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92)
292화. 이제 네 이름은 까망이야.
292화. 이제 네 이름은 까망이야.
자색탑 53층.
“찾았다. 빨리 불꽃이 님을 불러야지.”
불꽃이의 지시로 탑 53층의 농장을 찾은 베로니카.
푹.
불꽃이가 준 나무뿌리 일부를 땅에 박자 뿌리가 불꽃이의 뿌리에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사이
쉐엑!!
베로니카가 주변의 보라색 도마뱀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런 거라도 잘해서 칭찬받아야지.”
맨날 농사일 못 한다고 불꽃이에게 구박받는 자색탑의 탑농부 베로니카.
불꽃이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싶어 자신의 무기인 쌍단검을 들고 열심히 도마뱀들을 베어나갔다.
그렇게 베로니카가 열심히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때
쾅!쾅!
거대한 도마뱀 하나가 등장했다.
“윽! 저게 뭐야?!”
베로니카가 도마뱀의 입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꿈틀.꿈틀.
도마뱀의 혀와 연결된 수백 개의 촉수가 입 주변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
“으악! 죽어버려! 초승달 참수!”
베로니카가 징그러움을 참지 못하고 단검을 X자로 휘두르자
서걱.서걱.
단검에서 초승달을 닮은 2개의 검기가 거대 도마뱀의 몸을 4등분 했다.
쿵.
쓰러지는 거대 도마뱀.
“휴우···.”
자신을 소름 돋게 했던 적이 죽자 안도하는 베로니카.
그때
-감히 누가 나의 숙주를 죽인 것이냐?
꿈틀.꿈틀.
거대 도마뱀의 몸에서 촉수들이 빠져나오며 형태를 이뤘다.
멸망의 사도 6좌, 바다를 삼키는 괴수 크라켄의 파편이었다.
하지만
“뭐야?! 안에 뭐가 있던 거였어?! 월광진혼참!”
지금까지 멸망의 사도 파편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베로니카.
도마뱀의 안에 있던 기생생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쌍단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슉.슉.
뿜어낸 검기들이 중첩되며 끝이 톱처럼 된 보름달 모양의 검기가 만들어졌고 크라켄의 파편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크큭. 재미있는 기술이구나.
키잉.
크라켄의 파편은 아무렇지 않게 촉수 하나로 베로니카의 공격을 파괴했다.
“어떻게···?”
상대의 압도적인 강함에 베로니카가 당황할 때
쉬익.
빠르게 날아온 크라켄 파편의 촉수가 베로니카를 낚아채기 위해 날아왔다.
그때
쿠구궁.
땅이 진동하더니
푹.
거대한 나무뿌리가 솟구쳐 크라켄의 파편의 몸을 관통했다.
그리고
[불이여 타올라라.]불꽃이의 말과 함께
-크윽···내가 이렇게···
크라켄의 파편이 불타며 사라졌다.
땡그랑.
촉수가 그려진 수십 개의 동전을 남기고.
줍.줍.
[헤헷. 이건 주인님한테 가다가 누가 줬다고 할까요?]불꽃이가 세준에게 코인을 줄 방법을 생각하며 신나게 코인을 줍고 있을 때
“불꽃이 님,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베로니카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불꽃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어휴. 정말 이런 것도 처리 못 하고 우리 주인님이었으면···]불꽃이가 베로니카에게 뭐라고 하려다 말을 삼켰다.
생각해 보니 여기 세준이 있었으면 이미 한참 전에 죽었을 테니까.
“죄송합니다.”
‘불꽃이 님의 주인님이라는 분은 농사도 잘하고 강하신가 보네. 존경스러워.’
덕분에 베로니카는 세준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게 됐다.
[여기가 농장인가요?]“네.”
[좋아요. 작업을 시작하죠.]쿠구궁.
불꽃이가 뿌리를 움직여 농장에 테두리를 만들고
정화의 힘을 사용해 농장을 정화하기 시작했다.
***
냠.냠.냠.
“하아. 이제 냄새 안 나지?”
“푸후훗. 합격이다냥! 이제 똥냄새 안 난다냥!”
세준이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 수십 송이를 먹고 테오의 입 냄새 검사를 통과했다.
그리고
“테 부회장, 근데 얘는 어디서 데리고 왔어?”
드디어 말할 수 있게 된 세준이 테오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바로 펜릴에 대한 것.
낑!낑!
‘배고파! 밥 달라고!’
삐욧!
[가만히 있어요!]펜릴은 조금 전에 일어나자마자 도망치려고 해서 삐욧이가 목줄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푸후훗. 낑낑이 말이냥? 나 테 부회장이 멸망의 사도 배 속에 있는 걸 구해왔다냥! 그래서 구해준 대가로 부하가 되기로 했다냥!”
테오가 아주 자기중심적인 시점으로 세준에게 대답했다.
“그래? 얘 이름이 낑낑이야?“
세준이 펜릴을 바라봤다.
