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93)
193화. 가라! 아작스!
193화. 가라! 아작스!
“황금박쥐, 탑 83층에 가서 고슴도치들이랑 독꿀벌들 좀 불러줘.”
(네!)
세준의 등에 매달려 쉬고 있던 황금박쥐가 세준의 지시에 바로 탑 83층으로 날아갔다. 세준은 칡 열매를 빠르게 수확하기 위해 가까운 층에 있는 고슴도치들의 노동력을 빌리기로 했다.
그리고 독꿀벌을 부른 이유는 칡넝쿨들 사이에 핀 칡꽃 때문. 칡꽃에서 꽤 달콤한 향기가 나기에 혹시나 독꿀벌들이 칡꽃에서 꿀을 수확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아니래도 칡꽃의 꽃가루는 얻을 수 있으니 나쁠 건 없었다.
황금박쥐가 탑 83층으로 지원군을 데리러 간 사이
퍽.퍽.
세준은 칡뿌리를 캐내 깨끗이 씻은 후
“꾸엥아 꽉 짜봐.”
칡뿌리를 주먹 크기 정도로 잘라 꾸엥이에게 짜게 했다. 칡즙을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 실제 먹어본 적은 없지만, 칡즙을 많이 파는 걸 봤기에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맛인지 궁금했다.
꾸엥!
[알겠다요! 꽉 짠다요!]꾸엥이가 두 앞발로 칡뿌리를 잡고 가볍게 누르자
드드득.
뚝.뚝.
뿌리가 눌리는 소리와 함께 칡즙이 나오기 시작했다. 세준이 서둘러 바닥에 텀블러를 놓고 칡즙을 받았다.
꾸엥!
[이건 이제 안 나온다요!]꾸엥이가 손에 쥔 칡뿌리를 버리고 새로운 칡뿌리를 잡고 다시 짜기 시작했다. 세준이 꾸엥이가 버린 칡뿌리를 만져봤다.
“와 이 정도면 바로 마른 장작으로 써도 되겠는데?”
꾸엥이가 버린 칡뿌리는 물기가 쪽 빠져 거의 마른 나뭇가지 같은 상태. 꾸엥이 착즙기의 성능은 놀라웠다. 착즙된 칡뿌리들은 따로 모아 나중에 장작으로 쓰면 될 것 같았다.
찰랑.찰랑.
그렇게 칡즙의 양이 어느 정도 모이자
홀짝.
세준이 칡즙의 맛을 봤다. 칡즙을 마시자 일단 칡 특유의 향이 입안을 맴돌며 쓴맛이 강하게 났다. 하지만 쓴맛에 적응이 된 세준에게는 그렇게 쓴맛은 아니었다.
꿀꺽.
칡즙의 맛을 음미하고 삼키자 입 안에 남은 달짝지근한 맛이 느껴지며 마지막을 기분 좋게 마무리해 줬다.
“음. 좋네.”
세준이 미소를 지으며 칡즙의 여운을 느끼고 있을 때
핥짝
아빠가 좋다고 했다요! 세준의 표정을 주시하고 있던 꾸엥이가 자신의 앞발에 묻은 칡즙에 혀를 댔다. 은근히 단내가 났기에 기대가 됐다.
하지만
꾸엑!!!
[쓰다요!!!]칡즙을 혀로 핥은 꾸엥이가 오만상을 하며 진저리를 쳤다. 이런 쓴맛을 경험한 적이 없는 꾸엥이에게는 너무 강렬한 쓴맛이었다.
“자. 여기.”
세준이 그런 꾸엥이의 입에 꿀젤리를 넣어 줬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이제 괜찮다요!]꿀젤리 덕분에 얼굴이 펴진 꾸엥이가 다시 칡뿌리를 짜려 했다. 이건 이제 아빠만 먹는 거다요! 칡즙은 세준에게 양보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린 꾸엥이였다.
하지만
“꾸엥아 그만 짜.”
세준도 자주 먹을 맛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텀블러의 뚜껑을 담아 남은 칡즙을 보관했다.
“다시 열매나 따자.”
그렇게 세준이 칡 열매를 수확한 지 5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세준 님!)
위잉!위잉!
황금박쥐와 5000마리 정도의 독꿀벌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꼬싯!꼬싯!
황금박쥐와 독꿀벌들 뒤로 고도리를 따라 1만 마리의 고슴도치들이 열심히 달려오는 게 보였다.
“얘들아 와줘서 고마워.”
세준이 여기까지 와준 지원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위잉!
[세준 님을 뵈어요. 어머님께 말씀 많이 들었어요]5000마리의 독꿀벌들을 이끌고 온 여왕이 세준에게 인사했다.
