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73)
73화. 지금입니다!
73화. 지금입니다!
조난 245일 차.
세준이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을 때
[씨앗 상점이 열립니다.] [박세준 님의 등급은 평범입니다.] [오늘 판매할 씨앗 4종이 랜덤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등급에서는 5탑코인 안에서 씨앗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습니다.]씨앗 상점이 열리며 오늘 구매할 수 있는 씨앗들이 나타났다.
[검은콩 씨앗 50개 – 5탑코인] [무 씨앗 100개 – 1탑코인] [단호박 씨앗 25개 – 5탑코인] [양파 씨앗 500개 – 5탑코인]“어?!”
예전에 봤을 때보다 씨앗들의 가격이 크게 상승해 있었다.
예전에는 분명 무 씨앗 100개에 0.1탑코인이었는데 지금은 100개에 1탑코인으로 가격이 10배나 올라 있었다.
“이것도 식량 가격이 올라서 그런 건가?”
늑대들이 탑 67층을 왔다 갔다 하면서 탑의 여러 가지 소식을 가져왔다. 그중 하나가 레드 로커스트로 인해서 탑의 식량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는 것.
처음에는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레드 로커스트로 인해 식량이 넘쳐나고 있는데 무슨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 몇 개월 후를 생각하면 이해가 됐다. 식물이 지금부터 자라기 시작해도 몇 개월은 지나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탑 67층은 거의 황무지나 마찬가지. 즉, 탑 한 층이 완전히 식량 생산을 멈췄다는 의미였다.
거기다 100년 전 대기근을 경험한 탑의 다른 층들이 레드 로커스트 출몰 소식에 식량을 대량으로 사재기하고 검은 탑 최대 곡창 지대인 탑 55층의 대지주 그리드가 식량을 풀지 않으면서 식량 가격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늑대들이 꼬리를 흔들면서 자신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봐 어깨가 으쓱해졌던 게 기억났다.
“근데 뭘 사지?”
세준이 씨앗들을 보면서 고민했다. 가격이 애매했다. 2개를 사면 무조건 5탑코인을 넘어 버려 하나만 살 수 있었다.
“음…”
세준은 고심 끝에 양파를 사기로 했다. 양파는 비린내를 제거해 주고 단맛을 내줘서 대부분의 요리에 다 어울린다.
그리고 요즘 한정된 재료 때문에 토끼들이 자신의 요리를 물려 하고 있는데 이 양파가 있으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크흐흐. 토끼 놈들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마.”
세준이 악당같이 말하며 양파를 구매했다.
[양파 씨앗 500개를 구매했습니다.] [씨앗 은행 박세준 님의 계좌에서 총 5탑코인이 빠져나갑니다.] [씨앗 상점 마일리지 50점이 적립됩니다.] [씨앗 상점 마일리지가 총 106점 적립됐습니다.]잘그락.
세준의 손에 양파 씨앗이 든 작은 가죽 주머니가 나타났다.
[씨앗 상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0일 후에 다시 씨앗 상점 Lv. 2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세준이 동굴의 남은 밭에 양파 씨앗 500개를 심고 다시 방울토마토 수확을 시작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빠가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묻습니다.]블루문 이후 에일린이 처음으로 말을 걸어왔다.
***
“크아아아! 잘 잤다!”
블루문 동안 열심히 소리를 지르며 고생한 에일린이 며칠간 푹 자고 크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드래곤하트 폭주의 후유증으로 깊은 잠을 잔 에일린이었다.
“너무 많이 잤네. 기특한 인간은 뭐 하고 있지? 수정구 소환.”
에일린이 세준을 보기 위해 수정구를 소환했다.
[읽지 않은 알람이 1000개를 넘어갔습니다.] [알람을 정리해주세요.]“또 그러네.”
며칠 동안 쌓인 수정구의 알람이 에일린의 시야를 방해했다.
에일린이 빠르게 알람을 넘겨 버렸다. 붉은색 알람이 몇 개씩 보였지만, 탑 67층의 알람이라고 생각했다.
알람을 치우고 깨끗해진 수정구로 에일린이 세준을 찾기 위해 농장을 살펴봤다. 농장이 너무 넓어져 이제 이렇게 찾아다녀야 했다.
