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07
기수는 고원경의 움직임이 딱딱한 바닥 때문에 제한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하가 바뀌고, 무릎을 세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그녀는 거의 피스톤 엔진의 실린더 같은 스피드로 움직였다.
그것도 4행정이 아닌 2행정 엔진 속도로 RPM이 무지 높았다.
기수는 당황스러웠지만 존슨에 전해지는 느낌에 있어서만큼은 몹시 색다르고 자극적인 쾌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여인에게 있어 첫 경험은 부끄럽고, 어색하고, 쾌감은 하나도 없이 통증만 기억되는 게 보통인데 지금 고원경은 달랐다.
거의 20대 후반의 농익은 숙녀들이 풀 파워로 비벼대는 것보다 오히려 한 단계 더 강력한 파워와 스피드였다.
기수는 그녀가 걱정되었다.
생으로 찰과상 내지는 열상을 입었는데 너무 심하게 마찰하는 것 같았다.
“이, 이봐. 아프지 않아?”
“어흥….!”
어흥이라니? 호랑이도 아닌 사람이, 그것도 여자가.
그녀 딴에는 나름대로 뭔가 얘기를 한 것이겠지만 이성을 상실한 상태라 단어가 혀에 제대로 얹히지 않아서 그런 괴성이 나온 것이다.
사람이 화학작용 때문에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기수는 미간을 잔뜩 찡그린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바탕이 워낙 예쁘다 보니 찡그려도 예뻤다.
표정의 비율을 보니 통증이 30% 정도고 쾌감이 70%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아무리 아파도 절대 멈출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기수는 그녀의 옷을 풀어젖혀서 가슴이 드러나게 했다.
“와우!…. 그동안 갑갑했겠네.”
기수는 그녀의 몸무게를 조금이라도 받쳐주겠다는 선한 의도로 양손을 뻗었다.
희고 부드러운, 그리고 상당한 탄력을 갖춘 잉여지방이 두 손에 가득 찼다.
“아흑…..!”
고원경은 추가되는 자극에 갑자기 몸을 경직시키더니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으으….”
그 순간, 기수는 아래쪽에 전해지는 옴찔, 옴찔, 부르르… 의 강렬한 자극에 깜짝 놀라 자기도 모르게 분출을 하고 말았다.
원래는 그럴 계획이 없었는데 기습적인 조임과 경련에 방심하고 있다가 당한 것이다.
고원경은 자기 몸 속 가득 쏟아지는 뜨거운 팽창감에 신음을 토하더니 경직을 풀고 다시 풀 파워 질주를 시작했다.
“으으….!”
기수는 발사하는 순간에 마찰이 더 강해지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분출하고 말았다.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다.
셀프콘트롤은 실패했지만 기분은 끝내줬다.
두 사람 모두에게 절정의 쾌감이 전해지면서 두뇌의 작용이 멈춘 무아의 시간이 한참을 흘렀다.
그리고 산 정상을 약간 내려서자 고원경의 허리가 다시 율동했다.
기수는 계속 둔부를 들썩이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꽈악! 잡아당겨 누른 상태로 자신의 힙을 밀어 올리면서 천천히 회전운동을 했다. 존슨 전체에 고원경의 속살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면서 감겨오는 감촉이 끝내줬다.
‘우와! 죽인다…. 여자 속살이 이런 온도, 이런 느낌도 가능하구나!’
기수뿐만 아니라 고원경 역시 그 자극에 극도의 희열을 느꼈다.
그래서 기수가 힘을 주지 않고, 손을 놔도 자기가 알아서 회전운동을 했다.
“와우! 그래… 그거야. 바로… 와우!”
기수는 고원경의 움직임에 탄성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다가 슬쩍 그녀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녀가 급히 눈을 감았다.
‘어라? 정신이 돌아온 모양이네?’
조금 전 오르가즘의 그 격렬한 움직임이 약기운을 상당부분 배출시킨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시선을 피할 정신도 있는 것이다.
기수는 양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탱탱한 힙을 한 손에 하나씩 잡고 주무르며 고원경의 회전운동을 천천히 멈추게 했다.
“무릎 아프지? 일어서 봐.”
고원경은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다.
역시 제정신으로 돌아온 게 분명했다.
그녀가 몸을 분리시키자 흰 허벅지를 타고 기수의 분출액 섞인 피가 주르르 흘러 무릎과 종아리를 지나 발목까지 금세 도달했다.
“자, 손으로 여길 잡아.”
기수는 그녀에게 동굴 벽의 돌출된 바위를 짚고 엎드리게 했다.
