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515
기수와 비종 자매의 음양대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밤새도록 뜨겁게 서로의 몸을 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기수는 조민과 조현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라는 사실에 약간 당황하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경쟁체제 때문인 듯 했다.
‘너희들 긴장 탔구나. 후후…’
솔직히 그녀들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
모든 면에서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아투사의 특기인 그것만 빼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 얘기해줄까?’
그러나 기수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들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도리가 아닐 것 같아서였다.
밤새 진기보충은 커녕 에너지 소모만 한 기수는 날이 새자 탈진한 조민과 조현에게 이불을 덮고 이마에 입맞춤을 해준 후 밖으로 나가 혈천제의 거처로 찾아갔다.
그녀 역시 언제든 진기보충을 요구하라는 갸륵한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보상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었다.
광혼랑과 소혼랑까지 가세하여 정오가 될 때까지 또 다시 대법은 하지도 못하고 환희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엉겁결에 점령한 창주.
무림맹에서 합류한 무당장문인과 비룡검문의 진백, 곤륜파의 방옥, 사해문의 호문평 등은 각각 창주성의 4대문을 하나씩 맡아 수비군을 지휘했다.
정식 관리가 아니지만 황제의 금패를 가진 기수가 임시로 임명했다는 식의 절차를 갖추었기 때문에 창주성 병사들도 별 저항 없이 따랐다.
사실, 기수가 해낸 일은 ‘창주 대살겁’이라는 무서운 제목까지 붙어서 강호에 그 소문이 널리 퍼지고 있었다.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도 섞여 있는 창주 병사들 입장에선 황제의 금패가 아니더라도 기수의 명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림맹의 네 명과 포정사, 그리고 기수는 매일 저녁마다 한 번씩 미팅을 가졌다.
그 이외에는 기수의 일과 중 정해진 스케줄이 없고 모두 자유 시간이었다.
기수가 갈 데가 어디 있겠는가.
비종과 마종의 거처 사이를 바쁘게 오가며 마음과 영혼을 충만하게 했다.
그가 그렇게 지내는 동안.
허창에선 대대적인 전투가 벌어졌다.
반란군인 중군, 우군, 전군도독부가 힘을 모아 기세 좋게 허창을 쳤는데, 상황은 그들의 뜻대로 돌아가 주지 않았다.
덕주의 지원군이 움직인 게 문제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덕주와 허창이 동시에 공격당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기수의 창주 점령으로 인해 엇박자가 나버린 것이다.
후군도독 곽승은 당분간 창주 방면이 위협적이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즉시 원군을 편성했다.
반란군은 삼군도독부의 병력을 합칠 경우 허창을 치고 나서 여세를 몰아 개봉까지 단숨에 점령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품었다.
그러나 선발로 간 철기병이 후군도독부 병력의 매복에 걸려 큰 피해를 입은 이후로는 무엇 하나 뜻대로 되어주지 않았다.
승리는 없고 패배만 이어지자 병사들의 사기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그와 반대로 좌군도독 장현과 후군도독 곽승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
결국 전군도독 황호가 없는 삼군도독부 연합은 허울뿐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고, 삼군도독부 병력은 제대로 군영조차 세워보지 못하고 패퇴하여 철수하게 되었다.
그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전과였다.
소식이 전해지자 기수는 함께 온 아홉 명을 한 자리에 모아 축배를 들었다.
진백이 잔을 비운 후 말했다.
“이게 모두 궁주님이 공입니다.”
기수는 손을 내저었다.
“하하! 제가 아니라 좌군도독님과 후군도독님의 공이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처음 여기로 올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저들의 원래 목표는 황하 이북을 평정하자는 것. 즉, 후군도독부가 자리 잡은 덕주의 점령이었습니다. 허창은 단지 덕주로 원군을 보내지 못하도록 방해하려는 의도로 공격하는 거라서 성공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의 느낌이었지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십시오. 덕주의 병력이 고스란히 남은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오히려 허창을 도와서 적을 무찌르지 않았습니까? 궁주님이 창주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들이 가능했겠습니까?”
기수는 낯이 간지러웠다.
서로 잘 아는 사이인 진백이 하는 말이 아니었다면 뭔가 저의가 있어서 사탕발림을 하는 거라 생각했을 것 같았다.
물론, 자기가 잘 한 건 알지만 대놓고 칭찬 내지 아부하는 걸 듣기에는 아직 낯가죽이 얇았다.
기수는 화제를 바꾸어 무당장문인에게 물었다.
