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 9 Master Inspection Technique RAW novel - chapter 41
로니엘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보았다.
태양은 하늘 정가운데에서 꽤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나버렸군.너무 열중해 버렸어.’
검수련을 만족스럽게 끝내서 아주 상쾌하고 즐거웠지만 웬지 놓쳐버린
점심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로니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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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련?
가늘고 긴 아름다운 손에 들린 물걸레가 방 구석구석을 닦는다.걸레가
한번 지나간 곳은 먼지 한톨 없이 깨끗해졌다.방은 어느새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할만큼 깔끔해졌다.
“휴우.이제 다 끝났네.”
딱 한군데를 뺀 레어의 모든곳을 청소한 이안은 옷 소매로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았다.
이안은 자신의 손길들로 깨끗해진 방안을 쭉 둘러보며 청소한 보람을 느꼈다.
방에서 나온 이안은 레어에 있는 여덟개의 방문중 가장 두껍고 크게 만들어진
한개의 문을 물끄럼히 바라보았다.그곳은 그녀가 손을 댈 수 없는 타레스의 연구실이었다.
열흘 전 당분간 로니엘과의 수련을 중단한 타레스는 레어로 돌아와 이안에게
무언가 연구할 것이 있으니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하곤 연구실로 들어가버렸다.
그 뒤로 그는 연구실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질 않았다.
연구실은 어찌나 방음이 잘 되는지 닫혀진 문밖으로 안에서 나는 소리 하나 새어나오질 않았다.
분명 타레스가 저 방문 너머에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안은 레어에 혼자만
남은것 같은 고독감이 밀려왔다.그녀는 지금 타레스가 몹시 보고싶었다.
열흘이 아니라 몇년동안이나 타레스를 보지 못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자신의 감정에 이안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점점 더 깊어만 가는 타레스에 대한 애정에 자꾸만 욕심이 생겨갔다.
아직은 괜찮지만 언젠가 타레스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없게 되는 그날이
올까봐 두려움이 밀려온다.그렇게 되면 그녀는 영영 타레스를 보지 못하게 될것이다.
타레스와 그녀를 갈라 놓고 있는 것 같은 두꺼운 연구실 문틈으로 오색 찬란한 빛이 뿜어져나왔다.
닫힌 문 사이로 나와서 적은양 이었지만 어쩐지 이안은 그 빛에서 자연의
내음이 묻어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조금 전에 우울한 생각을 했던 이안은
그 작은 빛에 의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문틈에서 새어나오던 빛은
금새 사라졌다.좀 더 오래 빛을 보고 싶었던 이안은 조금 전과는 다른 이유로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하지만 아쉬워하는 그녀의 표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닫혀진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그녀가 보고싶어하던 타레스가 나온 것이다.
조금 푸석푸석해진 피부와 메마른 입술을 한 타레스는 조금 피곤해
보였지만 연구에 성공해서 개운해 보였다.
“타레스님.연구는 다 끝나셨나요?”
이안은 타레스가 연구실에서 나와서 좋아 죽을것만 같았다.청소로 조금
기운이 빠진 그녀의 몸에서 기운이 솟아나고 입가는 자꾸만 귀까지
벌어지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위해서 어금니로 입안의 살을 한가득 깨물었다.이안은 그렇게해서
저절로 벌어지는 입을 잘 통제할 수 있었다.약간의 통증이 계속 신경을
자극했지만 이안은 그것을 싹 무시하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했다.
“그래.아주 성공적으로 끝냈지.”
타레스는 웬지 자신에게 말하는 이안의 표정이 어색해 보였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 이게 바로 열흘간 연구실에서 만들어낸 산물이야.”
타레스는 로브속을 뒤적거리던 손을 이안의 앞에 쭉 내밀었다.
호기심으로 가득찬 이안의 동그란 눈동자가 그의 손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타레스는 그런 이안의 반응에 자신감 있게 꼭 쥐어져 있던 손을 폈다.
크지만 투박하지 않고 강인해 보이는 타레스의 손바닥 위에는 영롱한 빛을
발하는 투명한 마석이 하나 올려져 있었다.마석은 빛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깔의 빛을 발했다.
이안은 마석에서 조금 전에 연구실에서 뿜어져 나왔던 빛과 같은 느낌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마석을 집었다.마석에 홀린듯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안을 보는 타레스의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역시 엘프라서 그런지 내가 개조한 이 마석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느끼는것 같군.후후후.”
정신없이 마석을 바라보던 이안은 타레스의 말에 그녀의 행동을
자각하곤 그에게 도로 마석을 돌려주었다.
“죄송해요.허락도 없이 만져서.마석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너무
좋아서 그만.정신이 이상해졌나봐요.”
찰싹 찰싹 자신의 잘못을 심하게 책망하는 버릇이 있는 이안이
고개를 약간 숙이고 두 손으로 자신의 양볼을 때렸다.
