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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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스무 번째 곡, [Paper Dol>까지 끝낸 후.
스틸블루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곤 무대 뒤로 사라졌다.
언뜻 보면 마무리된 콘서트.
그러나 팬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앵콜!
앵콜!
우렁찬 함성이 온 콘서트장을 메운 사이.
팬들은 어두워진 틈을 타 SNS를 켜서, 실시간 반응을 확인했다.
★
올해 제일 아깝지 않은 소비 1위: 스블콘
올해 제일 멍청한 사람 1위: 막콘 예매 실패한 나레기
(사진)
#스틸블루 #스블콘 #프리뷰
고스주홍 레전드…..절대 잊지 못해…
(사진)
금냥이 미쳤나요? 금냥이 미쳤나요? 금냥이 미쳤나요?
(사진)
백영여보…………오늘 진심 나 기절………….
(사진)
류보라 대체 누가 그런 머리띠 하래 사랑해 X발..
(사진)
ㅅㅂㅠㅠㅠㅠ[밤의 바다> 인어청 미쳐버려…….코디님계신곳으로 108배중임
“다들… 이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사진 잘 찍네요.”
“그니까요. 저 아까 주홍이 무대 할 때 살짝 꺼내려다가 스태프가 개째려봐서 내려놓았는데.”
“압수 안 한 게 어디예요. 원래 이런 거 무조건 압수 엔딩이었잖아요.”
“제 말이요. 컬러즈 요즘… 너무 착해져서 혹시 홍 사장 인생 2회차 중인가 싶음.”
“홍 사장 정신 차리려면 인생 2회차 갖곤 어림도 없을 듯요. 적어도 10회차는 돌려야….”
정작 눈앞에 진짜 인생 2회차가 지나가도 몰라본 두 팬들은.
갑자기 켜진 전광판에 호다닥 대화를 멈췄다.
전광판에선 멤버들이 준비한 VCR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
저건…!
팬들 사이에 술렁임이 일었다.
마지막 앨범, [Forever Blue>의 컬러 필름 2부, [모든 세계를 뛰어넘어>의 배경이었다.
흰 눈으로 온통 뒤덮인 겨울.
사원증을 목에 걸고서, 커다란 건물에 입성하는 윤청이 보였다.
윤청은 한 손에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들고, 영혼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그런 윤청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 사람이 있었다.
[백영: 청아.]‘미친. 오피스 룩 서백영…!’
이건 되는 주식이다.
팬들은 입을 틀어막았다.
[청: 어? 너….]윤청은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청: 너 이 건물에서 일해?] [백영: 응. 너는 17층 푸름물산에서 일하지? 나, 그 위층에서 일해.] [청: …내가 푸름물산 다니는 건 어떻게 알았어?] [백영: 난 너 종종 봤는데. 넌 나 못 봤어?]윤청은 전혀 못 봤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었다.
서백영은 묘하게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가벼운 안부 인사를 마친 서백영이 먼저 떠나자.
윤청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때.
윤청의 속마음 내레이션이 들려왔다.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윤청은 커피를 들고서, 사원증을 보안 게이트에 댔다.
[내가 그들을 이곳으로 데려왔다는 것을.]띠링, 하는 알림 음과 함께 문이 열리고.
[내가 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을.]엘리베이터에 막 타는 서백영이 보였다.
그 옆에는 류보라, 김금, 연주홍이 있었다.
[그래도 괜찮아.]네 사람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로를 만난 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너희가 없어서 외로웠고 쓸쓸했던 나날을 기억하는 건.]윤청은 그 앞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타려 했지만.
사람이 꽉 찬 듯,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있었다.
[나 하나로도 충분하니까.]어쩔 수 없다는 듯,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려 하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
[금: 잠깐만요! 지나갈게요! 어우, 사람 완전 많네.] [주홍: 얼른 내려요, 얼른 내려요!] [보라: 뭘 그렇게 멍하니 서 있어. 우리 보고 내리라 하면 되잖아.] [백영: 얘가 옛날부터 그런 말 잘 못했던 거 기억하지? 청아, 같이 다음 엘리베이터 타자.]네 사람은 머쓱한 얼굴로 윤청의 옆에 섰다.
윤청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 상관 없다.]멤버들은 모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추운 듯, 발을 동동거렸다.
윤청은 그런 멤버들에게 핫팩을 하나씩 나눠 줬다.
[너희가 내 옆에 있기만 한다면.]멤버들은 핫팩을 주머니에 넣고, 실실 웃었다.
[아무것도 상관없다.]찡한 나머지 팬들의 입술이 말려 들어가는 순간.
내 마음을 네게 불어넣으면
커다란 비눗방울 퐁퐁 날아와
내 마음을 네게 비춰 보면
햇살이 거품을 반짝 빛내지
팬들이 기대했던, [거품행성>의 도입부가 들려왔다.
그리고, 멤버들이 우주선 모양 토롯코를 탄 채 비눗방울을 불며 나타났다.
멤버들 모두 각자 다른 종류의 비눗방울 장난감을 들고 있었다.
서백영은 정석적인, 입으로 부는 비눗방울 막대.
윤청은 비눗방울 바람개비.
김금은 비눗방울 기관총.
류보라는 카메라 모양 비눗방울 장난감.
연주홍은 비눗방울 요술봉을 들고 신나게 휘두르고 있었다.
나는 비눗방울
나는 너의 거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약한 나지만
너라는 행성에 무사히 닿고 싶어
멤버들이 비눗방울을 불 때마다, 팬들도 비눗방울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컴컴한 우주도 건너
소행성 바다도 건너
멤버들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김금은 헤엄치는 제스처까지 해 보이다가, 옆에 있는 류보라를 툭 쳤다는 죄로 혼이 났다.
