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REED RAW novel - Chapter 446
0446 / 0753 ———————————————-
출발. 그리고 동행
몬스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모두 확인할 수 있었을 때, 스펙터가 가장 먼저 공격을 해왔다. 허공에서 수영하듯이 유영하는 모습은 괴기스럽기 그지없다.
솔직한 심정으로 기운을 폭사시켜 놈을 소멸시키고 싶었지만, 옆에 있던 성직자 바셀이 기도를 하는 모습에 마음을 내렸다.
“신의 이름으로-! 빛이여-!”
그녀가 다소곳이 모은 양 손에서 환한 빛이 생기는가 싶더니 스펙터를 향해 쏘아졌다.
아무 소음도 없이 빛과 충돌한 스펙터는 그대로 사라졌다.
대단한 위력인데?
“그렇게만 부탁해줘, 바셀!”
“걱정 !”
기사 칼이 기합을 내지르며, 그의 앞으로 다가온 데스 나이트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데스 나이트의 수는 일곱이었다. 하나하나가 칼과 비슷한 실력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칼은 거리낌 없이 데스 나이트와 검을 섞었다.
챙챙챙!
날카로운 금속성이 계속 들린다.
그때 칼의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화살이 보였다. 그 화살은 데스 나이트의 투구 정 중앙에 맞았다.
데스 나이트의 고개가 뒤로 밀렸다.
“그어어어어어어!”
화살이 빛으로 변하면서 투구 안으로 스며들었지만, 데스 나이트 뒤에서 검은 안개가 빠르게 다가와 감싸자 놈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 세리노가 활을 다시 겨누고 있었다. 화살 2개가 시위에 걸쳐져 있다.
신성력이 담긴 화살인 모양인데, 나머지 화살도 모두 신성력이 걸려 있겠지.
“파이어 볼!”
어른 머리통 두 개를 합친 크기의 불덩이가 허공에서 불쑥 생겼다.
“파이어 볼!”
또 다시 같은 크기의 파이어 볼이 불쑥 생겼다.
마법사 나라타가 만든 불덩이는 정면을 향해 날아갔다.
퍼어어어엉!
불덩이 하나는 좀비와 충돌했고, 다른 하나는 좀비로 변한 오우거와 충돌했다.
그 근처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하지만 적들의 전력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그워어어어…….”
“직접 싸우는 것도 오랜만이야.”
짝짝.
나는 약하게 박수를 두 번 치는 걸로 몸을 풀었다.
일행들이 어떻게 싸우는지는 한 번의 움직임으로 모두 파악했다. 이젠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셈이다.
난 내게 다가오는 놈들만 집중했다.
검이 없으니 몸으로 때울 수밖에.
좀비가 세 마리가 나한테 다가온다.
오로지 끊임없는 식욕만 남아 있는 좀비는 나를 먹기 위해 손을 뻗는다.
오른손을 움직여 좀비의 두 손을 좌우로 쳐서 튕겨내자, 잠시 주춤한다. 난 그 틈을 타서 안으로 파고들어 손바닥을 좀비의 가슴에 살짝 가져댔다.
퍼엉.
낮은 소음과 함께 좀비의 가슴이 사라지더니 그것을 중심으로 작은 실금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 놈은 처리했고.
“그워어어어어…….”
오른쪽에서 좀비 하나가 손을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난 손을 뻗어 놈의 왼팔을 잡고 뜯었다. 그럼에도 좀비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난 놈의 팔을 바닥에 버리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며, 그 발을 축으로 빙글 돌아 좀비의 옆구리에 주먹을 꽂았다.
퍼억!
기운이 실린 주먹질에 좀비의 몸이 부웅 하고 떴다. 이미 놈의 내부는 가루가 됐을 터.
난 왼발에 힘을 실어 좀을 지탱하고, 오른발을 높이 치켜들어 좀비의 뒤통수를 내려쳤다.
빠각!
두개골이 함몰되고, 동시에 좀비의 대가리가 빠른 속도로 지면에 처박혔다.
난 다리를 내리면서 바닥에 처박힌 좀비의 대가리를 밟아서 부쉈다.
“그워어어어어…….”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소리.
난 발을 들며 상체를 숙였다. 그리고 뒤를 향해 발을 뻗었다.
발바닥에 걸리는 진한 타격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살짝 고개만 돌려 뒤를 돌아보니 좀비는 십 미터도 넘게 뒤로 날아간 상태였다. 하체와 상체가 분리되어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선명하다.
“크흑!”
신음 소리가 나는 곳을 보니 기사 칼이 가슴에 검상을 입고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보였다.
성직자 바셀이 황급히 달려와 상처 부위에 손을 얹고 주문을 외우자 성스러워 보이는 빛이 그녀의 손에서 생겨났다. 잠시 후 칼이 인상을 쓰며 일어났다. 그들의 앞에는 데스 나이트가 제법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그때 데스 나이트의 측면에서 불덩이가 쏘아져 왔다.
