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320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20화
확답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지금까지 상태창과 관련된 의문들이 플래시백처럼 지나간다.
‘…‘박문대’가 상태창.’
그리고 결론을 내리기 전.
본래의 박문대, ‘큰달’은 상태창으로서 겪은 일들을 되짚듯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혀 의식이 없었어요. 하지만… 형이 상태창을 외치는데, 갑자기 불쑥 의식이 떠오르더라구요.”
-겜 하느라 접습니다ㅅㄱ
내가 직캠을 올리던 위튜브 계정인 ‘gun1234’를 접을 때 올렸던 마지막 말.
“형은 게임을 좋아하시니까,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
“어쩌면 제가 사람이었을 때 마지막으로 겪었던 충격이요, 그 계정이 형이라는 걸 깨달았던 거여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나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그럼 레벨업이나 특성 뽑기도?”
“네. 제가 해본 게 모바일 게임뿐이어서… 아마 그나마 그럴싸하게 나오는 게 그것뿐이었던 것 같아요. 죄송해요.”
죄송할 일이 아니었다.
내가 얻은 특전, 나 홀로 가지고 있던 상태창은… 청려의 생각처럼 밸런스 때문에 튀어나온 게 아니었다.
순 이 녀석이 한 일인 것이다.
“그 후로는 다시 시스템과 동화되어서… 그냥, 시스템이 하려는 것들을 보기 좋게 보여 드리는 역할만 주로 했는데요.”
나는 놈의 말을 끊었다.
“아니, 고맙다.”
“…! 그, 그… 아니에요….”
맞은편에 앉은 놈이 어쩔 줄 몰라 하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저, 사실 여기서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거든요.”
이상한 일?
“형 몸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제가, 상태창으로 살았던 저와 동기화됐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
“그게… 상태창인 제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저한테 역으로 영향을 받기도 한 것 같아요.”
“…!”
“그래서… 상태창일 때도 앞으로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어렴풋이 알았어요. 부터 형 활동을 다 봤으니까.”
“…….”
그랬군.
나는 내가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를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그때그때 필요한 특성을 주던 상태창의 뽑기를 떠올렸다.
그건 미래를 예측한 게 아니었다. 정말 미래를 살다 온 놈이 섞여서 그랬던 것이다.
나는 이마를 눌렀다.
‘시작과 끝이 없어.’
내가 상태이상을 다 클리어한 뒤에 미션으로 ‘박문대와의 대화’를 걸지 않았다면, 공무원을 준비하던 이놈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을 준비하던 이놈이 있어야 내가 상태창의 예측 샷으로 상태이상을 클리어할 수 있단 거지.
“원인과 결과가 막 섞여 있죠? 하하… 저도 좀 혼란스러워요.”
“그러게.”
과거로 돌아와도 시간이 리셋되지 않고 그대로 공존하다 보니, 앞뒤 순서가 없다.
마치 내가 이놈 공시를 도와주면서도 중간중간 테스타의 활동에 개입했던 것처럼 말이다.
“흠.”
그 와중에 큰달은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음, 그래서… 상태창이던 제 자아가 제대로 깨어난 건, 형의 교통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걸 깨달았을 때였어요.”
“…!”
나는 순간, ‘20만 관객 동원 상태이상’을 클리어하고 보상으로 받았던 특이한 선택지를 기억해 냈다.
[선택지]: ‘진실’ 확인 ☜ Click!
: ‘코인’ 획득 ☜ Click!
※ 중복 선택 불가
“……코인.”
큰달이 희미하게 웃었다.
“맞아요. 그때 선택지는 시스템이 아니라 제가 한 거였어요.”
맙소사.
“그 후에 오류가 난 것도?”
직후에 다음 상태이상이 뜰 때, 온갖 줄이 쳐지며 계속 상태이상이 갱신되던 것.
‘1위가 아니면 죽음을’ 발생!
‘대상이 아니면 죽음을’ 발생!
‘공연이 아니면 죽음을’ 발생!
마치 누군가 해킹이라도 한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정확한 예감이었다.