“성 밖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병력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습니다.”
기수는 저들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이미 목적은 초과달성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창주성을 다시 빼앗기더라고 상관없었다.
있는 동안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날 연회가 끝난 다음에는 승전 축하를 핑계 삼아 대법 없이 즐거움만을 위한 섹스를 마음껏 즐기며 비종과 마종 사이를 왕래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뒤.
놀라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황제가 덕주로 올라온다는 것이었다.
남경을 비롯한 강남과 장강의 세력들을 모두 거느리고 가짜 황제 무리와 전면전을 벌이려는 것이었다.
기수는 불안감을 느꼈다.
비록 창주를 되찾고 허창에서 대승전을 거두었다고는 해도 아직 척회왕이 건재한데 너무 서두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날엔 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아예 창주로 입성하기로 계획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기수는 진짜 그것만은 말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장기를 둘 때 궁을 맨 앞으로 내미는 포진이 어디 있단 말인가.
덕주만 해도 위험하다는 느낌인데 창주라니.
포정사는 황제가 온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기수와 함께 온 동료들은 기수와 마찬가지로 말리고 싶어 하는 기색들이었다.
무당장문인이 말했다.
“황상을 뵙게 된다면 영광이겠지만, 여긴 적진과 너무 가깝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왜 그렇게 서두르시는 걸까요?”
“아마도…. 척회왕과 가짜 황제의 조정 장악 능력에 놀라고 위기감을 느끼신 것 같습니다. 계속 장강에 머물러선 안 되겠다고 판단하셨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황제의 움직임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수로맹의 배들이 총동원된 것 같았다.
그리고 그에 앞서 덕주의 후군도독부부터 창주로 귀환했다.
도독 곽승에게 듣자니 좌군도독부도 병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했다.
기수가 곽승에게 물었다.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닐까요?”
“저도 황상이 허창이나 개봉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의 수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황상을 직접 만나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디 그렇게 해주십시오.”
기수는 조민, 조현 그리고 혈천제, 광혼랑, 소혼랑과 함께 배를 탔다.
원래는 혼자 다녀오려고 했지만, 조민과 조현이 떨어지려 하지 않았고, 그들과 동행하니까 혈천제가 달라붙어서 어쩔 수 없었다.
황제의 선단을 만나러 가는 게 목적이다 보니 크고 무거운 배를 고를 수는 없었다.
배가 작으니 선실도 좁았고, 배타고 배를 타보려는 기수의 계획은 방해를 받게 되었다. 하나뿐인 선실에 여섯 명이 들어앉아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고스톱을 치려고 해도 2명이 남았다.
혈천제가 기수에게 물었다.
“황상의 선단을 만나려면 얼마나 걸릴까?”
기수는 선장에게 들은 얘기를 해주었다.
“아마 내일 오후쯤이면 마주칠 것 같다고 하더군.”
그러자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때까지 뭐할 거야?”
“글쎄…”
기수의 마음속엔 한 가지 영상이 떠올랐다.
‘나. 다섯 명도 다룰 수 있는데…’
그러나 그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민, 조현 자매가 충격을 받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혈천제도 자존심이 있어서 자기 제자인 광혼랑, 소혼랑 이외의 여인과 함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멍하니 강물이나 구경하는 것도 따분할 게 분명했다.
“좋아! 내가 놀이 하나를 가르쳐주지. 우리 그거 하자.”
“그게 뭔데?”
“공공칠빵이라는 거야. 후후후…”
기수는 그들에게 규칙을 설명해주었다.
혈천제는 코웃음을 쳤다.
“그게 뭔데? 너무 시시하잖아?”
“시시하다고?”
“어느 바보가 그런 실수를 하겠어? 빵에 지목당한 사람 좌우의 사람이 손을 들면 된다고? 그렇게 쉬운 걸 누가 못해?”
“후후후…. 일단 해보고 얘기하자.”
남자 한 명, 여자 다섯 명이 둥그렇게 둘러앉은 후 공공칠빵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무공의 고수들이라서 그런지 반사신경과 민첩성, 집중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고, 기수가 빵에서 자기 자신을 가리키자 혈천제가 틀리고 말았다.
“하하하!… 걸렸다.”
“자기한테 하는 게 어디 있어?”
“안 된다고 한 적 없는데?”
“그럼 칠과 빵을 전부 자기한테 할 수도 있겠네?”
“당연히 가능하지.”
“좋아! 다시 해보자!”
