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5
손에 들릴 정도로 압축된 거대 회오리를 봉인한 차원방벽 결계를 바다 건너 이제 섬이 된 암석 지반위로 던지고 거기서 극히 미세하게 윗부분을 해방하자 대기가 위로 치솟으며 모든 공기를 대류 시키며 순환하기 시작했다.
환경이 안정화될 때까지 공기 순환을 위한 예비 대책이었다. 바람의 정령신에 의해 생성된 순수한 공기로 된 회오리는 이곳을 가장 순수한 대기로 채울 것이며 바다가 뜨겁게 데워져 자연스럽게 대기가 바다에서 육지로 흐를 때까지 공기의 순환용이라면 저 정도로 충분하리라.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을 처리할 때가 되었다.
이곳에 생명을 번성시킬 빛과 어둠을 생성해야 하는 것이다.
“호오. 참으로 흥미롭도다. 임시 거주지가 아닌 독립된 세계를 만들 생각인 것이냐?”
어느새 자신의 머리 위에 위치하고 자신의 머리를 밞듯이 떠있는 빛의 정령신을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았다.
치렁치렁한 치마를 밑에서 쳐다보면 흰 다리 사이로 비단이라 불리는 붉은 색의 속옷이 보일 듯 말듯 한데 그것을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머리 위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제일 자신을 괴롭히고 못살게 굴지만 항상 가까이에 있으며 가족처럼 수시로 잔소리해대는 그나마 친근감 있는 정령신인 셈이다.
어느새 아까 부셔버린 부채대신에 새로운 황금부채를 펼쳐 입을 가린 채 요염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작은 세계를 유지시킬 태양을 어이 할꼬?
짐을 항시 대기시킬 무례를 원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니면 드디어 짐에게 종속될 결심을 했다면 못 들어줄 이유도 없노라.
물론 그 하찮은 흑마도사의 굴레를 벗고 빛에 귀의해야 하지만 말이다.”
‘…….’
방금 가족 같다는 둥 친근하다는 말은 취소한다.
이건 빛의 정령신이 아니라 툭하면 영혼을 내놓으라는 마왕이다.
아직 중간계에 미련이 많아 신위조차 봉인한 나보고 육체를 버리고 죽으라고 항상 종용한다.
죽으면 자신의 종속신으로 삼아 빛의 하급신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인데 어릴 때부터 사악한 흑마도사라고 만나는 이종족부터 최상위 신족까지 죽이려고 달려드는 상황인데 육체를 버리고 빛의 신으로 전직한다고 상황이 달라질까?
사악한 흑마도사라는 부정적 인식에 의한 카르마의 지속적인 하락 때문에 나도 빛의 신이 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막 신이 되었을 때 마법으로 몇 번 공격했다고 나를 소멸시키려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저 쪼잔 한 그랑조아가 빛의 여신들의 대표 격이다.
이제 빛의 신이 되었으니 잘 부탁합니다하고 하면 잘 보아줄 리도 없고 흑마도사가 전직한 빛의 신은 언제 타락한 마신이 될지 모른다고 주변에서 해코지 당해 쥐도 새도 모르게 정령계에 유폐되거나 소멸 될 것이 뻔하다.
죄가 없으면 당연히 무죄라는 상식이 통할만큼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어릴 때 나를 보자마자 사악한 흑마도사라고 말도 없이 공격하는 하이엘프들을 보고 깨달은 지 오래다.
정말 바깥의 이 미친 흑마도사들이 중간계에서 얼마나 분 탕쳐 놓았는지 주신부터 마신까지 완전한 악으로 규정되어 있고 마법만 죽어라 파서 두뇌학파 최초로 7서클이 된 스승조차 본인이 악이 아니라고 말을 못하더라.
하긴 전쟁터에서 스승의 손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잔혹하게 죽인 것이 수십만이 넘는 것을 기억전이로 간접경험 해보았다.
그러니 전 흑마도사지만 나쁜 짓을 한적 없고 착하다고 해보았자 미친 놈 취급받을 게 뻔하다. 더구나 나는 중간계 초유의 10써클의 흑마도사로서 강제적으로 종주다.
