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516
“진정해! 진정하라고. 지금 그게 싸울 일이야?”
기수는 말리면서 슬그머니 손을 뻗었다.
조현은 가슴에 기수의 손길을 느꼈다. 순간 열기가 확! 올라왔다.
원래는 천마교의 여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러면 안 되지만, 기수의 반 이상 드러난 나신을 보면서 계속 흥분이 고조되던 터라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웠다.
소혼랑은 기수가 등을 떠미는 것을 보고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리고 사실 그녀도 은근히 원하던 바였다.
조현은 치마 속으로 손 하나가 불쑥 들어와 허벅지를 더듬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꺄악! 무, 무슨 짓이야!”
기수의 손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기수가 타이르는 어조로 조현을 나무랐다.
“그런 거 가지고 싸우지 말라니까. 걸리면 좀 어때?”
“기공자! 지금 싸우는 게 아니라 누가 내 다리를 만져요!”
“어허! 어둡다고 함부로 남을 모함해서야 쓰나.”
“꺅! 진짜라니까요! 그만두지 못 해?”
“어허! 자꾸 엉뚱한 소리 하면 때찌, 때찌, 혼내줄 거야.”
“엉뚱한 소리가 아니라니까요!”
“현아. 진정해. 왜 자꾸 옷을 벗으려고 그래?”
“옷을 누가 벗는다고 그래요? 공자님이 벗기고 있잖아요!”
“어허! 발길질 그만두지 못해? 에잇! 못 참겠다. 혼내줘야지!”
좁은 선실 안에 남녀가 엉겨 뒹굴자 당황한 혈천제와 조민이 기수를 뜯어 말리려고 했다. 그러나 기수는 그녀들도 끌어당겨 한 무더기로 뒹굴었다.
“뭐 하는 짓이야!”
“기공자! 그만두지 못해요?”
혈천제와 조민이 발끈했지만 기수는 그녀들의 옷자락을 놓지 않았다.
“그냥 눈을 감아 봐. 모든 게 다 풀릴 거야.”
“안 그래도 어두운데 눈까지 감으라고?”
“그래. 한 번 감아 봐.”
선실 안에 있는 사람은 모두 6명.
그중 기수와 광혼랑, 소혼랑은 이미 한통속이었고, 조현은 머리의 생각과 몸의 열기가 따로 노는 중이었다.
혈천제와 조민도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광혼랑이 혈천제의 몸을 더듬고, 기수가 조민을 어루만지자 그 분위기는 더욱 도화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혈천제와 조민 모두 기수를 다른 여인과 공유한 경험이 충분히 있었다.
제자 혹은 동생이라는 제한이 영역을 확장시키려는 순간이다 보니 거부감도 느껴지고 긴장도 되었는데, 기수가 입맞춤과 애무로 그 벽을 계속 허물었다.
어둠 속에 더듬는 손이 하도 여러 개라 혈천제와 조민은 누구에 의해서인지 확인도 못 한 채 알몸이 되고 말았다.
조민이 갑자기 뾰족한 비명을 질렀다.
“꺅! 기공자! 뭐 하는 거예요? 아, 안 돼요.”
“안 되긴. 눈 감아 봐. 다 잘 될 거라니까.”
기수는 그녀가 진짜로 이 상황이 싫다면 얼마든지 그만 둘 방법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애당초 옷이 벗겨지도록 놔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민의 목소리엔 가벼운 떨림이 섞여 있었다. 그 떨림은 거부감이 아니라 호기심과 기대, 그리고 흥분이 뒤섞여서 나오는 것이었다.
“저, 저리 치우세요. 안돼요! 아! 아!….”
그녀의 미약한 저항을 뚫고, 존슨은 뜨거운 온천수를 흠뻑 뒤집어쓰면서 조민의 몸속으로 진입했다.
기수는 그녀의 몸이 평소보다 훨씬 뜨겁게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반강제적이고 약간은 폭력적인 진입에 흥분이 고조된 것으로 보였다.
기수의 몸이 반복적인 움직임을 시작하자 선실 안은 폭발적인 열기에 휩싸이게 되었다. 어둠 속이라고는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기수는 오래지 않아서 혈천제 쪽으로 옮겨갔다.
“저리 가! 싫어! 싫다고!”
“요게 어디서 앙탈이야. 가만히 있어.”
한 마디에 쉽게 포기하는 걸 보면, 그녀 역시 굳이 안 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아아!… 안 되는데… 악! 아아… 아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속살은 조민에 필적하는 조임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혈천제까지 점령한 기수는 조현을 공략했다.
조현은 아무 말 없이 기수를 받아들였다.
언니나 혈천제처럼 싫다거나 앙탈을 부리는 것도 없었다.
그리고 진입이 이루어지자 적극적으로 감겨왔다.
기수는 그녀의 속살 역시 후끈 달아오른 것을 확인했다.
언니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한 것이다.
그녀 다음엔 자신의 작업에 적극 협조해 준 광혼랑과 소혼랑에 대한 보답의 시간.