퍼어엉!
긴 여운을 남기는 폭발음이 데스 나이트의 투구에서 시작됐다.
“어서 피해라!”
마법사 나라타가 다시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그런 나라타 옆에서 세리노가 화살로 적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확실히 이 인원으로는 부족하다. 적들의 수는 아직도 70이 넘게 있었고, 데스 나이트 일곱이 멀쩡했으며, 아직 나서지 않은 네크로멘서도 여럿 있다.
난 데스 나이트에게 다가갔다. 내 기척을 느꼈는지 데스 나이트 둘이 내게 다가오며 검을 빼든다.
검에서는 검은 오러가 넘실넘실 거린다.
난 자세를 잡고 놈들 앞에 섰다. 데스 나이트 하나가 내게 접근하며 검을 휘두른다. 허리를 베어오는 검은, 검은 오러를 흔적마냥 남기고 있었다.
난 앞으로 달려가는 상태로 팔을 들어 놈의 검을 막았다.
팍!
난 웃으며 데스 나이트의 바로 앞까지 접근했다.
데스 나이트가 더욱 다가오며 검을 회수함과 동시에 나를 향해 휘두르기 시작했다.
“너무 다가오지 말라구.”
난 놈에게 그렇게 말하고, 목줄기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기운을 흘려 넣었다.
“그억, 그억, 그억…….”
끔찍한 소리가 놈의 전신에서 흘러나왔다.
그때 뒤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난 목을 잡고 있는 손을 그대로 움직였다.
스악!
데스 나이트의 검이 동료의 허리를 베었다.
난 손에서 힘을 빼고, 동료의 허리를 베어버린 놈의 가슴을 주먹으로 쳤다. 쩡 하는 소리와 함께, 흉갑이 보기 좋게 찌그러졌다. 난 그 상태에서 한 번 더 주먹을 찔렀다.
쩌엉-!
긴 울림이 들렸다.
데스 나이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난 놈에게서 검을 가볍게 빼앗아 들었다. 검은 기운이 내 손을 통해 엄습해온다. 순간 휘베리오가 준 반지가 웅웅 하고 울렸다.
간지러워.
난 가볍게 검을 휘둘러 그곳에 담긴 어둠의 기운이 몰아냈다. 반지의 울림이 멎었다.
바로 흉갑을 내려다보고 있는 데스 나이트를 향해 검을 찔렀다. 찌그러진 흉갑으로 파고 들어간 검날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밀어 넣었다.
놈과 내가 가까워졌을 때는 이미 검날이 보이지 않았었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다시 태어나라. 이런 꼭두각시 노릇은 그만해야지.”
“그워그워그워…….”
데스 나이트의 전신에서 진동이 퍼졌다. 난 검에 불어넣은 기운을 거두고 검을 뽑았다. 데스 나이트가 힘없이 스러지더니 먼지처럼 변해 완전히 사라졌다.
별 어려움 없이 데스 나이트 둘을 처치하고 주변을 보니 일행은 나를 보고 있었다.
마법사 나라타가 내게 물었다.
“자네 정체가 뭔가?”
“용병입니다. 용병.”
“그런데 그렇게 간단히……?”
“뭐, 제가 좀 강한가 보죠.”
내가 농담조로 말하자 나라타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난 다시 말을 이었다.
“네크로멘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솔직히 내게는 무리고, 이봐! 칼! 자네가 다시 힘 좀 써줘야겠어.”
“아니, 왜 또 접니까? 이젠 지쳤어요! 지쳤다구요!”
칼이 울상을 지으며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은 지금의 상황과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들은 여유가 넘쳤다. 잠깐의 실랑이 끝에 기사 칼이 한숨을 쉬며 앞으로 나왔다.
“후우, 그럼 대신 앞으로 한 달 동안 설거지는 안하겠습니다.”
“하하, 그래, 그렇게 하게나. 목숨이 중요하지. 그깟 설거지가 문제인가? 하하하!”
칼은 설레설레 고개를 젓고는 적진을 향해 걸어갔다.
난 검을 던졌다. 어둠의 기운도 완전히 제거해서 이제는 보기 드문 명검이 되어버렸지만, 내게는 쓸모가 없었다.
“계약자의 이름으로 말한다. 그대와 나의 맹약으로 모습을 드러내라!”
칼의 외침과 동시에 그의 손에 있던 반지에서 거대한 마나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소환 같은데, 이 느낌으로 봐서는 정령 같다.
정령사 오르그가 사용했던 마나와 비슷한 느낌이다.
과연 내 생각이 맞았는지 잠시 후 반지에서 나온 건 거대한 물줄기였다. 그 물줄기는 점차 사람의 형상. 그것도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정령의 차가운 파동은 언데드의 행동을 주춤거리게 했다.
최상급 정령인가.
반지 하나로 오르그와 동등한 경지까지 가능할 줄은 몰랐다. 대신 칼의 내부에 있는 마나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었다.