“내가 미쳤어.타레스님 앞에서 무례한 행동을 하다니.바보.멍청이.”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계속 자신을 질책하는 이안은 이미 자기 비하적인
생각에 빠져서 쉼 없이 볼을 때렸다.그녀의 볼은 어느새 새빨갛게 부어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기계적으로 볼을 때리고 있었다.
타레스는 이안의 색다른 반응이 신기해서 말리지 않고 그냥 지켜보았다.
단정하고 깔끔했던 이미지를 와르를 무너뜨리는 그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다.
그동안 레어의 잡일을 하기 위해 온 엘프이기에 편의상 이안을 대했던
타레스는 처음으로 이안이란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말똥말똥 이안의 특이한 행동을 지켜보던 타레스는 이대로 계속 놔두면
보기 흉한 얼굴이 될것같았기에 그녀의 행동을 제지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무래도 흉측하게 변한 이안의 모습은 보고싶지가 않았다.
“이제 그만해.별 일도 아닌데 너무 심하게 자학하는것 같군.”
자기 세계에 빠져 있던 이안은 무심코 움직이던 두 손이 타레스의 손에
잡혀 움직일수 없게되자 뭔가 어색함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순간 그녀의 심장이 요동치고 온몸이 달아올랐다.순식간에 귀까지 달아오른
이안은 지금의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다.그 어느때보다 가까이 서 있는
타레스와 눈이 마주친 이안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타레스에게
붙잡혀 있는 양손을 보고 또 다시 정면에 있는 타레스를 보았다.
놀란 산토끼를 연상케 하는 크고 동그란 노란색 눈동자 속에 비추는
타레스의 얼굴은 웬지 즐거워보였다.
“이런걸로 그렇게 새빨갛게 되다니.그동안 연애도 안해본건가?”
타레스가 잡고 있던 손을 놓자 이안의 발이 자동으로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이안은 타레스가 잡았던 손의 감촉이 여전히 남아 있는것 같았다.그녀의
신경은 온통 그것 하나에만 쏠려있었기에 타레스가 한 질문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할뿐이었다.
어느정도 마음이 진정된 이안의 시야에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타레스가 보였다.
“저 타레스님.왜 그렇게 보세요?”
“조금 전에 내가 물어본걸 언제쯤 대답할까 하고 본거야.”
“저기 무슨 이야기인지…제가 한 혼란스러운 생각을 하면 주위에서 뭐라고 하는지도 못듣거든요.
한번만 더 물어봐 주시면 안될까요?”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온 이안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타레스가 더욱 진하게 미소를 지었다.
“연애해 본적 있냐고 물었어.”
타레스의 말에 다시 얼굴이 빨게진 이안이 두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우물쭈물거리더니 그녀의 작은 입술이 조그맣게 열렸다.
“저 아직은…”
거의 기어가는 목소리였다.
“후후후.네 반응을 보고 그럴거라고 생각했지.너 정도면 접근하는
남자들도 많았을텐데 아직까지 사귀지 않았다는게 이상하군.혹시
방금 전 그런 모습때문에 그런건가?내가 보기엔 재밌고 귀엽던데.”
호기심으로 반짝거리는 타레스의 눈동자는 집요할 정도로 이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네?아니 그런 제 성격을 이해해주는 엘프도 몇명 있었지만.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거절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이안이 반쪽짜리 이유를 말했지만 타레스는 그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쩐지 그는 이안에게 장난을 치고 싶었다.
“그런게 아니라 눈이 엄청 높은거 아냐?”
장난스레 거네는 타레스의 말이 이안의 가슴을 쿡 찔러왔다.
지상 최강의 생물인 드래곤.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둘 중 하나인 타레스를
좋아하는 자신의 처지가 타레스의 말과 꼭 들어맞았다.드래곤과 엘프간의
엄청난 차이.너무 커서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안은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그녀는 타레스에게 그런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밝게 미소를 지었다.그녀도 그의 말에 장난을 치는것 처럼.
타레스는 갑자기 자신의 말에 이안의 기분이 좀 나빠졌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그녀가 애써 숨기려 했기에 모르는척 넘어가 주었다.
“눈이 높다니요.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한것 뿐이에요.”
“내가 8000여년을 살아왔지만 눈이 높은 이들 대부분이 자신이 그렇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어.진정으로 눈이 높은 자들은 거의 다 그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그들은 다만 다른 이들의 기준이 너무 낮다고 생각할 뿐이야.”
“저 정말로 눈 높은거 아니에요.”
장난스레 자신을 눈 높은 여자로 몰고가는 타레스의 화술에 이안은
짐짓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난 네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그런거지.너무 강하게 부정하는거 아니야?”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타레스에겐 그런 이안의 표정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이안이 항의 어린 시선으로 그를 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척 했다.
“휴우.”
이안의 작은 한숨소리.타레스에게 말론 이길수 없다는것을 깨달은
그녀가 타레스와의 장난에서 졌음을 인정하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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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경 쓸 일이 있어서 글에 소홀해졌습니다.죄송합니다.다시 초기의 성실 모드로 돌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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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