둘은 아주 대놓고 광란의 교성을 지르며 허리를 튕겨댔다.
그로 인해 선실의 분위기는 한 단계 더 달아올랐다.
기수는 다시 조민에게 돌아갔고, 이번엔 그녀도 저항하지 않았다.
그리고 광혼랑이 거기에 가세했다.
“아! 안 돼. 하지 마. 저리 가…”
조민은 당황스러워서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광혼랑이 자기 가슴에 입을 댔기 때문이다.
집요하게 달라붙는 그녀로부터 멀리 피하고 싶었지만 기수가 하체를 꽉 누르고 있어서 불가능했다.
그리고 위쪽과 아래쪽에서 동시에 가해지는 자극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짜릿하기도 해서 결국엔 포기하고 몸을 맡기게 되었다.
광혼랑의 혀와 입술, 그리고 이빨 움직임은 기수와 어딘가 다르면서도 묘하게 깊은 쾌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기수는 입술의 강약조절과 혀의 움직임이 뛰어나다고 한다면, 광혼랑은 간지럼에서 이빨로 깨물기까지 자유롭게 오르내리면서 부드러운 압박을 가미하는 식이었다.
이제까지 셋이 함께 어울렸지만 동생에게서 이런 자극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악! 아악~…”
조민은 그렇게 제삼자가 가미된 상태로 절정을 만끽하게 되었다.
혈천제는 조민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 엄청 뜨거워졌다.
그리고 자기도 그런 기쁨을 느끼고 싶었다.
조민 다음은 자기 차례였는데 기수는 엉뚱한 요구를 했다.
조현 위에 엎드리게 한 것이다.
“아!…”
어색해서 고개를 외면했는데, 어둠 속에서 보니 조현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다른 여자와 맨살끼리 닿는 느낌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조현은 뭔가 달랐다.
굉장히 매끄러우면서도 부드러웠다.
특히 가슴과 가슴, 그 중에서도 예민한 부분끼리 닿으니까 온몸에 전율이 번졌다.
그 상태로 기수의 몸이 들어왔다.
“아아!…..”
혈천제는 기수의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였고, 두 사람의 가슴은 형태가 뭉그러지며 마찰되었다.
조현은 자신의 몸 위에서 다른 여인이 희열에 가득 차 신음하자 흥분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특히 몸과 몸이 닿아 문질러질 때마다 그녀의 쾌감이 자기에게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잠시 후 기수의 몸이 자신에게 들어오자 그 흥분은 곧바로 절정으로 폭발하고 말았다.
결국 그날 밤.
다섯 여인은 기수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게 되었다.
광혼랑과 소혼랑은 처음부터 협조적이었지만, 조민과 조현, 그리고 혈천제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의외고 부끄러운, 그리고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기수가 등불을 켜자 세 사람은 바닥에 널브러진 자기 옷을 찾아 급히 몸부터 가렸다.
“하하!… 뭘 부끄러워하고 그래?”
“불은 왜 켜고 그래요? 다시 끄세요.”
“워우! 그건 안 돼지. 지금부터 하는 건 조명이 없으면 즐거움이 반으로 줄어들거든.”
“뭘 할 건데요?”
“알아맞춰 봐.”
벌떡 일어선 기수는 자랑스럽게 몸을 내밀었다.
조민, 조현, 혈천제는 동시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좌우로 눈치를 봤다.
기수는 그녀들에 앞서 먼저 광혼랑과 소혼랑에게 기회를 주었다.
두 사람은 원래 그쪽 방면으로 뛰어난데다 복식조로서의 호흡도 환상적이었다.
그걸 보는 조민, 조현, 혈천제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될 수밖에 없었다.
기수는 미소 지으며 그녀들에게 손짓을 했다.
망설이던 셋 중에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은 조현이었다.
그리고 동생을 따라 조민이, 마지막으로 혈천제가 다가왔다.
기수는 등불 아래 다섯 얼굴들을 번갈아 내려다보며 결합의 기쁨을 만끽했다.
‘배 타기를 잘 했네. 후후…’
사실, 조민과 조현, 그리고 혈천제가 창주에서와 같은 환경에 그냥 있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 리가 없었다.
작은 배, 좁은 선실.
갑판으로 나가봤자 사공들에 부대끼고 결국 좋건 싫건 정해진 시간까지 선실 안에 6명이 함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 상황이 지금의 파티를 만들어낸 거라고 할 수 있었다.
일단 경계가 허물어지고 나니까 그 다음으로의 진행은 쉬웠다.
“너희 둘이 입맞춤 해 봐.”
“싫어!”
“싫기는… 좋다! 다시 게임이닷!”
기수는 다음날 오후까지 상상했던 많은 일들은 현실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다섯 여인의 사이는 몹시 돈독해졌다.
밝은 대낮에 서로를 봐도 부끄럽거나 어색해 하는 대신 서로 공범의 미소를 공유할 정도가 된 것이다.
