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296
겨우 적합자 여성의 탐색에 은하계가 일백 개 분량의 정기가 걸렸고, 그것도 숫자대로 준다는 충격적인 선언이었다.
계속 엄청난 충격을 받은 평행우주 신족들은 신령이 아예 분리되는듯한 느낌을 받아서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배당금 지급과 임무 부여로 행성을 하나 빼앗긴 평행우주의 반발을 완전히 무마시켜버린 모델러 코아는 기계 차원문을 개방하면서 지시한다.
“지성체 정예군단은 복귀하라.
행성 존재승부로 처음 사업을 마무리 짓는다.”
이번에 거둔 평행우주 원래행성의 각성자는 일천 명이 조금 넘었다.
주축우주 원래행성의 오십억 명이 넘는 각성자와는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수치였으나 하나의 사실이 밝혀졌다.
‘평행우주의 각성자는 주축우주의 미각성자들이다.
주축우주의 각성자들은 모두 미각성자가 되었어.’
모든 세계는 같은 가능성을 가진다.
그런데 유일우주를 선택한 새로운 세계에 비해서 한없이 나약한 원래 세계의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었는데 조금은 알게 된 모델러 코아였다.
‘각성률만 본다면 원래 세계는 주축우주에 절반의 가능성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평행우주로 분배해놓았다.
이러면 아주 귀찮게 되었군.’
각성률을 보완하여 새로운 세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분명히 과거의 자신도 시도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러나, 평행우주 침공까지는 자신이 처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계획한 지성체 완전각성계획을 완수하려면 모든 평행우주의 원래 행성을 흡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직도 늘어나고 있는 평행우주를 숫자를 생각하면 혼자 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모델러 코아는 달랐다.
‘내 의지는 당장 포기하고서, 수련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끝장을 본다.’
기계신계 영광의 의자에 앉은 모델러 코아의 환영이 창조신들과 지배자급 초월자들을 쳐다본다.
후우우웅! 후우우우웅!
백금권능이 담긴 눈동자가 자신들을 쳐다보자 갑자기 얻은 정기구슬에 희희낙락(喜喜樂樂)하던 모든 존재의 표정이 확 변했다.
“부탁이 있다.”
평행우주의 창조신들에게 했던 똑같은 말투였으나, 받아들이는 주축우주의 존재들에게 의미가 달랐다.
지금의 모델러 코아의 위치는 창조신장의 대리이며 실질적인 초월총수였다.
원래 세계의 기본인 주축우주의 구 할을 손에 넣은 절대적인 지배자였다.
“하-! 창조신계는 창조신장대리이신 모델러 코아님의 명령을 전신전령(全身全靈)으로 받들겠습니다.”
“초월자계도 총력으로 수행하겠나이다.”
투자금과 대출금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한 방법으로 모델러 코아에게 지배당한 창조신들과 지배자급 초월자들이었으나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모두 스스로 선택이었으며 강해진 자신들과 평행우주 정신체의 엄청난 차이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델러 코아의 지시나 임무는 그들에게 지극히 이득이 되었다.
“각성의 재능이 있는 지성체들의 절반이 평행우주로 분산된 것으로 추측된다.
평행우주의 원래 행성을 계속 수확하라.
지성체 완전각성계획이 완성되면 그 세계는 최강이 될 것이다.”
“반드시 모두 수확하겠나이다!”
“이미 추가 지성체 정예군단도 준비된 상태입니다!
아무리 평행우주의 숫자가 많을지라도 모두 수확해내겠습니다.”
비록 차원권능과 불사불멸의 마도로 걸어서 만든 성과이지만, 겨우 평행우주 행성 하나에서 수만 개 분량의 정기를 회수해냈다.
단순한 개척과 운영개선으로는 서서히 발전이 정체된다고 느낀 창조신들과 지배자급 초월자들로는 너무나 매력적인 사업이었다.
‘행성 하나를 주축우주로 흡수해서 십만 개 이상의 정기를 수확했다.
평행우주 침공사업을 잘만하면 은하계 개발보다 훨씬 수익이 높겠어.’
‘흐흐! 이익만 독점할 수 있으면 이런 대박 사업도 없다.’
나름 깨어나는 사업 감각에 이번 사업도 엄청난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생각에 가득찬 창조신들과 지배자급 초월자들이었다.
‘원래 행성 하나만 흡수할 필요가 있나?’
‘저 평행우주에 이미 차원문을 뚫었으니 쓸만한 유인행성을 끌어들이면 좋지.’
‘평행우주 차원문을 새로 뚫으려면 힘드니 기존의 차원문을 최대한 활용하자.’
‘무수히 많은 평행우주 하나둘 정도 사라진다고 문제가 될 리는 없지.’