“네… 형이 다행히 코인을 골라주시긴 했지만, 거기서 오류도 생겼거든요.”
나는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진실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아서였나.”
최종 조건이 클리어가 안 되니 오류가 생긴 것이다.
“…! 맞아요. 그래서 원래는 그걸로 끝이었을 상태이상이 한 번 더 뜬 거예요….”
“…….”
“으으흡, 제가 막, 끼어드는 바람에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쉬운 걸로 바꾸거나 취소하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구요.”
놈은 민망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실 그 상태이상의 부담은 온전히 저놈 몫이었다.
“그래서 죽는 대상도 너로 바뀌었던 거지.”
-정해진 기간 내로 40만 명 이상의 관객과 만나지 못할 시, ‘박문대’의 사망
큰달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형은 사실, 그 직전으로 상태이상이 다 끝났던 거니까요. 패널티는 만든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거죠.”
나는 덤덤히 중얼거렸다.
“그게 이해가 안 되는데.”
“네, 네?”
“내 상태이상 개수가 말이야.”
나는 손가락을 접었다.
“결국 내가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나는 몇 년 뒤까지 더 살다가 돌아온 게 맞았잖아.”
이놈이 내 유품 정리를 했다던 그… 회사에 취직한 내 미래 말이다. 내가 마지막 진실 확인에서 봤던.
“난 왜 그 기준이 아니라 내 기억을 기준으로 상태이상 개수가 적게 나온 거지.”
“그건… 형이 과거로 돌아가기 전에 먼저, 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에요.”
저놈의 소원은….
-건우 형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남 좋을 소원이지만, 그보다 더 어이없는 게 있다.
“내가 살려면 그 기억이 없어야 했다고?”
“네.”
맞은편 놈은 얼굴이 좀 창백해진 것 같았지만 단호했다.
“그 몇 년 동안 형 마음이 너무 아파서, 새 몸을 안 받아들일 거라고 시스템이 판단했거든요.”
“…….”
“그리고 그렇게 삭제된 형의 기억을 기준으로 얼마나 과거로 돌아왔는지를 보니까, 상태이상은 그만큼 적어진 거죠.”
말문이 막혔다.
나는 어쩐지 먹먹함에 이를 악물다가, 천천히 대꾸했다.
“너랑 만났던 기억도 없어졌는데.”
이놈한테 국밥 사줬던 것부터, 간간이 연락했던 기억도 전혀 없다.
“그것도 마찬가지로요. 아는 사람 몸에 들어오면… 형이 이상 반응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미치겠군.
‘진짜 소원 하난 철저히 들어줄 수 있게 세팅했는데.’
남 기억을 날려 버리는 게 전혀 인격적으로 보이는 방법은 아니며 무슨 AI가 할 법한 판단이긴 했다만.
그러고 보니 저절로 연결되어 떠오르는 내 특수성이 있다.
“설마 진실 확인도?”
나에게만 주어지던, 상태이상 클리어 보상.
“네.”
맞은편의 놈이 눈을 질끈 감았다.
“시스템이 분석했을 때, 형이 본인의 트라우마를 직접 봐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미친 새끼 아닌가.
“그래서 기왕 생긴 상태창을 이용해서 그걸 수행한 거예요.”
“상태창을 시스템이 이용했다고?”
“네. 그 시점부터, 저만 시스템을 이용한 게 아니라 시스템도 절 이용하기 시작했거든요. …서로 영향을 주게 된 거죠.”
“…….”
나는 갑자기, 맞은편의 놈을 유심히 보았다.
심상세계에 앉아 있는 큰달은 ‘박문대’의 바탕에 ‘류건우’를 섞어놓은 모습이었으나, 다시 보니 어딘가… 위화감이 들었다.
틱.
그 순간, 지직거리는 것 같은 노이즈가 놈의 윤곽을 따라 튀었다.
‘망할.’
“사실 지금도 좀 헷갈려요. 시스템과 좀 섞인 것 같기도 하구요.”
이상한 상황이었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시스템은 다른 놈한테로 이동했을 텐데.”
골드 2, 권희승 말이다.
