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slayer's Class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7
17화
[저주받은 광룡 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하겠습니까?]‘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한다고?’
다른 용의 심장도 아니고 무려 바하무트의 심장이었다.
보통 용의 심장은 연금술사나 마법사가 마도구로 만드는 데 쓰기 때문에 그것을 사람이 흡수할 수 있는 것인지 자체가 의문이었다.
비술가 가문인 이슈타르라면 기괴한 방식으로 신체에 녹여 낼지도 모르겠지만 지크의 상식으로는 용의 심장을 흡수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다.
‘흡수하고 뭔가 부작용이 생기는 거 아냐.’
전생에서 워낙 당한 게 많아서인지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지크였다.
그때 시스템에 다시 문자가 떠올랐다.
[저주받은 광룡 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하겠습니까?]지크는 다시 떠오른 문자를 보며 고민을 했다.
시조인 테라칸 드레이커가 남긴 유산이자 안배였다.
정신을 오염시키려던 저주를 정신 방어로 막아 낸 뒤 정신으로 유산을 계승한 것이니 특별히 위험 요소가 있지는 않을 것 같았다.
지크는 시스템의 문자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흡수한다.”
우우우웅!
지크가 결정을 내리자 바하무트의 심장을 담고 있는 유리관이 진동을 일으켰다.
동시에 영롱한 빛을 내던 심장에서 더욱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뭐, 뭐야?”
이내 바하무트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하나로 뭉치더니 지크의 명치 쪽을 꿰뚫었다.
“크윽!”
지크는 고농축 마나가 자신의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예상치 못한 강력한 힘에 지크는 순간 정신을 잃을 뻔했다.
‘안, 안 돼.’
그는 무의식적으로 스승에게서 배운 혼신기를 이용해 흘러들어오는 고농축 마나를 몸 전체로 퍼뜨렸다.
마나는 중단전에서부터 시작해 온몸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중단전으로 돌아왔다.
“으으으.”
지크가 이를 꽉 물고 고농축 마나를 제어하는 데 집중했다.
어느새 그의 몸이 공중으로 둥둥 떠올랐다.
바하무트의 심장에서는 빛무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이제는 유리관 전체가 흔들리더니 곧 표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쩌저저적!
지크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마나의 양이 많아지면서 유리관 역시 깨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는 순간에도 고농축 마나는 지크의 몸을 몇 바퀴나 돌며 중단전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순수한 에너지 자체인 마나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지크의 몸 안에 있는 불순한 에너지와 노폐물이 깨끗이 정화됐다.
지크가 숨을 쉴 때마다 코와 입에서 부정한 에너지를 담은 검은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동시에 지크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우두두둑!
그의 근골이 최적의 균형을 찾아 저절로 변화했다.
근섬유는 질겨지고, 뼈는 밀도가 높아져 단단하게 변했다.
드드드득!
“으으으!”
지크는 마치 온몸의 뼈가 조각조각 나는 듯한 고통에 턱이 부서질 정도로 어금니를 꽉 물었다.
하지만 그는 비명을 지르지 않고 혼신기로 마나를 제어하는 데만 집중했다.
전생에서 중단전을 만들 때 절대로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는 스승의 경고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우우우우웅!
빛무리가 절정에 달했다.
공중에 뜬 채 양팔을 벌린 지크는 악에 받쳐 바하무트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마나를 모두 빨아들였다.
쿠구구구구!
유리관에서 어마어마한 진동이 일어났다.
빛무리가 완전히 지크에게 흡수되는 것과 동시에 유리관이 폭발하듯 깨졌다.
파치이이이이잉!
그 반탄력에 지크의 몸이 공중에서 밀려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크윽!”
바닥을 몇 바퀴나 구르고 겨우 균형을 잡은 지크는 거세게 숨을 몰아쉬었다.
“빌어먹을…… 아파 죽는 줄 알았네.”
전생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어 본 지크조차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었다.
그는 빛무리를 흡수한 명치 부근을 내려다봤다.
빛무리가 뚫고 지나간 부근의 옷이 타서 사라져 있었다.
그런데 지크의 명치 부근에 기묘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림 같기도 하고, 룬 문자 같기도 한 처음 보는 형태의 문양이었다.
“문신 같은 건가. 왜 이런 게 생긴 거지.”
그때 지크의 눈앞에 문자가 주르륵 떠올랐다.
