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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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화.
‘차율 노래다!’
도입부를 듣자마자, 시청자 모두가 눈치챘다.
차율의 데뷔 초 노래.
아주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마니아들은 다 아는 노래였다.
멜로디 라인 자체가 명곡인데다가, 혼자 노래방 가서 부르기 좋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걸 제대로 부르긴 쉽지 않았지만.
프리즘 홈마는 싱글벙글 웃었다.
왜냐고?
차율 노래를 부르는 윤청은 필승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씩 라디오에서 차율 노래를 불러 줄 때면, 그날 SNS와 커뮤니티는 온통 윤청의 한 소절 영상으로 도배되었으니까.
오죽하면 윤청의 필승 전략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Hug me softly
달콤한 시간이
끝나지 않길 바라요
아니나 다를까.
첫 소절부터 바로 느낌이 왔다.
‘이건 됐다.’
더 볼 것도 없다.
이건 됐다.
프리즘 홈마는 긴장을 풀고 무대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꿈에서 깨고
이 온기도 끝이 나죠
Please stay with me
윤청 도입부가 끝나자마자, 다흰의 파트가 이어졌다.
‘다흰도 잘하긴 해.’
솔직히 인라이븐이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에 블덕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다흰과는 [디어 마이 디바> 때부터 경쟁 구도로 엮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청과 친하다는 말을 듣고 나자 괜히 친근감마저 들었다.
Don’t look at me softly
Just tell the truth
이젠 말해 주세요
계속해서 다른 멤버들의 파트가 이어졌지만, 프리즘 홈마의 귀에는 들리지도 않았다.
그저 오늘 윤청의 헤메코가 레전드라는 생각뿐.
‘흰 셔츠 원피스 윤청이야말로 필승 전략 아닌가?’
보컬 자랑하려고 나온 줄 알았는데 비주얼 자랑하러 나온 거였군.
프리즘 홈마는 오랜만에 청순 컨셉으로 나온 윤청의 모습을 보며 오늘 레전드 짤만 1,000개는 나오겠다고 짐작했다.
그러다가.
‘어라?’
프리즘 홈마는 노래를 듣다가, 뭔가를 깨달았다.
‘이거…. 설마?’
오늘 호평 많은 삼국시대 여자보컬 B팀
[다흰, 청, 담온, 리코>(동영상)
전체적으로 편곡을 엄청 섬세하게 함
네 명 모두 음역대가 다른데, 그 음역대에 맞게 섬세하게 파트 나눠주고 편곡까지 했음
그래서 그런가 돌들도 다 편안하게 실력발휘할 수 있었던 듯
가창력 자랑 판이 아니라 정말 무대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한 것 같아서 좋았음
└2222 경쟁구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화음 쌓는 게 좋았어
파트 80퍼 이상이 계속 화음인 오늘자 삼국시대 여자 보컬 B팀
(동영상)
거의 아카펠라 전문 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모든 파트가 화음임
멤버들 4명 모두 마이크를 입에서 뗄 시간도 없었음
근데 원래부터 한 팀이었던 것처럼 정말 잘 어울리고 좋았음ㅠㅠㅠㅠ
윤청이 진짜 화음 잘 넣더라 팀원들 목소리 안 묻히는 선에서 강약 조절 잘하더라고
윤청 오늘 무대 개쩌는 점
(캡처 사진)
[청: 제가 아카펠라 컨셉으로 가자고 먼저 제안했어요.] [청: 원곡 자체가 워낙 아름다운 노래지만, 원래 한 사람이 부르던 노래라… 그룹이 이걸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더라구요.] [청: 그러다가 아카펠라처럼 화음을 겹겹이 쌓으면 어떨까 했어요. 아예 다른 느낌을 낼 수 있게.] [청: 다들 음색과 가창력이 보장된 분들이라 가능한 일이었죠.](캡처 사진)