여기 있는 독꿀벌 여왕은 탑 83층의 독꿀벌 여왕이 낳은 새로운 여왕으로, 독꿀벌 여왕은 세준의 지원 요청을 받자 겸사겸사 새로운 여왕을 일벌들과 함께 독립시킨 것이다.
“응. 반가워. 일단 여기 꽃에서 꿀을 수확해줘.”
위잉!
[네!]세준의 말에 독꿀벌들이 흩어져 칡꽃에 달라붙어 꿀을 빨기 시작했다.
꼬싯?
[저희는 뭘 할까요?]고슴도치들의 우두머리 고도리가 무슨 일이든 맡기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희들은 나를 도와서 칡 열매를 따줘. 이게 칡 열매야. 이렇게 수확하면 돼.”
세준이 칡 열매를 수확하는 시범을 모여줬다.
꼬싯!꼬싯!
세준의 시범에 고슴도치들이 이해했다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그럼 각자 1만 개씩만 수확하자.”
꼬싯!꼬싯!
샤샤샥.
세준의 지시에 고슴도치들이 빠르게 흩어져 칡 열매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고슴도치 1만 마리가 칡 열매 1만 개를 수확하면 총 1억 개의 칡 열매가 생긴다.
“흐흐흐. 조금만 기다려라.”
세준이 1억 개의 칡 열매 폭탄을 녹색탑에서 터트릴 생각에 즐거워하며 고슴도치들이 수확한 칡 열매를 상자에 담아 아공간 창고에 넣었다. 꾸엥이와 늑대들도 세준을 도와 열매를 옮겼다.
그때
세준의 채종하기 스킬의 레벨이 상승했다. 세준이 지원온 고슴도치들 중 500마리를 소작농으로 지정해 스킬 숙련도 보상을 받고 있었기 때문. 세준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그렇게 고슴도치들의 도움으로 1억 개의 열매를 수확하자
“나는 잠깐 올라갔다 올 테니까 여기 머물면서 계속 열매를 수확해줘.”
꼬싯!
세준은 고슴도치들에게 칡 열매를 계속 수확하게 하고 탑 85층의 웨이포인트를 향해 이동했다.
“여기는 비어있네?”
세준이 웨이포인트를 보며 말했다. 붉은 크리스탈을 지켜야 할 보스가 보이지 않았다.
“네. 원래 지키고 있는 보스가 있었는데 층이 이래서 포기하고 떠났습니다.”
“그래?”
세준이 엘카의 말을 들으면서 붉은 크리스탈에 손을 올렸다.
-탑 99층
-탑 83층
-탑 77층
-탑 49층
“애들아 들어가.”
“알겠다냥!”
꾸엥!
[알았다요!]세준이 테오와 꾸엥이를 아공간 창고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엘카, 여기를 지켜줘.”
“네. 걱정 마십시오!”
“응. 그럼 갔다 올게.”
엘카에게 남은 고슴도치와 독꿀벌들을 부탁하고 탑 99층으로 이동했다.
***
자색탑 99층.
-땅문서 확보는 어떻게 됐지? 베카.
“현재 자색탑의 땅문서 77개, 검은탑의 땅문서 13개, 황금탑의 땅문서 12개, 푸른 탑의 땅문서 5개, 녹색탑의 땅문서 1개를 확보했습니다.”
자색 용 조각상을 앞에 업드린 어두운 피부를 가진 탑농부 베카가 두려움에 떨며 대답했다.
-더 서둘러라!
“네!”
베카가 돌아가자
펄럭.펄럭.
티어 페덴이 탑 99층의 중앙에 세워져 있는 비석으로 날아갔다. 비석은 창조신의 비석으로 그곳에는 티어가 땅문서를 모으는 이유가 적혀 있었다.
[구계(九誡) – 탑농부가 다른 탑의 땅문서를 절반 이상 모으면 탑의 소유권을 뺏을 수 있다.]한 마디로 땅문서만 모으면 탑농부가 다른 탑을 뺏을 수 있다는 말. 만약 탑의 소유권을 뺏긴다면 용들에게는 꽤나 자존심 상할 일이었다.
티어의 판단으로는 각 탑에 주어진 땅문서는 각 층마다 하나씩 총 99개가 있었다. 즉 50개의 땅문서만 모으면 다른 용이 지배하는 탑을 뺏을 수 있는 것이다.
-크큭큭. 방심하고 있거라. 그러다 순식간에 전부 다 뺏어줄 테니까. 창조신님이 주신 과업을 수행하는 영광은 나 혼자 누릴 것이다.
