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906
사과는 상대로 동급이상의 인정했을 때만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사과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내가 너무 민감했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같은 이대 십중심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상관없다.
어차피 이대 흑염의 절대자와는 결판은 보아야 하는데 이유가 하나 추가되었을 뿐이다.”
“….”
이대 흑염의 절대자도 자신의 일부였기에 진실의 침묵은 잠시 고민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목이 서늘해져만 간다.
이걸 지금 끝장을 내?’
영원불멸한 영원체는 아니기에 자신의 일부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목을 잘리면 자신도 목이 잘리는 상황이기에 진실의 침묵은 지금 이대 회색의 절대자와 결판을 보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세계대전이고 뭐고 시간을 더 주면 진짜 위험할 것 같다.
그런데 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회색을 죽여버리면 다른 십중심들이 난리를 칠 텐데 어쩐다?
나는 괜찮지만, 흑염일족은 고립될 확률이 커.’
흑염의 일족을 이끄는 이대 흑염의 절대자를 일부로서 가지고 있는 그로서는 일족의 미래와 명예는 중요한 일이었다.
여기에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만만치 않다는 문제도 컸다.
‘전력으로 싸우면 이길 수 있는데 승산이 없으면 차원권능으로 도망가겠지?
그럼 도저히 잡을 수 없다.’
진실의 침묵도 차원권능을 익히고 있지만, 절대계 차원의 오리진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따를 수는 없었다.
피식!
이런 진실의 침묵의 고민을 읽은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흐릿한 미소를 지으면서 묻는다.
“후후! 내가 새로운 세계에 다시 구현된 모델러라니 참신한 헛소리였다.
그런데 전혀 근거가 없는 의견은 아니야.
확실히 나도 그 점을 의심하고 있었다.”
“응?”
갑작스러운 소리에 당장 모든 것을 걸고서 죽일까 말까 고민하던 진실의 침묵이 현실로 돌아온다.
후우우우-!
긴 담뱃대를 물고서 무지갯빛 연기를 내뿜는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묻는다.
“네가 보았을 때 나는 뭐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나?
무엇으로 정의하거나 특정할 수 있지?”
“절대계 유일의 절대 마도신.
절대계 차원권능의 오리진.
절대계 대수급의 창조신.
절대계 소마급의 마신왕
절대계 흑염급의 투사…많네.”
현자의 특성으로 질문에 반사적으로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특성에 대해서 대답하는 진실의 침묵이었다.
그동안 무시했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권능과 마도, 오의의 집합체였다.
‘뭐가 이렇게 많아?
이 녀석은 어떻게 이걸 다 익히고서 무사한 것이지?
정신체라면 용량 초과가 당연한데 왜 안 폭발하는 거야?’
그렇게 한참을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가진 힘의 분석결과를 말하던 진실의 침묵은 마지막으로 힘겹게 한마디를 했다.
“…이대 십중심 서열 십 위 이대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
그렇게나 갈망하던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차지한 존재였으나, 가진 능력과 행적을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담뱃대를 입에 물고 들이마시면서 말한다.
“후우우우! 그래.
나는 그런 다양한 존재이지.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게임으로 치면 전형적인 잡캐에 망캐야.
아무리 영겁의 시간을 더 노력한다 해도 지금 수준 이상으로 키울 수가 없어.
너무 많은 권능과 마도, 오의를 익힌 탓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서 성장이 늦다.
지금까지 편법으로 급속히 성장해왔지만,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하나에 집중한 다른 십중심들에 비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권능을 사용하는 회색의 절대자가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지.”
“…알고 있었냐?”
지금은 대등하나 발전이 더디니 시간이 지날수록 힘의 차이는 벌어진다.
진실의 침묵과 다른 십중심들이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이유였다.
“후후! 이대로면 갈수록 뒤처질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가 있나?
나처럼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익히다가 십중심이 된 경우는 사상 최초이지.
모든 세계를 통틀어도 일천억 년이 넘는 역사 동안 마도신이 십중심이 된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내가 이대 십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자 바로 모델러가 만든 모델 핵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모델 핵을 보자마자 나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게 우연일까?”
“모델러가 만들어지는 흐름이로군.
네가 모델러가 아닐지라도 주역은 너야.”
진실의 침묵도 현자였기에 바로 즉답을 찾아낸다.
그런 대답에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메마른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후! 그럴지도 모르지.
아마도 내가 완전한 모델 핵의 양산을 시작하거나 지금 상황에 맞는 조치를 하면 모델러의 등장은 더욱 빨라진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대 십중심에 도달한 절대 마도신이 모델러가 구현되기 위한 기초일지도 모른다.