“며칠 사이 더 넓어졌네.”
그렇게 에일린이 농장을 둘러보며 세준을 찾고 있을 때
“응?!”
나뭇가지를 휘두르는 꾸엥이의 모습이 보였다. 크기가 줄었다 늘어났다 하는 게 일반적인 나뭇가지는 아니었다.
“그게 뭐야?”
에일린이 꾸엥이에게 묻자
[크림슨 자이언트 허니베어가 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한 타락한 엔트의 나뭇가지라고 말합니다.]“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한 타락한 엔트?! 엄청나게 강한 놈인데? 그거 어디서 났어?”
[크림슨 자이언트 허니베어가 아빠가 줬다고 자랑합니다.]“기특한 인간이?”
자신이 잠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
에일린은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봤고
“크엥? 분수대의 조각상이 움직였다고?!”
“내 할아버지랑 아빠라고 했다고?!”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빠가 검은 용 조각상을 통해서 세준과 대화를 나눴다는 걸 알게됐다.
“할아버지랑 아빠하고 무슨 얘기 했어?”
“나를 잘 부탁한다고?!”
세준의 말에 에일린이 크게 놀랐다. 자신을 잘 부탁한다니?!
“나 결혼 허락받은 거야?”
[탑농부 박세준이 손사래를 치며 강하게 부정합니다.] [탑농부 박세준이 잘 부탁한다는 건 앞으로도 에일린의 드래곤하트 치료를 도와달라는 말이었다며 다급히 자신의 말을 정정합니다.]하지만
“크히히히. 그럼 딱 300년만 기다려.”
에일린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라 세준의 메시지를 보고 있지 않았다.
***
테오를 따라 탑 75층에 도착했을 때 오렌은 그래니어 마을을 떠나기 전 아버지가 5일 후 블랙 울프족 전체가 마을에 한 달 정도 머물면서 뭔가를 사냥할 거라는 말을 기억해냈다.
‘마법사 협회의 의뢰 때문이라고 했었지.’
블랙 울프족 용병들은 탑 89층의 존재. 탑 85층의 실버 울프족보다 더 강한 늑대들이었다. 그래서 테오에게 그래니어 마을로 가자고 한 것이다.
오렌은 블랙 울프족 셋만 고용해도 충분히 테오와 실버 울프족 늑대들을 제압하고 계약서를 뺏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계약서를 뺏기만 하면…’
집에 있는 계약서 무효화 물약을 사용해 계약을 무효화할 생각이었다.
‘그때가 되면 테오 널 가만두지 않겠다!’
그렇게 오렌이 복수를 다짐하는 동안 테오와 일행들이 그래니어 마을의 입구에 도착했다.
“저는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소식을 전하고 테 대표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좋다냥!”
오렌이 자신을 맞이할 준비를 하겠다는 말에 테오는 기분 좋게 승낙했다.
크르릉.
엘카가 집으로 달려가는 오렌을 보며 조용히 으르렁거렸다. 테오는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엘카의 눈에는 오렌의 수작이 훤히 보였다.
그래니어 마을로 이동하는 내내 테오의 뒤통수를 그렇게 노려보는 데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 테오가 더 대단했다.
하지만 엘카는 가만히 있었다. 오히려 오렌이 수작을 부려주면 땡큐였다.
‘그럼 목숨값을 더 받아낼 수 있으니까.’
세준과 테오의 영향을 받아 모든 걸 돈과 연결시키는 엘카였다.
다만
“뀻뀻뀻.”
멀어지는 오렌을 보며 콧노래를 부르는 이오나 때문에 엘카는 조금 불안해졌다.
그때
“가자냥!”
테오가 당당히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에서 야반도주한 지 거의 1년 만에 금의환향하는 테오였다.
하지만 자신이 마을을 떠날 때와는 다르게 활기 없는 마을을 보면서 테오가 당황했다.
“다들 왜 이러냥?”
고양이들은 며칠은 굶은 것처럼 핼쑥했고 기운도 없어 보였다. 대부분 테오를 봐도 미적지근하게 반응하거나 본체만체했다. 이래서는 자신의 화려한 복귀를 마을에 알릴 수 없었다.