창조신의 과업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일단 자신 혼자 탑을 독차지할 생각인 티어 페덴이었다.
***
꾸엥!
[집에 도착했다요!]세준과 테오를 태우고 달려온 꾸엥이가 외쳤다.
“수고했어.”
세준이 꾸엥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 엄마랑 자러 간다요!]꾸엥이가 웃으며 분홍 털을 향해 달려갔다. 늦은 저녁이었다.
“우리도 일단 자자.”
“알겠다냥!”
다음 날 아침.
세준은 아침을 먹자마자 카이저를 찾아가 녹색탑에 칡을 퍼트릴 쉬운 방법이 있는지 물어봤다.
검은탑의 땅문서도 있으니 세준이 직접 녹색탑에 가서 칡을 퍼트리고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그건 싫었다. 안전제일을 추구하는 세준에게 그건 너무 위험도가 컸다.
-흐음.
세준의 물음에 카이저가 녹색탑의 땅문서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땅문서는 반드시 땅문서를 소유할 수 있는 주체가 있어야지만 공간 이동이 발동되기 때문.
-땅문서와 칡 열매만 보내는 건 불가능해.
답을 내린 카이저가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카이저의 대답에 세준은 실망하지 않았다. 녹색탑에 칡 열매를 뿌릴 다른 아이디어가 하나 더 있었기 때문.
-근데 녹색탑에 이런 걸 보내서 뭐 하게?
복수를 한다면서 쓸모없는 열매기는 한지만 어렵게 수확한 걸 1억 개나 녹색탑에 뿌려 주다니 카이저는 이해할 수 없었다.
“흐흐흐. 아마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켈리온 님, 아작스 좀 잠깐 녹색탑에 보내도 돼요?”
악당처럼 웃던 세준이 옆에 있던 켈리온을 보며 물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손자를 왜 녹색탑에 보내?!
세준의 말에 켈리온이 흥분했다.
“켈리온 님이 칡 열매를 아작스에게 주면 아작스가 잠깐 녹색탑에 가서 칡 열매만 뿌려주고 오면 돼요. 대신 소주 100병 드릴게요.”
-뭐?! 이게 뭐 힘들다고 100병이나 줘?!
세준의 말에 카이저가 흥분했다. 세준에게나 위험했지 아작스에게는 전혀 위험할 것이 없었다.
물론 탑의 관리자가 자신의 탑에 침입했으니 가만있지 않겠지만, 금방 돌아올 거기에 그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준에게는 나름 합리적인 거래였다.
칡 열매를 탑간 운송으로 옮기면 거의 1억 탑코인 정도의 돈을 소모해야 한다. 거기다 아작스는 하얀탑의 땅문서를 쓰고 돌아오면 되니 세준이 가진 검은탑 땅문서를 아낄 수 있었다.
-150병! 그럼 우리 손자를 보내지.
-야! 이 사기꾼아! 무슨 150병이나 받아 처먹어?!
켈리온이 가져가는 만큼 나중에 자신이 얻을 소주가 줄어들기에 카이저가 흥분했다.
-친구한테 처먹어가 뭐야?
-처먹으니까 처먹는다고 하지!
두 용이 싸우는 사이
“얘들아, 칡 열매 꺼내는 것 좀 도와줘.”
‘알겠다냥!”
꾸엥!
[알겠다요!]세준은 테오와 꾸엥이의 도움을 받아 아공간 창고에 있는 1억 개의 칡 열매를 꺼내기 시작했다.
-크흠. 그럼 이따가 알지?
-그래. 알았다.
저녁에 세준에게 받은 소주 10병을 카이저와 같이 마시기로 한 켈리온이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카이저 녀석에게 말렸군.
-이걸 녹색탑에 뿌리면 된다고?
“네. 각 층에 반씩 뿌리면 돼요. 하얀탑에는 절대 흘리지 마세요. 흘리면 큰일 납니다.”
세준이 켈리온에게 녹색탑 땅문서 2개를 주며 주의를 줬다. 칡 하나가 뿌리를 내리면 주변이 칡밭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다.
-알았다.
대답한 켈리온이 땅문서와 칡 열매를 삼켰다.
잠시 후
-칡 열매를 아작스에게 전해줬다.
아작스가 불같이 화를 내며 자신이 왜 가냐고 대들었지만, 켈리온은 조용히 칡 열매만 전해줬다. 나머지는 세준이 알아서 할 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여기 소주요.”
세준이 켈리온에게 양조장에서 가져온 소주 150병을 건넸다.
그리고
“가라! 아작스!”
세준이 칡 열매 폭탄으로 무장한 폭격룡 아작스를 녹색탑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