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89)
189화.
“낙화 윤청은 진짜 레전드예요….”
블덕의 말에, 홍 덕후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방금 전.
윤청 솔로 무대인 [낙화>는 모든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저걸 [디어 마이 디바> 방청객들만 라이브로 봤단 말이지…?
덕후는 계를 못 타고 머글들만 계를 탄다더니만….
“청이가 솔로로 나왔으니까, 다른 멤버들도 솔로 무대로 나올까요?”
“그런데 주홍이 퍼블 보면 뭔가 유닛 무대로 할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유닛… 진짜 너무 좋아요. 조합이 어떻게 될까요? 전 그게 제일 궁금해요.”
특히나 홍 덕후는, 최애인 연주홍이 어떤 조합으로 나올지가 너무 궁금했다.
누구랑 나와도 우리 주홍이라면 미친 케미를 자랑하겠지.
‘벌써 기대된다…!’
홍 덕후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멤버들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의상 가리려고 그러는 건가? 애들 이상한 망토 같은 거 쓰고 있어요…!”
“헉. 기대 200%….”
이미 솔로 무대를 한 윤청을 제외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의상을 꽁꽁 가린 채 등장한 것이다.
[금: 우리 청청의 솔로, 다들 잘 봐 주셨나요?]네에!
팬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금: 아, 저는 연습하는 내내 들었는데도 질리지가 않아요. 그만큼 우리 청청 목소리가 참 좋다는 거겠죠?] [주홍: 맞아요! 저희가 청청은 꼭 솔로 무대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어요.]전광판을 통해 나오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블덕과 홍 덕후는 열심히 다음 무대를 추측했다.
“주홍이 오늘 헤어랑 메이크업이… 평소랑 느낌이 좀 달라요…! 귀여운 느낌이 아니라 빡센 느낌…!”
“그니까요…!”
어떤 컨셉이길래…!
두 사람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무대 위를 보았다.
[보라: 아무래도 우리 팬분들이 많이 아쉬울 것 같았거든요.] [백영: 저희 잘했죠?]네에!
팬들이 정말 진심을 가득 담아 대답했다.
[청: 다들 기쁘게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다음 무대를 소개 안 할 수 없죠.] [금: 다들 아마 어느 정도 눈치 채셨을 것 같아요.] [주홍: 이번에는~ 저희의 유닛 무대! 보여 드리도록 할게요!] [백영: 저희도 준비하는 내내, 정말 재밌게 준비했습니다.] [보라: 재밌게, 귀엽게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주홍: 어어~? 저희는 귀여운 무대 아니란 말이에요! 오랜만에 저 안 귀엽고 멋있는 무대 준비했어요!] [보라: 하하.] [보라: 그래요, 귀여워하지 말고 멋있게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홍: 그럼 저랑 백영 언니가 준비한 무대! 바로 가실까요!]그 말을 끝으로.
불이 꺼졌다.
그리고.
Honey,
Don’t be afraid of the dark
I’m here for you
어두운 콘서트장에, 장난스러우면서도 여유로운 느낌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
‘어?!’
팬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이 노래…!
‘…수호천사를 가장한 미친 집착 노래로 유명한 그거 아녀?’
오히려 좋아.
팬들 모두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붉은색 조명이 켜지고.
어딜 가든 널 따라다니는 어둠에
잠시 지쳤다면
Let’s go with me
검은색 가죽 크롭 뷔스티에와 검은색 튤 언발란스 스커트, 거기에 무릎까지 오는 레이스업 부츠를 신은 서백영과 연주홍이 무대에 나타났다.
둘 다 팔과 다리에 검은 장미꽃 타투 스티커를 붙인 채.
흰색 레이스 장갑을 끼고 있었다.
고스 룩 컨셉이었다.
‘미친….’
홍 덕후는 오늘 자신이 죽는 날이었나, 잠시 생각했다.
이건 덕후 죽으라는 뜻 아닌가?
항상 밝고 상큼하게만 웃는 연주홍이.
오늘만큼은 완전히 다른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나른하면서도, 뭔가 속셈이 있는 것 같은 미소.
시간 낭비하지 마
평행선을 달리는 우리여도
결국 마주칠 걸 알잖아
Don’t let go of my hand
연주홍이 서백영의 뒤에 선 채, 서백영의 손을 잡고 속삭이듯 노래를 불렀다.
