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33
당운영이 재촉했다.
“뭘 망설여? 빨라 하자니까. 나도 시간 없어.”
기수는 결국 그녀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그가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여자는 유향경이지만, 남자란 본래 욕망만으로도 움직이는 존재 아니었던가.
늘 넘쳐나서 문제지, 모자라는 경우는 없는 기수이다 보니 당운영에게 잠깐 젖을 먹이고 나서 유향경을 찾아가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운영이 봐 둔 장소는 키 작은 나무들로 둘러싸여서 확실히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당운영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기수의 바지끈부터 풀었다.
“얘가 오늘은 왜 이렇게 서둘러?”
그렇게 말하면서도 기수는 그 이유를 대충 알고 있었다.
어제 시청각 교육을 받은 것 때문에 그러는 게 분명했다.
“아아…!”
당운영은 자기 코앞에 덜렁거리며 드러난 기수의 육봉을 보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 물건이 어떻게 여자를 즐겁게 해주는지 너무나도 생생히 보았기 때문에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고 볼이 화끈거렸다.
당운영은 넋을 놓고 바라보며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기수의 존슨은 금세 단단하게 부풀어 올랐다.
당운영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것을 핥았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 뒤엔 뻘겋고 땡땡한 대가리를 입으로 덥썩 머금어 삼켰다.
“으음…”
기수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신음을 토했다.
이렇게 야외에서 하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
거기에 더해서 당운영의 태도가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마지못해 하는 기색이라고는 전혀 없었고, 삼키는 깊이도 이전의 두 배는 더 깊어진 것 같았다.
“어이. 젖 짜는 소녀. 너 흥분한 것 같다?”
당운영은 입을 떼지 않았다.
대답보다 중요한 일에 몰두했다.
그리고 기수가 탄성을 토할 상황이 전개되었다.
당운영이 머리를 좌우로 회전시키면서 전후진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싸! 아주 제대로 배웠구나.’
기수는 참지 못하고 발사를 하고 말았다.
바로 그 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리는 것 같았는데, 기수는 다른데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그것을 무시해버렸다.
당운영은 기수의 절정을 처리해주는데 있어서도 이제까지와 달랐다.
기수의 마지막 분출이 끝날 때까지 손과 입술의 압박과 전후진을 멈추지 않았다.
“으으….너…. 너….”
기수는 그녀가 유향경의 어제 그 마무리를 흉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동안 당운영이 그 입으로 자신에게 했던 욕들을 전부 다 용서해줄 수 있을 만큼 마음에 드는 서비스였다.
마침내 기수가 끝마치자 당운영은 바로 뱉지 않고 잠시 머금고 천천히 움직여주었다.
“아아….!”
기수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아서 다시 신음을 토했다.
당운영은 한참 만에 입을 뗐다.
“이제 26번 남았나?”
그녀의 눈엔 억지로 깊이 삼킬 때 흘린 눈물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목소리는 의기양양해 하는 것 같았다.
기수는 속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 너도 향경이만큼 했다. 인정!’
당운영이 손수건을 꺼내어 입 주변을 닦은 후 말했다.
“나만 하는 건 너무 불공평해.”
“무슨 뜻이지?”
그녀는 각오 한 듯 말했다.
“내가 하는 만큼 너도 해 줘.”
“뭘 해줘?”
당운영의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는 듯 작아졌다.
“그… 그러니까 입으로… 그러는 거…”
“하하!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하고 한 번 하자는 거야?”
“아냐! 난 단지 공평함을 원할 뿐이라고!”
“너 웃긴다. 나 같은 건 네 연인이 못 된다면서?”
당운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 맞아. 넌 내 연인이 될 수 없어.”
“오호! 그런데 서로 입을 대는 건 괜찮다?”
“그건 공평함의 문제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러자 당운영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싫으면 그만 둬. 이 새끼야!”
그리고는 돌아서서 경공술을 시전해서 가버렸다.
기수는 멀어지는 그녀 뒷모습을 보면서 혀를 찼다.
“오늘은 욕 안 하고 넘어가나보다 했더니….쯧쯧…”
여자 쪽에서, 그것도 프리티 걸이 먼저 요구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응하지 않은 것은 분명 기수 자신이 세운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다리는 유향경 때문에 마음이 쓰여서 당운영을 빨리 쫓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급히 밀회장소로 가보니 유향경이 초조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기수는 곧장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뜨거운 입맞춤부터 퍼부었다.