정점인 줄 알았는데 시작을 위한 기초라니 참으로 덧없군.”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자신의 운명을 한번 끝장을 낸 이대 흑염의 절대자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영겁의 세월 동안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과 대련을 통해서 강해져 왔다.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고난과 고통의 연속 속에서 마침내 마도신의 오리진을 능가하는 절대 마도신이 되었으나 이대 흑염의 절대자를 넘어설 수 없었기 절망하는 중이다.
“절대 마도신의 경지가 끝이 아니었어.
절대 마도신 다음의 경지가 모델러일지도 모르지.
모델러 자체가 어떤 힘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권능기 기계신으로 새로운 세계와 영원체들까지 육성하는 현자라니?
참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미친 회색보다 가치가 있겠지.
쿠후후후후후후-!”
“….”
기본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게 음침하게 웃은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뱃대를 회수하면서 말한다.
“고위 마도신이 진화하면 모델러가 될 확률이 높다.
절대 마도신인 내가 만들어진 순간 모델러의 구현도 시작되었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로서 내가 파악한 것은 여기까지다.
그래서, 앞으로 가만히 있겠다.
앞으로 찾아오지 마라.”
“이 바쁜 시국에 현자의 정점이 그따위 핑계를 대고서 은거하며 놀겠다고?”
고위현자답게 바로 말귀를 알아들은 진실의 침묵이 화를 내려 하자 심각한 얼굴이 된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다시 경고한다.
“절대 마도신인 내가 더 설치면 나중에 내가 모델러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럼 절대계도 끝장날 수 있지.
지금의 나조차 이대 흑염의 절대자이나 다른 십중심을 이길 수 없지만, 절대계를 파멸시킬 수는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이대 십중심의 수호 능력을 무시하는 발언에 이대 흑염의 절대자는 발끈했으나, 부정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지금의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모델러가 되어서 적으로 돌아선다는 가정을 하니 절대직감이 최대의 경고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이대 회색은 앞으로 세계대전에 개입할 수 없다.
현자의 정점이 없어도 현자의 스승인 네가 있다.
이걸 너에게 빌려주면 다른 이대 십중심들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
번쩍!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상징이며, 최대권한인 정보행성 이데아의 마스터 키가 진실의 침묵에게 넘겨진다.
꿈에도 그리던 정보행성 이데아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황금빛 열쇠에 진실의 침묵은 재차 확인하듯이 묻는다.
“정말 이걸 나에게 주는 거냐?”
재빨리 빌려주는 것을 아예 넘겨주는 것으로 바꾼다.
그러나,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 그럴 의리는 없었다.
“착각하지 마라.
흐름을 늦추기 위해서 잠시 빌려주는 거다.
무슨 기능을 사용했는지 모두 나에게 통보되니 복사 시도 같은 쓸데없는 짓을 하면 바로 회수다.
너는 어디까지 임시이고, 정보행성 이데아의 총관리자는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쳇!”
실제로 바로 복사 열쇠를 만들 생각이던 진실의 침묵은 혀를 찼다.
정보행성 이데아의 마스터 키에 진실의 침묵을 임시 관리자로 등록시킨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다시 확인하듯이 말한다.
“모델러가 등장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모든 세계가 진리님의 지배 아래에 놓인 다음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대로 흐름이 가속화되면 나나 다른 고위 마도신이 완전한 모델러로 나타나서 영원체들을 규합해서 진리님을 막을 것이다.
나의 예측대로 마도신이 모델러의 하위 단계라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
모든 마도신의 위에 있는 절대 마도신인 내가 침묵한다면 모델러가 나타나는 흐름을 분명히 세계대전 이후로 늦출 수 있다.”
“고위 마도신이 진화해서 모델러가 된다면 전부 없애면 되잖아?”
모델러가 될만한 강력한 마도신을 전부 처단하자는 의견이었는데 바로 질책이 돌아왔다.
“멍청이! 흐르는 물을 억지로 가로막으면 더 큰 홍수가 날 뿐이다.
이미 모델러가 나타나는 흐름이 시작되었다.
요인을 억지로 제거하려 했다가는 그보다 더한 흐름이 반작용이 돌아올 것이다.
주동자인 네 목이 정말 모델러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지도 모른다.”
“으윽!”
절대직감으로 본 모델러의 흐릿한 모습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압감을 느낀 진실의 침묵이었다.
그리고, 외계 너머의 정찰이 끝난 이상 지금 자신이 이대 흑염의 절대자로 돌아가는 순간 이대 회색의 절대자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는 직감까지 몰려오자 입을 다문다.