[저주받은 광룡 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했습니다.] [사용자가 감당할 수 없는 마나의 힘을 감지해 95%를 압축 봉인합니다.] [흡수한 마나의 힘이 사용자의 육체를 변화시켰습니다.] [사용자의 체질이 ‘천골지체’로 변화하였습니다.] [저주받은 광룡 바하무트의 고유 권능 용종지배(龍種支配)가 생성됩니다.] [흡수한 힘의 영향으로 용족 스킬 언령술(言靈術)이 생성됩니다.] [관리자 테라칸 드레이커의 유산을 계승했습니다.] [칭호 테라칸 드레이커의 상속자를 획득합니다.] [상속자의 자격으로 테라칸 드레이커의 보안 서고를 열람할 자격이 주어집니다.]지크는 떠오른 문자를 보며 깜짝 놀랐다.
“이게 다 뭐야? 천골지체? 테라칸 드레이커의 보안 서고?”
시스템 알림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영혼의 성장과 함께 관리자 시스템의 기능이 활성화됐습니다.] [초급 퀘스트북이 활성화됩니다.] [하급 관리자를 위한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튜토리얼이 끝나면 관리자의 성장을 위한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퀘스트 성공 시 보상이 주어집니다.]지크는 떠오른 문자들을 보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튜토리얼? 이건 또 뭐야.”
한 번에 너무 많은 내용이 올라와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지크는 일단 메시지 창을 닫은 뒤 호흡을 가다듬었다.
너무 오래 이곳에 머무르면 꼬리가 잡힐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이곳에서 나가야 했다.
지크는 몸을 일으켜 바하무트의 심장이 있던 유리관 쪽으로 다가갔다.
유리관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
그 안에 둥둥 떠 있던 바하무트의 심장은 이제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 몸 안으로 모두 흡수가 된 건가.”
그때 지크가 뭔가를 발견했다.
바하무트의 심장이 있던 유리관 바닥 쪽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 것이었다.
지크는 무의식적으로 수도에 마나를 집중했다.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기운이 손을 감쌌다.
“절(切).”
날카로운 의지가 수도에 깃들었다.
순간 지크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어지럽지가 않네?”
전생에서는 혼신기를 사용하면 부작용 때문에 두통이 심했다. 그리고 그건 회귀한 현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마나로 움직임을 강화하는 정도로만 사용할 뿐 위기 상황이 아니면 혼신기의 사용을 자제해야 했다.
하지만 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한 영향 때문인지 혼신기를 펼쳐도 머리가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는 부작용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수확이네.”
지크는 수도에 서린 날카로운 기운으로 유리관 바닥을 잘랐다.
쩌억!
바닥이 갈라지고 그 안에 숨겨진 것이 드러났다.
“이건?”
숨겨져 있던 것은 다름 아닌 거대한 이빨이었다.
지크는 용안을 발동시켜 이빨의 정보를 살펴봤다.
[저주받은 광룡 바하무트의 가장 단단한 송곳니]“바하무트의 송곳니라고?”
왜 바하무트의 송곳니를 심장과 함께 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용의 이빨은 구하려야 구할 수 없는 귀한 재료였다.
지크는 성인 남자의 팔뚝만 한 이빨을 집어 들고 씨익 웃었다.
“이렇게 멀쩡한 용의 이빨이 남아 있다니. 겔리온이라면 이걸로 검을 만들 수 있을지도.”
지크는 인벤토리의 공간을 정리한 뒤 바하무트의 송곳니를 넣었다.
그는 용살자의 안식처를 한 번 둘러보고는 짐을 챙겨 들었다.
“남은 건 천천히 빼돌리자.”
그는 그대로 용살자의 무덤에서 나와 도서관 쪽으로 올라왔다.
무사히 도서관 밖으로 나오니 이미 바깥은 캄캄해진 상태였다.
힘들기는 했지만 얻은 것이 많았다.
지크는 곧장 플래티넘 플로어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개인 수련장으로 가서 인벤토리에 넣어 온 유물들을 정리하고 당장 필요한 것과 보관해 둘 것들을 구분했다.
“이 정도면 정리는 얼추 끝났군. 일단 메시지 확인 전에…… 상태 창 오픈.”
[하급 관리자 상태 창]이름 : 지크 드레이커
클래스 : 불멸자 (유니크 등급)
칭호 : 고룡의 축복을 받은 자, 테라칸 드레이커의 상속자
권능 : 용종지배
체질 : 천골지체
시스템 기능 : 인벤토리(65칸) / 미니맵 / 초급 퀘스트북
패시브 스킬 : 힐링 팩터 / 굳건한 정신 방어 / 무한 체력 / 전투 감각
액티브 스킬 : 급소 찌르기[E급 (전문가)] / 연속베기[D급 (초보자)] / 일격필살[D급 (숙련가)] / 고속이동[C급 (초보자)] / 마력 반사[A급 (초보자)] / 광역 버프[A급 (초보자)]
용족 스킬(1단계 해제) : 용안 (초보자) / 용의 위엄 (초보자) / 언령술 (잠김)
보유 카르마 포인트 : 0
지크는 새롭게 생긴 권능과 체질을 눌러 설명 창을 띄웠다.
