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137
137화
왕성기의 농담에 긴박했던 분위기가 살짝 풀리자 덕팔이 궁금해했던 것을 물었다.
“그 병원은 기밀입니까?”
“그렇죠.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총상 환자나 차주민씨와 같이 의식불명 환자들을 보호하고 돌보고 있는 병원입니다. 사실 치료는 거의 하지 못하고 그저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돌보는 수준이죠. 우리 쪽 진료기록을 보니 병원에 들어올 때부터 이미 식물인간 상태였더라구요.”
“어디를 다친 거죠?”
“우리 진료기록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사실은 더 파르씨를 만나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차주민씨의 전 병원 의무기록을 살펴봤는데 칼에 의한 자상이 네 곳. 총상으로 보이는 흔적도 몇 곳 있었어요. 그 상태가 되기까지 가장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두부 손상이었구요. 쇠붙이로 맞았는지 두개골이 골절되고 일부 뇌 손상도 있었죠.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상태가 안정되자 보완을 위해 우리 병원으로 옮겨진 거예요.”
“후우… 깨어나지도 못하는 분을 왜 다른 곳으로 옮겼을까요?”
“그게 이상해서 이렇게 더 파르씨를 직접 만나러 왔어요. 제가 그 병원에서 4년째 일하고 있지만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덕팔의 아미가 좁혀졌다. 국가기관의 일에 대해 아는 게 없지만,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아도 이해하기 힘든 조치였다. 면회하였다고 환자를 빼돌린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분명 깨어났을 텐데 혹시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덕팔의 가슴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려는 것인지..
***
덕팔이 의식을 하고 신력을 넓게 펼쳐보니 왕성기의 말처럼 꼬리가 붙어있었다. 언제부터 꼬리를 붙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왕성기를 만나기 이전부터 꼬리가 붙은 것이 틀림없었다.
‘뭐가 문제일까? 차준민씨는 어쩌다가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는 거지?’
차준민의 행적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할 노릇이었다. 휴대폰을 들어 방계장의 연락처를 검색해 놓고도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이윽고 덕팔이 다시금 연락처를 검색하더니 통화버튼을 꾸욱 눌렀다.
“큰 신모님?”
**
총산.
“그런 일이 있었군요.”
진향이 덕팔의 이야기를 듣곤 고개를 끄덕였다. 얼핏 듣기로 진향의 고객 중 국가 정보기관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 이가 있다는 말이 생각이나 진향을 찾아온 것이었다.
“알아봐 드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어르신이 노출될 거예요. 그래도 괜찮은가요?”
“네, 제가 노출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그 일로 신터에 피해가 간다면 멈춰주십시오.”
“호호호.. 알겠어요. 일단 제가 알아보죠. 그나저나 오신 김에 저 신령수 가족들을 어떻게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왜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라는 걸 감안해서 이해를 하려고 해도 워낙 강한 신력이 모여 있다 보니 부작용이 자꾸 생겨서요. 호호”
“악귀들이 많이 꼬이나요?”
“아니요. 악귀들은 얼씬도 못 하고 있는데 농도 짙은 신력 때문인지 우리 신녀들은 물론이거니와 신기가 있는 고객들의 능력이 개화되는 바람에 이를 봉인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랍니다.”
“그런 일이 있으셨다면 미리 전화를 주시지…”
“저렇게 오래 회포를 푸실 줄 몰랐죠. 호호”
진향이 옅게 웃으며 덕팔의 빈 찻잔에 차를 따라 주었다.
“나가는 길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어르신.”
덕팔이 몸을 일으키자 진향이 덕팔의 배웅하려고 하였다.
“친구를 잠시 만날 테니 배웅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친구가 날 잊었다고 생각했네.] [그럴 리가.. 자네가 제수씨와 소룡이를 곁에 두고 행복해하길래 방해하지 않으려 했던 것일세.] [하하.. 그런가? 하지만 화무십일홍일세. 아무리 좋은 것도 그 시간이 길어진다면…] [나으리!!]어혜화가 몽달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처음 두 존재가 상봉하였을 때에는 어혜화가 몽달을 무척 어려워하는 듯 보였는데 지금 보니 조강지처 행세를 단단히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권불십년이라고도 했지. 나는 1달도 못 갔지만 말일세. 하하하]몽달이 슬픈 눈이 되어 덕팔을 보며 웃었다.
[그렇지 않아도 큰 신모가 자네 가족들이 모여 있어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하더군.] [그랬나? 남의 영업집에 그런 일이 생기게 두면 안 되겠지?] [하여 거처를 내 집으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나? 소룡이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 소룡이와 함께 내 집으로 가세.] [자네 집? 나야 괜찮네만…]몽달이 어혜화를 힐끔거리며 뒷말을 잇지 못했다.
[제수씨도 그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네. 그렇지요?] [네, 덕팔 나으리]어혜화가 아쉬운 얼굴이 되었지만 몽달과 소룡을 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덕팔의 말에 쉽게 동의를 해주었다.
[말이 나온 김에 오늘 가세나.]덕팔이 채근을 하자 어혜화가 덕팔을 만류하였다.
소룡이도 지친 얼굴이었다. 수백 년 만에 만난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잠시의 반가움 뒤에 따르는 어머니의 폭풍잔소리라는 현실이 소룡을 지치게 하는 모양이었다.
[이..이보게, 친구… 어찌 나를 버리… 아니, 그냥 두고 간단 말인가?] [내일 데리러 오겠네.]덕팔이 소룡과 함께 트럭에 올라 무심히 떠나버리자 몽달이 두려움 반, 아쉬움 반이 담긴 눈으로 덕팔의 트럭을 응시하였다.
