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11)
211화. 여기까지구나.
211화. 여기까지구나.
쿵.쿵.
서쪽 숲으로 향한 지 10분 정도가 지나자 세준의 귀로 거대한 물체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쿠어어엉!
쾅!
분홍 털이 갑자기 앞발로 바닥을 내리쳤다.
그리고
[파수꾼 분홍 털이 타락한 엔트의 잔뿌리 지하침투병을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분홍 털이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2000을 획득했습니다.]···
..
.
적을 처치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잔뿌리 지하침투병?”
땅속에서 움직이는 몬스터가 있었던 모양이다. 분홍 털의 공격에 적의 모습은 보지도 못했지만.
쿠엉!
분홍 털은 지하침투병을 한 번 처치한 후로는 직접 처치하지 않고 꾸엥이에게 땅 아래서 움직이는 적을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꾸엥?
[여기다요?]쿠어엉!
꾸엥이가 땅을 짚으며 말하자 분홍 털이 고개를 저었다. 틀린 모양이다.
꾸앵?
[여기다요?]쿠어엉!
그렇게 꾸엥이가 10번 정도 실패했을 때
꾸엥!
[엄마, 여기서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요!]쿠엉!
감을 잡은 꾸엥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홍 털.
꾸엥!
[이제부터 꾸엥이가 혼내준다요!]쾅!
[약초꾼 꾸엥이가 타락한 엔트의 잔뿌리 지하침투병을 처치했습니다.] [약초꾼 꾸엥이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2000을 획득했습니다.]···
..
.
이후로는 꾸엥이가 능숙하게 지하침투병을 찾아 깔끔하게 처치하며 이동했다.
물론 지상에서도 적들이 몰려왔지만
딱!
“꾸엥아, 꾸엥후!”
꾸에에에엥!
세준이 붙인 불을 꾸엥이가 멀리 퍼트리며 적들을 불태웠다.
[타락한 엔트의 끈끈이꽃 공격병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1200을 획득했습니다.] [타락한 엔트의 대형 나뭇가지 정찰병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500을 획득했습니다.]···
..
.
그때
[화전 Lv. 3이 발동합니다.] [풀과 나무가 더 잘 탑니다.]식물 타입의 적을 죽여서인지 화전 스킬이 발동했다. 덕분에 원래도 잘 타는 적들이 더 빠르게 쓰러지며 타락한 엔트에게로 향하는 길을 열었다.
쿵.쿵.
검은 연기 너머로 천천히 다가오는 50m 크기의 타락한 엔트 10마리. 거대한 나무들이 모여서 움직이자 작은 산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쿠어어어엉!
꾸에에에엥!
그런 타락한 엔트들을 향해 분홍 털과 순식간에 거대화한 꾸엥이가 세준의 앞을 막으며 포효를 질렀다.
그리고
쿵!쿵!
타락한 엔트들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분홍 털과 꾸엥이.
“얘들아 나도 같이 가야지!”
세준이 달려 나가는 둘에게 외쳤지만
쾅!쾅!
타락한 엔트를 공격하는 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쾅!쾅!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오랜만에 힘을 쓸 수 있는 적을 만난 덕분인지 둘은 신명 나게 타락한 엔트를 때렸다.
“금방 끝나겠네.”
세준은 분홍 털과 꾸엥이가 싸우는 동안 서쪽 숲의 중심부를 구경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동한 서쪽 숲의 중심. 그곳에는 거대한 나무의 밑동이 있었다. 둘레가 20m도 넘고 높이가 세준의 키만큼 높은 거목의 밑동.
“죽었나?”
다른 타락한 엔트들과 다르게 가만히 있는 걸 보면 죽은 나무일 수도 있었다.
세준이 조심스럽게 나무 밑동으로 다가갈 때
“어?!
세준의 눈에 보이는 이름.
[타락을 이끄는 거목 트리탄]나무 밑동이 네임드 몬스터였다.
“타락을 이끄는 거목?”
이 녀석이 엔트들을 타락시키는 주범인 것 같았다.
“어떡하지?”
세준은 잠시 고민을 하다 분홍 털과 꾸엥이가 타락한 엔트들을 처치하고 오길 기다리기로 했다.
“나 혼자 처치할 수 있지만, 특별히 팀플레이로 처치해주지.”
휙.휙.
심심해준 세준이 칡 열매를 한 움큼 집어 트리탄에게 칡 열매를 뿌리며 말했다. 스킬 숙련도를 올리며 기다릴 생각이었다.
[너는 밭이다 Lv. 1가 발동합니다.] [타락을 이끄는 거목 트리탄의 몸에 칡 열매를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너는 밭이다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
.
[칡이 타락을 이끄는 거목 트리탄의 생명력을 흡수합니다.] [타락을 이끄는 거목 트리탄의 생명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듭니다.]···
..
.