‘우리에게는 모델러 코아님이 계신다.’
간이 붓기 시작한 평행우주 창조신들이 걱정한 전면침공의 계획이 서서히 떠오른다.
그런데 그들이 폭주에 모델러 코아는 제동을 건다.
“너희는 강자이니 약자의 의견은 들을 필요는 없다.
시작은 강압적으로 추진하되 이익은 독점하지 마라.
장기적인 사업이 될 것 같으니 서로 이득이 될 수 있게 하라.
원래행성의 지성체 완성계획을 최우선으로 추진한다.
평행우주에게 삼 분의 일의 배당금을 지급하라.
그들이 바란다면 평행우주 침공사업에 동참시켜라.’
이번에 차원문을 뚫은 평행우주를 완전히 털어먹을 계획까지 만들었던 창조신들과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대답을 멈칫거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새로운 차원문을 뚫는 것보다 이 평행우주를 완전히 털어먹는 것이 이익이다.’
‘저렇게 약한 정신체들에게 이익을 배분할 필요가 있나?
반항은 고사하고,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은데 말이야.’
이익과 자원의 독점은 약탈과 고립된 사업으로 살아가던 과거라면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었다.
그러나, 개인수련에 집중하려는 자신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모든 평행우주의 원래행성을 흡수하기로 한 모델러 코아는 용서하지 않았다.
“강자를 우대하고, 약자에게 강해지는 기회를 주어라.
이것이 내가 온 세계에서 정신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법칙이다.
그런데 여기는 다른 세계다.
너희가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나도 지킬 필요가 없겠지.”
오싹-!
말투는 아주 편안했지만, 내포한 의미는 엄청났기에 모두 소름이 올라왔다.
지금의 모델러 코아가 이익을 독점하고, 독재하겠다고 움직이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알…알겠습니다.
다른 평행우주로 가는 차원문을 계속해서 뚫겠습니다.
적합자 여성탐색도 병행하겠습니다.”
“반드시 이익 배분도 해주겠습니다.”
그렇게 평행우주 전면침공을 막아버린 모델러 코아는 평행우주 원래행성의 각성자들에게 말한다.
“승리를 축하한다.
이제 너희는 자유다.
원하던 대로 불사불멸(不死不滅)의 마도를 풀어주겠다.
이제 평범한 지성체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모델러 코아는 평행우주 각성자들에게 용서할 수 없는 원수였다.
갑작스럽게 쳐들어와서 거대 문어괴수들을 만들어 수만 년의 지옥과 같은 사투를 거듭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성자들을 아득히 능가하는 엄청난 존재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복종하는 모습은 심하게 위축시켰다.
결국은 대표로 나선 각성자가 힘겹게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한다.
“감…감사합니다.”
편한 죽음만을 바랄 정도의 영원의 지옥에 처넣은 원수에게 절대로 감사 따위는 하기는 싫었지만, 분위기는 지극히 위험했다.
뭔가 불만에 찬 표정이 된 고위 창조신들의 시선과 먹이를 노리는 맹수 같은 기세를 숨기지 않은 고위 초월자들이 문제였다.
거대 문어괴수를 잡은 각성자들이지만, 주축우주의 지배층이 된 그들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했다.
그런 그들이 적의를 보이니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저들은 우리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지금 우리는 지극히 위험한 상태다.’
‘함부로 입을 열지 마라.
리더에게 맡겨라.’
‘잘못하면 여기서 전멸이다.’
수만 년의 지옥에서 각성자들과 인류를 이끌고서 승리를 만들어낸 리더의 상황판단과 대처능력은 최상이었다.
그러니 리더 각성자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고위 정신체 중 호의가 있는 존재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을 지옥에 직접 처넣은 모델러 코아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전 인류를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지옥으로 밀어 넣은 사신(邪神)이 천국으로 가는 유일한 동아줄인가?
내 감각이지만 믿을 수가 없군.
그러나, 지금 우리의 운명은 분명히 저 모델러 코아의 의지에 달렸다.’
거대 문어괴수에게 먹히기 전에 편하게 자살하려는 인류와 각성자들을 이끌고 승리한 그의 정치적인 감각은 지극히 정확했다.
그런 이유로 리더 각성자가 공손한 모습을 보이자 모델러 코아는 흥미로운 얼굴이 되어서 묻는다.
“무력하지만, 평화롭게 살던 너희를 각성시키기 위해 지성에게는 영원의 지옥이라고 불릴만한 환경을 조성한 것이 바로 이 나다.
너는 내가 증오스럽지 않으냐?”
“그야 당연히….”