서백영은 속아 줄까, 말까, 하는 얼굴로 살짝 피하다.
연주홍을 등진 채 맞은편 돌출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무대의 끝과 끝에 서게 되자.
갑자기.
연주홍 쪽의 조명이 꺼졌다.
Don’t doubt your fate
너의 수면 위에 대고 소리쳐
너의 심해는 나의 것
붉은색 하이라이트 조명은 오직 서백영만을 비추고.
서백영은 우아하게 한 바퀴를 돌며, 독무를 추었다.
음산하면서도, 어딘지 눈을 뗄 수 없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단 한 번도 이런 느낌의 안무를 한 적이 없었기에, 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대체 왜 지금까지 이런 무대를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독무가 끝나자.
서백영은 연주홍이 있는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렇게 팬들이,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Don’t doubt your fate
나의 빛까지 네가 전부 누려
너의 어둠은 나의 것
이번엔 연주홍 쪽에 불이 켜지며.
서백영이 어둠 뒤로 사라졌다.
연주홍은 어느새 준비된 둥그런 단상 위에 올라서서.
오르골 위의 무용수처럼 춤을 추었다.
밝은 백금색 단발머리와, 검은 의상.
그리고 느릿하게 돌아가는 발끝.
팬들은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때.
갑자기 연주홍이 앞으로 기울어지며 넘어질 것만 같았다.
팬들이 헉, 하고 놀란 순간.
네가 추락해도
난 언제나 널 받아 줄 거야
오로지 나만이
서백영이 달려와, 연주홍을 받아 들었다.
그 순간, 두 사람이 서로 두 손을 마주 댔고,
그러니 날 믿고
언제든 뛰어내려도 좋아
Falling with me forever
미소 지으며 서로를 밀어냈다.
Even if you’re a angel
Even if you’re the devil
약속해
너의 곁을 지킬게
Cause I’m your Guardian
Cause I’m your Guardian
그리고, 서로를 마주한 채 페어 안무가 이어졌다.
거울처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구성된 안무였다.
발레를 접목한 듯한, 우아하면서도 사뿐사뿐한 느낌.
두 사람은 함께 왈츠를 추는 것 같기도 했고.
서로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기도 했다.
네가 날 떠밀어도
네가 날 버려도
약속해
난 결국 너의 옆에 있을 거야
Cause I’m your Guardian
Cause I’m your Guardian
그렇게.
함께 마지막 후렴구를 부른 후.
서백영과 연주홍은 서로의 눈을 손으로 가린 채.
Always!
마지막 가사를 뱉어 내며 뒤로 쓰러졌다.
그 순간.
모든 조명이 소등되었다.
홍 덕후가 기쁨으로 완전히 실신하고 있는 동안.
반대편 구역에는 펖프와 김 대리가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은 우연히 스탠딩에서 마주한 상태였다.
둘 다 SNS를 통해 서로를 알고 있었던지라, 반가움도 컸다.
“다음은 보라랑 금이 유닛이겠죠?”
펖프의 말에, 김 대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유닛 절대 같이 안 할 거라 그래 놓고. 순 뻥쟁이들이에요.”
“대체 어떻게 비밀을 지킨 거죠. 제가 스블이었으면 진짜로 스포 100억 개 했어요.”
“방금 레전드 무대를 보니까 더더욱….”
“대체 어떤 컨셉을 하고 나타날까요?”
“두 사람 다 엄청 뭔가… 쎈 컨셉 좋아하고….”
“드라마틱한 거 좋아하니까….”
“그러면 되게 쎈 무대가 나오지 않을까요?”
김금.
류보라.
두 사람이 어떤 사람들이던가.
귀여운 거, 청순한 것보다는 강하고 쎈 컨셉을 좋아하는 멤버들이었다.
팬들이 귀여운 챌린지를 부탁하면, 제일 뻣뻣한 얼굴로 해내는 두 사람이었다.
여러분이 원하니까 하긴 하는데….
사실 나는 이런 걸 잘 못한다…라는 게 느껴지는 안타까운 몸짓으로 말이다.
둘 다 최선을 다해 귀여움을 보여 주었지만, 표정만큼은 비장한 터라….
