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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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준비하세요!] [알림: 잠시 후 다섯 번째 스테이지가 시작됩니다!] [알림: 다음 스테이지 입장까지 5, 4, 3….] [알림: 2, 1….] [알림: 다섯 번째 스테이지를 시작합니다!]다음 순간.
모든 이들의 눈앞에 현재 위치를 알리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리고….
“뭐야!”
지크는 화들짝 놀랐다.
왜?
주변에 아무도 없었으니까.
다섯 번째 스테이지가 시작되니 온통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고, 동료들은 보이지 않았으며,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 역시도 사라졌다. 심지어 햄찌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여긴 진짜 어둠 속이야. 빛이 없는 게 아니야.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인 거다.’
지크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아무리 시력을 증폭시켜도 보이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크의 두 눈은 현대의 과학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최첨단 광학장비들보다 뛰어나서, 빛 한 점 없는 곳에서도 주변 지형지물과 사물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이곳 에서는 그런 지크의 시력마저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그렇다는 말은, 애초에 이 공간 자체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공간이라는 것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어쩌라는 거지?’
던전은 일반적인 던전과는 궤를 달리하는 곳.
단순히 전투력뿐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인성, 그리고 순간순간의 임기응변까지도 시험하는 곳이었다.
그러니 이곳 역시도 단순 전투보다는 그 이상의 것을 해내야 클리어가 가능할 게 분명했다.
‘뭘까. 뭘 시험하려는 걸까.’
그때.
알 수 없는 알림창이 떠오르고.
슥, 스윽.
어둠 속에서 시뻘건 눈을 가진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엥???”
지크는 모습을 드러낸 적들을 보고 황당하단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등장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공허 변이 다람쥐] [공허 변이 수사슴] [공허 변이 멧돼지]등장한 적들은 지크가 아주 먼 옛날에 상대했던 변이 짐승 시리즈였다.
물론 앞에 가 붙은 이상 스펙이 엄청나게 강해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잡몹의 강화 버전일 뿐이었다.
‘뭐야? 이것들은.’
지크는 아무런 생각 없이 를 휘둘러 그것들을 쓸어버렸다.
그러자 또 다른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키힛! 이건 네놈을 향한 복수다!”
뒤이어 가 나타나 시퍼런 낙뢰를 떨구며 지크를 공격해왔다.
“엥?!”
지크는 아주 오래전에 만났던, 쪼렙 시절의 보스 몬스터인 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무리 강화된 고르고일지라도 현재 지크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설마 내가 처치한 적들을 다 다시 만나는 건가? 그럼 다음은….’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블랙홀로 이루어진 구체들이 튀어나와 지크를 공격해왔다.
과거 에 등장하는 몬스터인 들이 빛이 아닌 공허로 이루어진 버전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 캬아아아아아악!
뒤이어 소호카 유적지의 보스 몬스터인 의 공허 버전도 등장했다.
‘너무 쉬운데?’
지크는 다섯 번째 스테이지인 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
이미 한 번 싸워본 적들이니까.
제아무리 공허의 에너지를 받아 강해져서 나타났다고 한들, 어쨌거나 이미 한 번 상대해본 적들이었다.
패턴도 익숙하니 스펙이 강해진 건 그렇게 큰 문제가 안 되었다.
지크는 저들이 공허 에너지로 강해진 것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룩했기에, 그렇게까지 큰 위협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루시퍼라도 나오나?’
물론 전직 대천사장 루시퍼가 공허 에너지로 강화된 상태로 등장한다면, 지크로서도 큰 위협이겠지만 말이다.
***
예상은 틀렸다.
은 지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과거 싸워 이겼던 적들이 다시 등장하는 것 자체는 그리 큰 부담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 양.
그리고 시간.
“…그만 좀 나와라.”
지크는 무려 13시간 동안이나 를 휘두르며 몰려드는 적들과 싸웠다.
은 한도 끝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미 처치했던 적들이 공허의 에너지를 받아 더 강해진 상태로,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순서는 뒤죽박죽이었고, 때론 이미 처치한 적들이 다시 한번 등장하는 등 정해진 법칙 같은 게 없었다.
다행히 대천사장 루시퍼와 같은 초고위급 네임드 적들은 등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한도 끝도 없었다.
지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계속해서 싸우는 것뿐이었다.
문제는 그 시간이 10시간을 넘어 13시간 이상 이어졌다는 것.
아니, 그보다 더 길었다.
‘눈이… 제대로… 안 보여… 미친… 벌써… 24시간이….’
지크는 쏟아지는 졸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은 무려 24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
[알림: 를 플레이하신 지 28시간이 지났습니다!] [알림: 장시간 게임 이용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알림: 휴식하십시오!]문제는 을 시작한 지 24시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클리어가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단 점이었다.
24시간이 25시간이 되고, 25시간이 26시간이 됐다.
으득!
지크는 이를 악물었다.
쏟아지는 졸음으로 인해 캐릭터의 형체가 희미해졌다 선명해지길 반복했다.
‘눈이… 감겨.’
제아무리 집중한 상태라 하더라도 그 시간이 길어지면 졸음을 이기기 힘든 법.
‘참아야… 돼. 여기서 무너지면… 으윽!’
지크는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버텼다.
그렇게 하루의 시간이 더 지났다.
푹! 푸욱!
쾅!
지크는 전투를 치르면서도 자신이 뭘 하는지 몰랐다.
