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 9 Master Inspection Technique RAW novel - chapter 48
걱정하는 눈동자를 보자 로니엘은 렐이 고맙게 여겨졌다.그래서
로니엘은 렐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위해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쿵.쿵.쿵 뭔가 연속으로 떨어지는 소리.
“으아악.으윽 윽”
“꺄아아.”
떨어지는 것은 세개였는데 비명소리는 두개만 나왔다.그것도 처음에 들린 비명소리가 유달리 컸다.
로니엘은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부드러운 무언가가 오른 손을 들어 올릴때
그의 팔에서 떨어지는 것을 느끼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난 곳을 보았다.
로니엘이 걱정되 이곳 흙의 정령왕의 성까지 쫓아 온 네명의 하급 정령들은
그가 정신을 잃고 있는 내내 그의 곁에서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맨디와의 일때문에 이미 대부분의 기운을 소진한 데미안과 맨디는
자꾸 졸음이 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데미안은 졸음을 참고 주인인 로
니엘 곁을 지키려고 했었다.하지만 어느새 로니엘의 오른팔 위에 뻗어서
자고 있는 맨디를 보자 갑자기 졸음이 몇배는 더 강하게 밀려왔다.
의지가 약해진 데미안은 로니엘의 손등위에 자리를 잡고 잠을 잤다.
그러자 로니엘을 위해서 꽤 힘을 썼기에 피곤했던 켈리도 데미안과 맨디 사이의
로니엘의 팔에 누워서 자게 되었다.그런데 갑자기 로니엘이 팔을 움직이면서
데미안부터 차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된것이다.
로니엘의 오른손이 놓여있던 침대 옆 밑바닥에 렐을 제외한 세 정령이
차례로 포개어져 있었다.가장 아래에 깔려 있는 것은 데미안이었다.
그는 연이은 세번의 고통으로 더이상 일그러지기 힘들다 생각될 정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위로 약간의 고통스러움을 느끼는 켈리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그녀의 몸 위에서 세상 모르게 잠자고 있는 맨디를 보고 있었다.
이중 매트로 떨어질때의 충격을 거의 받지 않은 맨디의 얼굴은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야 켈리 어서 내 위에서 일어나.무거워”
둘의 무게를 동시에 견디기 버거웠던 데미안이 버둥거리며
켈리를 밀쳐내려 애썼다.
“데미안 가만히 좀 있어봐.안그래도 맨디가 내려가면 일어나려고
했어.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지금 상태가 기분이 나쁘다구.”
켈리는 맨디의 볼을 톡톡 치며 그녀를 깨웠다.하지만 보통 방법으
론 절대 일어나지 않는 맨디에게 그 정도는 아무 효과도 없었다.
“맨디.일어나.어서.”
하지만 맨디는 여전히 쿨쿨 잠을 잤다.
평범한 방법으론 깨울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켈리는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좋은 방법이 생각난 켈리의 눈이 빛을 발하고 그녀의 손에 바람의 기운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켈리의 생각은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그녀가 막 힘을 쓰려고
할때 로니엘이 그들을 모두 들어올린 것이다.
로니엘은 침대의 비어있는 공간에 세 정령을 나란히 내려 놓았다.
“미안하다.미처 너희들이 내 오른팔 위에서 잠자고 있던걸 느끼지 못했구나.
데미안이 가장 충격을 많이 받은것 같던데 몸은 괜찮은거냐?”
위에서 내리누르던 두명이 사라진 데미안의 안색은 빠른 속도로
평상시로 되돌아 오고 있었다.
“이제 괜찮아요.주인님.그보다 정신을 찾으셔서 다행이에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신이 멀쩡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데미안을 보며 로니엘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주인님이 엘라임님의 시험에 드셔서 쓰러지셨을때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몰라요.”
두 주먹을 꼭 쥐어 가슴 부분에 딱 붙인 켈리의 모습에서 그때 그녀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로니엘도 조금은 알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요.정말 저희 모두가 주인님의 안전을 걱정했어요.엘라임님께서
전에 주인님께서 소멸되실 수도 있다고 하셔서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나때문에 걱정들을 많이 했나보구나.그런데 내가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된 거지?”
“그건 말이죠…”
로니엘의 질문에 렐이 한시간 전의 상황을 회상하며 말을 꺼냈다.
엘라임의 눈에서 나오는 알수 없는 빛을 본 로니엘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그때까지 엘라임의 기운에 오들오들 떨고 있던 네 정령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주인님.”
목소리는 모두 제 각각이었지만 하나같이 로니엘에 대한 걱정이 잔뜩 묻어있었다.
“이야압.”
켈리가 기합을 외치며 양 손을 펴 로니엘이 있는 곳을 향해 팔을 쭉폈다.
자그마한 손바닥에서 엄청난 압력을 가진 바람이 내뿜어져 쓰러지는
로니엘의 속도를 천천히 둔화시켰다.조금 더 힘을 쓰면 로니엘의 몸이
바람의 압력에 터질수도 있었고 힘을 더 빼면 그의 몸이 땅으로 그대로
쓰러지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었기에 켈리는 세심한 힘의 조절을 해
야 했다.차라리 뭔가를 신경쓰지 않고 온 힘을 다해 공격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었다.적지 않은 힘을 쏟으며 온 신경을 쏟는 켈리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한편 데미안은 로니엘이 눕게 될 땅 한가운데를 손으로 톡톡 쳤다.
그러자 조금은 울퉁불퉁 하고 단단한 돌들이 삐죽이 튀어나와 있던
땅이 평평하고 부드러운 흙으로만 바뀌었다.