[서방님, 잠시 목욕재개를 하고 오겠사옵니다.] [부…부인, 굳이 그럴 필요는…]**
덕팔의 촬영이 모두 끝났다. 출연 빈도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촬영은 금방 끝났다. 100% 사전 제작이었으므로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추가촬영을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니 덕팔의 올 여름 활동은 이것으로 모두 끝이 났다고 봐야 할 것이었다.
“아우!! 힘들다.”
“고생했다. 덕팔이!”
“감독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주에 방송인 거 알지?”
“네, 본방 사수 할게요.”
“훗, 그 말 못 믿겠다. 너, 김민석 선배랑 촬영한 영화도 아직 안 봤다며?”
“그거야, 제가 바빠서…”
“김 선배가 요즘 연락 안 하지?”
“네..”
“네 전화도 안 받고?”
“…네”
“삐친 거야. 크크”
감독이 즐거운 듯 크게 웃어주건 손을 들어 작별을 고했다. 덕팔이 퇴근을 위해 벤의 앞문을 여니 이미 뒷자리에는 구혜성과 강민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서 와라, 고생 많았지?”
“고생은 요, 뭐! 이제부터 푸욱 쉴 건데요.”
덕팔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벤 앞자리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었다. 계절학기도 끝났고 개강까지는 앞으로 10일 가깝게 남았으니 덕팔에게는 오랜만에 찾아온 꿀맛 같은 휴가 아니겠는가?
“덕팔아!”
“예, 형?”
“정글에서 전화가 왔어. 정글에 갈 생각이 없냐고. 너랑 우리 바니레이디즈 멤버들 모두.”
“승낙한 건 아니죠? 애들이 한참 활동할 땐데 거길 어떻게 가요?”
“나도 그래서 안 된다고 했어. 근데 혜성이 하고 민지가 꼭 가보고 싶다네? 정글에?”
“아.. 그래요?”
덕팔이 뒤를 돌아 구혜성과 강민지를 바라보곤 한 손을 흔들어주었다.
“잘 다녀와! 올 때 선물 사 오고!”
“그래서 너까지 패키지로 함께 간다고 얘기해 놨어.”
“안 돼요. 이번에는…”
덕팔이 말을 흐리지 않고 단호하게 대답하자 배정환의 눈이 살짝 커졌다. 덕팔이 앙탈은 부려도 이렇게 단호히 자신의 말을 거절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왜? 무슨 일 있어?”
“네, 일이 있어요. 꼭 구해야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
서울00지방검찰청 214호 검사실.
“오빠, 미안!”
“괜찮아. 그간 네가 많은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고 하니 이 마음 넓은 오빠가 널 특별히 용서해주기로 했다.”
“…뭐래!”
아영이 입을 비쭉 내밀었다. 양 계장이 웃으며 덕팔을 바라보자 덕팔이 양 계장에게 눈치를 주었다.
“오빠 간다.”
“뭐야. 그냥 가?”
“응, 오랜만에 쉬는 날이 생겨서 도시락 배달 온 거야. 맛있게 먹어.”
“뭐야. 진짜? 이 도시락 줄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사람이 말을 하면 믿어야지.”
“헤헤.. 알았어.”
“아 참, 너 요즘 연애한다는 소문이 돌더라? 누굴 만나든 이 오빠에게 먼저 소개시키는 거 잊지 마?”
아영이 잠시 움찔거리더니 양 계장을 힐끗거렸다. 양 계장이 모른 척 아영의 시선을 피하자 아영이 변명 같은 이실직고를 하였다.
“민수씨가 하도 놀아 달라고 사정을 해서 몇 번 놀아 준거뿐이야. 나는 오직 오빠…”
“민수라면 나도 찬성! 너도 이제 어른이니까 네 앞가림은 네가 해야지. 그럼 안녕!”
아영이 뒷말을 잇지 못하도록 속사포처럼 자신의 할 말을 다 뱉어낸 덕팔이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버리자 아영이 뒷머리를 긁으며 인상을 썼다.
“덕팔씨 배웅 좀 하고 오겠습니다.”
“계장님이요?”
아영이 의아한 얼굴이 되자 양 계장이 웃으며 덕팔의 뒤를 따랐다.
**
“전화를 하셔도 될 일인데 직접 오시기까지 하고..”
“꼬리가 붙었습니다.”
덕팔이 웃으며 양 계장에 귀에 작게 속삭이자 양 계장의 눈이 일순 경직되었다. 양 계장이 걷던 방향을 바꾸어 조사실로 덕팔을 안내하였다.
덕팔이 잠시 조사실에 앉아 있으니 양 계장이 작은 쇠몽둥이를 하나 들고 와 덕팔의 몸 이곳저곳에 가져다 대었다.
드륵드륵…
쇠몽둥이가 덕팔의 벨트를 지나치자 작은 진동음이 흘러나왔다. 양 계장이 눈치를 하니 덕팔이 벨트를 풀러 양 계장에게 내밀었다. 양 계장이 버클과 벨트를 잇는 걸쇠 안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찾아 들고 있던 종이컵에 담갔다.
이제야 덕팔이 입을 열려고 하자 양 계장의 손가락이 입술 위로 올라갔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었다. 양 계장의 수색 끝에 도청 장치를 하나 더 발견할 수 있었다. 덕팔의 구두 굽 안이었다.
“하나는 GPS 추적기고 하나는 도청 장치네요.”
“아.. 대한민국 첩보기술이 엄청난 발전을 한 모양이네요.”
“전부 수입산입니다.”
“정보기관에 대해서 잘 아시는 모양입니다.”
“다 주워들은 이야기죠. 승진에 목을 매는 국정원 친구가 있습니다. 자기 같은 놈들이 너무 많아서 승진도 안 되고 나라 꼴도 엉망이라고 한탄을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