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 (Shin Yun-hee) RAW novel - chapter 119
수와 완은 무럭무럭 자랐고, 서현과 장모의 건강은 도로 좋아졌다. 장사에 부침이 있었으나, 무자리는 어떤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하여 점점 더 크게 번창하였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떠나온 나라의 왕실에서 인편을 통해 서찰이 오갔으니, 바로 화령군이 그 전달자였다.
무자리는 화령군 유를 참으로 아끼었으니 두 형제의 우애는 나날이 돈독해져 갔다. 그리고 직접 대면할 수는 없어도 깊은 궁 높은 곳에 홀로 있는 임금과도 서신으로, 그리고 화령군을 통해 그 마음을 주고받았다. 가끔 사신으로 오가는 김봉한이 여락재에 머물다 가기도 하였다.
그렇게 무자리는 난생처음 사람답게 살며 행복하였으니, 그 모든 시작은 서현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서현이 다시 임신했다. 또다시 쌍생아였다.
괜찮다고 장담하는 여러 의원들의 말에도 불안하여 안절부절못하던 무자리는 서현이 두 번째 쌍둥이를 무사히 낳고도 내내 불안해했다. 하여 의원이 이미 보름 전에 이제는 합방하여도 된다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는데도 서현을 안지 않았다.
서현이 다시 임신하게 될까, 혹 그것이 그녀의 수명을 재촉하고 그녀를 위태롭게 할까 두려운 것이다. 그렇게 서현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망설이는 것이다.
그런 무자리의 마음을 모두 헤아리는 서현은 뜨겁게 달아올라서 터질 듯 흥분해 놓고도 주춤거리는 제 서방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희고 보드라운 손으로 무자리의 남자다운 얼굴을 느릿하게 어루만지며 물었다.
“서방님, 하면 참으로 제게 아니 주실 겁니까?”
무자리가 언뜻 답하지 못하자 그녀의 손길은 그의 목을 지나 돌처럼 단단한 근육으로 덮인 넓은 어깨로 움직였다.
“앞으로 평생 이러실 건가요?”
하얀 손이 저고리 속으로 파고들어 가슴팍을 어루만지며 자연스럽게 저고리 고름을 풀고 앞섶을 벌렸다. 그러고는 무자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어느덧 그의 허리춤까지 미끄러져 내려갔다.
무자리가 짙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부인…….”
“제 서방님의 몸이니 제 몸과 하나인 것이 맞죠?”
서현이 서서히 상체를 일으키면서 농염하면서도 일견 천진한 표정으로 묻자, 그녀의 손길에 머릿속이 어찔할 정도로 흥분한 무자리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도대체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는 없으나, 무엇이든 그에게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충격일 것이 틀림없다는 걸 예감하고 확신할 따름이었다.
“그럼, 이리 하여도 되겠네요?”
서현이 손끝으로 무자리의 가슴을 밀어서 이불 위에 눕게 하더니 그 위로 제 몸을 겹쳤다. 좀 전과 위아래가 바뀐 형상이었다. 두근두근, 무자리는 제 심장이 두방망이질 치는 소리를 들었다. 머릿속에서 북이 울리는 모양이다.
“흠, 참으로 뜨겁고, 참으로 실합니다.”
어느덧 제 바지를 내리고 튀어 오르듯 솟구친 저의 검붉은 양물을 서현이 작은 손 가득히 쥐었을 때, 무자리는 단전 깊숙하게 주먹이 내리꽂힌 느낌이었다. 아무리 숱하게 잠자리를 하였어도 서현이 스스로 제 입으로 저런 말을 한 것은 처음이라 더더욱 그러했다. 숨을 내쉴 수가 없었다.
“서현아…….”
하여 억눌린 신음만 겨우 내뱉었다.
“서방님의 것이나 또한 제 것이기도 하니 저는 이것이 참으로 좋습니다.”
서현이 반달처럼 눈을 휘며 함초롬하게 웃는 순간, 무자리는 제 양물이 더욱 불끈 힘차게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지금껏 저렇듯 요염하게 미소 짓는 서현을 본 적이 없었다. 작은 손짓, 몸짓에도 교태가 묻어난다. 무자리는 제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질 않았다. 심장이 더욱 세차게 뛰었다.
“생김새도, 빛깔도, 체취도. 무엇 하나 싫은 것이 없어요. 하여 언제나 제게 오면 기쁘고 또 기쁘답니다.”
그리고 기둥처럼 곧추선 제 남근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쓰다듬어 내리던 서현이 붉은 입술을 한껏 벌려서는 깊숙하게 집어삼키는 모습에 경악하고 말았다.
“흡!”