“다리는 좀 더 벌리고. 그렇지. 자, 허리는 내리고, 뒤로 이렇게…”
기수가 손으로 자세를 교정하여 제대로 된 역 하트 라인을 만들어냈다.
‘으아….! 죽인다. 바로 이거야!’
하얀 살결에 여기저기 붉은 혈흔이 묻어 있는 게 오히려 시각적인 자극을 더했다.
기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두운 동굴 안이지만 안력을 돋우어 살펴 보니 무슨 살인사건 현장처럼 주변에 온통 핏자국이 낭자했다.
“정말 괜찮은 거야?”
기수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상체를 낮추고 그녀의 그것을 들여다 보았다.
엄지로 살짝 벌려보기까지 했지만 외견 상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고원경은 거의 맨정신으로 돌아왔지만 그런 부끄러운 자세를 거부하거나 꺼리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워낙 여러 가지 음약에 복합적으로 중독되었던 상태라 완전히 해독되려면 한참 더 자극이 필요했던 것이다.
기수는 그녀의 옴찔거리는 괄약근 주변을 들여다보면서 그녀가 원하는 바를 알아차렸다. 그래서 곧바로 자세를 잡고 진입을 시작했다.
“아아!….. 아야….”
고원경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속살은 여전히 뜨거웠고 기수의 존슨을 열렬하게 환영했다.
기수는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천천히 속도를 올렸다.
눈으로는 고원경의 흰 등, 어깨에서 허리를 지나 힙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곡선을 감상하고, 귀로는 그녀의 교성을 들으면서 오래 오래, 하루 종일이라도 하고 싶었다.
고원경은 기수에게 몸을 맡긴 채 환락의 극치를 수도 없이 맛보면서 연달아서 절정을 맛보았다.
자기가 무슨 소리를 지르는지, 무슨 몸짓을 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일생 최대의 쾌감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좋은 일에도 끝은 있는 법.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지만 기수는 고원경의 속살 온도와 윤활액의 양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서 그녀의 신음도 쾌감보다는 고통의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기수는 치료제로서의 역할이 끝났음을 알았다.
그래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그녀의 등에 자신의 상체를 얹어 온몸으로 꼬옥 안아주었다.
“아아…..”
고원경은 신음을 토했다.
땀에 젖은 사내의 맨살을 등 전체로 느낄 수 있었다.
땀이 불쾌하거나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에게 안겼다는 사실이 한없이 포근하고 아늑할 뿐이었다.
“사랑해요.”
그녀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이 나왔다.
기수는 잠시 흠칫했지만 곧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해주었다.
“나도 사랑하오.”
기수는 그녀의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녀의 입장은 이해했다.
일이 꼬여서 정사까지 치르게 된 상황. 그나마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해야 자신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말 외에는 달리 지금의 감정을 표현할 방법도 없었다.
기수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역시 사랑한다는 대답을 했다.
기수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결합을 풀었다.
“아야! 아아…..”
고원경은 옷을 끌어당겨 몸을 가렸다.
그리고 기수 쪽은 쳐다보지도 못하면서 옷을 챙겨 입었다.
기수도 옷을 입었다.
그리고 그녀가 옷 입기를 마치자 수혈을 점하여 안아 들고 동굴 밖으로 나왔다.
밖은 깜깜했다. 잔뜩 흐려서 별도 달도 보이지 않았지만 새벽인 듯 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한 거야?’
시계가 없어 재보지는 못했지만 기수 입장에선 참으로 잊기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고원경을 안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빗줄기는 금세 굵어져서 옷을 흠뻑 적셨다.
은신처로 가보니 고원달과 화화낭군이 여전히 쓰러진 채 비몽사몽을 헤매고 있었다.
‘혈을 너무 깊게 짚었나?’
기수는 세 사람을 나란히 기대어 앉히고 우선 자신의 복장과 역용술을 점검한 후 그들의 혈도를 차례차례 풀어주었다.
“으음……”
고원달은 좌우를 둘러보다가 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극도로 흥분한 모습이었는데, 기수가 앞에 있는 것을 보고 겨우 진정했다.
“어떻게 된 거지? 적은?”
“제가 겨우 공자님을 구출했습니다.”
“아! 고맙네… 정말 고마워.”
고원달은 기수의 손을 잡고 감사 인사를 했다.
녹의인들에게 잡혀 있는 동안 기수가 배후에서 그의 혈을 눌렀지만 당사자인 고원달은 이미 점혈 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누가 그랬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기수가 자기를 구해줬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다.
“경아! 괜찮냐?”
