여기 파일들 제 메일로 좀 보내 주시겠어요?”
“아, 네.”
“어차피 준비하신 증거들만으로도 충분히 강 선생님이 결백하다는 건 증명할 수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기 기사는 언제쯤 올라갈까요?”
“지금 바로 들어가서 써서 올릴 거니까 걱정 붙들어 매세요.”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이만…. 아, 데스패치는 고소하실 거죠?”
“당연하죠.”
데스패치뿐만 아니라 악플러들까지.
누구 하나 봐줄 생각 없다.
* * *
“허, 진짜 완전히 오해였군요.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내일 오라는 걸 지금 왔겠습니까?”
“교육청 차원에서도 강 선생님의 명예 회복을 돕기 위해 보도 자료를 낼 겁니다.”
“최대한 빨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만 가셔도 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까지 열어 주는데, 조사 시작할 땐 무척 까칠하더니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솔직히 처음에 교육청에 들어올 땐 긴장했지만 긴장한 게 허무할 정도로 임 기자에게 했던 것처럼 설명하니 교육청도 나를 믿어 줬다.
애초에 증거가 너무 확실하니까.
물론 완전히 잘 풀리기만 한 건 아니다.
계속 마음에 걸리던 팔짱을 낀 사진이 결국 문제가 됐다.
나를 상대하던 조사관은 별말 안 했는데 중간에 들어온 학생인권옹호관이라는 늙은이가 트집을 잡았다.
인권 센터 책임자라는데 아무리 친해도 선생은 학생이 스킨십을 하려 하면 제지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학교 측과 상의해 징계위원회가 열릴 수도 있다고 한다.
일단 교감이 내 편이니 안 열리고 구두 경고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고, 조사관도 열려 봤자 가장 낮은 징계인 서면 경고 정도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먼저 팔짱을 낀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교감이랑 이야기 한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해 교육청을 빠져나오며 휴대폰을 꺼내니 김 선생에게 메신저가 와있었다.
[강 선생님, 아직 조사 중이세요? 끝나면 이거 한번 보세요. http:.bit.l1/32MQRE]인터넷 주소 링크는 뭐지? 벌써 기사가 올라왔나?
클릭하니 뉴스 기사가 아니라 웬 인터넷 커뮤니티 인기 게시판이 나온다. 아니,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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