작고, 부드럽고, 뜨겁고, 촉촉한 서현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온몸이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은 지독한 쾌감과 희열에 무자리는 눈앞이 핑 돌 정도였다. 그리고 서현이 서툴게 입을 움직이고 혀를 쓰자 당장에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미칠 듯한 쾌감에 그는 짐승처럼 거친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떨었다.
“으, 으, 서, 서현아…….”
그러다 서현이 양물의 밑동을 더 꼭 움켜쥐고 더욱 깊숙하게 삼켜서는 그 끝이 그녀의 연약한 점막에 닿자 무자리는 기어이 폭발하고 말았다.
“제길!”
“아흣!”
벌떡 몸을 일으켜서는 곧장 서현을 제 몸으로 내리눌렀다. 제 아래에 깔고 올라타면서 기갈 들린 사람처럼 서현의 입술에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는 좀 전까지 그녀의 입 속에 있었던, 그녀의 타액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제 양물을 그녀의 질 속에 곧장 꽂아 넣었다. 허벅지를 눌러서 더 넓게 벌리고 단숨에, 거침없이 파고들어 갔다.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완벽하게 두 몸이 하나로 맞물렸다. 본래 한 몸이었던 듯 강하게 연결되었다.
“서현아!”
“서방님!”
그러자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탄성이 터졌다. 서로의 이름을 불렀다. 그저 삽입만 하였을 뿐인데도 무자리는 곧장 터질 듯한 사정의 기운을 느꼈고, 서현은 바르르 떨면서 흐느꼈다. 그러나 그들은 더욱 격렬하고 거센 욕정에 떠밀려 격정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나로 얽힌 몸이 땀으로 젖어 들고, 거친 호흡과 열기에 휩싸여 서로를 탐하였다. 무자리의 거친 허리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서현의 음부와 맞부딪칠 때마다 활짝 벌려진 하얀 다리가 속절없이 흔들리고 서현은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굵고 우람한 남근이 예민하고 여린 속살을 자극하며 자궁구에 꽂힐 듯 파고들어 왔다.
어느새 흠뻑 젖어 흘러내리는 흥건한 체액은 그녀의 것이었다. 또한 무자리의 것이기도 했다.
“아, 아아, 서방님…….”
“좋으니?”
“네, 좋아요. 너무 좋아요. 아흣!”
“정말로 좋아?”
“네, 네, 아앗!”
온몸으로 부딪쳐 오는 무자리의 어깨를 힘껏 부둥켜안으며 서현은 정신없이 흐느꼈다. 그리고 그것은 무자리를 더욱 강렬하고 완벽한 쾌감으로, 절정으로 밀어 올리는 촉매제였다. 그는 거칠게 출렁이는 서현의 젖무덤을 꽉 움켜쥐며 더 힘차고 빠르게 허리를 밀어 올렸다.
‘나보다 더 좋진 않을 것이다. 이보다 좋진 않을 것이야.’
거칠게 호흡하며 온몸이 부서질 듯한 쾌감에 몸서리치던 무자리는 파정의 직전에 서현에게서 제 남근을 빼내려 하였다. 그러나 서현의 가늘고 하얀 다리가 족쇄처럼 그의 허리를 꽉 조여들었다.
“서현아…….”
그가 제 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싫어요……. 제게 서방님을 온전히 주셔요.”
그러면서 그녀가 촉촉하게 물기 젖은 검은 눈동자로 올려다보며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속삭이는 순간, 무자리는 끝내 허물어지고 말았다. 숨이 막힐 듯한 격정에 서현에게 입 맞추며 마침내 그녀 안에 저를 온전히, 그리고 오래도록 토해 내고 말았다.
* * *
“어여쁜 나비가 향기에 이끌려 꽃술을 끌어안노라니, 가지마다 맺힌 이슬이 하늘의 눈물처럼 흘러내리네. 창으로 새어 나오는 여인의 분향에 새벽 구름은 스러지고, 비단 더미처럼 빽빽한 꽃 속에는 봄날의 졸음이 숨겨져 있구나.”
설핏 잠이 들었던 서현은 제가 좋아하는 시구를 암송하는 제 서방의 음성이 따스한 물처럼 잔잔하게 귓가에 스며들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특히 좋아하는 마지막 구절에 이르렀을 때는 제 서방을 따라 함께 읊조렸다.
“한 쌍의 아름다운 난새, 노래 부르며 연기 따라 날아오르네[이하(李賀), 어느 여인의 고요한 봄날 새벽(靜女春曙曲)].”
일평생 제 배필과 헤어지지 않는 한 쌍의 난새는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여 서현은 언제나 난새처럼 살리라 꿈꾸곤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그 희원은 반드시 이뤄질 터였다.