뿌득.뿌득.
칡 열매들이 트리탄의 몸에 뿌리고 생명력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뿌리를 내리는 곳이 나무라서 그런지 칡은 어렵지 않게 뿌리를 내렸다.
휙.휙.
“얘들은 왜 안 오지?”
그렇게 30분 넘게 오지 않는 분홍 털과 꾸엥이를 기다리며 계속해서 칡 열매를 트리탄에게 던졌다.
그때
[너는 밭이다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너는 밭이다 Lv. 1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너는 밭이다 스킬의 레벨이 올랐다. 내용을 확인하니 생명력을 더 많이 흡수해 성장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진다는 설명 말고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다시 30분이 지났다.
하지만 오지 않는 분홍 털과 꾸엥이.
“황금박쥐,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 줘.”
(네!)
트리탄의 몸에 칡을 심던 세준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둘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황금박쥐를 보냈다.
잠시 후
“뭐 계속 회복한다고?”
돌아온 황금박쥐는 타락한 엔트의 몸이 계속 회복돼 분홍 털과 꾸엥이가 지쳐가고 있다고 했다.
“가봐야겠어!”
세준이 서둘러 둘을 향해 달려갔다.
그렇게 세준이 떠나고
뿌드득.뿌드득.
세준이 심어둔 칡의 뿌리들이 트리탄의 나무껍질 속으로 파고들며 본격적으로 생명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
세준이 도착하자
헉헉헉.
쾅!
분홍 털과 꾸엥이는 숨을 헐떡이며 타락한 엔트들과 싸우고 있었다.
“얘들아 이거 먹으면서 잠깐 쉬어! 농작물 거대화!”
세준이 단시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 둘을 위해 서둘러 고구마를 거대화해서 줬다.
[운이 좋습니다.] [힘의 고구마가 힘을 잃지 않은 채로 거대화에 성공했습니다.]세준의 운 덕분에 이번에도 힘을 잃지 않은 고구마가 나타났다.
우적.우적.
세준이 건넨 거대 고구마를 둘이 열심히 먹는 동안
“황금박쥐, 지원해줘!”
(네!)
세준과 황금박쥐가 시간을 벌었다.
슈슈슉.슈슈슉.
황금박쥐가 빠르게 날며 날개로 타락한 엔트의 나뭇가지를 잘랐고
딱.
세준은 손가락을 튕겨 만든 불로 타락한 엔트의 몸을 태웠다.
휙.휙.
동시에 불이 붙지 않은 타락한 엔트의 몸에는 칡을 심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시간을 벌자
쿠어어엉!
꾸에에엥!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한 분홍 털과 꾸엥이가 합류해 같이 싸웠다.
쾅!쾅!
다시 엄청난 힘으로 타락한 엔트들을 때리는 둘.
하지만
뿌드득.뿌드득.
다시 회복하는 타락한 엔트들.
그때
“응?”
세준의 눈에 칡이 심어진 부위만 회복이 느린 것을 발견했다. 칡이 생명력을 흡수해 타락한 엔트가 제대로 회복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분명했다.
“좋아.”
타락한 엔트를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감을 잡은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의 몸을 타고 35m를 올라가 꾸엥이의 어깨에 도착했다.
“꾸엥아, 적을 때리고 나를 가까이 보내줘!”
꾸엥!
[알겠다요!]쾅!
꾸엥이가 거대한 오른앞발로 타락한 엔트의 몸을 후려쳐 상처를 만들고 왼앞발로 세준을 조심히 쥐고 방금 만든 상처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휙.휙.
세준이 칡 열매를 뿌렸다. 그러자 확실히 효과가 있는지 타락한 엔트가 몸을 제대로 회복시키지 못했다.
“흐흐흐. 상처에 칡뿌리기다!”
세준이 악당처럼 웃으며 말했다. 이후의 전투는 아주 쉬웠다.
분홍 털과 꾸엥이, 황금박쥐가 상처를 내고 세준은 열심히 칡뿌리를 심어 적의 회복을 방해했다.
그리고
쿵.
[약초꾼 꾸엥이가 타락한 엔트를 처치했습니다.] [약초꾼 꾸엥이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1000만을 획득했습니다.]드디어 타락한 엔트 한 마리가 쓰러졌다.
쿵.
이어서 나머지 9마리 타락한 엔트들도 전부 쓰러졌고 세준은 레벨업 두 번을 하며 65레벨이 됐다.
“얘들아 저기 한 마리 더 있어.”
세준이 서쪽 숲의 중심부에 있는 트리탄의 존재를 동물들에게 일러바쳤다.
하지만
꾸엥?
쿠어엉.
이미 상당히 지친 꾸엥이와 분홍 털.
“내가 미리 칡 뿌려놔서 힘 많이 빼놨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리고 움직이지도 않더라고. 자 이거 먹으면서 가자.”
