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Haired U.S. Army Marshal RAW novel - Chapter (86)
86_비둘기 죽이기 (8)
타블로이드지를 창간하는 일은, 마침내 사건이 종결나면서 빠른 속도로 진척되기 시작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평화주의자이자 반전주의자였던 포드를 무정부주의자라 매도했고, 이에 대해 포드는 백만 불짜리 명예훼손 소송으로 응수했었다.
이 소송전은 증인들의 증언을 모두 취합하면 무려 2백만 개의 단어가 나올 정도로 장대했지만, 그 화룡점정은 포드 회장 자신이 증언석에 불려나오면서부터였다.
“이 글을 한번 읽어주시겠습니까?”
“···오늘 제가 안경을 지참하고 오지 않았군요. 눈이 침침해 글이 잘 안 보입니다.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포드 씨. 미국 독립 혁명에 대해 아십니까?”
“예, 압니다.”
“언제 일어났었죠?”
“···1812년?”(1775년 발발)
“베네딕트 아놀드(매국노의 대명사)가 누군지 아시죠?”
“예, 압니다.”
“뭐 하던 사람이죠?”
“···작가?”
소송은 포드의 승리로 끝났다.
– 무식한 무정부주의자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무식하진 않았다.
백만 불짜리 소송의 결말은 ‘시카고 트리뷴이 헨리 포드에게 6센트를 지급할 것’으로 끝났고, 트리뷴 지는 이 6센트를 지급하지 않았다. 대신 트리뷴을 포함한 온 나라의 신문은 백만장자 헨리 포드의 참을 수 없는 무지에 대해 웃고 떠들기에 바빴다.
역으로 이 사건으로 그 ‘무식쟁이’가 대다수인 대중들에겐 호감을 사게 됐지만, 회장님의 가슴엔 참을 수 없는 스크래치가 남아버렸다. 전국적 개망신을 당했는데 밤에 잠이 오겠는가?
이제 분노한 회장님은 아주 열린 마음으로 ‘시카고 트리뷴을 씹어 삼킬 수 있을 정도로 화끈하고 저열한 불쏘시개’를 만드는 판에 끼게 되었다.
내가 우물에 독을 푼 것 같아 찝찝하지만, 괜히 이상한 짓 하는 것보단 이렇게 돈도 벌고 건전한 일에 정열을 쏟는 게 회장님에게도 더 좋은 일 아닐까?
그리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나나, 커티스 의원이나, 포드 회장과 친구들의 티가 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신문, 타블로이드지가 마침내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그래. 역시 타블로이드는 더 썬이 최고지.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이 아주 좋다. 펜대로 사람 하나 죽일 만한 이름이야.
나는 기쁜 마음으로 내 영향력 약간이 스며든 이 신시대의 산물을 가판대에서 뽑아 들어 한 부를 구매했는데.
[충격적 진실!! 유진 킴은 중국 황실의 후예?!]이 망할 소문이 기어이 대서양을 건너왔네.
영감님. 쉐보레 한 대 좀 뽑았기로서니 보복이 너무 졸렬한 거 아닙니까?
***
대공황이 오기까지 돈을 바짝 벌어야 한다. 돈돈돈. 사업을 벌여야 한다.
돈만 있으면 되나? 미리미리 정계에도 기름칠을 해야 한다. 여기 온 김에 캘리포니아주 의원들과 주지사를 만나는 것도 어찌 보면 의전 행사 중 하나다.
금주법 시대가 이제 코앞이다. 내 원대한 Je-Sa 플랜을 달성하려면 로비는 필수. 그걸 위해서라면 귀한 정치인님들과 악수도 하고 사진 한 방 박는 게 뭐가 대수겠나.
그리고 우리 옛 전우님들도 도와드려야지.
“아, 안녕하십니까 사단장님!”
“이제 제대도 하셨는데 무슨 사단장입니까. 허허.”
“제겐 영원한 사단장님이십니다! 덕택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평생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존 밀러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로 탈출한 흑인들은 우선채용했다. 밀러 씨는 변호사 자격이 있으니 집안일을 전담할 변호사로 삼기로 했다. 앞으로 법으로 장난칠 일은 꽤 있을 테니 말이지.
그리고 예상대로 먹물쟁이들이 꽤 있길래, 가족들과 의논해 학교를 세울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한인 자력으로 무언가 유의미한 액션을 하기 힘든 만큼, 미리미리 유색인종들 간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면 베스트 아니겠나. 그런 점에서 볼 때 자라나는 애들을 한 학급에 때려넣는 것만큼 좋은 융화 수단은 없다.