한 차례 격렬한 키스가 끝나자 유향경이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장백천문의 단운비라고 있지? 그 친구하고 밤새 술을 마시고 얘기하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어. 하하! 자, 늦게 시작했으니까 빨리 따라잡아야겠지?”
기수는 자기 옷도 벗고 그녀의 옷도 벗겼다.
그리고 늠름하게 드러난 존슨으로 그녀의 머리를 내리 눌렀다.
‘자! 네가 당운영보다 뛰어나다는 걸 증명할 기회야. 잘해보라고.’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잔뜩 기대를 했는데, 예상외로 유향경은 입 대는 것을 거부했다.
“오늘은 그냥 하면 안 될까요?”
“그래? 그러지 뭐…”
아쉬웠지만 늦은 게 미안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사실, 유향경은 기수가 늦게 오자 마중을 나갔었다.
그런데 중간에 당운영과 만나 숲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뒤를 밟았다가 두 사람이 하는 짓을 적나라하게 모두 목격하게 되었다.
기수가 중간에 느낀 인기척은 바로 유향경이었던 것이다.
그걸 봤기 때문에 당운영의 입에 들어갔던 것을 자기 입에 넣는다는 게 역겹게 느껴져서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아아… 기소협…”
다행히 아래쪽 입으로는 별 부담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향경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수에게 몸을 허락한 것은 다른 욕심 때문이었다.
그녀는 배신감과 분노에 한동안 치를 떨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차츰 현실적인 계산을 하게 되었고, 결국 내공 증진을 위해서 기수와의 결합은 계속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기수에게 따지지도 않고, 화도 내지 않고 그를 안아준 것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기수는 늦게 온 것, 그리고 오는 도중에 군것질 한 것 등이 미안해서 어제보다 더 열정적으로 그녀를 만족시켜주었다.
그리고 늘 하던 대로 음양대법을 시전했다.
그런데, 뭔가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진기의 순환이 뭔가에 가로막히는 느낌이었다.
‘왜 이러지?’
문이 닫혀버린 느낌.
슬쩍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자 유향경으로부터 진기가 빨려 들어오기는 하는데 자신의 진기가 그녀 쪽으로 넘어가지는 않았다.
“이봐. 향경. 가르쳐준 대로 진기를 움직여.”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러나 순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수는 둘 사이의 화학적 결합이 붕괴되었음을 깨달았다.
‘혹시, 아까의 그 인기척이 향경이었던 건가?’
그녀의 몸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정신적 일치감은 더 이상 없었다.
기수는 조심스럽게 염정구심술을 시전하여 유향경의 마음속을 읽어보았다.
좋아하는 여인을 상대로 그런 짓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염정구심술은 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을 동조시키는 게 기본이었다.
동조가 이루어지자 기수의 가슴 속엔 분노와 배신감이 가득 차게 되었다.
‘헉! 이런 기분이 들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어. 봤구나!’
기수는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잠시 시간이 지나자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왜 화를 안 냈지?’
거기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염정구심술에 진기를 조금 더 집중시켰다.
그러자 유향경의 마음이 이미 차갑게 식었다는 사실, 바로 그것이 음양대법의 순환을 방해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실망감과 복수심으로 차가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행위를 지속한 이유도 알게 되었다.
기수를 연공의 수단, 성적 쾌락을 만족시켜주는 도구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기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내가 영약 겸 딜도가 되다니…’
기분 더러웠다.
이제까지 가졌던 그녀에 대한 애틋한 감정들이 전부 재가 되는 느낌이었다.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어쩌면 이다지도 쉽게 바뀔 수 있단 말인가?’
죽고 못 산다고 결혼한 커플들이 이혼으로 끝나는 게 흔한 일인 걸 보면, 애정이란 건 정말 변하기 쉬운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는 허리를 슬슬 움직여 보았다.
“아응…. 기소협… 좋아요…”
유향경은 콧소리를 내가며 감겨왔다.
그녀의 여전히 뜨거운 몸짓이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잘못한 것은 자기니까 그녀를 탓할 수만도 없었다.
‘오냐. 네가 나를 자위기구로 생각한다면 나도 너를 그렇게 생각하고 대해주마.’
기수는 이제까지와 다르게 그녀를 거칠게 다루기 시작했다.
“헉! 기소협….아파요… 살살 해주세요.”
