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517
외전 106화
외전 21장. 월드클래스
– 지난주 아이돌 다큐 백야 편 본 사람? ID는 소속사가 아니라 그냥 백야 광신도 집단이던데ㅋㅋㅋㅋ (ID 사옥 간판 BY로 교체된 사진.jpg)
└ 이거 찐이야? 진짜로 바꿨어?
└ 작년 만우절 사진
└ but 언젠간 백야가 인수해서 저렇게 바뀔 것…
– 햄친놈 영업 성공했네ㅋㅋㅋㅋㅋㅋㅋ 투표 결과 5표 차이로 햄스터 승
└ 지호 울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친놈 좋다고 깐족거리다가 후배 우는 거 보고 동공 지진 난 게 젤 웃겨ㅋㅋㅋ
– 만나는 직원들마다 핸드폰 잠금 화면이 백야인 건 좀 충격이더라
└ 백야 사진 폰 배경으로 해놓으면 돈 들어온대ㅋㅋㅋ 근데 나도 애기 사진으로 바꾸고 진짜 돈 주움
– 얘 관상에 춤이 1도 없어 보이는데 잘 추는 거 신기 (동영상)
– 체감상 애기 활동 오늘 시작한 것 같은데 2주만 늘려주시면 안 될까요ㅠㅠ (오열 짤.jpg)
– 애기 활동 벌써 끝났어? 신인인데 이게 맞아?ㅜㅜ
– 한식당에 갑자기 백친놈들 몰려와서 주객전도되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
– 백야 손가락에 붕대 감긴 거 본 백친놈들 반응이 젤 웃겨ㅋㅋㅋ 유연이 아닌 척하면서 제일 유난ㅜㅜ (동영상)
– 백야는 약간 혼자 둬야 잘하는 스타일 같아… 분명 백친놈들 오기 전에는 혼자서도 잘했거든?
└ 근데 대환, 청, 민성 오고 우쭈쭈 당하면서부터 하는 족족 사고만 침 ex) 아임 딜리셔스ㅋㅋㅋㅋ
– 백친놈들 식당일 할 동안 백야랑 유연이는 야외석에 앉아서 꽁냥꽁냥♡ (백야 옷 위로 ‘만지면 물어요’ 포스트잇 붙이는 유연.jpg)
└ 저때 청이랑 대환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 줄ㅋㅋㅋㅋㅋ
└ (‘나는 바빠 죽겠는데 혼자 햄스터를 독차지하다니!’ 청 인터뷰 짤.jpg)
└ (서빙하면서 노려보는 대환 짤.jpg)
└ 말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아는 그 두 글자 생각 중인 얼굴 (민성 짤.jpg)
– 백야 빌보드 핫 백 3주 연속 1위
– 월클 햄찌 가슴이 벅차오른다♡
– 민성이도 솔앨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 애들 코첼라 기사 뭐야?
– 코첼라???
– 와 씨! 월클 찢었다!!!!!
[데이즈, 美 ‘코첼라’ 헤드 라이너 확정! K팝 아티스트 최초]오늘 아침, 데이즈의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라인업 확정 기사가 공개됐다.
미국 최대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인 데다 무려 아시아 최초의 헤드 라이너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높아지는 데이즈의 위상에 언론사에서는 데이즈의 코첼라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사실 기사만 오늘 공개된 것일 뿐, 멤버들은 2달 전부터 라인업을 확정 짓고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연습실에 모인 멤버들은 청이 펼쳐 놓은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또 다른 의견 있는 사람?”
홀로 화이트보드 앞에 선 민성이 보드 마커 뚜껑을 닫으며 멤버들에게 물었다.
주최 측의 공연 시간 연장 요청에 급하게 회의를 열었을 뿐. 사실 데이즈는 이미 무대 구성을 끝내고 VCR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No! 없으니까 이제 밥 좀 먹자!”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에 집중력이 흩어진 듯, 청이 발라당 드러누우며 시위했다.
“회의할 동안 계속 간식 먹어 놓고 무슨 밥이야. 너 요즘 살찐 거 알지?”
“What? Oh my god. 나 태어나서 뚱뚱하다는 말 처음 들어 봐.”
“내가 언제 뚱뚱하다고 했어. 살찐 것 같다고 했지.”
“그게 그거야! 대충격!”
청이 우는소리를 내며 백야의 허벅지 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콘서트에서만 선보인 미공개 곡이긴 하지만, 멤버 모두 솔로곡을 갖고 있으니 솔로 무대를 하자는 의견도 제가 냈는데!