여기서 끝이냐? 본진인 한인 사회도 관리해줘야지.
내가 어떻게든 말려보려 용을 썼지만, 박용만 선생은 한시라도 빨리 왜놈들의 머리통에 총알을 심고 싶으신지 결국 떠나버렸다. 안창호 선생은 1년만 더 머물러 달라고 사정사정한 끝에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걸 저 워싱턴 D.C에서 원격으로, 혹은 직접 찾아가 처리하다 보니 시간은 참으로 쑥쑥 지나갔다.
내 준장으로서의 마지막 임무는 그 와중에도 하나둘 속속 종료되어 갔고.
“컥!”
1919년 9월, 가두연설을 행하던 윌슨이 마침내 쓰러졌다.
이제 반격의 시간이 왔으니, 간은 그만 봐야지.
프린스 리를 만날 시간이 왔다.
***
워싱턴 D.C의 한 호텔 앞.
나는 참 오랜만에 그와 해후했다.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
“허허. 유진 군. 정말 몰라보게 훤칠해졌구려. 역시 전쟁영웅은 뭔가 다르긴 다르구먼.”
이승만.
이 양반과도 이제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정립할 때가 왔지.
자신이 항상 꼭대기에 올라야만 성이 차는 사람이지만, 이래저래 능력이 있고 현재 한인 중 대체 불가의 인적자원이라는 점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다룰 수 없는 사람이라면 없느니만 못하다.
나는 겉으로는 허허 웃으면서도, 이 인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며 사이좋게 미리 잡아놓은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방문이 닫히는 순간,
꿈에서도 생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털썩!
“뭡니까?”
“살려만 주시게.”
뭐지? 마침내 미쳐버린 건가?
이승만은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넙죽 절을 올렸다.
아니, 지금 조카뻘인 사람에게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일어나십시오.”
“부디, 부디 살려만 주시게!”
“진정하시지요! 제가 왜 우남 선생님을 죽인단 말입니까.”
“나라면 죽였을 테니까! 살려 둘 리가 없잖나!”
그가 절규하듯 외쳤다.
“나는 다른 놈들이랑 달라! 저 꿈속에서 노니는 안창호나 총질할 궁리만 해대는 박용만이랑 똑같이 보지 말라고! 나 이승만이야! 자네 머릿속에 있는 계산이라면 이미 내 머릿속에도 있어!”
“···아무래도 상황 인식은 둘 다 제대로 된 것 같군요.”
나는 반강제로 그를 일으켜 세운 후, 안으로 안내했다.
“술이나 한잔하시죠. 맨정신으로 이야기하긴 좀 힘들지 않겠습니까?”
“술? 금주법이 통과된 지가 언젠데 술이라고?”
“자자. 일단 한 잔 드셔보시죠.”
내가 따라준 술을 쭉 들이켠 이승만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이건, 이건··· 조선 술이잖나.”
“그렇습니다. 제사용품이란 명목으로 수입을 준비 중이지요.”
나는 술병을 톡톡 건드렸다. 청아한 소리가 아주 좋다.
“상해 임시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재원 마련이겠지요. 바다 건너 합중국에 합법적으로 주류를 팔아치울 수 있다면-”
“엄청나겠지. 설마 여기까지 염두에 둔 겐가? 임정의 자금줄을 틀어쥐겠다고?”
나는 대답 대신 웃음만 지었지만, 그게 곧 대답이란 사실을 저 양반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런 내 모습에 이승만은 허허로이 웃음만 연발할 뿐이었다.
“그래. 다 끝났군. 나는··· 목숨을 구걸할 뿐이네. 자네는 날 태평양에 담가버릴 힘도 있고, 이유도 있어. 하지만 나는 살아야겠네. 살아서 조국의 독립을 봐야겠네. 부디 날 살려주시게.”
“승부 끝났으면 구차하게 발버둥 치느니 그냥 얌전히 황천길 가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조카뻘 되는 사람에게 목숨 구걸할 정도로 자존심이 없으셨습니까?”
내 비아냥에도 그는 고개를 저었다.
“자네가 날 어떻게 생각할진 안 봐도 뻔하지. 권력에 미친 놈. 꼭대기에 못 올라가 환장한 놈. 틀렸나?”
“잘 아시는 분이 그러셨습니까.”