[다흰: 청 언니가 파트 배려를 많이 해 주셨어요.] [다흰: 아카펠라가 익숙하지 않은 멤버들에게는 화음 쌓는 법을 알려 주시고…. 어려운 부분은 언니가 많이 해 주셨어요.] [다흰: 편곡도 본인이 직접 해 오셨더라구요.](캡처 사진)
[담온: 이 무대 기획하려고, 저희 무대를 최소 20개씩은 다 봤다는 거예요.] [담온: 일회성 무대 하나 하려고 그러는 사람은 처음 봐서….] [담온: 그래서 그런가 결과물도 좋아서 너무 뿌듯하고 감사했죠.]노래 8할 이상 화음 하자고 제안한 사람: 윤청
자기 파트 욕심 버려서 제일 파트 적은 사람: 윤청
근데 화음 제일 많이 넣어서 제일 바빴던 사람: 윤청
편곡까지 다 한 사람: 윤청
그 결과물: 레전드
사람 자체가 정말 음악 좋아하는 것 같더라 다시봤음
내가 덕후라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좋은 사람이야 우리 윤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무대 보고 반성함
솔직히 누가 제일 잘할까 기대하며 봤는데
오늘 무대는 비교 같은 거 안하고 편하게 볼 수 있더라
ㄹㅇ… 비교글 올라올까봐 예민해져있던 나 자신 반성해
어그로 셀프 차단하는 아이돌 어떤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성공했나.’
나는 SNS 반응을 보고 이제야 안심했다.
어그로 차단을 위해 일부러 화음 전략 쓴 거 아니냐고?
당연히 맞다.
그놈의 비교, 이제 좀 지겨워졌으니까.
WBN에서 뭘 원했는지 알고 있긴 했다.
실시간으로 비교 글 올라와서 개싸움판 되고 어그로 끌리는 걸 원했겠지.
그런데 내가 굳이 그래 줘야 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죄도 없는 다른 아이돌들이 욕먹는 것도 싫었고.
그냥 내가 더 노력하면 될 일이니까.
이 무대 때문에 한동안 거의 잠도 못 잘 정도로 바빴지만….
성공적으로 끝났으니까 된 거지.
“언니!”
“인터넷 반응 체크 그만하구 얼른 고기 먹어.”
“맞아요, 맞아요. 청 선배 오늘 무대 누가 봐도 대박이셨어요.”
아.
여기가 어디냐고?
“어어. 먹을게요.”
[삼국 시대> 회식이다.물론 여돌들만.
남돌들은 우리와 아예 다른 장소로 회식을 잡았다.
괜히 엮일 만한 구실을 만들 필요는 없지.
고기 집게를 잡은 사람은 인라이븐의 담온이었다.
오늘 나와 함께 무대를 한.
“제가 굽겠다는데도….”
나는 다 탄 고기를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며 먹었다.
담온이, 고기 구워 본 적 없구나.
“두 달 차이지만 선배님이신데요. 제가 구워야죠.”
“맞아요, 맞아요.”
다른 인라이븐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신인답게 바짝 군기 잡힌 모습이었다.
나는 옆 테이블의 우리 멤버들을 보았다.
“헤엑. 고기 존맛. 우리 언니들은 맨날 풀떼기만 먹어서 진심 서러웠어요.”
“오늘 집게는 양보하지 않을 거임. 저보다 잘 굽는 사람은 본 적 없음. 반박 받지 않습니다.”
“하하. 나 술 안 먹는데…. 맥주는 먹냐고? 아니, 나 아예 술을 안 해. 미안.”
“…맛있네요. 아, 제 번호요? 그건 무슨 일로…?”
다들 뿔뿔이 흩어져 있었지만, 나름 잘 적응하는 듯했다.
나는 일부러 멤버들을 다 찢어 놓았다.
이럴 때라도 사회생활 해야지, 언제 하겠냐.
다른 여자 아이돌들과도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청 씨, 술 한 잔?”
술?
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 술을 안 해서….”
“왜?”
엑스데이즈의 가연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멤버들 전원이 술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기로 했어요.”
“진짜?”
가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이었다.
“왜 그렇게까지…?”
“아직 술 못 먹는 애들이 워낙 섭섭해해서요. 하하.”
특히 연주홍이 그랬다곤 말 못 하겠다.