더 안타깝고 슬픈 몸짓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귀여운 거 시키고 싶어요.”
“맞아요. 사실… 저 요새 일부러 귀여운 챌린지 더 찾아봐요. 애들이 하는 거 보고 싶어서….”
변태라 미안해, 얘들아….
두 사람이 잠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진 순간.
조명이 꺼지고.
VCR이 켜졌다.
1년 간.
멤버들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들이 담겨 있었다.
무대 위에서 밝게 웃는 멤버들이.
무대를 끝내고 내려올 때에는, 땀에 푹 젖은 채 매우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속상해하는 팬들의 외침과 함께 화면이 전환되고,
숙소의 문이 나타났다.
자체 컨텐츠를 통해 수십 번도 넘게 본 그 문.
그 문 앞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청: 나 왔어~]그때, 윤청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지친 윤청의 얼굴에도, 화색이 도는 순간.
차례로 다른 멤버들의 퇴근 영상이 이어졌다.
김금이 기다릴 때도 있었고, 류보라가 기다릴 때도 있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가 자신을 기다려 준 멤버를 보며 기뻐했다는 것이었다.
[주홍: 저 기다려 준 거예요?! 오늘은 쏜다 쏜다 주홍이가 야식 쏜다!] [백영: 우와, 나 기다려 준 거야? 이거 감동인데. 나도 다음번엔 너네 기다려야겠다.] [보라: 왜 나까지 기다려? 자면 되지. 다음부턴 기다리지 말고 그냥 자.] [금: 류보라. 나한테 기다리지 말라 해 놓고 니는 왜 나 기다리냐?!]쑥쓰러워하기도 하고, 미안해하기도 하지만.
멤버들의 표정에는 분명 기쁨이 실려 있었다.
그걸 보는 팬들의 마음도 찡해지는 순간.
영상이 꺼지고.
하이라이트 조명이, 무대 한가운데를 비추었다.
매일 밤
집으로 돌아오는 널 보며
그곳엔 강아지 집처럼 생긴 작은 구조물과 쿠션, 그리고-
나는 참
네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
고양이 머리띠를 쓴 김금.
강아지 머리띠를 쓴 류보라가 있었다.
둘 다 동물 손 장갑을 쓴 채로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오늘도 많이 힘들었어?
김금이 먼저 묻고.
오늘은 유난히 지쳐 보여
류보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불렀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을까?
내가 힘이 되어 줄 순 없을까?
한 소절씩, 두 사람은 계속해서 번갈아 가며 불렀다.
너의 머리맡에서 잠들며
꿈을 꿨어
김금이 류보라의 무릎에 누우며 노래를 이어 불렀다.
내가 너만큼 커다래지는 꿈
류보라는 두 팔을 위로 뻗어, ‘이만큼’ 하는 표정을 짓고,
내가 너처럼 강해지는 꿈
김금은 양팔로 근육질 포즈를 취해, ‘이만큼’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너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해
두 사람은 밝은 미소로, 계속해서 한 소절씩 주고받으며 정답게 노래를 불렀다.
나도 너처럼 강해질 거야
네가 날 지켜 줬던 것처럼
나도 너를 지켜 줄 거야
류보라가, 팬들을 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있잖아
눈을 뜨니 내 소원이 이루어졌어
있잖아
오늘부터는 내가 널 지켜 줄게
널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
내가 다 무찔러 줄 거야
세상 어떤 것도
우리를 해치지 못해
내가 너의 옆에 있을 거니까
누가 와서 널 괴롭히면
(멍!)
내가 걜 물어 줄게
(콱!)
이름만 대
신상만 대
그러니까 울지 마
다음은.
김금의 랩 파트.
중간 중간, 류보라가 추임새를 넣었다.
강아지 흉내를 내면서, 얼굴이 새빨개지긴 했지만.
류보라는 최선을 다해 추임새를 넣었다.
아냐 울어도 돼
혼자 울지만 마
나랑 같이 울자
오늘도 나랑 같이 자자
내가 네 머리맡에서
널 지켜 줄게
그렇게.
두 사람의 귀여운 무대가 끝났다.
마지막엔 고양이와 강아지답게 서로 투닥투닥 냥냥펀치, 멍멍펀치를 날리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