‘이 녀석 나랑 같아.’
세준은 펜릴을 보자마자 같은 동류라는 것을 느꼈다.
강하게 개복치의 느낌이 났다. 그것도 자신보다 훨씬 더한 개복치.
처음으로 자신보다 한없이 약한 존재를 마주한 세준.
‘넌 내가 지켜주마.’
세준은 개복치 선배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펜릴이 죽지 않도록 케어해주기로 했다.
“자. 그럼 일단···.”
세준이 개복치 전용 필수 생존템인 검은용의 비늘을 꺼내 펜릴에게 사용하자
슈욱.
펜릴의 전신이 검게 변했다.
펜릴의 마력이 너무 낮아 검은용 문신이 세준의 몸통을 두를 정도로 커졌지만, 그걸 두르기에는 펜릴의 몸이 너무 작았기 때문.
펜릴의 작은 몸에 검은용 문신을 욱여넣다 보니 문신은 사라지고 그냥 새카매졌다.
“이제 네 이름은 까망이야.”
낑낑이라는 이름은 별로라고 생각한 세준.
새카매진 펜릴을 보고 즉흥적으로 펜릴에게 까망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거기서 거기. 오십보 백보였다.
“생긴 것도 시골개스럽고 잘 어울리네.”
그렇게 세준이 자신의 작명에 만족할 때
낑?!낑?!
‘뭘 봐?! 배고파서 짜 증나는데 싸우자는 거냐?!’
펜릴이 세준을 보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까망이, 밥 줄까?”
세준이 군고무마 말랭이를 꺼내자
낑!
군고구마 말랭이에 시선이 고정된 펜릴.
척.
훈련된 개처럼 자연스럽게 바닥에 얌전히 앉아
붕붕.붕붕.
열심히 꼬리를 흔들며 침을 흘렸다.
“배고팠구나? 어서 먹어.”
세준이 군고구마 말랭이 한 조각을 주자
낑!
펜릴이 열심히 군구마 말랭이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
펜릴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맛있어!
짭.짭.짭.
그렇게 생애 첫 군고구마 말랭이를 맛있게 먹은 펜릴.
낑!
세준을 보는 펜릴의 시선에 호의가 담기기 시작했다.
“흐흐흐. 역시 먹을 거 나눠 먹으면 다 친해지는 거지. 까망이, 더 먹어.”
세준이 다시 군고구마 한 조각을 펜릴에게 줬고
짭.짭.짭.
펜릴은 열심히 먹었다.
잠시 후.
개로롱.
군고구마 말랭이로 배를 채운 펜릴이 다시 잠들었다.
아직 힘이 없어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한 펜릴.
“얘들아, 자러 가자. 까망이는···여기서 자다 밟혀 죽을 수도 있으니까···.”
덥석.
세준이 펜릴을 들고 침실로 향했다.
***
탑 44층.
슈웅.
웨이포인트에 한태준과 김동식이 양팔에 250kg씩 총 1000kg의 김치와 반찬을 들고 도착하자
“왔다펭!”
둘의 등장에 웨이포인트를 지키고 있던 등 푸른 펭귄들이 서둘러 외쳤다.
그러자
다다다.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블랙울프와 실버울프들이 서둘러 달려와
“실어라.”
물건을 실을 수 있도록 바닥에 앉으며 말했다.
“이게 온도에 민감해서 조심해야 합니다.”
김동식이 김치통과 반찬통을 실으며 조심해야 될 점을 성명하자
“걱정 말아라펭! 우리들이 온도를 유지하면서 갈 거다펭!”
등 푸른 펭귄들이 늑대들의 등에 하나씩 타며 대답했다.
그들의 얼음제련술을 이용해 온도를 유지하려는 것이었다.
“그럼 우리는 출발하겠다!”
그렇게 등에 펭귄들과 세준이 먹을 음식들을 등에 실은 늑대들이 서둘러 탑 99층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다음 날 아침.
낑?
세준의 폭신한 베개 위에서 자던 펜릴이 일어났다.
그리고
커어어.
고로롱.
잠을 자는 세준과 테오를 바라보는 펜릴.
낑!
‘넌 나에게 맛있는 걸 바쳤으니 나중에 특별히 살려주마!’
툭.툭.
세준의 얼굴을 두드려주고 밖으로 나와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여기서 어제 먹은 것과 비슷한 향기가 나는군.’
고구마밭에서 어제 먹은 군고구마 말랭이와 비슷한 냄새가 나자
박.박.
땅속에 있는 고구마를 캐내는 펜릴.
우드드득.
낑!
[해냈다!]우적.우적.
간신히 고구마 한 뿌리를 캐서 먹기 시작했다.
어제 먹은 것과 식감과 맛은 달랐지만, 먹을 만했다.
낑!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낑!
[이건 배고플 때 먹어야지!]질질질.