혈천제는 갑자기 의욕을 불태웠다. 다른 여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무림고수라고 해도 스피드가 올라가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
모두가 한두 번씩 걸리면서 익숙해지자 속도는 점점 더 올라갔다.
기수는 그녀들이 게임에 집중하는 게 재미있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걸려도 그냥 넘어가면 싱거우니까 벌칙을 정하자.”
“어떤 벌칙?”
“걸린 사람은 옷을 하나씩 벗는 거야.”
“망칙해라!”
“안 돼!”
“안 되긴? 걸리지 않으면 되잖아?”
“하지만…”
“가장 둔하고 집중력 떨어지는 사람이 가장 먼저 맨살을 드러내게 되겠지. 왜? 자신 없어? 난 마종이 비종보다 먼저 망신을 당할지, 아니면 비종이 마종보다 먼저 망신을 당할지 몹시 궁금한데 말야.”
그러자 다섯 여인의 눈이 빛났고 혈천제가 말했다.
“우리는 상관없어. 어차피 이길 거니까.”
그러자 조민과 조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우리도 자신있어요.”
“그럼 좋아! 일단 강기막부터 친 후…. 나부터 시작한다.”
기수는 속으로 웃으며 게임을 시작했다.
이미 그녀들의 알몸은 구석구석 다 알지만 옷 벗기 게임은 또 다른 자극과 흥취가 있기 때문에 잔뜩 기대가 되었다.
첫 번째 걸린 사람은 기수였다.
다섯 명 벗길 생각만 하다가 잠시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당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걸린 사람 역시 기수였다.
다섯 여인의 집중력은 무시무시했다.
개인적으로 수치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문파의 명예를 걸고 싸운다는 절박함까지 더해져서, 게임이 아니라 전투를 치르는 분위기였다.
그러니 ‘므흐흐…’ 마인드로 임한 기수가 계속 걸리는 게 당연했다.
그러다가 결국 바지까지 벗게 된 기수는 정신을 차렸다.
‘긴장하자! 이러다 알몸 될라.’
평상시라면 다 벗어도 상관없지만, 게임에서 지는 건 은근히 자존심을 자극했다.
기수가 집중한 판에서 광혼랑이 걸려 상의를 벗었다.
그러나 그 다음 판은 다시 기수.
결국 그는 팬티에 해당하는 속옷 하나만 남긴 채 다 벗게 되었다.
기수의 상체와 하체 근육들이 울룩불룩 드러나자 선실 안은 후끈 달아올랐다.
여인들 모두 뺨이 발그레 홍조를 띠었고 눈은 빛났다.
기수는 결사적으로 게임에 집중해서 소혼랑의 상의도 벗겼다.
그리고 다음 판엔 조현의 상의가 벗겨졌다.
그리고 기수의 몸 한 구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상의를 벗었다고 해도 속옷을 입었기 때문에 가슴이 보이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조현의 희고 동그란 어깨. 그 피부를 보는 순간 신호가 와버렸다.
문제는 기수가 걸친 옷이 단지 얇은 한 조각 속옷뿐이라는 것.
“엄마야! 너….”
혈천제뿐만 아니라 조민도 기수를 나무랐다.
“뭐에욧! 기공자!”
“아! 미, 미안…”
기수는 황급히 양 다리를 모으고 무릎을 세웠다.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 놔…! 양기수! 임마. 게임 중에 이게 무슨 추태냐!’
그러나 시각 신호가 흥분을 유발하는 걸 어쩌란 말인가.
맨살의 극히 일부분만 보임에도 불구하고 알몸에 활짝 벌린 모습만큼이나 자극적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자, 자! 계속하자. 누구 차례였지?”
그 판에는 혈천제가 걸렸다.
이제까지 집중력을 잘 유지했지만 기수의 추태를 본 이후로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실수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다음 판에는 광혼랑이 또 걸렸고, 조현에 이어 마침내 조민도 걸렸다.
그녀까지 맨살의 일부를 드러내자 기수는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가 지풍을 날려 둥불을 끄자 선실 안은 어둠에 잠겼다.
“왜 그래요? 불 켜세요!”
“깜깜한 데서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자, 나부터 시작한다.”
“보이지 않잖아요!”
“바로 그게 포인트야. 너희들이 부끄러워할까봐 내가 배려해주는 거라고.”
그렇게 시작된 판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손가락의 방향이 자기가 아니었다고 조현과 소혼랑이 다투기 시작한 것이다. 기수는 그 분쟁을 말다툼이 아닌 몸싸움으로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