조민과 조현은 기수와 함께 즐기더라도, 서로 자매이기에 어떤 선 같은 게 있었다.
그러나 광혼랑과 소혼랑은 무제한으로 쾌락을 느끼게 해주었다.
기수의 혀와는 다른 기술과 느낌으로 몸 구석구석을 누비니까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기분이었다.
광혼랑과 소혼랑도 자매에 대해 만족했다.
혈천제보다 피부가 더 좋은 사람이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게다가 얼굴과 몸매까지 완벽해서 같은 여자끼리임에도 불구하고 껴안고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할 지경이었다.
그런 조민과 조현이 자기 몸을 애무해주면 황홀하기 짝이 없었다.
혈천제도 그들 자매라면 괜찮다는 식으로 우호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수는 하룻밤 사이에 친밀해진 그녀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아! 역시 난 대단한 놈이야.’
그러는 사이 배는 대규모 선단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남경으로부터 올라오는 황제의 선단이었다.
뱃전에서 그 배들을 보면서, 기수는 황제가 서두르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했다.
수로맹의 배뿐만 아니라 관선들도 상당히 많았다.
황제를 지지하는 군대가 적지 않다는 의미였다.
초계선이 다가와 기수가 타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즉시 일행을 기함으로 안내했다.
기수는 거기서 황제를 만났다.
“황상을 뵈옵니다.”
하고 만세, 만세, 만만세도 외쳤다.
황제는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기수를 직접 자기 손으로 일으켜주었다.
“그대의 공적에 대해 들었노라. 정말 장한 일을 해주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하하하!…”
황제는 배 안에서 연회를 열고 어떻게 창주를 점령했는지 기수에게 빼놓지 않고 전부 다 얘기하도록 했다.
기수는 소상히 얘기한 후 황제에게 물었다.
“폐하. 창주로 입성할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과인이 최전방으로 나가야 병사들의 사기도 진작될 거라 생각했다.”
기수는 애당초 그걸 말리려고 여기 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 병력과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면 굳이 제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가 창주에 있다면 척회왕의 가짜 황제가 뿌리를 내리는 데도 방해가 될 것이었다. 남경이나 파양호에 있는 것과는 천지차이인 것이다.
“그대는 다른 생각이라도 있는가?”
“아닙니다. 황상께서 가까이 계시면 하북의 백성들도 진심으로 따르게 될 것입니다.”
“과인의 생각도 그러하다. 몇몇 신하들이 간언했지만, 그대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하하하!…”
그렇게 황제로부터 술 석 잔을 받아 마신 기수는 수로맹주와 남경출신 원의달을 따로 만나 합류한 병력 규모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확실히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는 대화 도중 원의달이 자기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쓴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나이로 보나 관리로서의 경력으로 보나, 그가 평민인 자신을 그렇게 대할 이유는 없었다.
‘지난번에 보인 무공 시범 때문에 겁먹었나?’
그러나 겁먹었다기보다는 비위를 맞추고 아부하려는 태도였다.
‘아! 황제가 날 아끼는 걸 알고 이러는구나.’
권력과 가까운 사람들은 그런 게 본능적으로 나오는 것 같았다.
살짝 불쾌해진 기수는 두 사람과 작별하고 사매들에게로 갔다.
자기 만나기를 얼마나 학수고대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선실 안에 들어가자 공기가 싸늘했다.
“하핫! 오랜만이야. 반가워!”
일부러 큰 목소리로 인사했지만 공주와 탁지연, 그리고 사매들은 기대만큼 자기를 환영해주지 않았다.
원인은 그녀들 앞에 있는 다섯 여인들 때문이었다.
혈천제야 전에 봐서 아는 얼굴이지만, 비종의 조민과 조현은 처음 만나는 사이.
그런데 미모 대결에서 뭔가 지고 들어간다는 느낌이 사매들을 주눅 들게 했다.
특히 공주와 탁지연의 안색이 잔뜩 굳어 있었다. 그녀들은 명실상부한 원투펀치로 스스로를 자부했는데 막강한 경쟁자가 출현한 것이다.
아투사도 2위 수성의 길이 멀다고 느껴졌는지 조민, 조현 자매를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노려봤다.
기수는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얼핏 뇌전이 발생하는 것도 본 것 같았다.
조민과 조현 역시 사매들을 보는 눈빛이 편하지 않았다.
기수를 궁주로 모시는 문파의 구성원들.
게다가 그들 중 한 명은 황제의 딸!
긴장을 풀 수 없는 상대들인 것이다.
기수가 너털웃음을 터뜨린 후 말했다.
“하하하!… 뭘 그렇게 어색하게들 서있어? 내가 소개시켜줄게. 이쪽은 비종 태무신궁의 궁주와 부궁주고, 이쪽은 기린궁의 내 사매들이야.”
여인들은 고개만 까닥였을 뿐 여전히 서로를 노려봤다.
기수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아! 13인 파티는 안 되는 건가? 난 자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