“후후… 약간의 자극은 활력소라고. 닥치고 시키는 대로 해.”
“아잉… 너무 거칠게는 하지 마세요. 아잉…”
정신적 교감은 끊어졌지만 육체적으로는 오히려 더 깊은 결합이 이루어져서 두 사람은 미친 듯이 서로의 육체를 탐하고 여러 차례 절정을 맛보았다.
폭풍이 잠잠해진 후.
축 늘어진 상태에서 천장을 보며 기수가 말했다.
“미안해.”
“예? 뭐가요?”
기수는 할 말이 없었다.
네가 봤다는 사실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이상했다.
“연공 말야. 더 이상은 진전이 없을 것 같아.”
유향경도 그 사실은 알고 있었다.
벽에 막힌 것처럼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노력해 봐요. 우리.”
기수는 씁쓸하게 웃었다.
무림맹으로 돌아오니 공손탁 형제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그것은 용봉련 비무대회의 참가신청서였다.
“기소협도 출전하실 거죠?”
“물론입니다.”
기수는 거기에 자기 이름을 적고 수결을 했다.
공손탁이 기수의 수결을 보고 물었다.
“이게 무슨 글자입니까? 특이하네요.”
“하하!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입니다.”
기수의 수결은 한글이었다.
다음날 아침.
기수는 산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양다리는 자신이 잘못한 일이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자면 당운영은 이미 유향경과 잠자리를 하기 전부터 젖 짜는 소녀였다.
그리고 자신을 이용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유향경의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인들이란 말과 표정의 연기력으로 남자를 속일 수 있는 기술들을 저마다 갖추고 있지만, 그게 기수에겐 통하지 않았다.
그는 상대의 속마음을 완벽하게 읽어내는 비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신뢰가 깨졌다고 생각하니까 유향경과의 잠자리도 별로 땡기지 않았다.
그래서 비무대회 개회를 핑계로 산을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무림맹의 연무장엔 목인진과 동인진, 철인진이 모두 설치되어 있었다.
예선은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을 계산하여 일찌감치 시작하기로 했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신주오룡과 3개 진의 운용 및 판정을 맡기로 한 소림사 팔대호원의 수좌승 공청등이 단 위로 올라가서 비무대회 개최를 선언한 후 3개 진의 통과 요령과 규칙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각자 무기는 마음대로 사용해도 됩니다. 단, 연결된 목봉을 상대해야지 목인이나 동인, 철인을 부수거나 쓰러트리면 실격입니다. 출발지점에 그려진 원 안에서 시작하여 진 건너편에 그려진 원 안에 들어가면 통과하는 것인데, 반드시 거쳐야 할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 안에 있는 다섯 개의 석판입니다. 그것들을 모두 밟아야 통과하는 것으로 칩니다.”
경공에 뛰어난 사람이 시작의 원에서 끝의 원까지 도약하여 뛰어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진 안의 석판 밟는 과정이 추가된 것이다.
연무장에 모인 사람들은 석판의 위치를 확인했다.
하나같이 공격당하기 좋은 자리에 놓여 있었다.
인형 뒤의 봉을 든 소림승 들이 잔뜩 노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공청이 말했다.
“오늘부터 매일 진시에서 신시까지 4시진 동안 진이 열릴 테니 누구라도 도전하십시오. 저쪽 천막에 출전 신청서를 제출하면 나무 표찰을 줄 것입니다. 그것을 제시하고 진에 들어가면 됩니다. 탈락한 사람도 다음날 표찰을 돌려주니까 하루 뒤에는 재도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목인진 앞으로 몰려들었다.
모두 구경꾼들이었다.
누군가 들어가면 소림의 진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참고하려고 할 뿐, 먼저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공손추가 서류를 접수하고 나무 표찰 세 개를 받아가지고 와서 자기 형과 기수에게 각각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기수의 번호는 47번이었다.
‘나보다 앞에 46명이나 받아갔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은 건가?’
기수는 피식 웃은 후 앞으로 나아가 소림승에게 표찰을 제출했다.
원래 이런 일에 1번 타자로 나서는 걸 즐기는 성격은 아니지만, 유향경을 만나러 가지도 않았고. 당운영도 찾아오지 않은 아침이라 기분이 꿀꿀해서 뭔가 활력이 될만한 일이 필요했다.
그가 관문 앞에 서자 연무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드디어 소림 목인진이 진면모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