―권능 정보―
용종지배 : 용종에 대해 지배력을 갖는다. 복속된 용종을 소환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체질 정보―
천골지체 : 최상의 신체 능력을 발휘하며, 무(武)의 습득이 빠르다. 신체의 마나 전도율이 높다.
“용종에 대한 지배력이라. 와이번이나 바질리스크 같은 용종 몬스터들에게도 효과가 있으려나.”
용종지배에 대한 내용을 확인한 지크는 밑에 있는 천골지체의 설명을 읽어 봤다.
“천골지체는 처음 들어 보는 말인데. 뭐, 설명만 보면 좋은 거네.”
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할 때 고통을 참은 보람이 있었다.
새로 획득한 용족 스킬인 언령술은 항목이 생기긴 했으나 아직 잠겨 있어서 정보의 확인이 불가능했다.
용족 스킬 단계를 올려야 사용이 가능할 듯했다.
지크는 다음 정보를 확인했다.
테라칸 드레이커의 상속자로서 보안 서고를 열람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한 설명을 눌러 봤다.
[시스템에서 테라칸 드레이커의 보안 서고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정보 갱신이 필요합니다.] [정보 갱신이 가능한 위치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동시에 눈앞에 대륙 전도가 떠올랐다.
대륙 전도가 점차 확대되더니 한 곳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시스템이 지정한 곳은 지크도 잘 알고 있는 곳이었다.
“발할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이었다.
사실 지크는 아카데미 졸업 후 발할라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미래에 일어날 사건들을 알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힘을 되찾은 후에는 가문 바깥에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할 생각이었다.
그랬기에 지크는 발할라를 표기한 지도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하긴 아카데미에 테라칸 드레이커가 남긴 유산이 있었던 것처럼 발할라에도 비슷한 게 있을지 모르겠군.’
발할라에도 바하무트의 심장과 같은 유산이 있다면 충분히 계획을 수정할 만했다.
지도에 표기된 위치를 기억해 놓은 지크는 다음 메시지를 확인했다.
새롭게 활성화된 초급 퀘스트북에 관한 것이었다.
“튜토리얼이라는 게 뭐지.”
지크의 말과 동시에 튜토리얼이 실행됐다.
[하급 관리자를 위한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동시에 지크의 눈앞이 까맣게 변하면서 갑자기 주변 공간이 변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때 지크 앞에 뭔가가 나타났다.
“카아악!”
놀랍게도 오크 세 마리가 지크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몬스터의 출현에 지크는 당황했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고 클레이모어를 쥐었다.
그의 눈앞에 문자가 떠올랐다.
―튜토리얼 미션―
[출현 몬스터를 제한 시간 안에 두 가지 이상의 액티브 스킬을 사용해서 제거해야 합니다. (제한 시간 60분)]“뭐?”
지크는 떠오른 문자를 보고 당황했다.
“카아아악!”
그 와중에도 세 마리의 오크가 전투 함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뛰어왔다.
날카로운 글레이브와 못 박힌 몽둥이를 든 오크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이내 냉정을 찾은 지크는 클레이모어로 오크의 공격을 가볍게 튕겨 냈다.
쿠웅!
예상보다 오크의 공격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일반 오크보다 약한가?’
지크는 검을 들고 오크의 사각지대로 파고들었다.
평소보다 몸이 가볍고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았다.
오크들이 무기를 휘두르는 것이 느리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크는 느릿느릿 날아오는 글레이브를 쳐 내고 검으로 오크의 목을 단번에 날렸다.
그러고는 그대로 고속 이동 스킬을 이용해 미끄러지듯이 다른 오크들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빠르게 이동한 지크는 연속 베기 스킬로 몽둥이와 함께 오크들의 목을 베어 버렸다.
쿵!
순식간에 오크 셋이 쓰러졌다.
지크는 자신의 검을 바라봤다.
어찌나 깔끔하고 빠르게 휘둘렀는지 검날에 피가 하나도 묻어 있지 않았다.
“이 정도면 거의 자색 기사급은 되겠는데. 바하무트의 심장을 흡수해서 급성장한 건가?”
갑자기 주변을 감쌌던 어두운 배경이 사라지고 원래의 수련장 풍경이 나타났다.
지크가 해치운 오크의 시체도 온데간데없었다.
‘방금 그건 환상이었다는 건가. 완전 실제 같았는데.’
놀라워하는 지크의 눈앞에 문자가 떠올랐다.
[튜토리얼 미션을 통과했습니다.] [보상에 크리티컬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보상에 시간 단축 포인트가 추가됩니다.] [보상으로 카르마 포인트 50점이 지급됩니다.] [첫 번째 튜토리얼 통과로 ‘상점’ 카테고리가 개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