불쌍한 척을 하던 청은 슬쩍 고개를 돌려 뾰로통한 얼굴로 민성을 노려봤다.
“그러네. 우리 청이가 제일 열심히 의견 냈네. 알겠어. 이만 밥 먹으러 가자.”
“안 머거!”
“형이 미안해. 밥 먹자. 응?”
“내가 뚱뚱이라니! 슈퍼 파워 돼지라니! 어떻게 그런 심각한 말을!”
“아니, 글쎄 나는 뚱뚱하다고 한 적이 없다니까?”
어느새 다가온 민성이 청의 어깨를 흔들며 달래 보려 하지만 요지부동이었다.
“냅 둬. 솔직히 살찐 건 맞잖아.”
“……뭬야?”
다시금 고개를 든 청이 유연을 노려봤다.
“과자를 입에 달고 살더니…. 쯧쯧. 얼굴에 살 붙은 것 좀 봐라. 코첼라 입금됐으니까 이참에 다이어트나 해.”
예전에 비해 샤프한 느낌이 덜한 건 사실이었다.
“에이~ 귀엽기만 한데 왜들 그래~ 아니야, 키티는 살쪄도 멋있어. 밥 먹으러 가자.”
민성에 이어 유연과 율무의 팩폭에 청은 진심으로 충격받았다.
* * *
코첼라 공연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추가되며 구성이 바뀌었지만 준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다이어트란 핑계로 식음을 전폐해 버린 청쪽이가 문제였다.
하루 종일 연습실에 박혀 안무 연습을 하던 데이즈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백야는 새우튀김이 올라간 카레라이스를 골랐다.
“애기 왔어? 요즘 밥 먹으러 자주 오네~”
“식당 밥이 제일 맛있어요!”
백야가 배시시 눈웃음을 지었다.
애교가 철철 넘치는 대답에 이번에도 1인당 1개씩만 제공되는 새우튀김이 백야에게만큼은 개수 제한이 없어졌다.
“모자라면 또 와. 알겠지?”
“넹! 감사합니다~”
허리를 꾸벅 숙이며 배식대를 벗어난 백야는 멤버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율무는 라면, 지한과 민성은 돈가스, 유연은 설렁탕을 가져온 데 비해 청은 푸릇푸릇한 샐러드를 앞에 두고 있었다.
“너 점심에도 샐러드 먹었잖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No. 나 살 빼.”
돈가스를 한 입 먹으려던 민성은 포크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청의 눈치를 살폈다.
제가 괜한 말을 해서 청이 밥을 안 먹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청아, 그냥 형이랑 바꾸자. 아직 입 안 댔거든?”
“No! 튀김은 다이어트에 최악!”
청은 샐러드 볼을 바짝 끌어당기며 풀을 마구 퍼먹기 시작했다.
자신은 신경 쓰지 말라는 말에 멤버들도 하나둘씩 식사를 시작했다.
“너 드레싱도 안 뿌려?”
“당근 하지!”
청은 삶은 계란 두 개를 동시에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그 모습을 안쓰럽게 보던 백야도 이내 관심을 거두고 새우튀김으로 젓가락을 옮겼다.
새우의 몸통을 젓가락으로 콕 찔러 이제 막 한 입 베어 먹으려는데,
“……마싯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청이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백야를 빤히 보고 있었다.
입을 벌린 채 굳어 버린 백야는 슬그머니 입을 다물며 새우튀김을 내밀었다.
“나 아직 안 먹었는데….”
“빨리 먹어 봐.”
“…먹을래? 나 두 개야.”
“No! 안 먹어. 살쪄.”
태어나 다이어트라는 걸 처음 해 보는 병아리는 꽤나 극단적인 방법으로 감량에 도전하는 중이었다.
“너 샐러드만 먹어야 할 정도로 살찌진 않았어. 거기다 하루 종일 안무 연습도 많이 했잖아.”
오히려 그렇게 먹다간 쓰러질지도 모른다며 백야가 한 번 더 새우튀김을 권했다.
하지만 청쪽이는 완강했다.
“No! 코첼라에서 내가 리즈 찍는다. 두고 봐라.”
얼굴에만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병아리는 혹독한 다이어트와 운동을 결심했다.
