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20
20화 –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동수는 유기견 센터로 가기 위해 목동역으로 향하다가 멈칫했다.
‘잠깐! 잠깐! 잠깐···.’
불현듯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동수의 생각을 읽은 가온이 말했다.
[당신의 아이디어에 찬성한다.]‘정말?’
[‘고양 호수공원 나들이’ 기획보다 좋은 시청률이 나올 거 같군.]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렇단 말이지!’
곧장 윤하얀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 PD님, 어디세요? 강아지 구하셨어요?]“아직이요! 좋은 생각이 나서요!”
“작가님, 그게 아니고요!”
[······?]“우리, 고양 호수공원 나들이 기획 버리죠.”
[네···?]“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요! 그걸로···.”
[그럼···. 대본은요···?]“그야 새로 써야···.”
[장난쳐요!? ■■■!?!! ■■■! ■■! 흑흑!! ■■!! ■■!! 으흐흑! ■■!!! 으아앙!!]광기로 물든 하얀 작가의 외침.
동수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러자 가온이 말했다.
[유해 음파를 차단···.]‘됐어. 가만히 있어.’
[알았다.]쉼 없이 괴성을 내지르던 윤하얀.
한참 뒤, 그녀는 영혼이 빠져나간 목소리로 물었다.
“최미진이 강아지를 돌보는 걸로 해요!”
[네? 설마 입양시키자는 거예요?]‘멍멍이와 산다!’는 원래 연예인이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면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는 방송이었다.
1, 2회 출연자였던 고동만 배우는 카카로트(시바견)를 입양했고, 지금도 잘 키우고 있다.
하지만 3회부터는 강아지 입양을 없앴다.
잠깐 키우는 형태로 방송을 바꿨기 때문이다.
출연자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연예인의 화려한 삶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서!’
19회에 출연한 망고도 주인이 있는 강아지다.
윤하얀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재차 말했다.
[입양은 쉽게 결정할 게 아니에요. 고동만 때는 출연자한테 사전 동의를 받고 했지만, 이번엔 당장 내일 촬영인데···. 그리고 입양했다가 녹화 끝나고 파양한다는 얘기라도 돌면 강아지도 불쌍하고 방송이랑 연예인도···.]구구절절 옳은 말을 하는 하얀 작가.
동수는 그런 그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입양은 저도 반대에요. 대신 주인을 찾아주는 거예요!”
[주인을요···?]그건···.
[···나쁘지 않은데요···?]“그렇죠? 그래서 오늘은 우선 최미진을 데리고 유기견 센터로 가서 주인의 품을 그리워하는 강아지를 찾아서 숙소로 데려오고···.”
동수는 떠오른 아이디어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윤하얀도 얘기를 듣고 의견을 내면서 살을 붙였다.
[약간 ‘갓 파이브의 육아 일기’ 느낌도 나게 하면 좋을 거 같아요! 디딤돌 엔터에 부탁해서 숙소 촬영 허락받고 큐티 걸즈 다른 멤버도 특별 출연하고···.]“맞아요! 딱! 그 느낌이에요! 그리고 정말 친절한 주인을 찾는 모습까지!”
[흥미진진해지겠네요!]윤하얀은 즐겁게 말하다가 돌연,
[아악! 안 돼! 이러면 또 수정! 악! 수뚜레쓰!]“리얼로 가면 조금 부담이···.”
[리얼? 리이어얼? 그럼 대본 없이 다큐로 갈까요? 저 다큐하던 여자인 건 아시죠? 완전 잘할 수 있거든요?]“아닙니다···. 대본 써주세요. 부탁합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도 의존도가 낮을 뿐 대본은 필요하다.
심지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출연진을 컨트롤하기 위해 작가는 스케치북을 들고 현장을 뛰어다녀야 한다.
윤하얀은 곡소리를 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어쩌다 이런 PD를 만나서···.]“하하···.”
[웃지 말아요!]“······.”
[······에휴, 어쨌든 대본 수정 바로 시작할게요!]“윤 작가···.”
동수는 윤하얀에게 정말 고마웠다.
그때 윤하얀이 물었다.