순간 울컥해서 능력만 되면 당장 찢어 죽이고 싶다는 본심을 이야기할뻔한 리더 각성자는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자신들을 내려다보면서 입맛을 다시는 모습에서 냉정함을 되찾았다.
‘저건 동등한 존재를 보는 시선이 아니야!
저들은 우리를 농작물이나 가축으로 본다!’
직감이 아니더라도 오랜 정치적인 경험이 지금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다.
‘여기서 우리와 동등한 대화를 하려는 존재는 모델러 코아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우리를 벌레 이하로 보고 있어.’
일반적으로 막 각성한 초능력자는 정신체로 분류되지 못한다.
자연 발생한 초능력자는 초월자가 되는 것이 굉장히 희귀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불안정한 폭탄취급까지 받기에 희귀한 정기공급원으로 취급되는 현실이다.
그런데 모델러 코아는 주축우주의 고위 정신체와 초능력자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강하니 모두 약자로 공평하게 보는 중이었다.
“저희를 강하게 해주셔서 감…감사하고 있습니다.”
“!?”
“?”
지극히 정치적인 대답을 한 리더 각성자는 자신의 뒤에 선 각성자들이 경악하는 시선과 비난하는 기세를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실제로 분노를 참지 못한 각성자들의 일부는 고함까지 치고 있었다.
“대장! 미쳤소?
내가 무슨 꼴을 당해도 인류를 농락한 저 사신(邪神)을 만나면 욕을 퍼부어주겠다고 매일 이야기하지 않았소!”
“그게 무슨 비굴한 모습입니까?”
“그러고도 일천 각성자의 대표입니까?”
홀로 위기를 느끼고 자존심을 버리고서 대처하려는 리더 각성자에게 어디에도 자신의 편이 없었다.
리더 각성자 본인조차 당장 우리에게 왜 그렇게 가혹하게 그랬느냐고 따지고 싶었다.
‘여기 정신체 중에서 초능력자를 대화 상대로 여기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
이들은 모두 우리를 수확물로 보고 있어.’
실제로 창조신들과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평행우주의 행성과 각성자들을 존재승부로 흡수하여 임시 주신성을 보완할 생각만 하는 중이었다.
그러니 강자로서 권리를 마음껏 누리되 약자에게 기회를 주라는 특이한 주장을 하는 사신(邪神)밖에는 기댈 구석이 전혀 없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었다.
그렇게 온갖 비난과 고뇌를 참으면서 자신에게 머리를 숙이는 리더 각성자를 분석한 모델러 코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행성의 미래를 읽고, 과거의 기억에서 보완하는 권능을 얻었구나.
내가 있으니 미래를 읽지 못할 것이니 흐름만 어느 정도를 느꼈군.
탑의 왕 수준의 각성자가 자연 발생할 줄은 몰랐다.
개인이 아닌 행성의 운명을 읽을 수 있는 성왕(星王)을 이대로 흡수하기에는 아깝구나.”
“그…그렇습니까?”
모델러 코아의 높은 평가에 주변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정기를 많이 뽑아낼 수 있는 먹이를 보는 눈빛에서 흥미로운 물체를 보는 시선으로 상승한 것이다.
“너는 불사불멸(不死不滅)의 마도를 유지해주마.
네가 연명(延命)을 바라는 존재들도 바로 회수하지 않고, 임시 주신성에 격리하여 원하는 삶만큼 그대로 살아가게 해주겠다.”
“예?”
전혀 바라지 않은 포상에 황당한 얼굴이 된 리더 각성자들은 순간 떠오른 끔찍한 생각에 전신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설…설마 불사불멸(不死不滅)의 마도가 풀리는 순간 저희는 모두….”
“너희는 이미 일만 년이 넘는 삶을 살았다.
일반적인 지성체라면 환생을 반복하다가 소멸하기에 충분한 긴 시간이지.
자연스러운 죽음과 소멸을 나의 불사불멸(不死不滅)의 마도가 막고 있었다.
내 마도가 해제되는 순간 너희는 전부 바로 노화되어 죽는다.
영혼도 시간의 흐름에 소멸한다.
지성체로서는 완전히 존재가 지워진다.”
“!!!”
“!!!”
거대 문어괴수에게 항상 먹히고 부활하는 지옥 속에서 편안한 죽음을 바라기는 했으나,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란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저주로 여겨지던 불사불멸의 마도가 자신들의 존재를 지키는 최후의 방패라는 사실에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거대 문어괴수를 전부 쓰러트린 결말이 즉각적인 완전한 소멸이라는 사실에 리더 각성자도 정신이 나갈 것 같지만, 가까스로 질문한다.
“소…소멸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겠습니까?”
“초월자가 되는 것이다.
정신체로 진화되면 일만 년의 시간도 별것이 아니지.”
“초…초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