“넌 계속 상태창으로 남아있었어. 그런데 아직도 섞여 있다고?”
“음… 형이 상태이상을 끝내갈수록 제 자아는 점점 또렷해졌거든요. 그러니까 시스템이 이동할 때 자체적으로 남을 수 있었어요.”
놈은 자신의 손을 쥐었다 폈다.
“그런데… 전과 비슷한 능력을 일부나마 쓸 수 있더라구요.”
나는 자동으로, 내가 마지막으로 남은 특성 뽑기로 뽑은 것을 떠올렸다.
[특성 : ‘미션 체질(S)’ 획득!]상태이상과 비슷한 형태로 보상과 패널티를 거래하는 능력.
“미션 체질을 준 건 너였겠고.”
“…네.”
그렇다면, 결국 이놈은 본인이 본인을 살린 셈이다.
‘흠.’
잠깐 유쾌해질 뻔했군.
“그러니까… 아직 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서로 관여는 할 수 없지만요.”
“그래.”
이건… 어딘가 써먹을 수도 있겠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세를 풀었다.
“휴…….”
맞은편의 놈이 큰일이라도 처리한 것처럼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할 말 다했다 이건가.’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럼 내가 떠들 차례였다.
“이야기 잘 들었다. 궁금했던 게 다 풀렸어.”
“넵!”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나는 표정을 지우고 입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살려줘서 고맙다.”
“네…?”
“덕분에 잘 살았어.”
나는 내가 ‘박문대’의 몸으로 겪었던 몇 년간의 일들을 떠올렸다.
별 지랄 맞은 일도 많았지만,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항상 엔딩은 좋았지.
그 모든 경험이 생생히 생각이 났다. 그러니까… 이 말을 내가 입 밖으로 하게 될 줄이야.
“아이돌 재밌더라.”
다시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었다.
물론….
“나도 내가 아이돌 하고 싶었을 줄은 몰랐지만, 아마도 그랬나 봐.”
“…….”
그러자 갑자기 앞 놈이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
너 뭐 하냐?
“죄, 죄송해요. 진짜 감동적이네요…. 형 콘서트에서도 그 말 꼭 해주시면 좋겠고….”
“…….”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나는 그냥 웃고 말았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다.
“네 공무원 시험도 의외긴 했는데.”
그런 직업을 가지고 싶었던 건가?
“…!”
그 순간, 놈이 지레 찔리는 표정을 짓는다.
뭐냐.
“음, 형, 그, 그건요.”
“왜.”
“그건 사실… 그냥 형 생각나서 상태창인 제가 대충 정한 것 같은데요.”
“…….”
차라리 9급을 하지 새끼야.
결국 붙었으니 뭐라고 할 순 없겠다만, 왜 스스로를 지옥 구덩이에 밀어 넣은 건지 알 수가 없다.
‘공무원 시험을 잘 몰랐다’며 변명처럼 몇 마디 중얼거린 놈은 얼른 본론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형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잖아요. 솔직히 미션부터 해서 형이 몇 번이나 제 목숨을 구해주신 거거든요….”
“그럼 서로 도와줬다고 치지.”
“네…….”
대화에서 슬슬 긴장이 풀리고 생각할 시간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심경을 대변이라도 하는 것처럼, 창밖은 어느새 석양이 끝나고 별이 한둘 보인다.
그 순간, 늘어지던 놈이 벌떡 일어났다.
“헉!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시간?”
심상세계라면서 그런 것도 따지냐.
“네! 형이 그… 시험 붙은 형 몸을 떠나시기 직전에 잠깐, 제가 꼼수를 쓴 거여서요….”
그러고 보니 그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이놈의 거처.
“그럼 앞으로 넌 어떻게 되는데.”
“그… 상태창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원래 네 몸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냐.”
“어… 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상태창으로 지냈던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별로 제 몸 같지가 않아서요…. 안 끌리는데요.”
“……그러냐.”
나한테 이득인 상황이긴 한데, 어쩐지 입이 쓰다…고 생각할 순간.
추가 설명이 붙는다.