[스태프들한테는 뭐라고 할 거예요? 그리고 최미진은요? 큐티 걸즈 숙소 촬영도 허락받아야 할 텐데···.]“스태프들은 오 감독님께 부탁해봐야죠. 그리고 최미진은···. 아직 거기 있죠?”
[네, 회의실에 있어요.]“제가 갈 때까지 꼭 붙잡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내고 방송국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오형근 총괄 감독에게 전화했다.
[강 PD, 무슨 일인가?]“오늘 오후부터 촬영 가능한 기사님 있나요?”
[오후부터? 촬영은 내일이잖아.]“사정이 생겨서 촬영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그게 사실···.”
오형근 총괄에게 망고가 아파서 촬영이 어려워졌고, 강아지를 새로 섭외하려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촬영 계획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흠···. 사정은 알겠고, 아이디어도 나쁜 건 아닌데, 너무 갑작스럽군.]“죄송합니다! 부탁드립니다!”
[···꼭 그렇게까지 찍어야겠어? 지금 떠오른 아이디어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차라리 안정적으로···.]그러자 동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금 생각한 아이디어대로 못 찍으면 평생 후회할 거 같습니다! 민폐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오형근은 “거참···.”이라고 말하더니,
“그 말씀은···.”
[허락받고 연락해! 준비하고 있을 테니!]“감사합니다!”
통화를 끝내자마자 생각했다.
‘김 CP님한테 보고는 나중에 드리자! 우선 최미진 먼저!’
[먼저 보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가온아, 이런 말이 있어.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
지금은 점심시간···.
‘점심은 편하게 드시라고 하자. 촬영 계획 바꿨다고 하면 체할 거야.’
[그렇군. 이게 배려라는 건가?]‘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거지!’
[데이터 기록···. 사회생활···.]= = = = = = =
SBC 방송국 7층, ‘멍멍이와 산다!’ 회의실.
최미진은 배불뚝이 바나나 우유를 빨대로 마시며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고 있었다.
무료 공개 편수까지 다 본 뒤,
‘아, 쿠키를 구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번 달 간당간당한대···.’
갈팡질팡하는 찰나, 옆에 있던 정호식 매니저가 투덜거렸다.
“언제까지 기다리게 하려는 거야! 제길, 사람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최미진이 빨대에서 입술을 떼며 말했다.
“뭐, 어때? 어차피 할 것도 없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까 조연출님이 죄송하다고 사과도 했잖아. 그때는 헤벌쭉 괜찮다고 하더니···.”
“누, 누가 헤벌쭉했다는 거야!?”
“누구긴···.”
회의실 문이 열리더니 박지혜 PD가 들어왔다. 그녀는 죄송스러운 얼굴로,
“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강 PD님께서 거의 도착하셨대요.”
그러자 정호식은 벌떡 일어나더니 활짝 웃었다.
“아닙니다! 죄송하긴요! 바쁘시면 그럴 수 있죠!”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 실장님.”
“으하핫! 아닙니다! 감사할 필요없습니다!”
최미진은 혀를 차며,
‘인간아···. 왜 그렇게 사니?’
그러다가 윤하얀 작가가 없는 걸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조연출님, 윤 작가님은 어디 계세요?”
“아, 그게 조금···.”
박지혜는 난처한 얼굴로 뒷말을 흐렸다.
최미진은 ‘뭔가 일이 있나 보네···.’라고 생각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킬리만자로 만년설에서 표범이랑 캠핑한 얘기 더 듣고 싶었는데···.’
박지혜가 나가고 얼마 후, 회의실로 동수가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강동수 PD라고 합니다!”
“아이고, PD님, 죄송하다뇨. 괜찮습니다! 저는 디딤돌 엔터 정호식 실장입니다···.”
‘헉!?’
정호식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이 사람은 로비에서 마주쳤던 괴상한···!’
놀란 건 최미진도 마찬가지였다.
‘저 아저씨가···. 강동수 PD였어?’
동수는 정호식에게 악수를 청했다.
“하하,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네···. 저야말로···.”
[데이터 해킹 시작. 3%···. 6%···. 10%···. 컨디션 기능 활성화.]이어서 최미진한테도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미진양.”
“아, 네!”
[데이터 해킹 시작. 1%···. 2%···. 3%···.]해킹률이 8%가 됐을 때, 악수를 끝냈다.