자신이 할 일을 다 한 데미안은 로니엘의 몸에 깔리기 전에 재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그가 사라진 자리에 로니엘이 천천히 눕혀졌다.
“휴우.성공이다.”
켈리는 이제 겨우 여유로워진 손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곁에서 켈리와 데미안의 행동을 지켜보던 맨디와 렐도 로니엘의
몸에 상처 하나 없이 땅에 눕힌 일로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서로 좋아
하던 네 정령들은 잠시 잊고 있던 엘라임의 냉정한 시선을 느꼈다.
네 정령들은 그들의 행동을 결코 좋게 생각하지 않는 엘라임의 시선에 온몸이 얼어붙는것 같았다.
엘라임은 자신의 뜻에 거스르는 행동을 한 하급 정령들을 더욱 차가워진 눈으로 내려보았다.
그런 살 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깨며 등장하는 세 존재들이 있었다.
“엘라임.너 왜 귀여운 꼬맹이들을 겁주는 거냐?”
유쾌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네명의 하급 정령들과 엘라임 사이에 서서
엘라임의 차가운 눈빛으로부터 정령들을 가려주었다.
그의 기운 역시 엘라임 못지 않게 거대했지만 살갑게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서 하급 정령들은 두려움보다 안도감을 느꼈다.
새빨간 홍염을 연상시키는 짧은 머리에 진홍색 눈동자를 가진 그 남자는
불의 정령왕 샐리온이었다.
언제나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냉랭한 분위기를 만드는 엘라임과는 달리
그는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주위를 밝히는 존재였다.지금도 그는 양 볼에
보조개가 살짝 들어간 따뜻한 미소로 꽁꽁 얼려있던 분위기를 단숨에 녹여버렸다.
네 정령들 모두 자신들을 감싸주는 샐리온의 존재가 무척이나 든든하고
고마웠다.그래서 모두들 존경의 눈빛이 가득 담긴 눈으로 샐리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특히 감동을 잘 받는 맨디는 그런 멋진 정령왕이 자신을
다스리는 불의 정령왕이라는 사실에 더욱 열렬한 눈빛을 보냈다.
“샐리온.그들을 겁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단지 허락하지 않은 저 인간의
방문에 기분이 나뻤던게 저들을 겁먹게 한것이지.”
자신의 행동에 의한 다른 이에 대한 생각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엘라임의 말이 샐리온에게 거부감을 들게했다.
“넌 처음 태어날때부터 주변의 다른 이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구나.그거 정말
안좋은 일이야.조화를 중시하는 우리 정령계에서 너와 같은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해.”
평소에 이런 엘라임의 행동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샐리온이 조금 흥분해서 말했다.
“너처럼 주변 모든 이들의 상황을 생각하고 행동하느라 우물쭈물하는 일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
시니컬한 엘라임의 대답이 흥분 잘하는 샐리온의 성질을 건드렸다.
“너희들 모두 그만둬.누가 물과 불을 다스리는 정령왕들 아니랄까봐
그렇게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분위기를 만드는거냐?”
샐리온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실피드가 장난스런 말투로 둘을 진정시켰다.
눈썹 약간 위에 있는 일자 앞머리에 바깥쪽으로 살짝씩 삐쳐나가
있는 연녹색 단발머리가 장난스런 그녀의 녹색 눈동자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그녀는 엘라임과 샐리온을 보며 혀를 쯧쯧 차며 검지
손가락 하나를 펴서 양옆으로 흔들었다.가는 금색 끈으로 이어진
노란색 드래스를 입은 실피드는 나비가 날아다니듯 사뿐사뿐 걸어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엘라임과 샐리온의 어깨를 톡톡 치며 화해의 분위기를 조장했다.
“그래.이제 그만들 해.”
따뜻하고 차분한 음성.네 정령왕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한 흙의 정령왕 노아스였다.
연한 갈색 피부를 지닌 그녀의 얼굴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누가
뭐라해도 모든것을 감싸줄것 같은 포근함으로 가득한 진한 흙색의 눈동자였다.
고동색 머리를 위로 틀어올린 노아스에게선 우아하면서도 침착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검은색 벨벳 종류의 드레스를 입은 노아스는 네 명의 하급 정령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로니엘에게로 다가갔다.걸어가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조금
몸에 달라붙는 드레스를 통해 그녀의 부드러운 몸의 곡선이 드러났다.
“이런.엘라임 넌 방금전까지 세르딘의 소환으로 이곳에 없어서 못 들었겠지만
이 아이는 타이레스가 몇시간 전에 부탁하고 간 그의 제자라구.그런데 이렇게 되버리다니…”
평평한 땅에 고이 눕혀져 있는 로니엘의 옆에 앉아서 그의 상태를 살펴본 노아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금껏 로니엘을 잊고 있었던 실피드와 샐리온도 그제서야 로니엘을 보고 침음성을 흘렸다.
“엘라임.이 인간에게 어느정도의 수준으로 시험을 한 거지?”
곤란한 상황에 샐리온이 심각해진 음성으로 물었다.
나머지 세 정령왕들의 굳어진 얼굴을 본 엘라임의 대답은 일말의
희망이라도 기대했던 그들의 바램을 와장창 무너뜨렸다.
“최고의 레벨로 걸었다.”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타이레스와의 친분도 무시못할 정도가 된 정령왕들은
그가 제자라고 말해놓은 인간이 이 지경이 되자 앞으로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전전긍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인간이 내뿜던 기운을 봐서는 이미 어느정도의 경지에 오른
이인것 같으니 그가 무사히 깨어날 것을 기대해도 좋겠지.”
여전히 냉정한 음성이었지만 나머지 정령왕들의 고민을 어느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