자기 몸만 한 고구마 하나를 물고 거의 끌고 가다시피 하며 다시 열심히 도망치는 펜릴.
그렇게 펜릴이 한참을 도망쳐 집 앞 마당을 벗어났을 때
펄럭.펄럭.
-너는 또 웬 놈이냐?
펜릴을 발견한 카이저가 다가왔다.
낑?!
[이 기운은 카이저?!]카이저의 접근에 펜릴이 얼어버렸다. 자신이 펜릴이라는 걸 들키면 바로 죽음이었다.
그때
펄럭.펄럭.
-카이저, 무슨 일이야?
-이 개는 뭐지? 세준이가 집 지키려고 데려왔나?
켈리온과 램터도 날아와 펜릴을 구경했다.
낑?
[여기에 왜 켈리온과 램터가?]펜릴이 용들을 보며 당황했다.
용족의 수장들은 각자 자신의 탑을 지키지 이렇게 같이 다니는 존재가 아니었다.
거기다 원래 자신의 탑에 다른 용족이 들어오는 걸 허락해 주지도 않는다.
-몰라. 또 테오가 데려왔나 봐.
-테오가?
-근데 얘한테서 익숙한 기운이 나지 않아?
-흠···그러고 보니···멸망의 힘이 미약하게 느껴지는군.
-그럼 얘는 펜릴의 파편인가?
멸망의 12사도 중 겉모습이 가장 비슷한 건 펜릴.
용들이 펜릴을 보며 고민할 때
“까망아!”
펜릴을 부르는 세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일어난 세준은 펜릴이 옆에 없자
‘개복치 주제에 겁도 없이 어딜 돌아다니는 거야?!’
서둘러 찾으러 나온 것.
그렇게 세준이 테오를 다리에 매달고 까망이에게 다가가자
-세준아 물러서라. 이놈에게서 멸망의 사도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 물러서!
-세준아, 떨어져 있어!
세준이 펜릴에게 접근하는 걸 막는 용들. 세준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저···잠시만요. 테오가 얘를 멸망의 사도 뱃속에서 구했다고 했어요. 너무 기운이 약해서 멸망의 사도 기운이 몸에 밴 게 아닐까요?”
세준은 용들이 펜릴을 죽일까 봐 서둘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새끼라면···
-그런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군.
다행히 용들은 세준의 말이 더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다.
눈앞의 존재는 펜릴의 파편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약했으니까.
항상 고고한 늑대라고 자만을 떨던 펜릴이 저런 하찮은 파편을 만들 리가 없었다.
거기다
“냐아앙···.”
테오가 자면서 펜릴이 뿜어내는 미약한 멸망의 기운을 계속 흡수하고 있어 곧 사라질 것 같았다.
-뭐···세준이에게 위험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덕분에 펜릴은 용들에게 하찮은 세준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는 더 하찮은 취급을 받으며 죽을 위기를 넘겼다.
그렇게 용들의 의심이 사라지자
“이거 드세요. 어제 열린 포도인데 맛있어요.”
세준이 용들에게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를 대접했다.
그사이
뚱땅.뚱땅.
용들의 관심이 포도에 쏠리자 다시 열심히 도망치던 펜릴.
낑?!낑!
‘어?! 생각해 보니 여기 너무 이상하잖아!’
뒤늦게 이곳에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든 펜릴이 걸음을 멈췄다.
자신의 목표는 카이저가 먹은 검은색 둥근 타원형 열매를 얻는 것.
카이저와 다른 용들의 수장이 둘이 지키고 있는 이곳만큼 수상한 곳이 없었다.
낑!낑!
‘끄흐흐. 역시 난 천재야! 나도 모르게 적들의 비밀 장소에 침투했군!’
뚱땅.뚱땅.
펜릴이 스스로를 칭찬하며 다시 돌아와 세준의 다리 옆에 앉아 세준을 바라봤다.
절대 절대 군고구마 말랭이를 더 먹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하지만
뚝.뚝.
펜릴의 생각과 다르게 잔뜩 고인 침이 입에서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때
위잉!
로얄젤리 만들기 실습을 끝내고 온 독꿀벌 여왕이 검은색 로얄젤리를 들고 세준을 불렀다.
그리고
낑!
‘저거다!’
검은색 로얄제리를 본 펜릴이 앞발로 세준의 다리를 긁으며
낑!낑!
[나 저거 줘! 내놔!]검은색 로얄젤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검은색에 둥근 것. 자신이 찾던 것이 분명했다.
“까망이, 이게 먹고 싶어? 흐흐흐. 그럼 먹어야지.”
검은색 로얄젤리 때문에 곤란해하던 세준이 씨익 웃으며 까망이의 입에 흔쾌히 검은색 로얄젤리를 넣어줬다.
그리고
끼잉?!
[이걸 카이저가 먹었다고?!]펜릴이 검은색 로얄젤리의 쓴맛에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