너에게 가는 나는
어쩌면 지구에서도 보일까?
혜성처럼 보일지도 몰라 (슈웅)
슈웅, 이라는 가사에 맞춰 연주홍이 크게 요술봉을 휘두르고.
멤버들 모두 다 같이 연주홍의 거품을 톡, 건드렸다.
Bubble Bubble
한 겹의 거품이라도
퐁퐁 퐁퐁
꼭 네 옆에서 터지고 싶어
멤버들 모두 장난스럽게 거품을 부는 와중에도.
윤청은 꿋꿋이 완벽한 라이브를 소화해 내고 있었다.
그때, 서백영이 그런 윤청에게 비눗방울을 후, 불었다.
그러자 윤청의 코에 비눗방울이 내려앉고, 곧 펑, 터졌다.
윤청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Bubble Bubble
한 겹의 거품이라도
퐁퐁 퐁퐁
꼭 네 옆에서 터지고 싶어
이때다 싶어 서백영은 윤청의 마이크를 뺏어, 본인이 후렴구를 불렀다.
날 손끝으로 터트려 줘
난 Maybe White Blue Purple Gold Red
색색의 물방울 튀기며 터질 거야
김금의 랩과 함께, 멤버들 모두 토롯코에서 내려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행성만큼 커다란 비눗방울
될 거야
나는 너에게 꼭 닿을 거야
두고 봐
그리고 무대에 준비된 대형 비눗방울 장난감을 들어, 무대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그때마다 어마어마하게 큰 비눗방울이 만들어졌다.
연주홍은 기껏 힘들여 만든 비눗방울을 자기 손으로 터뜨려 버리기 일쑤였고.
의외로 류보라가 안정적으로 비눗방울을 잘 만들어 냈다.
물론 김금이 터트렸지만.
서백영은 윤청의 위로 비눗방울 스틱을 통과시키려다가, 도리어 윤청에게 역습을 당했다.
Bubble Bubble
제일 큰 행성이라도
퐁퐁 퐁퐁
꼭 내 비눗방울로 감싸고 싶어
네 개의 앵콜 무대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 곡, [모든 세계를 뛰어넘어>까지 마친 뒤.
스틸블루는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다시 무대 한가운데로 모여들었다.
멤버들은 스틸블루의 로고가 쓰여 있는 콘서트 MD 티셔츠를 편하게 입고 있었다.
서백영은 흰색 백구 머리띠.
윤청은 회색 고양이 머리띠.
김금은 호랑이 머리띠.
류보라는 사슴 머리띠.
연주홍은 뱁새 두 마리가 앉아 있는 머리띠.
각자 팬들이 무대 위로 던져 준 머리띠를 쓴 채.
한쪽 손에는 공식 응원봉을 들어 올리며 팬들을 향해 흔들어 보였다.
“여러분. 오늘 즐거우셨을까요?”
윤청의 멘트에 팬들은 화답하듯, 함성을 질렀다.
“감사합니다. 저희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오늘 함께했던 시간… 저희 모두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맞아요!”
멤버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팬들도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팬들이 좋은 이벤트로 스틸블루를 혼내 줄 차례였다.
팬들은 입장 때 받았던 이벤트 슬로건을 꺼냈다.
그리고.
Why are you so Blue
너도 나처럼 창백해 보여
Pale, Fail Blue Blue
데뷔곡, [파란>의 도입부가 5천 명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반주 하나 없이.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하지만 오늘부턴 다를 거야
Now I hold your hand
Now Blue means our sky
내가 너와 비행할 테니까
5,000명의 팬들이 있는 힘껏 부르는 [파란>.
5.000개의 목소리가 콘서트장을 가득 메웠다.
멤버들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서 있었다.
Shoo-Shoo-Shoot me
수백 번 다시 날 네게 쏘아 올려
Shoo-Shoo-Shoot me
네 파란들 전부 내게 쏘아 올려
즐겨 맞서 싸우는 건 내가 해
Shoo-Shoo-Shoot me
Shoo-Shoo-Shoot BLUE
멤버들이 멍한 얼굴로 응원봉을 흔들자.
팬들은 더 신나, 더 크게 노래를 불렀다.
이번만큼은 스틸블루가 관객이 되고 있었다.
너는 나의 푸른 불꽃이 되어 줘
나는 네게 그 불꽃의 찬란을 보여 줄게
의심하지 마
너와 나는 절대로 꺼지지 않아
불이 꺼질 때쯤
또 나는 불을 질러
뭐가 문제야 나는 네 불꽃
전부 질러 버려
나름 부르기 어려운 랩 파트마저도, 완벽하게 부르자.
김금은 거의 기절 직전의 표정이었다.
Why are you so Blue
하지만 내가 널 구원할 거야
Now I hold your hand
Now Blue means our sky
멤버들이 모두 정신도 못 차리고 멍하니 응원봉만 흔들던 그때.
네가 나를 구원했으니까
팬들이 일제히 슬로건을 펼쳐, 위로 들어 올렸다.
[네가 나를 구원했으니까>.오늘 팬들이 준비한 슬로건이었다.
Shoo-Shoo-Shoot me
네 파란들 전부 내게 쏘아 올려
즐겨 맞서 싸우는 건 내가 해
슬로건을 본 순간.
멤버들은 주저앉으며 꾹 참고 있었던 눈물을 터트렸다.
현장의 팬들은, 그럴수록 더 열심히 슬로건을 들었다.
그때.
전광판의 영상이 바뀌고.
팬들이 보내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멤버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렇게 스틸블루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