제 서방, 무자리를 만났으니.
“깼소?”
이내 다정한 음성이 들려왔다. 온몸을 감싼 물결보다, 제 몸을 어루만지는 손길보다 더 부드럽고, 더욱 가슴 설레게 하는 무자리의 나직하고 사내다운 음성에 서현의 미소는 더욱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예, 서방님.”
무자리는 잠든 서현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안은 채 욕조에 느긋하게 몸을 담그고 있었다.
“하아, 물이 참 좋습니다.”
서현은 아직도 다리 사이가 아릿하고 화끈거렸다. 아니 몸 곳곳, 어느 곳 하나 무자리의 손길과 입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니, 열기에 휩싸여 탐욕스럽게 움직이지 않은 곳 또한 없으니 온몸이 그러했다. 하여 뜨거운 물이 참으로 반가웠다. 거듭된 방사의 피로와 노곤함이 뜨거운 물속으로 스르르 퍼져 나갔다.
“나도 그렇소.”
서현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무자리가 동의했다.
끝끝내 새벽이 다 되도록 몇 번이고 격렬하고 뜨겁게 몸을 섞고, 서현의 안에 파정하였던 무자리는 지쳐서 까무룩 잠든 그녀를 안아서는 안방과 이어진 은밀한 욕실로 데려갔다. 안방에서는 중문 두 개를 거치면 바로 연결되는 곳이었으나, 안채 건물 뒤로 깊숙하게 돌아가야 해서 다른 이들은 그곳에 있는 줄도 전혀 모르는 공간이었다.
그곳은 오로지 무자리와 서현, 두 내외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으니, 여락재를 지을 때 무자리가 특별히 신경 써서 공들여 지은 곳이었다. 잘 연마된 돌로 만든 커다란 욕조에는 사시사철 인근 산에서 끌어온 뜨거운 지하 온천수가 가득 차 있었다.
“곤하면 다시 자도 되오.”
이미 욕조에 들어오기 전에 제 몸은 물론 서현의 몸까지 제 손으로 깨끗하게 씻긴 무자리의 말에 서현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제 허벅지 안쪽에 일렁이는 것이 물결이 아니라, 제 서방의 뜨거운 욕망이라는 걸 아는 그녀가 잠이 들 리가 없었다.
“하아…… 정말로 뜨겁습니다, 서방님.”
또한 나긋나긋한 허리를 물결 따라 움직이며 한숨처럼 내쉬는 제 안해의 말이 무엇인지 무자리가 모를 리도 없었다.
등 뒤로 서현을 껴안고 있던 무자리는 그대로 그녀의 다리를 더욱 넓게 벌리고는 그 사이로 제 양물을 힘껏 밀어 넣었다. 뜨거운 물과 함께 뿌듯하게 차오르는 충족감에 서현은 짙은 한숨을 길게, 혹은 짧게 내쉬었다.
이윽고 격렬한 충동과 열기가 또 다시 두 사람을 휩쌌으니, 폭풍우 치는 밤바다의 파도처럼 크게 출렁이기 시작한 욕조의 물결은 한동안 가라앉을 줄 몰랐다.
“아, 이번 배로 아버지가 들어오신다고 연통이 왔소. 또 아이들이 보고 싶어지신 게지.”
부력 때문에 부드럽게 부풀어 오른 서현의 젖가슴을 만지작거리며, 진한 정사의 여운을 즐기고 있던 무자리가 문득 딱딱한 음성으로 말했다.
“정말요? 참으로 잘되었습니다. 이번에 오시면 아예 여락재에서 함께 사시면 좋을 텐데요.”
역시나 달콤한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해 제 서방의 지분거리는 애무를 받으며 다시 나른하게 눈을 감고 있던 서현이 그 말에 반색하며 답했다. 그러나 서현의 젖은 어깨에 느릿하고, 진득한 입맞춤을 하는 무자리의 음성은 사뭇 불퉁하기만 하였다.
“되었소. 그 양반은 그렇게 자유로이 떠돌며 사는 것이 더 행복한 분이니.”
“그래도 이제 아버님 연세도 있으신데 더 연로하시기 전에 돌봐 드릴 수 있는 지근거리에 계시면 마음이 놓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여쁘게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청해 오는 서현을 무자리가 거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하여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소. 부인이 그러시니 이번에 오시면 다시 말씀드려 보리다. 그러나 너무 기대는 마오.”
전에도 여락재에 올 때마다 함께 살자고 서현은 물론이고 제가 몇 번이나 설득했지만, 부사리는 좀체 말을 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