왠지 지금 가서 적을 처치하고 싶은 세준이 둘에게 먹을 걸 주며 설득했다. 분홍 털에게는 로커스트 고기를, 꾸엥이에게는 꿀을 줬다.
그렇게 설득에 성공한 세준이 동물들과 같이 중심부로 이동할 때
쿠웅!쿠웅!
거대한 진동이 느껴졌다. 방향은 바로 앞. 서쪽 숲의 중심부였다.
그들의 눈에 하늘에 떠 있는 나무 밑동이 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거대한 뿌리들이 밑동을 지탱하고 있었다. 자신이 타락시킨 엔트들이 전부 쓰러지자 직접 나선 트리탄이었다.
“어?! 분명 안 움직였는데?”
세준이 당황할 때
쿵.
갑자기 트리탄이 쓰러졌다.
그리고
[타락을 이끄는 거목 트리탄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5000만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트리탄을 처치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세준이 분홍 털과 꾸엥이를 기다리며 1시간 동안 심은 수십만 개의 칡들이 트리탄의 생명력을 전부 흡수해 버린 것이다.
원래 트리탄은 이렇게 쉽게 죽을 몬스터가 아니었지만, 이오나의 마법으로 인해 타락한 엔트들이 얼어 죽지 않게 계속 생명력을 주입해준 덕분에 트리탄의 생명력이 낮아진 상태였다.
거기다 몸의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 뿌리를 내린 곳에 칡이 뿌리를 내리며 생명력의 흡수를 막아 생명력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생명력을 회복할 시간이 하루만 있었어도 절대 칡뿌리 정도에 죽을 존재가 아니었다. 아주 운이 좋았다.
“흐흐흐. 봤지?! 저거 내가 처치한 거다!”
덕분에 세준은 동물들에게 큰소리를 치며 쓰러진 트리탄의 시체로 다가갔다. 자신이 처치한 적을 동물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세준이 트리탄의 사체에 가까이 갔을 때
“어?! 저게 뭐지?”
[나무 밑동 화분]세준은 가운데가 파인 거대한 나무 밑동을 발견했다. 옆에는 글자인지 문양인지 모를 것이 새겨져 있었다.
세준이 손을 올리고 살펴보자
[나무 밑동 화분]???
감정이 된 상태가 아니라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에일린, 이것 좀 감정해줘.”
[탑의 관리자가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합니다.]에일린의 말과 함께 거대한 나무 밑동 화분이 사라졌다.
“오늘은 진짜 일이 전부 술술 풀리네.”
세준이 쓰러진 트리탄을 보며 말했다. 분홍 털과 꾸엥이는 고생했지만, 세준은 칡을 뿌린 것 말고는 그렇게 힘든 게 없었다.
그때
킁킁.
꾸엥!
[진한 약초의 냄새가 난다요!]꾸엥이가 트리탄의 사체에서 약초 냄새를 맡고 약초를 찾아 트리탄의 뿌리를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꾸엥!
[찾았다요! 이건 무조건 아빠 꺼다요!]꾸엥이가 불길한 검은색의 칡뿌리를 꺼내며 외쳤다. 대충 봐도 ‘나 진짜 쓰다’라는 포스를 풍기는 칡뿌리.
“꾸엥아, 나중에 먹을게.”
세준은 당연히 나중에 먹겠다고 했지만
꾸엥!꾸엥!
[안 된다요! 지금 바로 안 먹으면 약효가 없어진다요!]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하는 꾸엥이.
“약효가 없어진다고?”
꾸엥이의 말에 세준이 검은색 칡뿌리를 살펴봤다.
[생명력을 과식한 검은색 칡뿌리]생존에 대한 집착으로 일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기운 이상을 흡수한 칡의 뿌리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칡뿌리에서 약효가 빠져나갑니다.
섭취 시 체력이 200 상승하거나 체력 잠재력이 100 상승합니다.
섭취 시 체력 관련 재능을 개화할 수 있습니다.
끔찍한 쓴맛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용 제한 : Lv. 60 이상, 체력 스탯 150 이상
유통 기한 : 1분
등급 : SS
“끄···끔찍한 쓴맛?!”
세준이 주저하자
꾸엥!
[먹고 강해지는 거다요!]꾸엥이가 세준을 응원했다. 남은 시간 1분. 바로 삼켜야 했다.
“그래! 알았어.”
꾸엥이의 응원을 받은 세준이 눈을 질끈 감고 검은색 칡뿌리를 씹어 먹었다.
‘고통은 잠깐이고 스탯은···’
세준이 굳은 다짐을 하며 칡뿌리를 씹을 때
“크으읍!”
이 쓴맛은 이 세상 쓴맛이 아니었다. 입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쓴맛에 세준이 기절했다.
‘여기까지구나.’
세준은 기절하며 자신의 행운이 끝났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