비몽사몽.
이미 정신은 혼미해져서,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지크는 반쯤 잠들어 있는 상태로, 오직 본능에 의지해서 싸웠다.
지독한 집중력이었다.
거의 48시간 동안 어떻게든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버티고, 또 버텼다.
‘언제… 끝나는 거냐. 도대체.’
은 도저히 그 끝을 알 수가 없었다.
기약이 없는 만큼 정신적인 고통은 더 컸다.
앞으로 졸음을 얼마나 참아야 할지, 이 지독한 전투가 언제 끝날지 감이 안 잡히니 포기하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하지만 지크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크의 근성이란 고작 이 정도가지고 꺾이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고작 이틀? 해봐라. 일주일도 버텨줄 테니. 다 죽인다. 백만이든. 천만이든. 다.’
그렇게 이 악물고 49시간을 버텼을 무렵.
[알림: 축하드립니다!] [알림: 다섯 번째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셨습니다!]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아?”
지크는 다섯 번째 스테이지가 허무한 끝나자 허탈해했다.
졸음을 참아가면서 잡몹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 버렸을 뿐인데 끝이 나다니?
“진짜… 끝이라고? 너무 쉽잖아?”
그러는 사이 눈앞의 풍경이 바뀌며 다시 초원이 펼쳐졌다.
그리고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지크의 동료들은 모두 생존해 있었다.
단,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어어….”
“…….”
“쿠울… 드르렁… 쿠우울….”
다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채 퀭한 몰골이었고, 아예 잠들어버린 사람도 있었다.
“뀨우… 주인놈아… 너무 졸리다… 뀨우우우….”
햄찌 역시 당장에라도 잠들 듯 휘청거렸다.
그리고….
“아.”
지크는 전체 게이머들의 80퍼센트 이상이 사라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모두 다섯 번째 스테이지인 의 끝없는 사냥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 잠들어버리거나 사망한 게 분명했다.
그게 의 목적이었다.
인간의 정신력은 생각보다 나약하기도 하고, 또한 강인하기도 하다.
특수부대원들은 이른바 라 불리는 훈련에서 120시간 동안 잠을 ‘거의’ 자지 않으며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은 고작 49시간뿐.
그런데도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 중 남은 이들이 5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캐릭터의 스펙과는 별개로, 49시간 동안 배고픔과 수면욕을 이겨내면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력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는 캐릭터의 스펙뿐 아니라 실제 게이머의 정신력과 체력까지도 시험한다는 것.
괜히 별이 열세 개나 달린 게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타고 난 근성의 소유자인 지크에게는 이 정도쯤은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
다섯 번째 스테이지가 끝나자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24시간.
충분하지는 않아도, 컨디션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다.
“…양심은 있네.”
지크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다.
지크도 사람인 이상 49시간의 강행군을 펼쳤으니 잠을 좀 자고 와야 했던 것이다.
한편, 지크를 포함한 게이머들이 를 공략하는 동안 현실에서는 게임 의 신규 서버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동양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서버.
그리고 현대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서버.
두 서버는 똑같은 가상현실 MMORPG 장르이긴 했지만, 세계관이 다른 만큼 게이머들의 성장이나 플레이 방식이 크게 달랐다.
클래스 역시 서버는 이란 스킬 체계를 기반으로 했고, 서버는 이란 스킬 체계를 기반으로 했다.
그리고….
[공지사항]1. 기존 서버와 새로 추가되는 신규 서버들은 기본적은 같은 유니버스에 속한 세계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같은 은하에 있는 다른 행성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 1번과 같은 이유로, 한 계정당 1개의 서버만을 플레이하실 수 있습니다.
3. 기존 서버를 플레이하던 이용자가 신규 서버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기존 캐릭터를 초기화시켜야 합니다.
반대로, 신규 서버를 플레이하던 이용자가 기존 서버로 이동하려면 역시 캐릭터를 초기화시켜야 합니다.
4. 서버 간 이동은 기본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단, 각 서버에서 궁극의 성장을 이룩한 이용자는 각 서버마다 하나의 캐릭터를 소유하는 게 가능합니다.
또한, 기존 캐릭터로 다른 서버로 이동하는 게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5. 게임 브레이브 뉴 월드의 세계에 한계는 없습니다. 언젠가 세 서버의 세계들 간에 교류하는 게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공지사항이 올라가자마자 의 주식은 더더욱 치솟아 올랐다.
과 서버의 추가로 신규 게이머들의 유입도 늘어날 테고, 기존 서버에 염증을 느낀 게이머들도 다시 사로잡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서버를 플레이하면서 과 도 즐기고 싶은 게이머들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의 철학은 각 서버가 결국엔 하나의 세계라는 것이었으므로, 한 명의 게이머가 세 개의 서버 모두에 캐릭터를 소유하게 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단, 기존 서버에서 거의 궁극의 성장을 이룩한 소수의 게이머들에게만은 예외였다.
“후우.”
태성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게임에 로그인했다.
의 여섯 번째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딱 한 시간 전에 로그인해서 창조주의 강림을 저지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엥?”
태성은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냐하면….
[알림: 서버를 선택하세요!]– 판타지 :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 (650레벨) (현재 던전 공략 중!)
– 무림 :
– 어반 :
※ 참고 : 이 계정은 3개의 서버 모두를 플레이하는 게 가능합니다! (슈퍼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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