“뭐냥? 고양이들이 왜 이렇게 기운이 없냥? 제프 인턴, 그래니어 마을이 어떻게 된 거냥?!”
테오가 제프의 멱살을 잡고 따져 물었다.
“그…그게 제가 떠날 때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제프나 다른 고양이들의 표정을 보니 그들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오히려 그들의 눈동자에는 불안과 걱정이 보였다. 가족들 때문이었다.
“집에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 오라냥!”
마음이 약해진 테오가 인턴들을 집으로 보냈다.
“테 대표님, 감사합니다!”
“도망가면 계약 기간을 두 배로 늘려줄 거다냥!”
“네!”
“그리고 이것도 가져가라냥.”
테오가 봇짐에서 생선구이를 꺼내 인턴들에게 나눠줬다.
“감사합니다!”
테오의 배려에 고양이들이 감사하며 서둘러 집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테오가 자신의 단골 생선구이 가게로 들어갔다.
“어서오…테오냥?”
“사장님, 오랜만이다냥. 근데 마을이 왜 이러냥?”
테오가 생선 가게 사장에게 물었다. 인턴들에게 무슨 일인지 알아 오라는 건 그냥 핑계에 불과했다. 츤데레 고양이 테오였다.
“요즘 젠카 호수에 개구리를 닮은 몬스터들이 나타나면서 생선을 구경도 못 하고 있다냥.”
“개구리를 닮은 몬스터말이냥?”
“그렇다냥. 그래서 지금 마을 고양이들이 전부 굶고 있다냥.”
생선구이 가게 사장의 말로는 그래니어 마을의 고양이들이 먹는 생선의 70% 정도를 책임지던 젠카 호수에서 갑자기 일주일 전부터 개구리를 닮은 몬스터인 프로그들이 나타나면서 생선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단 이거라도 먹으라냥.”
생선구이 가게 사장에게 돈이 없을 때 몇 번 생선을 얻어먹은 적이 있기에 테오는 신세를 갚고 싶은 마음에 생선구이 50마리를 넘기고 밖으로 나왔다.
“일단 오렌의 집으로 가자냥!”
테오가 남은 일행들을 데리고 오렌의 집으로 향했다.
***
“아버지!”
“오렌! 왜 이렇게 늦은 것이냐?!”
오렌의 아버지 이즈라엘이 오렌을 반기며 물었다.
“그게…”
오렌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스카람에게 사기당한 얘기를 조금 바꿔 테오에게 협박당해 가진 돈을 전부 뺏기고 1만 일 동안 테오의 밑에서 일하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뭐?! 테오가 실버 울프족 자유 용병을 고용해 너를 협박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했다고?!”
“네. 조금 있으면 테오가 올 거예요. 아버지가 블랙 울프족에게 부탁을 해서 테오에게서 계약서를 뺏어 주세요.”
“오냐! 나만 믿거라! 그렇지 않아도 블랙 울프족의 족장인 헤겔 님을 우리 집에서 모시고 있다. 내가 부탁하면 들어주실 거다.”
이즈라엘의 큰소리를 치며 오렌을 데리고 헤겔이 머물고 있는 방을 찾아갔다.
“좋습니다. 실버 울프족 3마리 정도야 저만 나서도 충분합니다.”
이곳에 머물면서 신세 진 것이 적지 않아 부담스러웠던 헤겔은 이즈라엘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그때
“오렌! 어디 있냥?!”
테오가 오렌의 집에 도착했다.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조처를 취한 후에 움직이시면 헤겔 님이 좀 더 편하게 놈들을 제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알겠네.”
자신 있게 나서는 오렌의 말에 헤겔은 좀 꺼림칙했지만, 집주인의 아들이기에 일단 승낙했다.
“가시죠.”
“알겠습니다.”
헤겔이 이즈라엘과 오렌을 따라 테오의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모두 움직이지 마! 아니면 이 햄스터는 죽는다! 헤겔 님, 지금입니다!”
테오에게 다가간 오렌이 갑자기 엘카의 머리 위에 있던 이오나를 낚아채 목에 발톱을 겨누며 헤겔에게 소리쳤다.
‘야! 이 미친놈아!’
헤겔은 자신의 고용주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 이오나의 목에 발톱을 겨누는 오렌을 보며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