수준이 바닥인 흑마도사라면 모를까 10서클의 신적인 존재가 되니 카르마가 악을 적용하여 무엇을 해도 목숨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하니 나중에 이것들부터 철저히 조져 줄 생각이다.
흑마법의 종주로서 정말 모범을 보여줄 것이다. 무엇보다 정령신의 종속신으로 시작하면 계약이 되지 않는 한 정령 계에서 나올 수 없다.
이 정령신들을 보면 대충 그 곳 분위기가 어쩐지 알 것 같지 않은가?
말이 좋아 정령계이고 정령신이지 깡패나 꼴통, 혹은 소멸되기만 기다리는 노망든 신들의 집합소이자 감옥인 것이다.
진작 정령신들이 이런 존재인 줄 알았으면 그래도 말을 잘 들을 순종적인 하급 정령들을 키울 것이라는 후회도 해보았지만 내가 필요한 암흑을 제외한 5대 기본 속성을 지배하는 정령왕들이 바로 하이엘프 퀸들의 정령왕이다.
이것들이 내가 정령소환을 하려하자 아예 대공동 근처로 모든 정령들의 소환을 금지했다.
아무리 소환해도 안 되어 대공동 안에 살고 있던 암흑정령을 불러 사정을 안 내가 열이 받쳐 정령왕보다 상급자인 정령신들과 계약해서 엿을 먹이려고 했는데 황당하게도 대부분 나와 상극인 빛의 속성에 마신들보다 성질이 더러워서 다짜고짜 공격하고 필사적으로 사투를 벌리다가 약간이라도 불리해지면 치사하게 정령계로 도망갔다.
그리고 그 정령신 중에서 모든 신력을 소모하며 소멸되는 직전까지 도망치지 않고 싸워 극도로 약해진 사이에 가까스로 계약한 것이 이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신들은 대부분 신체를 잃으면 아무도 찾지 않는 감옥같은 정령계로 가느니 하급신으로 다시 시작한다 하더라.
하긴 마속성 정령신과 계약하느니 마신과 계약하는 것이 백번 나은 선택이기에 계약자를 만나기도 힘들지만 성질 더러운 빛의 속성 정령신들의 집단 괴롭힘에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가끔 빛의 신이 타락해서 마신으로 전직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정령계는 마계에서조차 거부당할 정도로 큰 사고를 치거나 성질 더러운 빛의 신들이라는 사실을 이들과 계약 후 암흑정령을 취조해서 알아냈다.
그리고 내가 계약한 정령신들이 그 중에서도 제일 악명 높은 최고위 정령신이라며 그들과 공동 계약한 나를 미친 마도사로 취급하면서 이들을 무시하고 나와 계약할 정령신은 없을 것이라고 내 가슴에 못을 박았다.
나와 강제 계약하고 얻은 정기로 제일 먼저 한 것이 나와 싸우다 도망간 다른 정령신들을 죽일 듯이 패면서 정령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정령신왕들도 계약으로 늘어난 권능으로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고 셋 밖에 없는 정령신황까지 나서서 필사적으로 달래서 겨우 정령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았단다. 그 다음부터 최상급의 신이며 마신보다 성질 더러운 정령신황들이 나에 대해 이를 갈며 노리고 있다.
‘…….’
정령신과 계약이 가능할 정도의 흑마도사는 내가 최초이니 당연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고 자위했지만 정말 그 당시만 해도 카르마의 부작용에 미칠 지경이었다.
이러다 환수계의 환수와 계약하면 환수계의 지배자와 원수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 절망했다.
대공동에서 인간처럼 살아보겠다고
‘나의 세계를 여기 구현하니 따를지어다.’
를 몇 번을 시도했는데 나오자마자 나를 공격하거나 서로 자기들끼리 죽일 듯이 싸워대었다만약 대공동의 차원방벽이 아니면 대수림이 통째로 날아갔을 것이다.
자신의 정령신에게 도움을 받기는커녕 방해를 받는 악조건 속에서 내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대량의 재료가 필요했고 그것이 이번 외유의 주원인이 되었다.
이러니 내가 혼자 살 마탑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