“저 앞에 있는 놈들을 다 죽여줘. 부탁해!”
칼은 인상을 쓰고 있었다.
분명 힘들 것이다.
정령은 몸을 돌려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정령의 좌우에는 어느새 소용돌이치는 물줄기가 수십 개나 형성되어 있었다. 잠시 후 물줄기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적들에게 쏘아졌을 때는 하급 언데드가 모두 쓰러져 다시는 움직이지 못할 지경에 빠져버렸다.
그렇게 되니 적들. 특히 네크로멘서들이 허둥지둥 하기 바빴다.
“후, 대단하지 않나?”
난 솔직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군요. 저게 반지의 위력입니까?”
“그렇지. 다만 소환하고 있는 건 10분도 채 안 되지. 너무 마나 소모가 많아서 말이야.”
“그런데 제게 그런 걸 알려줘도 상관없습니까?”
“하하하, 무슨 상관인가. 우리가 적이 될 것도 아닌데 말이야. 게다가 자네야 말로 알아도 상관없고, 몰라도 상관없지 않나?”
마법사 나라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성직자 바셀 옆에 다가가 앉았다.
그러는 사이 물의 정령은 데스 나이트를 상대하고 있었다. 거대한 물줄기가 데스 나이트를 공격해 정신없게 만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물줄기는 머리카락처럼 얇아지면서 데스 나이트를 토막토막 잘랐다.
그렇게 물의 정령이 주변을 휩쓸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 모습이 점차 희미해 졌다. 그리고 털썩 하며 쓰러지는 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방을 보니 곳곳에 물이 고인 웅덩이와 그 속에 빠진 적들의 시체들 사이로, 아직도 멀쩡한 모습들이 보였다.
가장 큰 전력이 네크로멘서였다. 이 정도라면 칼을 제외한 일행들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다.
네크로멘서가 기괴한 주문을 외우고 있을 때,
“프레임 버스터-!”
마법사 나라타의 마법이 네크로멘서의 상체를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상체를 잃은 하체는 곧 쓰러졌다.
나머지 언데드는 세리노의 화살에 의해 하나하나 그 수가 줄었다.
방금처럼 데스 나이트 같은 상급으로 분류되는 언데드가 뭉쳐 있지 않으면, 이들의 실력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게 납득이 갔다. 거기다가 최상급 정령을 소환하는 마법 무구도 있으니, 이들의 여유나 걱정하지 않는 모습도 이해가 갔다.
마법 무구인 줄 알았지, 이렇게 대단한 마법 무구인 줄은 몰랐었다.
“후, 거참 힘들었어.”
마법사 나라타가 주저앉으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바셀. 언제쯤 깨어날 거 같아?”
“흐음, 이번엔 좀 무리를 했나 봐요. 기력을 회복시켜줬지만,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어요.”
“그래? 죽진 않은 거지?”
“물론이죠. 호호호~”
“그럼 됐네. 하하하~ 일단 쉬어야 하니까. 여기서 쉬도록 하지. 좀 지저분하지만 움직이기도 힘드니 원. 힘들다 힘들어.”
“안 돼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쉴 생각을 해요? 조금 움직이더라도 다른데로 가요.”
반발을 한 건 세리노였다.
그녀는 한 손에 활을 든 상태로 주변을 하나하나 가리켰다.
“여기도 시체. 저기도 시체. 게다가 이젠 해도 지고 있다 구요. 그러니 아예 자리를 옮겨요!”
확실히 그녀의 말이 이상한 건 아니었다. 죽었지만 되살아 나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언데드다.
그런데 나라타는 확실히 피곤해 보였다. 그래서 나라타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가만히 지켜봤다.
“하하하~ 그럼 자네가 칼을 짊어지고 가겠나? 내 말은 이곳에 계속 있자는 것이 아니고, 칼이 정신을 차릴 때 까지 만이네. 뭐, 사실 칼이 언제 깨어날지는 모르지만, 지금 옮기고 싶으면 칼을 엎던가, 짊어지던가, 그것도 안 되면 질질 끌고 가도 상관없지.”
“…….”
그녀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누워있는 칼을 바라보기만 했다.
————
조언이나 지적 같은 것은 보는 이와 쓰는 이의 관점을 나타내어주는 좋은 기준과도 같습니다.
그로 인해 저는 조금 더 독자 여러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조언과 지적바랍니다.
다음 글은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나올 듯 합니다.
시골 내려 갑니다~
덧 : 5일 만에 글을 썼습니다. (이건 비축분이죠 하하)
그러다가 글의 전개가 늘어지는 것 같아 예정된 설정을 대폭 줄였습니다. 그리고 글의 전개가 조금 빨라질 듯 합니다.
그럼 문제!
하하 너무 문제가 갑작스럽다구요?
염려 마십시오!
문제를 맞추시는 분이 계신다면 정확히 5연참을 해보겠습니다!
단, 정확해야 합니다~
문1. 현재 비축분은?
주관식입니다. =)
그럼 추천 고고~