“자네는 조선을 몰라서 그래. 비참하게 무너져가던 그 추한 나라를 봤다면 자네도 날 이해했을지 몰라. 이명복이가 다 말아먹은 그 조선 말야. 내가! 내가 그 잘난 왕관을 쓰고 있었으면 절대 그따위로 비참하게 멸망하진 않았어! 왜놈들도 아니고 이명복이, 그 버러지가 날 그 퀴퀴한 감방에 처박은 이후 결심했네!”
나는 잠자코 잔을 채워주었고, 그는 사양하지 않고 연신 술을 들이켰다.
“그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겠다고. 내 손으로 조선을 살리겠다고 난 결심했네.”
“허.”
“내 한 몸 부귀영화만 누리고 싶었으면 왜놈들 똥구멍만 잘 빨아주면 될 일이야. 하지만 나는 무능한 주제에 호의호식하는 이왕가도, 왜놈도 증오스러워. 그 누구의 손도 아닌 이 이승만이의 손으로 쪽바리들을 내쫓고, 온 조선 민족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 가운데 그 잘난 종묘에 침을 뱉는 게 내 일생의 목표란 말일세.”
이 이야기가 진심일까?
진심이지 그럼.
정치인은 거짓말을 잘 안 하는 편이다. 99%의 진실에 1%의 거짓을 섞는 직종이지.
그의 저 분노와 증오는 진심이겠지만, 그렇다고 아 그러시군요.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하고 내가 이해해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승만 또한 똑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자네가 내 생각을 이해해줄 필요는 없네. 이제 현실적인 논의를 해보지. 나를 살려주고 써먹을 경우 자네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이득들 말야.”
“이야기가 쑥쑥 넘어가니 참 좋군요.”
“그래. 이런 날것의 이야기를 누구랑 하겠나. 그동안 답답하지 않았나? 온갖 가식과 위선, 명분으로 치장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숨이 턱턱 막혀온 적 없나?”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그는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좋아. 일 이야기를 하지. 자네가 합중국의 영웅으로 떠오르면서 나는 이 땅에서 존재가치를 상실했네.”
“잘 아시는군요.”
“하와이의 내 조직을 전부 자네에게 넘기지. 샌프란시스코로 전부 데려가든 말든 상관없어.”
“주든 말든 그건 이미 제 건데요?”
태평양에 한때 이승만이었던 변사체가 두둥실 떠오르면 하와이 한인들이 누구 편에 붙겠나. 당연히 내 밑으로 와야지. 어디서 되도 않은 걸 테이블에 올려놔.
“···그렇지. 날 죽이고 가져가도 무방하지. 하지만 모양새가 나쁘지. 그리고 임정은 어떨까?”
“임정이라면 돈줄을 장악하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거짓말하지 말게. 자네와 내 생각은 엇비슷해. 결국 자기 사람을 박아놔야 진짜 조직 장악인데 태평양 건너에서 임정을 통제하겠다고? 불가능하단 생각 안 드나?”
맞다. 내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도 거기에 있었으니.
게다가 태평양전쟁을 기다리는 나와, 지금 당장 무언가 액션을 하고 싶은 그들의 견해 차이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독립을 열망하는 모든 조선인의 의지. 모든 독립운동가의 통합. 말은 좋구만. 미국 의회만 봐도 천날만날 싸우는데, 남은 건 악과 깡밖에 없는 놈들이 한데 모이면 참 잘도 굴러가겠어. 임정은 한 명의 강력한 지도자 없이는 절대 성립할 수 없는 조직이야.”
원 역사에서도 그랬다.
무수한 독립운동가들 사이의 방향성 논쟁, 내분 등을 거쳐 결국 백범 김구가 강력한 리더십을 휘두른 후에야 임정은 간신히 돌아갈 수 있었다.
“자네가 도산을 붙잡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네. 미주 조선인을 통제할 수단을 잃는 것치고,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 맞다고 생각했겠지?
내 생각도 그래. 도산은 절대, 절대로 임정을 다룰 수 없어. 피도 눈물도 없고, 계산적이며, 음흉한 술수를 부릴 수 있는 나 같은 놈만이 임정이라는 복마전을 다룰 수 있단 말일세.”
“자신만만하시군요.”
“다시 말하지만, 이미 내 목숨이 판돈으로 걸렸네. 자네에게 내 목줄을 넘겨준 뒤 상해로 넘어가겠네. 자네는 내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들면 돈줄을 조이면 그만이야.”