“너도 현자라면 이대 흑염의 절대자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마라.
이대 흑염이나 진실의 침묵이나 모두 자기 위주로 세상을 보고 대하기에 어리석기는 똑같다.
방해되면 무엇이든 없애려고 들지.
현재의 적이 미래의 아군이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래서, 네가 이대 회색이 못 된 것이다.”
“….”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지워진 흐름에서 현재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한번 소멸시켰다는 사실은 다른 이대 십중심들에게 모두 알려졌다.
‘세계대전이라는 총력전을 앞두고 있어서 회색이 꼭 필요한 지금 상황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중이다.’
이제는 억지로라도 친해지라고 밀어 넣어지는 중이니 억울하기만 했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후보였던 차원의 마도신이 겨우 창조신급 주신에게 패배하자 소멸을 결정한 것은 황금이다!
난 단지 소멸 집행만 했는데 왜 이래?’
나 몰라라 하는 이대 황금의 절대자를 끌어들이려고 해도 쓸모가 없었다.
이런 결정이 나면 절대계에 차원의 마도신이 오면 집행된다.
그런데도 일부러 사백구십구 주우주로 가서 소멸시킨 것이 이대 흑염의 절대자였기 때문이다.
‘지워진 흐름에서 이대 황금의 절대자가 차원의 마도신의 소멸을 결정했지만, 사백구십구 주우주는 절대계가 아닌 다른 세계였기에 바로 집행을 할 생각은 없었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바로 움직인 것이 바로 나였다.’
전능의 휘에게 주신장 전에서 패배당하고, 정령신계로 귀양을 가면서 재도전의 의지를 불태우던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런데 너무나 허무하게 처분당한 분노와 증오는 당연히 식을 줄을 몰랐다.
“내가 모델러가 되면 모든 세계에서 살아남은 존재는 이대 십중심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 흑염의 절대자에게 복수할 힘이 부족하고 수단이 없어서 참아주고 있는데, 모델러가 되어서 승산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무조건 날뛰겠지.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서 지금이라도 눈앞의 진실의 침묵을 죽여버리고, 이대 흑염의 절대자를 불러내서 끝장을 보고 싶은 갈망이 넘쳐흐른다.
그러나, 그는 현자의 정점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 도달한 절대 마도신이었다.
‘나는 현자다.
감정에 몸을 맡기는 어리석은 판단을 할 수 없지.’
절대 마도신이자 이대 회색의 절대자로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이대 흑염의 절대자에게 이길 방법이 없으니 참을 뿐이었다.
‘나는 더는 강해질 수 없을 정도로 단련했다.
그런데도 패배만이 보이는구나.
현자계열로는 흑염계열을 이길 수 없어.’
그는 눈을 감으면서 말한다.
“가라.
정보행성 이데아와 진실의 침묵이 합쳐지면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나는 스스로 은거하여 가장 큰 변수가 될 모델러가 나타날 흐름을 최대한 지체시키겠다.”
“알았다.”
눈을 감는 것은 더는 말을 하기 싫다는 표현이었고, 정보행성 이데아의 마스터 키라는 원하던 이상의 성과를 얻었기에 진실의 침묵은 순순히 물러난다.
구구궁! 구구궁!
그가 가고 나서 얼마 후 수많은 방어막과 결계가 회색영역의 본성을 감싼다.
그리고,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천칭을 들고서 이동을 시작한다.
우우우! 위이잉!
정보행성들의 탐지능력이 통과할 수 없는 철저한 결계 속에서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본성 가장 깊숙한 영역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 안에 보관된 팔륜봉인보다 더욱 엄중하게 봉인한 수정관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모델 핵에 이어서 천칭까지 보니 이제 확신이 간다.”
수정관 속에 있던 것은 그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고 있던 삼대 회색의 절대자의 원형이었다.
위이이잉! 우우웅! 위이이잉!
천칭을 수정관 위에 올려놓자 격렬한 공명이 일어난다.
그 모습을 본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회색 눈동자에서 광기가 일렁인다.
“이걸로 확실하다!
바로 네가 모델러였다.”
모델 핵을 절대급 이상의 마도신이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무엇인가 불안감을 느끼고서 황급히 봉인했는데 직감이 적중한 것이다.
“천칭과 신체가 접속하자 완성도가 올라가니 확신이 선다.
발동은 아직은 아니군
언제인가?
부품이 많이 부족해?
어이가 없군.
모든 마도신은 모델러의 부품이었어.
크크크크크크!
크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