맨날 ‘저 빼고 술 먹으러 다니면 저 탈퇴할 거예요!’ 하고 협박하니까….
“그럼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거야?”
“주홍이가 지금… 18살이니까. 2년만 기다리면 되겠네요.”
“그때까지 금주? 청 씨 진짜 좋은 리더구나.”
“아뇨…. 뭐…. 해 달라는데 못 해 줄 건 없으니까요.”
어려운 것도 아니고.
애 섭섭하게 하는 것보단, 내가 조금 참는 게 낫지.
애초에 술을 그렇게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흐트러지는 건 딱 질색이니까.
술 먹은 상태일 때 뭔 일이라도 터져 봐라.
그걸 수습하는 데 방해만 되지.
“그럼 우리끼리 한잔해야겠다. 다흰 씨, 소맥?”
“네, 네…!”
다흰도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군.
간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고기만 열심히 집어먹는데, 메시지가 왔다.
[번애쉬 한재이 선배님]“오, 한재이 씨?”
“넵.”
“걔네 어때?”
가연이 눈을 빛내며 물어 왔다.
내가 차마 말은 못 하겠는데, 한재이는 연애 상대로는 좀 별롭니다….
그냥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좋은 선배님이시죠.”
“재미없고만.”
번애쉬 한재이 선배님
후배님
고생 많았어요~
보답이라긴 좀 그렇지만
다음 앨범에 들어갈 노래로
단하랑 내가 같이 만든 노래를 주고 싶은데
타이틀곡으로
어때요 고맙죠?
‘….’
하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이다.
사람이 너무 너구리 영감탱이 같아.
젊은 놈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번애쉬 한재이 선배님
호의는 감사드리지만
저희가 이미 타이틀곡은 픽스되어서요
수록곡으로라도 괜찮으시면
저희끼리 들어보고 회의해서 결정하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답장이 왔다.
번애쉬 한재이 선배님
아니 벌써 타이틀 정했어요?
들어보지도 않고 일단 거절이라니
자신 있나봐요?
우리 노래 진짜 좋은데?
수록곡으로 실어도 뭐 나야 괜찮긴 하지만
후배님도 우리 거 들어보면 후회할걸?
이걸 타이틀로 할걸~ 하고~?
슬슬 열받기 시작했다.
나는 욕을 한 바가지 쓰다가, 지웠다.
대신 다른 걸 보냈다.
번애쉬 한재이 선배님
(음악파일_미니2집_타이틀)
백 마디 말보다 더 확실한 것을.
그리고 그냥 고기를 마저 먹었다.
“스틸블루는 여름에 컴백하나?”
“아직 뭐… 확실한 건 없어요. 올해 안에만 나오면 다행이죠.”
이미 7월 컴백이 확정되었지만, 나는 최대한 정보 유출을 피하기 위해 얼버무렸다.
“엑스데이즈는 가을에 나올 것 같아. 그니까 그때만 나오지 말아 주라.”
“하하. 회사에 말씀은 전달드릴게요.”
겹치진 않겠군.
“인라이븐은 컴백 언제 해?”
“일단 여름이라고만 하셨어요…! 아마 8월 정도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지금 5월이니까. 세 달밖에 안 남았네? 곧 엄청 바빠지겠구나.”
아니.
아마 인라이븐의 컴백은 7월이 될 거다.
우리가 컴백한다 하자마자 부랴부랴 나올 게 뻔하니까.
모먼트가 원래 그렇지, 뭐.
띠링!
그때, 메시지 답장이 왔다.
번애쉬 한재이 선배님
후배님
왜 그렇게 자신만만했는지 알겠네
내가 올해 들은 노래 중에 최고인데
당연하지.
이건 내가 백녹하였을 때 발매한 곡이다.
이 곡으로 연간 음원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이미 퀄리티는 보증된 노래라는 뜻이다.
D-63
핸드폰 바탕 화면.
아주 작게 써 놓은 디데이가 보였다.
지금까지 꼭꼭 숨기고, 아껴 왔다.
오로지 이 순간만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