그리고···.
『최미진의 앙상블 점수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최미진 앙상블 정보』
【해킹률: 8%】
【앙상블 점수 : 96점(S등급)】
【오차율: ±1%】
【상세 능력치: (해킹률 10%부터 가능)】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앙상블 점수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미진···. 과연 녹화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때였다.
-띠링! 띠링! 띠링!
‘응? 이게 무슨···.’
[Wow···.]‘뭐야, 가온, 뭔데?’
동수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맞은편에 서 있던 최미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PD님, 어디 아프세요?”
“아뇨. 괜찮아요. 그냥···.”
그 순간,
-파앗!
최미진 옆에 금색으로 빛나는 알림창이 나타났다.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발견!』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알림창에 이어지는 내용을 읽었다.
『큐티 걸즈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One For All, And All For One!】
【특별한 순간, 삼인조 걸그룹의 앙상블이 극대화됩니다!】
【하루 동안 세 사람의 앙상블 점수는 모두 100점이 됩니다!】
【특별한 순간을 찾아보세요!】
‘이, 이게 뭐야?’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다.]‘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예, 예능 신!?’
가온은 재차 말했다.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가 실행되면, 19회 방송 때보다 평균 시청률은 대략 1.5%, 순간 최고 시청률은 대략 3.31% 높아진다.]“······!”
평균 시청률 7% 이상!
순간 최고 시청률 10% 이상!
‘대박이잖아!?’
= = = = = = =
유니크 앙상블 데이터 때문에 혼란스럽긴 했지만, 우선은 최미진을 설득하는 게 먼저다.
동수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
유기견 센터에서 강아지를 데려와 돌보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식의 촬영이란 걸 설명한 뒤, 당당하게 부탁했다.
“큐티 걸즈 숙소에서 녹화하고 싶습니다.”
정호식은 난처한 얼굴로,
“숙소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미진이 혼자만 쓰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걸그룹이라 조금···.”
‘강아지 돌보면서 주인을 찾아주는 거라고? 별로 재미없을 거 같은데···. 왜 강세나 때처럼 안 하고···. 아무래도 사장님이랑 얘기를 먼저···.’
이때 최미진이 소리쳤다.
“PD님! 저희 숙소에서 촬영하는 대신, 앨범 홍보 확실하게 해주세요!”
정호식은 당황하며 최미진을 말렸다.
“미진아! 가만히 있어! 일단 사장님께 보고를···.”
“오빠는 아직도 사장님을 몰라? 지상파 출연해서 앨범 홍보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당연히 하라고 하지!”
“그, 그건···.”
펙트 폭력에 정호식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최미진은 단호하게,
“오빠는 빠져!”
“······.”
“PD님! 자막으로 큐티 걸즈 3집 앨범 사랑해주세요! 이런 거 마구마구 해주시고! 그리고 배경음에 저희 노래 계속 나오게···!”
동수는 야무지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최미진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거야 어렵지 않죠. 아! 1집 앨범 타이틀곡 ‘밤하늘’ 있잖아요! 그거도 좋잖아요. 그것도 넣을까요?”
“바, 밤하늘이요? 그거 들어보셨어요?”
완전히 망해버려서 아는 사람이 정말 손에 꼽는 1집 앨범 타이틀곡 ‘밤하늘’.
그걸 아는 사람이 있다니!?
그녀는 깜짝 놀랐다.
“큐티 걸즈 팬이거든요.”
“헉!? PD님이요!?”
최미진은 황송한 표정으로 굽실거리며,
“아이고, 팬님···. 제가 몰라보고···. 이런 누추한 모습으로 팬님을 영접하다니···. 면목이···.”
“하하! 저 말고요 제 조카들이요.”
“아하···! 조카들···!”
“나중에 사인 부탁해요!”
“물론이죠! 백 장도 써드릴 수 있어요!”
“하하! 고맙습니다! 하여튼! 3집 앨범 팍팍 홍보할 테니! 촬영 OK 하는 겁니다?”
머뭇거리는 정호식 대신 최미진이 힘찬 목소리로,
“네!”
“좋아요! 그럼 준비하세요!”
“네? 뭘요?”
동수는 씨익 웃으며,
“촬영 준비하러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