“으음…. 오라버니….”
“몸은 어찌 된 거냐? 중독이 어떻게 풀린 거냐?”
고원경은 좌우를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 동굴 안에 있었는데 지금은 눈을 떠 보니 낯선 장소였다.
그리고 자신과 몸을 섞었던 사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내공으로 중독을 풀어주겠다고 했던 오빠의 보표만 앞에 서있을 뿐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기수를 찬찬이 살펴보았지만 그는 얼굴 생김새도, 목소리도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어디 간 거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 내가 꿈을 꾼 건가?’
그건 아니었다. 아래쪽에서 계속 통증이 전해져 왔다.
고원달이 다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냐?”
“다 나았어요.”
“어떻게?”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짐작컨데, 약기운들이 서로 상쇄된 것 같아요. 그리고 단전의 내공을 집중해서 미려혈을 거쳐 이환까지 단숨에 끌어올렸더니 기운이 모두 배출되었어요.”
“아! 다행이구나!”
고원달은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수는 속으로 웃었다.
‘내가 원한 게 바로 그거라니까. 제대로만 했으면 아까 같은 일도 안 벌어졌을 텐데.’
물론 그녀가 실패한 게 꼭 나쁜 결과라고만 할 수는 없었다.
동생의 안전을 확인한 고원달은 정신을 차린, 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못하는 화화낭군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너 이 자식!”
그의 주먹이 화화낭군의 코를 향했다.
그 주먹엔 울분이 담겨 있었다. 모든 것을 망친 분풀이를 하려는 것이었다.
기수가 급히 그의 팔을 빗겨나게 했다.
“무슨 짓이냐! 양일.”
“진정하십시오.”
“진정하라니! 저놈은 내 동생에게 음약을 뿌리고 대청단을 훔쳐간 놈이다!”
“그러니까 죽이면 안 됩니다.”
“아!….”
고원달은 흥분을 가라앉혔다. 기수의 말이 이어졌다.
“우리는 모든 걸 다 잃었습니다. 이 자라도 잡아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모든 걸 다 잃었지.”
고원달은 화화낭군의 뺨을 한 대 후려치는 것으로 분풀이를 대신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일단 모용세가로 가서 도움을 청하는 게 좋겠다.”
“예. 좋은 생각입니다.”
기수는 화화낭군을 어깨에 들쳐 멨다.
고원경도 일어섰는데, 너무 심한 정사의 후유증으로 똑바로 서기조차 쉽지 않았다.
“경아. 왜 그러느냐?”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없어요.”
기수는 여자들이 참 거짓말에 능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맨정신이 되어 영악한 인상으로 눈을 반짝이는 고원경을 보니까 자기 정체를 드러내지 않기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는 내가 업어주마.”
그렇게 네 사람은 비를 홈빡 다 맞으면서 어두운 산길을 더듬어 내려갔다.
동이 틀 무렵.
네 명은 마침내 모용세가의 장원에 도착했다.
기수는 약선문의 장원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모용세가의 장원은 그보다 큰 게 있었다. 바로 담의 높이였다.
중원의 북쪽 변경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오랑캐나 화적의 습격에 대비하는, 혹은 그들에게 겁을 주는 의미인 것 같았다. 기수는 구화산 산적들이 만든 투석기가 혹시 이 담을 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문지기에게 상황 설명을 하기도 전에 안쪽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그들은 모용세가의 가주를 비롯한 식구들이었다.
“어떻게 우리가 올 줄 알고……”
미리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용세가 식구들이 몰려나온 것은 그들에게 먼저 와서 구원을 요청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기수는 그를 보고 몹시 반가웠다.
바로 양삼, 탁지연이었다.
“형님. 무사하셨군요.”
“그래. 다친 데는 없냐?”
산적들과의 싸움에 휩싸이지 않고 먼저 몸을 빼낸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없습니다. 지금 막 지원군을 편성하여 산으로 올라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고원달은 그를 힐끔 보기만 했을 뿐 별 말이 없었다. 자기에게 허락을 받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필요한 일을 했으니 나무랄 상황이 아니었다.
모용세가의 가주 모용기가 나서서 고원달에게 말했다.
“조양현은 우리 관할인데 이런 일을 당하게 해서 미안하오.”
모용기는 머리와 수염과 눈썹이 모두 흰, 60이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전신이 돌덩이처럼 단단해 보이는 사내였다.
“부끄럽습니다.”
고원달은 머리를 숙였다. 신부는 데려왔지만 대청단을 포함한 예물을 모두 잃었으니 사돈 집안 사람들 볼 면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