임정이라, 임정.
독립운동 세력을 태평양전쟁 발발 이전까지 최대한 온존한다면 훗날 독립 이후에 꽤 도움이 되긴 할 터.
그분들이 초개처럼 왜놈들 손에 죽는 걸 방치하기도 찝찝할뿐더러, 한인 인재 풀이 말라비틀어지면 결국 신생 대한민국은 원 역사처럼 친일파라도 써먹는 수밖에 없다. 그건 죽어도 사양하고 싶다.
하지만 협상의 묘미는 가격 후려치기 아니겠는가.
“임정이 있든 말든 상관없잖습니까?”
“뭐?!”
“이미 제 생각, 다 알고 계시잖습니까. 언젠가 쪽바리들은 미국과 한 판 붙을 테고, 그때 가서 대가리를 다 깨놓은 다음 친미 정권을 세우면 그만입니다. 그 과정에서 딱히 임정이 할 수 있는 일, 없잖습니까?”
“부정하지 않겠네. 하지만 미합중국 말고, 김유진에게 임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는 드디어 협상할 건수가 생겼다는 듯 눈을 빛냈다.
“내가 임정을 장악하면, 최대한 많은 한인을 미국으로 이민 보내겠네.”
“호오.”
“인간 김유진의 가장 큰 약점은 그 지지기반이야. 자네가 깜둥이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결국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네 편에 서줄 한인의 숫자가 코딱지만 하기 때문 아닌가? 내가 어떻게 해서든 아득바득 조선인들을 보내주겠네.”
이건 좀 땡기는구만. 그래. 자신 있게 내놓을 게 있었으니 이 양반이 날 보자고 했겠지.
“그리고요?”
“나는 자네가 말한 독립운동 방향에 전적으로 찬성하네. 임정은 수십 년간 기반을 다지며 언젠가 있을 미일전쟁을 기다릴 거야. 하지만 다른 놈들이라면? 보나 마나 독립전쟁이다 뭐다 하겠지. 이건 자네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 텐데.”
통과.
내가 뭘 원하는지 아주 잘 알고 계시네.
임정에 지원을 안 해주면 욕을 먹는다.
지원을 해줬다가 임정과 일본의 대립이 커져도 나는 휘말린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이 위치에선 어쩔 수 없다.
이제 이승만이 제 스스로 내놓을 목줄을 구경할 차례다.
“그래서, 목줄은 뭘 주시겠습니까?”
“자네가 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테이블에 피가 튀었다.
그는 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더니, 손가락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로 글자를 따박따박 써내려갔다.
“저 이승만은 김유진에게 조선을 위해 합중국을 배반할 것을 청탁하였으나 거절당하였습니다. 따라서- 흐음.”
“이거면, 되겠나?”
“아뇨.”
어디서 후루꾸를 치고 있어. 누가 대가리 돌아가는 양반 아니랄까 봐.
“이래서야 합중국을 위해 조선을 버린 모양새 아닙니까. 이거 까발려지면 저 역시 한인 사회에 대한 통제력에 타격을 입는데. 목숨 운운하시더니 진짜 살기 싫으십니까?”
“나도!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나! 자네가 날 팽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어!”
“좋습니다. 이 선에서 만족하고, 혈서는 기쁜 마음으로 집에 보관해 두지요.”
참 마지막까지 짱구 굴리는 솜씨가 일품이다.
이렇게까지 해주니 더더욱 확실한 목줄을 채워야겠잖아.
“합중국에는 더 이상 미련 없으시지요?”
“그렇네.”
“이제부터 미합중국은 제가 전담할 테니,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마시고 상해에서 임정이나 잘 만지십쇼.”
“알겠네. 고맙네. 정말 고맙네!”
고맙긴 뭘. 나도 받을 거 다 받고 갈 텐데.
“그럼 마지막으로, 귀하의 충성심을 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 쌓은 모든 지지기반에 불을 질러 퇴로를 끊으시란 말입니다.”
“···무엇이든 하겠네. 어떻게 해야, 날 믿어주겠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 박사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귀엣말을 건넸다.
“윌슨 대통령은 지금 반신불수로, 국정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게 무슨?!”
“폭로하십시오. 되도록 빨리.”
스승의 등에 칼을 찍고, 민주당에 불을 지를 정도라면 인정해줘야지.
거절하면 태평양 물고기밥이다.
어떻게 할 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