“그리고 제 몸으로 돌아가면 테스타가 해체되잖아요. 안 돼요, 진짜… 어떻게 왔는데.”
“…….”
그걸 네가 왜 신경 쓰고 있어.
상태창으로 오래 지내서 과몰입한 건지, 수험생활에 위로가 돼서 과몰입한 건진 모르겠다만 이건 아닌 것 같다.
“네가 할 수도 있잖아. 몸이 그대로니까 스탯도 그대로일 것 같은데.”
백일몽에선 내가 ‘류건우’의 몸으로 쓰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맞은편의 놈은 씩 웃었다.
“저, 형. 거기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
“맨 처음부터 있던 특성 기억나세요? 특성 뽑기가 나오기도 전에요.”
특성 뽑기로 뽑기 전부터 있던….
“잠재력 무한?”
“네!”
그래. 모든 스탯을 한계치까지 성장시킬 수 있던 말도 안 되는 사기 특성….
“그건 원래 형 거예요.”
“…!”
뭐?
“그러니까 형이 뽑은 특성들, 올린 스탯들… 다 원래 형이 가지고 있던 소질들이 드러난 것뿐이에요.”
“…….”
“형이 이룬 것 중에 원래 형이 못 가질 건 없었던 거예요.”
큰달은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니 놈을 쳐다보았다.
‘내 거라고.’
천천히, 묘한 고양감이 치고 올라온다.
그것의 이름은… 충족감이었다.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러니까 멋진 활동 보여주세요.”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를 채우는 안정감 때문에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맞은편의 놈이 웅얼거렸다.
“저 정말 앞으로도 계속 형이 아이돌 하는 걸 응원하고 싶어요….”
“……!”
그 순간, 나는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감상에 빠질 때가 아니라 교통정리를 해야 할 때다.
이놈 거처부터.
‘원래 몸에 관심이 없다면….’
“그럼 네가 시험에 붙은 몸은 관심 없냐.”
기껏 7급 붙어놓고 버릴 생각은 아니겠지.
“어어어!”
다행히 이번엔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온다. 4년을 통째로 박았으니 이건 내심 하고 싶긴 했나 보군.
“허어억, 그, 근데 괜찮을까요? 형 몸인데!”
“나도 네 몸 쓰는 마당에 무슨.”
여분 몸 뒀다가 국 끓여 먹을 것도 아닌데 뭐 어떤가. 나는 사양을 받지 않겠다는 태도로 놈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놈은 좀 시뻘게진 채로 고개를 꾸벅거렸다.
“그럼… 한동안 잘 쓰겠습니다.”
한동안?
어딘가 찝찝한 단어 선택에 되물으려는 순간.
“형, 시간이 다 됐어요! 이제 곧 흐를 것 같아요. 얼른 누우세요!”
“아.”
나는 놈의 호들갑에 도로 소파에 눕기 위해 몸을 틀었다. 그때였다.
완연히 밤이 된 어두운 창의 반사광이 내 모습을 비췄다.
“…!”
거기서 보이는 나는… 완전한 ‘류건우’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테스타 박문대’만의 모습이었냐고 묻냐면, 그것도 모르겠다.
둘 모두였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다만, 그냥 누군가가 내 어떤 모습을 알고 있든 간에 저게 나라고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 정제되지 않은 듯 요소요소가 섞인 큰달의 모습과는 달리, 완전히 정착된 견고한 모습이었다.
마치 내가 누군지 이미 확신이라도 하는 것처럼.
‘나 참.’
그렇게 빼더니, 결국 둘 다 나라고 생각하고는 있었나 보지.
나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으로 누우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쩐지 시원했다.
“저, 형, 기회가 된다면….”
나는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확답했다.
“또 보자.”
“…! 네!”
그리고 다시금 몰려오는 수면에 눈을 감았다.
이번에야말로, 오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암전이었다.
의식과 사고가 사라지는 휴면.
댕-.
종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한 순간.
“박문대…!”
정신을 차린 나는 내가 단상 위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대장치와 에어컨의 냄새.
“……하.”
테스타가 대상을 받던 그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