* * *
[데이즈, 넷플러스 최초 K팝 다큐 주인공으로 출격] [코첼라 준비 과정 넷플러스로 본다, ID-넷플러스 ‘맞손’]일주일 뒤, 넷플러스 다큐 제작 팀이 한국을 방문했다.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준비 과정을 촬영하기 위함이었다.
미팅에 참석하기 전, 남경은 멤버들을 모아 놓고 신신당부했다.
“제발. 사람답게 굴자.”
절대 평소대로 행동하면 안 된다.
백야 편이 방영된 후, 남경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사람들이 저를 불쌍해하기는커녕, 다른 이름으로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해 달라, 백야가 최고의 사내 복지다, 등. 여론이 전혀 반대 방향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번 다큐에서마저 를 촬영할 때처럼 굴었다간 그룹을 넘어 회사의 이미지가 위태로워질지도 몰랐다.
때문에 이틀 전부터 ID에서는 전사 메일과 게시판을 통해 ‘주접은 넣어 두고 백야 보기를 돌보기 하라’는 공지가 내려진 상태였다.
잘 지켜질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늘하고 내일, 이틀 촬영이라고 하니까 정신 단단히 차리고. 알겠어?”
“당근 하지!”
일주일 사이 턱선을 되찾은 청이 우렁차게 외쳤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다이어트와 함께 운동을 시작한 그는 팔뚝이 조금 굵어진 것 같기도 했다.
회의실로 향한 데이즈는 제작진과 인사를 나누고 다큐 제작에 관한 간단한 사항을 전달받았다.
“다큐멘터리 개봉은 코첼라 페스티벌이 끝나고 한 달 뒤에 할 예정이에요.”
“한국에서의 비하인드 영상은 코첼라 스테이지 중간중간에 삽입될 거고요. 당연히 코첼라에서도 추가 촬영이 있을 거예요.”
제작팀은 이번 한국행에서 데이즈의 무대 연습 영상과 멤버별 인터뷰, 그리고 가능하다면 회사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담아 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 라는 영상을 봤는데 ID 엔터테인먼트는 굉장히 흥미로운 회사더군요.”
감독이 농담을 건넸을 땐 남경의 얼굴이 잠시 창백해지기도 했다.
“그럼 촬영을 시작할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민성이 데이즈를 대표해 악수를 청했다.
연습실로 이동한 멤버들은 자연스레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햄스터! 우리 커플 스트레칭해.”
당연하다는 듯 백야에게 달려간 청은 백야를 홱, 돌려 등을 맞댄 상태로 팔짱을 꼈다.
그리곤 힘자랑이라도 하듯 허리를 굽혀 백야를 번쩍 들었다.
“끄앙…!”
당황한 백야가 앓는 소리를 내자 형들의 시선이 막내즈를 향했다.
“야, 야. 다친다.”
“No. 안 다쳐! 햄스터 이거 좋아해.”
카메라를 의식한 민성이 떨떠름한 표정을 숨기며 애써 말려 보았지만, 청은 듣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고개를 돌려 백야를 바라보자, 걱정과 달리 청의 말처럼 온몸에 힘을 빼고 축 늘어진 모습이 제법 편안해 보였다.
“오. 시원하다.”
“그치? 햄스터 시원하지?”
“응. 근데 이제 내려 봐.”
“아니야. 더 해 줄게.”
“아니, 내려 보라니까? 나 이제 내려가고 싶어.”
백야는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두 다리를 파닥거리기 시작했다.
“야. 야악! 아, 내리라고!”
뾱!
백야에게 옆구리를 맞고 나서야 그를 내려놓은 청은 같은 방법으로 백야에게 복수를 당했다.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율무까지 합세하자 연습실은 더욱 산만해졌다.
“저것들이……. 설마 예능 촬영인 줄 아는 건 아니겠지?”
민성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들릴 듯 말 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지한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입술을 할짝대며 난감해했다.
“설마…….”
세 사람은 어느새 바닥에 앉아 서로의 다리를 찢으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끄앙!”
“끼아악!”
“아악!”
그때 다리를 오므린 율무가 안쪽 허벅지를 움켜쥐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탈락자의 탄생에 백야가 벌칙이라며 그를 바닥에 떼구루루 굴리기 시작했다.
“저, 저, 망나니 같은 녀석들…! 안 되겠다. 빨리 연습 시작하자.”
조금만 더 지체했다간 제 입에서 예의 두 글자가 나올지도 몰랐다.
민성은 얼른 노트북 앞으로 달려가 첫 번째 MR을 재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